새벽 3시가 좀 넘은 시간...
유진은 샤워를 하고 있다.
따뜻한 물에 몸을 적시며 그녀는 상념에 잠겼다.
그저께 늦은 저녁부터 오늘 새벽까지 일곱 번의 관계를 가지고 방금 단장은 방을 떠났다.
조금의 거부 의사라도 보일 때면 가차없는 폭행이 가해졌다.
굴욕감과 수치심이 밀려왔지만 그녀로선 어쩔 수가 없었다.
사실 유진은 낮이 되면 숙소를 떠나 관광지에서의 보다 정상적인 시간을 보내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두 번 룸서비스를 통해 식사를 할 뿐 방밖으론 일절 나가는 일이 없었다.
단장은 끊임없이 유진의 몸을 탐했다.
심지어는 식사를 할 때 조차 그녀에게 자신의 성기를 핥게 했다.
유진은 눈을 감았다.
할 수만 있다면 모두 지워버리기 싶다.
지난 이틀, 아니 지난 두 달 모두를 잊어버리고 싶다.
그리고 매번 이렇게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는 자신 또한 구역질이 났다.
밖에서 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장중령이 알몸으로 샤워실에 들어왔다.
단장 내려간다고 전화 왔어.
유진은 아무 말도 없이 머리를 감는다.
단장은 오늘 정상근무니까 일찍 출발해야 되거든.
유진 머리의 거품을 보며 단장이 말을 이었다.
자식, 좀 밝히는 편이지?
유진은 잠시 멈춰 장중령을 돌아봤다.
어, 그렇게 쳐다보지마.
아... 그래, 미안해.
장중령이 뒤에서 유진의 가슴을 감싸쥔다.
그래도 내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유진의 웃음소리가 욕실에 울렸다.
지랄하네...
웃음 섞인 유진의 그 말에 장중령이 발끈한다.
말이 좀 심한데!
잠시 정적이 흘렀다.
유진은 태연히 머리를 헹구어낸다.
장중령은 비누로 손에 거품을 냈다.
그리고 거품 묻은 손을 유진의 여성에 가져다 댄다.
남의 것이 들락거렸으니 깨끗이 씻어야지.
내가 씻어줄게.
유진은 아무 말 없이 서있다.
욕실에는 거의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아 적막감이 감돈다.
똑.
똑.
똑.
어딘가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샤워기인가.
유진의 검은 머리카락 끝인가.
장중령의 팔뚝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그의 손은 유진의 음부를 자못 정성스럽게 쓰다듬는다.
마치 털 한 올, 한 올까지 모두 씻어주겠다는 듯 한참을 비벼댔다.
그리고는 다시 거품을 내 엉덩이를 훑었다.
어린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엉덩이를 손끝으로 살짝, 살짝 건드려본다.
탄력 있는 유진의 힙이 마치 푸딩처럼 흔들렸다.
손이 팽팽한 엉덩이를 지나 올라가자 유진의 곡선이 급격히 안쪽으로 꺾여들었다.
장중령은 군살 한 점 없이 잘록한 유진의 허리와 배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비누가 잔뜩 묻어있어 장중령의 손에 유진의 매끄러운 살의 감촉이 전해왔다.
장중령의 물건이 빳빳하게 굳어 유진의 엉덩이 슬쩍슬쩍 닿는다.
장중령의 손바닥이 그녀의 가슴을 밑에서부터 쓸어 올리며 애무하기 시작한다.
그때 유진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이봐... 장재홍씨.
그녀는 몸을 돌려 장중령을 바라봤다.
하고 싶으면 빨리 하고,
아니면 그냥 오늘은 좀 내버려 둬.
나 많이 피곤하거든...?
좀 자야겠어...
.....
그 날 늦게 집으로 돌아온 유진은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안방의 침대에 쓰러져 누웠다.
며칠 간 지옥에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든다.
눈을 감고 누워있으니 귀에서 별별 소리가 다 들리는 듯 했다.
사정할 때마다 내뱉던 단장이라는 변태의 욕짓거리, 그의 신음소리, 장중령의 구역질나는 목소리...
말이 여행이지, 그것은 장중령을 위한 원정 성상납 이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강원도까지 가 그 짓을 하고 오다니...
이렇게 아랫도리를 놀리는 걸 남편이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내게 어떤 말을 할까.
유진은 그런 생각을 하자 수치심에 죄책감이 더해져 갔다.
남편의 웃는 표정이 문득 떠오른다.
'이쁜아-'
자신을 다정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귀에 울렸다.
끔찍이도 자신을 아껴주는 남편...
자신은 전업주부임에도 남편은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집안 일을 도왔다.
저녁을 준비 할 때면 세탁기에서 빨래를 돌려 널어주고, 청소를 할 때면 걸레를 들고 다니며 이곳, 저곳을 닦았다.
그녀는 고마운 마음에 만류해 보지만 남편은 그 때마다 웃는 표정만을 보인다.
'사실은 집안 일이 더 힘든 거야. 해도 해도 표가 안 나거든.'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어깨며 다리를 주물러주던 남편.
그런 남편의 모습들이 계속해 떠오르자, 결국 유진은 울음을 터뜨렸다.
아무도 듣지 않았지만.
지금 그녀 곁엔 누구도 없지만.
유진은 소리내어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 10부에 계속
2014년 7월 6일 일요일
늪 - 어느 아내의 이야기 - 8부
10시가 가까워오자 장중령은 리조텔 로비로 나갔다.
유진은 장중령의 요구에 의해 방금 전보다 짙은 화장에 장중령이 사준 타이트한 흰색 투피스를 입었다.
유진은 불편했다.
이렇게 짧은 치마는 입어본 적도 없었고 또 가슴도 깊게 파여 있어 너무나 신경이 쓰였다.
내려다보니 젖가슴이 모아진 선이 분명히 드러난다.
쑥스러움에 재킷으로 앞가슴을 여미어 보지만 움직이면 곧 제자리로 돌아갈 뿐이다.
무엇보다 이 겉옷과 자신의 몸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것에 유진은 수치심을 느꼈다.
저기 오시는군.
리조트 정문으로 한 남자가 들어왔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단정한 얼굴을 가진 남자.
장중령보다도 작은 키지만 겉보기에도 탄탄한 체구를 가진 그야말로 야무진 인상을 가진 남자였다.
장중령은 로비 중앙으로 뛰어가며 반겼다.
단장님 이제 오십니까?
까무잡잡한 피부의 남자는 활짝 웃으며 장중령의 어깨를 툭툭 쳤다.
이 사람하곤... 사석에는 그냥 형님으로 부르기로 했잖아.
장중령은 굽씰거리며 단장의 곁에서 걷는다.
두 사람이 유진에게로 다가오자 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단장은 유진을 보자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은 단순히 장중령의 애인이라고만 들었던 것이다.
유부녀에다 가끔 만나 재미보는 사이라고만 해 그냥 골빈 아줌마 겠거니 했는데...
앞에 서 있는 저 여자의 미모는 자신의 예상을 완전히 깨는 그것이었다.
자신보다 더 커보이는 늘씬한 키.
그에 어울리는 매끈한 다리의 각선미.
정장풍의 옷을 입곤 있지만 가는 허리와 보기 좋게 솟아있는 가슴이 그녀의 몸매를 짐작케 했다.
얼굴 역시 상당한 미모였다.
하지만 그것은 색기를 풍기는 미모가 아닌 청순미에 가까운 그것이다.
단아한 표정에서 흘러나오는 어떠한 기품같은 것이 단정은 느껴졌다..
도저히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단장은 받았다.
인사해. 이쪽은 이준호 소장님.
유진은 말없이 고갤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냥 이준호라고 불러 주십시오.
그리고 이쪽은 최은진 이라고 합니다.
이미 장중령에게 들은 대로 유진은 은진으로 소개되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유진을 단장은 잠시도 쉬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준호 단장은 장중령에게 짐짓 큰 소리로 말했다.
와... 이렇게 미인인줄은 몰랐어∼
장중령은 웃더니 짐짓 은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2박 3일간 제 마누라가 단장님 모실 겁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그럼 전 이만 빠지겠습니다.
장중령이 일어서서 로비를 빠져나가자 단장이 급히 뒤를 따랐다.
이봐...
유진과 멀찍이 서서 둘은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재홍이, 네 애인 맞아? 이거 장난이 아닌데.
에이, 형님. 제가 언제 거짓말 합디까? 마음 푹 놓으십시오.
아, 그리고 ... 형님이 좋아하는 컨셉으로 포장했습니다.
단장은 씨익 웃으며 장중령의 옆구리를 툭 친다.
사람하고는∼ 근데 자넨 어디서 잘 거야?
장중령은 손사래를 치며 걱정 말라고 한다.
장중령이 리조텔 밖으로 빠져나가자 단장은 유진에게로 다시 걸어왔다.
잠시 말없이 유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가슴이 파여 가슴사이 계곡이 선명히 보였다.
단장은 침을 삼켰다.
저 늘씬한 다리... 가슴...
장중령의 말대로 라면 저 곳엔 아무런 천쪼가리도 없다.
지금 저 치마와 윗도리만 벗기면 바로 나신을 감상할 수 있다.
단장은 그런 생각만이 머릿속에 들어찼다.
방으로 가지.
단장은 짧게 명령조로 얘기한다.
유진이 일어서서 앞장선다.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자 단장이 슬며시 유진의 힙에 손을 댔다.
노팬티...
속으로 그렇게 읊조리며 쓰다듬으려는 순간 유진이 옆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흠, 흠...
약간은 무안해진 단장은 평정을 되찾고 묻는다.
술 한 잔 하겠나?
유진은 말없이 끄덕였다.
방으로 포도주가 아닌 위스키가 서비스되어 왔다.
단장이 묻는다.
어떻게 줄까?
유진은 자신의 재킷을 벗어 옷걸이에 걸며 대답했다.
레몬 띄워서 스트레이트로.
단장이 다가가 그녀에게 언더락 잔을 건넨다.
취하고 싶은가?
그녀의 젖무덤이 내려다 보인다.
숨을 쉴 때 마다 오르락... 내리락...
희고 풍만한 가슴에 단장은 왠지 애가 달았다.
장중령 만난지는 오래 됐나?
단장은 옆자리에 앉으며 그렇게 물었다.
한 2달쯤 됐어요...
하지만 단장은 애초 대답은 관심이 없었다.
재킷을 벗으니 얇은 블라우스가 보였다.
가슴이 깊게 파여 있는 것은 둘째치고 실크 소재라 그녀의 몸매 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몸에 착 감긴 실크는 그녀의 어깨, 가슴, 유두, 허리...를 한층 섹시하게 포장했다.
거기다 허벅다리를 거의 다 드러내놓은 치마...
요즘 젊은 아가씨들처럼 깡마르기만 한 다리가 아니라 군살 없이 미끈하게 빠진 다리였다.
입술에 침을 바르는 단장.
엄지발가락과 가운데 발가락에만 칠해져 있는 암갈색 매니큐어.
앙증맞은 발과 얇은 발찌가 걸려있는 발목, 그리고 매끈한 종아리에 눈이 닿았다.
스타킹도 신지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티 하나 없을 수 있을까.
단장은 생각한다.
무릎을 거쳐 이윽고 허벅지에 눈이 머물렀다.
살이 적당히 올라 윤기가 흐르는 듯한 유진의 허벅지를 단장은 한참을 바라본다.
그리고 눈을 돌려 모아진 다리 사이에 이른다.
10센티만 걷어올려도 모든 것이 드러날 같은 미니스커트.
저 속....
정말 노팬티란 말이지?
대뜸 단장은 그렇게 물었다.
유진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갛게 변한다.
단장은 오른손을 내밀어 허벅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왼 팔로는 유진의 목을 감싸 안는다.
그리고는 그녀의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댔다.
유진의 몸이 잔뜩 움츠려든다.
그녀의 목을 감싸고 있는 왼 손이 회색 실크 블라우스 속으로 들어갔다.
손 끝이 유두에 닿는다.
단장의 숨결이 거칠어진다.
오른손으로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 풀기 시작했다.
둘, 셋,
넷...
오른손으로 유진의 오른쪽 가슴을 쓰다듬는다.
물풍선 같이 뭉클한 느낌과 짜릿한 감촉이 단장의 손으로 전해왔다.
그렇게 한참을 떡 주무르듯 단장은 유진의 앞가슴을 만졌다.
엄지와 집게로 그녀 가슴의 돌기를 비빈다.
유진은 애당초 머리를 비우기로 했다.
'아무 생각 말자... 아무 생각 말자...'
그녀는 쉴새없이 자신에게 그렇게 주문을 넣고 있었다.
단장의 축축한 입이 그녀의 입으로 덮쳐왔다.
단장은 유진의 촉촉한 입술을 연신 빨아대다 곧 혀를 들이밀었다.
그 혓바닥을 피하려 하다 유진의 장중령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최대한 정성껏 모시도록 해.
무슨 뜻인지 알지?
2박 3일만 고생한다고 생각하고 잘 처신해.
나한테처럼 목석같이 뻣뻣하게 굴지말고.'
둘의 혀가 휘감겼다.
서로가 서로의 혀를 받아들였다.
단장의 손이 유진의 블라우스를 벗긴다.
장중령이 감탄해 마지않던 그 가슴이 단장 앞에 완전히 노출되었다.
둘이 입을 떼자 침 한 가닥이 길게 늘어진다.
단장은 고갤 숙여 유진의 젖무덤에 얼굴을 묻는다.
한 쪽 가슴을 자신의 입에 넣고 게걸스럽게 빨기 시작한다.
그렇게 빨고, 물고, 핥기를 반복하며 가슴을 자신의 침으로 덧칠했다.
이윽고 단장의 손이 유진의 치마 속으로 들어간다.
그때.
유진이 단장의 가슴을 밀어내며 일어섰다.
단장이 짐짓 놀란 표정을 짓는다.
유진은 옆에 놓인 핸드백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말한다.
저기... 제가 가임기라... 콘돔을...
불편하시더라도 이거...
짝!
유진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단장이 소리 지른다.
이 씨발년이 돌았나!!
지금 한창 재미보려고 하는데, 감히 흥을 끊어?!!
유진의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단장은 부랴부랴 자신의 바지를 내렸다.
작은 키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의 크기의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유진의 여성에 자신의 물건을 쑤셔박았다.
유진의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단장은 유진의 양 가슴을 움켜쥐었다.
단장의 손가락 사이사이로 유진의 젖가슴이 삐져나올 듯 하다.
거듭되는 유진의 신음소리가 유달리 교태롭게 들린다.
'틀림없이 이 여자는 천박한 분류의 여자는 아닐 것이다.'
단장은 그 생각에 더욱 흥분하며 자신의 물건을 거칠게 움직였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유진의 동굴이 단장의 물건을 조여왔다.
빡빡하게 조여드는 유진의 조갯살에 단장은 탄성을 질렀다.
단장은 유진의 양어깨를 짓누른다.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유진은 자신이 마치 강간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아직 애액이 충분히 흘러나오지 않아 물건이 움직일 때마다 고통이 느껴졌다.
그로 인한 더 큰 신음소리와 함께 유진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갔다.
몇 번이나 체위를 바꿔가며 펌프질을 하던 단장은 유진을 위에 앉히고 누웠다.
움직여봐.
유진은 양 손바닥을 단장의 가슴에 얹고 자신의 엉덩이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제 좃물이 좀 나오네. 너도 말타기가 좋긴 한가 보지?
유진은 뺨이 얼얼하고, 머리 속도 얼얼했다.
서럽다는 것.
수치스럽다는 것.
그런 것조차 느끼지 못했건만... 눈물은 쉴새없이 흘러내렸다.
어때? 보지 속이 꽉 찬 느낌이 드나? 앙?
단장은 고함을 지르며 유진의 허리춤을 잡고 아래, 위로 흔든다.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이 탄력적으로 흔들린다.
그리고 그녀 몸이 땀으로 서서히 젖어간다.
남녀의 신음소리에 철벅이는 소리가 더해진다.
단장은 그녀를 뒤로 눕혔다.
땀에 젖어 반들거리는 엉덩이를 자신의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짝!
짝!
유진이 놀라움과 통증으로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단장이 말한다.
절대 임신 안 하는 씹이 있긴 있지!
단장은 양 손으로 유진의 엉덩이를 좌우로 벌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씹이기도 하고!
유진은 그때까지 그가 뭘하려는지 모르고 있었다.
단지 눈을 감고 침대에 이마를 대고 있을 뿐이다.
잠시 후 항문에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아아!!!!
단장은 자신의 물건이 유진의 항문에 귀두까지 들어간 것을 확인하자 나머지 부분도 남긴 없이 밀어 넣었다.
아악!!!!!!
유진의 몸이 고통으로 소스라치게 놀란다.
유진이 통증으로 몸을 뒤틀자 단장은 뒤에서 유진의 뒷목덜미를 짓눌렀다.
그렇게 유진의 행동을 제지하고는, 자신과 섹스를 하고 있는 여자의 고통 따위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자신의 쾌감에만 더욱 몰두해 갔다.
눈은 흰자위로 반쯤 뒤집혀 있고, 엉덩이를 흔들 때마다 입가에서 침이 떨어져 내린다.
유진은 울며 애원했다.
제발! 제발 그만하세요!! 너무 아파요! 제발요!
하지만 그런 말은 이준호라는 남자를 더욱 흥분시킬 뿐이었다.
유진의 신음소리와 단장의 신음소리가 뒤섞여 방안은 온통 섹스, 그것뿐이었다.
엉덩이를 열심히 흔드는 단장과 그 성기를 받아들이고 있는 유진...
그렇게 한참을 움직이던 단장은 이윽고 소리쳤다.
이런 개씨발 창녀 같은 년!!!
그리고는 유진의 몸속으로 단장의 액체가 흩뿌려졌다.
잠시 후 단장은 자신의 물건을 유진의 항문에서 빼냈다.
헐떡이는 단장.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신음하고 있는 유진.
성기가 빠졌음에도 유진의 항문은 여전히 구멍난 듯 벌어져 있다.
그 사이로 하얀 액체가 비쳤다.
단장은 손을 뻗어 유진의 머리채를 쥐었다.
그리고 유진의 머리를, 번들거리는 자신의 성기 가까이로 잡아당겼다.
아!
머리채가 끌리자 유진은 찡그리며 소리친다.
나도 은진이를 위해 배려를 했으니 은진이도 날 위해 뒷청소 정도는 해줘야지, 안 그래?
거친 행동과는 달리 단장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은진에게 말한다.
유진은 방금 전까지 자신의 항문 속에서 움직이던
단장의 성기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며 유진의 턱은 가늘게 떨렸다.
- 9부에 계속
유진은 장중령의 요구에 의해 방금 전보다 짙은 화장에 장중령이 사준 타이트한 흰색 투피스를 입었다.
유진은 불편했다.
이렇게 짧은 치마는 입어본 적도 없었고 또 가슴도 깊게 파여 있어 너무나 신경이 쓰였다.
내려다보니 젖가슴이 모아진 선이 분명히 드러난다.
쑥스러움에 재킷으로 앞가슴을 여미어 보지만 움직이면 곧 제자리로 돌아갈 뿐이다.
무엇보다 이 겉옷과 자신의 몸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것에 유진은 수치심을 느꼈다.
저기 오시는군.
리조트 정문으로 한 남자가 들어왔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단정한 얼굴을 가진 남자.
장중령보다도 작은 키지만 겉보기에도 탄탄한 체구를 가진 그야말로 야무진 인상을 가진 남자였다.
장중령은 로비 중앙으로 뛰어가며 반겼다.
단장님 이제 오십니까?
까무잡잡한 피부의 남자는 활짝 웃으며 장중령의 어깨를 툭툭 쳤다.
이 사람하곤... 사석에는 그냥 형님으로 부르기로 했잖아.
장중령은 굽씰거리며 단장의 곁에서 걷는다.
두 사람이 유진에게로 다가오자 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단장은 유진을 보자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은 단순히 장중령의 애인이라고만 들었던 것이다.
유부녀에다 가끔 만나 재미보는 사이라고만 해 그냥 골빈 아줌마 겠거니 했는데...
앞에 서 있는 저 여자의 미모는 자신의 예상을 완전히 깨는 그것이었다.
자신보다 더 커보이는 늘씬한 키.
그에 어울리는 매끈한 다리의 각선미.
정장풍의 옷을 입곤 있지만 가는 허리와 보기 좋게 솟아있는 가슴이 그녀의 몸매를 짐작케 했다.
얼굴 역시 상당한 미모였다.
하지만 그것은 색기를 풍기는 미모가 아닌 청순미에 가까운 그것이다.
단아한 표정에서 흘러나오는 어떠한 기품같은 것이 단정은 느껴졌다..
도저히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단장은 받았다.
인사해. 이쪽은 이준호 소장님.
유진은 말없이 고갤 숙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냥 이준호라고 불러 주십시오.
그리고 이쪽은 최은진 이라고 합니다.
이미 장중령에게 들은 대로 유진은 은진으로 소개되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유진을 단장은 잠시도 쉬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준호 단장은 장중령에게 짐짓 큰 소리로 말했다.
와... 이렇게 미인인줄은 몰랐어∼
장중령은 웃더니 짐짓 은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2박 3일간 제 마누라가 단장님 모실 겁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그럼 전 이만 빠지겠습니다.
장중령이 일어서서 로비를 빠져나가자 단장이 급히 뒤를 따랐다.
이봐...
유진과 멀찍이 서서 둘은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재홍이, 네 애인 맞아? 이거 장난이 아닌데.
에이, 형님. 제가 언제 거짓말 합디까? 마음 푹 놓으십시오.
아, 그리고 ... 형님이 좋아하는 컨셉으로 포장했습니다.
단장은 씨익 웃으며 장중령의 옆구리를 툭 친다.
사람하고는∼ 근데 자넨 어디서 잘 거야?
장중령은 손사래를 치며 걱정 말라고 한다.
장중령이 리조텔 밖으로 빠져나가자 단장은 유진에게로 다시 걸어왔다.
잠시 말없이 유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가슴이 파여 가슴사이 계곡이 선명히 보였다.
단장은 침을 삼켰다.
저 늘씬한 다리... 가슴...
장중령의 말대로 라면 저 곳엔 아무런 천쪼가리도 없다.
지금 저 치마와 윗도리만 벗기면 바로 나신을 감상할 수 있다.
단장은 그런 생각만이 머릿속에 들어찼다.
방으로 가지.
단장은 짧게 명령조로 얘기한다.
유진이 일어서서 앞장선다.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자 단장이 슬며시 유진의 힙에 손을 댔다.
노팬티...
속으로 그렇게 읊조리며 쓰다듬으려는 순간 유진이 옆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흠, 흠...
약간은 무안해진 단장은 평정을 되찾고 묻는다.
술 한 잔 하겠나?
유진은 말없이 끄덕였다.
방으로 포도주가 아닌 위스키가 서비스되어 왔다.
단장이 묻는다.
어떻게 줄까?
유진은 자신의 재킷을 벗어 옷걸이에 걸며 대답했다.
레몬 띄워서 스트레이트로.
단장이 다가가 그녀에게 언더락 잔을 건넨다.
취하고 싶은가?
그녀의 젖무덤이 내려다 보인다.
숨을 쉴 때 마다 오르락... 내리락...
희고 풍만한 가슴에 단장은 왠지 애가 달았다.
장중령 만난지는 오래 됐나?
단장은 옆자리에 앉으며 그렇게 물었다.
한 2달쯤 됐어요...
하지만 단장은 애초 대답은 관심이 없었다.
재킷을 벗으니 얇은 블라우스가 보였다.
가슴이 깊게 파여 있는 것은 둘째치고 실크 소재라 그녀의 몸매 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몸에 착 감긴 실크는 그녀의 어깨, 가슴, 유두, 허리...를 한층 섹시하게 포장했다.
거기다 허벅다리를 거의 다 드러내놓은 치마...
요즘 젊은 아가씨들처럼 깡마르기만 한 다리가 아니라 군살 없이 미끈하게 빠진 다리였다.
입술에 침을 바르는 단장.
엄지발가락과 가운데 발가락에만 칠해져 있는 암갈색 매니큐어.
앙증맞은 발과 얇은 발찌가 걸려있는 발목, 그리고 매끈한 종아리에 눈이 닿았다.
스타킹도 신지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티 하나 없을 수 있을까.
단장은 생각한다.
무릎을 거쳐 이윽고 허벅지에 눈이 머물렀다.
살이 적당히 올라 윤기가 흐르는 듯한 유진의 허벅지를 단장은 한참을 바라본다.
그리고 눈을 돌려 모아진 다리 사이에 이른다.
10센티만 걷어올려도 모든 것이 드러날 같은 미니스커트.
저 속....
정말 노팬티란 말이지?
대뜸 단장은 그렇게 물었다.
유진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갛게 변한다.
단장은 오른손을 내밀어 허벅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왼 팔로는 유진의 목을 감싸 안는다.
그리고는 그녀의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댔다.
유진의 몸이 잔뜩 움츠려든다.
그녀의 목을 감싸고 있는 왼 손이 회색 실크 블라우스 속으로 들어갔다.
손 끝이 유두에 닿는다.
단장의 숨결이 거칠어진다.
오른손으로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 풀기 시작했다.
둘, 셋,
넷...
오른손으로 유진의 오른쪽 가슴을 쓰다듬는다.
물풍선 같이 뭉클한 느낌과 짜릿한 감촉이 단장의 손으로 전해왔다.
그렇게 한참을 떡 주무르듯 단장은 유진의 앞가슴을 만졌다.
엄지와 집게로 그녀 가슴의 돌기를 비빈다.
유진은 애당초 머리를 비우기로 했다.
'아무 생각 말자... 아무 생각 말자...'
그녀는 쉴새없이 자신에게 그렇게 주문을 넣고 있었다.
단장의 축축한 입이 그녀의 입으로 덮쳐왔다.
단장은 유진의 촉촉한 입술을 연신 빨아대다 곧 혀를 들이밀었다.
그 혓바닥을 피하려 하다 유진의 장중령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최대한 정성껏 모시도록 해.
무슨 뜻인지 알지?
2박 3일만 고생한다고 생각하고 잘 처신해.
나한테처럼 목석같이 뻣뻣하게 굴지말고.'
둘의 혀가 휘감겼다.
서로가 서로의 혀를 받아들였다.
단장의 손이 유진의 블라우스를 벗긴다.
장중령이 감탄해 마지않던 그 가슴이 단장 앞에 완전히 노출되었다.
둘이 입을 떼자 침 한 가닥이 길게 늘어진다.
단장은 고갤 숙여 유진의 젖무덤에 얼굴을 묻는다.
한 쪽 가슴을 자신의 입에 넣고 게걸스럽게 빨기 시작한다.
그렇게 빨고, 물고, 핥기를 반복하며 가슴을 자신의 침으로 덧칠했다.
이윽고 단장의 손이 유진의 치마 속으로 들어간다.
그때.
유진이 단장의 가슴을 밀어내며 일어섰다.
단장이 짐짓 놀란 표정을 짓는다.
유진은 옆에 놓인 핸드백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말한다.
저기... 제가 가임기라... 콘돔을...
불편하시더라도 이거...
짝!
유진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단장이 소리 지른다.
이 씨발년이 돌았나!!
지금 한창 재미보려고 하는데, 감히 흥을 끊어?!!
유진의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단장은 부랴부랴 자신의 바지를 내렸다.
작은 키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의 크기의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유진의 여성에 자신의 물건을 쑤셔박았다.
유진의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단장은 유진의 양 가슴을 움켜쥐었다.
단장의 손가락 사이사이로 유진의 젖가슴이 삐져나올 듯 하다.
거듭되는 유진의 신음소리가 유달리 교태롭게 들린다.
'틀림없이 이 여자는 천박한 분류의 여자는 아닐 것이다.'
단장은 그 생각에 더욱 흥분하며 자신의 물건을 거칠게 움직였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유진의 동굴이 단장의 물건을 조여왔다.
빡빡하게 조여드는 유진의 조갯살에 단장은 탄성을 질렀다.
단장은 유진의 양어깨를 짓누른다.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유진은 자신이 마치 강간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아직 애액이 충분히 흘러나오지 않아 물건이 움직일 때마다 고통이 느껴졌다.
그로 인한 더 큰 신음소리와 함께 유진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어갔다.
몇 번이나 체위를 바꿔가며 펌프질을 하던 단장은 유진을 위에 앉히고 누웠다.
움직여봐.
유진은 양 손바닥을 단장의 가슴에 얹고 자신의 엉덩이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제 좃물이 좀 나오네. 너도 말타기가 좋긴 한가 보지?
유진은 뺨이 얼얼하고, 머리 속도 얼얼했다.
서럽다는 것.
수치스럽다는 것.
그런 것조차 느끼지 못했건만... 눈물은 쉴새없이 흘러내렸다.
어때? 보지 속이 꽉 찬 느낌이 드나? 앙?
단장은 고함을 지르며 유진의 허리춤을 잡고 아래, 위로 흔든다.
흔들릴 때마다 그녀의 가슴이 탄력적으로 흔들린다.
그리고 그녀 몸이 땀으로 서서히 젖어간다.
남녀의 신음소리에 철벅이는 소리가 더해진다.
단장은 그녀를 뒤로 눕혔다.
땀에 젖어 반들거리는 엉덩이를 자신의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짝!
짝!
유진이 놀라움과 통증으로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단장이 말한다.
절대 임신 안 하는 씹이 있긴 있지!
단장은 양 손으로 유진의 엉덩이를 좌우로 벌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씹이기도 하고!
유진은 그때까지 그가 뭘하려는지 모르고 있었다.
단지 눈을 감고 침대에 이마를 대고 있을 뿐이다.
잠시 후 항문에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아아!!!!
단장은 자신의 물건이 유진의 항문에 귀두까지 들어간 것을 확인하자 나머지 부분도 남긴 없이 밀어 넣었다.
아악!!!!!!
유진의 몸이 고통으로 소스라치게 놀란다.
유진이 통증으로 몸을 뒤틀자 단장은 뒤에서 유진의 뒷목덜미를 짓눌렀다.
그렇게 유진의 행동을 제지하고는, 자신과 섹스를 하고 있는 여자의 고통 따위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자신의 쾌감에만 더욱 몰두해 갔다.
눈은 흰자위로 반쯤 뒤집혀 있고, 엉덩이를 흔들 때마다 입가에서 침이 떨어져 내린다.
유진은 울며 애원했다.
제발! 제발 그만하세요!! 너무 아파요! 제발요!
하지만 그런 말은 이준호라는 남자를 더욱 흥분시킬 뿐이었다.
유진의 신음소리와 단장의 신음소리가 뒤섞여 방안은 온통 섹스, 그것뿐이었다.
엉덩이를 열심히 흔드는 단장과 그 성기를 받아들이고 있는 유진...
그렇게 한참을 움직이던 단장은 이윽고 소리쳤다.
이런 개씨발 창녀 같은 년!!!
그리고는 유진의 몸속으로 단장의 액체가 흩뿌려졌다.
잠시 후 단장은 자신의 물건을 유진의 항문에서 빼냈다.
헐떡이는 단장.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신음하고 있는 유진.
성기가 빠졌음에도 유진의 항문은 여전히 구멍난 듯 벌어져 있다.
그 사이로 하얀 액체가 비쳤다.
단장은 손을 뻗어 유진의 머리채를 쥐었다.
그리고 유진의 머리를, 번들거리는 자신의 성기 가까이로 잡아당겼다.
아!
머리채가 끌리자 유진은 찡그리며 소리친다.
나도 은진이를 위해 배려를 했으니 은진이도 날 위해 뒷청소 정도는 해줘야지, 안 그래?
거친 행동과는 달리 단장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은진에게 말한다.
유진은 방금 전까지 자신의 항문 속에서 움직이던
단장의 성기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며 유진의 턱은 가늘게 떨렸다.
- 9부에 계속
스와핑 늪 - 어느 아내의 이야기 - 7부
유진과 장중령은 '비치타운'이라는 이름의 속초 해수욕장 근처 리조텔에 짐을 풀었다.
창 밖으로 겨울바다가 펼쳐져 있다.
'악!'하고 소리를 지른다면 모든 것이 깨어져 버릴 것만 같은 청정한 겨울 날.
오로지 파도 소리만이 들린다.
유진이 발코니에 나가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스웨터 사이로 들어온 한기에, 유진은 팔짱을 꼈다.
길게 웨이브진 머리칼이 날린다.
발그스레한 유진의 뺨에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유진은 눈을 감았다.
긴 속눈썹과 이마, 목, 어깨...
그녀는 차가운 만큼 깨끗한 겨울의 향을 느끼고 있었다.
잠시 자신의 처지를 잊고 있는 듯...
장중령이 뒤에서 유진을 조용히 끌어 앉는다.
추운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유진의 엉덩이로 장중령의 물건의 감촉이 전해왔다.
잠시만... 좀 내버려둬요.
어차피... 2박 3일 동안 실컷 할거잖아.
유진은 장중령의 팔을 걷어내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유진은
아냐... 내 생각엔 지금 아니면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라는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또 무슨 꿍꿍이지...'라고 유진은 생각했지만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방에 들어가 침대에 앉으며 유진은 자신의 가방에서 콘돔을 꺼내 장중령에게 내민다.
이거... 오늘은 이거 끼고 해요.
장중령의 인상에 노골적인 불만이 스치고 지나간다.
피임약 안 먹었어?
깜박 했어요.
장중령은 자신의 바지를 벗으며 묻는다.
오늘따라 왜 그래? 그런 건 니가 신경을 써야지.
……
아무 말 없는 유진의 앞으로 장중령은 팬티만 입은 채로 다가섰다.
유진은 아무런 표정 없이 팬티를 내리고 장중령의 물건을 잡고 자신의 입에 넣었다.
익숙한 듯 고갤 흔들며 남자의 성기를 핥고 빠는 유진.
장중령은 유진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야... 정말 많이 늘었어.
라고 잔뜩 고무된 듯 칭찬한다.
이내 장중령의 물건은 부풀어올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립글로스로 반짝이는 유진의 연붉은 입술 사이로 장중령의 검붉은 남성이 들락거린다.
우윳빛 피부의 유진의 얼굴과 힘줄이 튕겨져 나올 것 같은 장중령의 물건의 색깔이 묘한 대비를 이뤘다.
장중령은 갸름한 유진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음... 오늘은 이걸로 끝내지.
유진은 혀를 입 밖으로 내 장중령의 물건을 정성스레 핥았다.
장중령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혀를 더욱 길게 빼낸 유진은 혓바닥으로 장중령의 성기를 감쌀 듯 애무한다.
귀두가 그녀의 입 사이에서 움직이며 더욱 붉게 달아올랐다.
장중령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가 싶더니
순간적으로 그의 물건이 부풀어올랐다.
유진은 이내 입 속에서 따뜻한 액체를 느꼈다.
그것을 뱉어내기 위해 그녀는 옆에 있던 티슈 한 장을 뽑으려 했다.
그때 장중령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부여잡는다.
뱉지마.
유진은 입안에 가득 고인 정액으로 입을 떼지 못한 채 장중령을 바라보았다.
삼켜.
유진은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삼켜!
장중령의 컬컬한 목소리가 다소 커진다.
유진의 목줄기로 장중령의 정액이 넘어간다.
비린내.
유진은 구역질이 났다.
아직 남편의 정액도 삼키거나 하진 않았는데...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한지 골아 떨어진 장중령의 옆으로 유진은 앉아있다.
화장실로 걸어간 유진은 오바이트를 쏟아냈다.
손가락을 집어넣어 몇 번이고 구토를 한 뒤 이윽고 고갤 들어 자신의 얼굴을 봤다.
콧물과 침으로 범벅된 입가가 보인다.
빨갛게 충혈된 눈이 반짝거렸다.
'너... 창녀야?'
그녀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었다.
방안 가득 쇼스타코비치 왈츠가 울린다.
남편이다.
유진은 발코니로 나가 핸드폰을 받았다.
당신이야? 저녁은 먹었어?
남편의 밝은 목소리...
유진은 미안한 마음에 왠지 목소리가 작아진다.
으응... 당신은?
아, 8비 주임 원사님이 삼겹살을 사주시더라. 실컷 먹었지.
당신은 가을이도 없고 심심하겠네?
그렇지, 뭐...
내가 얼른 집에 가야 될텐데. 좀 만 참아봐.
유진의 가슴이 메여왔다.
금방이라도 '미안해, 여보'란 말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확실히 그녀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리조텔 2층 뷔페식당에서 장중령과 유진은 저녁 식사를 했다.
접시에 한 가득 음식을 쌓아두고 먹으며 장중령은 얘길 꺼냈다.
좀 있다가 누굴 좀 만날 거야.
유진은 아무 대답 없이 자신의 접시에 놓인 양상추와 오이를 먹었다.
단장님이야. 원스타.
유진은 '아일랜드 드레싱인가...'라는 생각을 할 뿐 그 말에 귀기울지 않았다.
그가 누굴 만나든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그게 유진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장중령의 말에 유진은 우유를 마시다 얼어붙은 듯 멈췄다.
오늘, 내일 유진이가 좀 모셔야겠어.신경 좀 써줘.
무슨 말이에요?
유진이 물었다.
장중령은 갈비찜을 입에 넣으며 말한다.
말 그대로. 우리 단장님 좀 모셔달라는 거.
장중령의 입술이 기름으로 번들거린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뜻이냐고요? 내가 뭘 어떻게 모시냐고요?!
유진의 언성이 순간적으로 높아졌다.
주위 사람들이 둘을 쳐다본다.
장중령은 사람들의 시선이 거두어지길 잠시 기다렸다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아니면 한 번 튕겨보는건가?
유진은 장중령을 입술을 깨문 채 쏘아보고 있다.
걱정 마. 이번 뿐이야.
장중령은 여전히 고기를 우물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배중사 와이프라고도 말 안 했고, 그래서 이런 일이 또 생기지도 않아. 그런 점에선 걱정 안 해도 돼. 또 뭐 문제 있나?
그럼 내가 왜 당신을 위해 단장을 모셔야 되죠?
장중령은 먹던 것을 멈추고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적어도...
내년 배중사 진급 전까진 넌 내꺼니까.
유진은 머리가 텅 비어버림을 느꼈다.
이대로 있다가는 울음이 또 터져 버릴 것만 같다.
싫다는 말은 애당초 입에 담지 마.
나도 내년엔 전대장으로 진급해야 되거든.
거기다...
배중사 지금 원주 있지?
싫다면 속초로 바로 불러줄 수도 있어.
그러기엔 지난 두달이... 너무 억울하지 않아?
네가 날 경멸하건, 어쨌건 우린 수도 없이 몸을 섞은 사이야.
복잡하게 생각 말자구.
유진은 마지막 반항처럼 대꾸한다.
이런 사실이 다 밝혀지면 당신도 좋을 것 없을 텐데!
장중령은 웃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
가정을 네 손으로 산산조각 한 번 내봐.
결국 유진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장중령은 냅킨으로 그 눈물을 닦으며 나지막이 말한다.
넌 그렇게 못해.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
사실이야 어찌돼었든 이런 일이 밝혀진다면 유진은 여자로서의 인생은 끝일지 모른다.
모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다.
그래, 자신이 그렇게 당하는 건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성욱씨가 당할 고통...
그리고 내 목숨보다 소중한 우리 가을이는...
유진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역시 자신에겐 선택이란 사치임을 느꼈다.
- 8부에 계속
창 밖으로 겨울바다가 펼쳐져 있다.
'악!'하고 소리를 지른다면 모든 것이 깨어져 버릴 것만 같은 청정한 겨울 날.
오로지 파도 소리만이 들린다.
유진이 발코니에 나가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스웨터 사이로 들어온 한기에, 유진은 팔짱을 꼈다.
길게 웨이브진 머리칼이 날린다.
발그스레한 유진의 뺨에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유진은 눈을 감았다.
긴 속눈썹과 이마, 목, 어깨...
그녀는 차가운 만큼 깨끗한 겨울의 향을 느끼고 있었다.
잠시 자신의 처지를 잊고 있는 듯...
장중령이 뒤에서 유진을 조용히 끌어 앉는다.
추운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유진의 엉덩이로 장중령의 물건의 감촉이 전해왔다.
잠시만... 좀 내버려둬요.
어차피... 2박 3일 동안 실컷 할거잖아.
유진은 장중령의 팔을 걷어내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유진은
아냐... 내 생각엔 지금 아니면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라는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또 무슨 꿍꿍이지...'라고 유진은 생각했지만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방에 들어가 침대에 앉으며 유진은 자신의 가방에서 콘돔을 꺼내 장중령에게 내민다.
이거... 오늘은 이거 끼고 해요.
장중령의 인상에 노골적인 불만이 스치고 지나간다.
피임약 안 먹었어?
깜박 했어요.
장중령은 자신의 바지를 벗으며 묻는다.
오늘따라 왜 그래? 그런 건 니가 신경을 써야지.
……
아무 말 없는 유진의 앞으로 장중령은 팬티만 입은 채로 다가섰다.
유진은 아무런 표정 없이 팬티를 내리고 장중령의 물건을 잡고 자신의 입에 넣었다.
익숙한 듯 고갤 흔들며 남자의 성기를 핥고 빠는 유진.
장중령은 유진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야... 정말 많이 늘었어.
라고 잔뜩 고무된 듯 칭찬한다.
이내 장중령의 물건은 부풀어올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립글로스로 반짝이는 유진의 연붉은 입술 사이로 장중령의 검붉은 남성이 들락거린다.
우윳빛 피부의 유진의 얼굴과 힘줄이 튕겨져 나올 것 같은 장중령의 물건의 색깔이 묘한 대비를 이뤘다.
장중령은 갸름한 유진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음... 오늘은 이걸로 끝내지.
유진은 혀를 입 밖으로 내 장중령의 물건을 정성스레 핥았다.
장중령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혀를 더욱 길게 빼낸 유진은 혓바닥으로 장중령의 성기를 감쌀 듯 애무한다.
귀두가 그녀의 입 사이에서 움직이며 더욱 붉게 달아올랐다.
장중령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가 싶더니
순간적으로 그의 물건이 부풀어올랐다.
유진은 이내 입 속에서 따뜻한 액체를 느꼈다.
그것을 뱉어내기 위해 그녀는 옆에 있던 티슈 한 장을 뽑으려 했다.
그때 장중령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부여잡는다.
뱉지마.
유진은 입안에 가득 고인 정액으로 입을 떼지 못한 채 장중령을 바라보았다.
삼켜.
유진은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삼켜!
장중령의 컬컬한 목소리가 다소 커진다.
유진의 목줄기로 장중령의 정액이 넘어간다.
비린내.
유진은 구역질이 났다.
아직 남편의 정액도 삼키거나 하진 않았는데...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한지 골아 떨어진 장중령의 옆으로 유진은 앉아있다.
화장실로 걸어간 유진은 오바이트를 쏟아냈다.
손가락을 집어넣어 몇 번이고 구토를 한 뒤 이윽고 고갤 들어 자신의 얼굴을 봤다.
콧물과 침으로 범벅된 입가가 보인다.
빨갛게 충혈된 눈이 반짝거렸다.
'너... 창녀야?'
그녀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었다.
방안 가득 쇼스타코비치 왈츠가 울린다.
남편이다.
유진은 발코니로 나가 핸드폰을 받았다.
당신이야? 저녁은 먹었어?
남편의 밝은 목소리...
유진은 미안한 마음에 왠지 목소리가 작아진다.
으응... 당신은?
아, 8비 주임 원사님이 삼겹살을 사주시더라. 실컷 먹었지.
당신은 가을이도 없고 심심하겠네?
그렇지, 뭐...
내가 얼른 집에 가야 될텐데. 좀 만 참아봐.
유진의 가슴이 메여왔다.
금방이라도 '미안해, 여보'란 말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확실히 그녀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리조텔 2층 뷔페식당에서 장중령과 유진은 저녁 식사를 했다.
접시에 한 가득 음식을 쌓아두고 먹으며 장중령은 얘길 꺼냈다.
좀 있다가 누굴 좀 만날 거야.
유진은 아무 대답 없이 자신의 접시에 놓인 양상추와 오이를 먹었다.
단장님이야. 원스타.
유진은 '아일랜드 드레싱인가...'라는 생각을 할 뿐 그 말에 귀기울지 않았다.
그가 누굴 만나든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그게 유진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장중령의 말에 유진은 우유를 마시다 얼어붙은 듯 멈췄다.
오늘, 내일 유진이가 좀 모셔야겠어.신경 좀 써줘.
무슨 말이에요?
유진이 물었다.
장중령은 갈비찜을 입에 넣으며 말한다.
말 그대로. 우리 단장님 좀 모셔달라는 거.
장중령의 입술이 기름으로 번들거린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뜻이냐고요? 내가 뭘 어떻게 모시냐고요?!
유진의 언성이 순간적으로 높아졌다.
주위 사람들이 둘을 쳐다본다.
장중령은 사람들의 시선이 거두어지길 잠시 기다렸다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아니면 한 번 튕겨보는건가?
유진은 장중령을 입술을 깨문 채 쏘아보고 있다.
걱정 마. 이번 뿐이야.
장중령은 여전히 고기를 우물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배중사 와이프라고도 말 안 했고, 그래서 이런 일이 또 생기지도 않아. 그런 점에선 걱정 안 해도 돼. 또 뭐 문제 있나?
그럼 내가 왜 당신을 위해 단장을 모셔야 되죠?
장중령은 먹던 것을 멈추고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적어도...
내년 배중사 진급 전까진 넌 내꺼니까.
유진은 머리가 텅 비어버림을 느꼈다.
이대로 있다가는 울음이 또 터져 버릴 것만 같다.
싫다는 말은 애당초 입에 담지 마.
나도 내년엔 전대장으로 진급해야 되거든.
거기다...
배중사 지금 원주 있지?
싫다면 속초로 바로 불러줄 수도 있어.
그러기엔 지난 두달이... 너무 억울하지 않아?
네가 날 경멸하건, 어쨌건 우린 수도 없이 몸을 섞은 사이야.
복잡하게 생각 말자구.
유진은 마지막 반항처럼 대꾸한다.
이런 사실이 다 밝혀지면 당신도 좋을 것 없을 텐데!
장중령은 웃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
가정을 네 손으로 산산조각 한 번 내봐.
결국 유진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장중령은 냅킨으로 그 눈물을 닦으며 나지막이 말한다.
넌 그렇게 못해.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
사실이야 어찌돼었든 이런 일이 밝혀진다면 유진은 여자로서의 인생은 끝일지 모른다.
모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다.
그래, 자신이 그렇게 당하는 건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성욱씨가 당할 고통...
그리고 내 목숨보다 소중한 우리 가을이는...
유진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역시 자신에겐 선택이란 사치임을 느꼈다.
- 8부에 계속
늪 - 어느 아내의 이야기 - 6부
화요일.
유진의 남편이 오는 날.
그녀는 남편이 단 나흘 간 집을 비웠을 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몇 년의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지난 주말 저녁부터 어제까지, 사흘 간 자신과 장중령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관계를 맺었다.
남편의 진급을 위한 일이었다고는 하나 분명 강제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 사실이 그녀를 아침부터 압박하고 있다.
마냥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막상 그의 얼굴을 볼 생각을 하니 유진은 가슴이 답답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그녀는 그 말을 되뇌고 또 되l다.
무엇보다 신경이 쓰이는 것은 남편이 돌아오고 난 뒤의 장중령의 태도이다.
만약 지금처럼 노골적인 요구를 해온다면 그녀로선 들키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빨라도 내년 1, 2월...
그 시간까지가 유진에겐 너무도 긴 시간이다.
성욱은 중식시간이 끝날 때쯤 부대로 복귀했다.
귀대보고를 위해 대대에 들른 그는 대대장을 찾았다.
경태야. 대대장님 어디 계시냐?
행정계 선임인 김경태 병장은 반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배중사님 필승! 지금 귀대하시는 겁니까?
대대장님 식사하러 나가신다고 하시던데 말입니다.
언제 오시는데?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성욱은 핸드폰으로 장중령에게 연락했다.
꺼져 있다.
이럴땐 도리 없다.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에이... 일찍 보고하고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배중사는 행정계 의자에 몸을 기대 기지개를 폈다.
대대장님 필승!
1시간 쯤 지나자 대대장이 왔다.
어, 그래. 성욱이 잘 갔다왔어?
예, 대대장님. 덕분에...
대대장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피곤하지? 빨리 관사 가서 쉬어.
예, 대대장님. 귀대보고 하겠습니다.
됐어, 임마. 보고는 무슨... 가서 빨리 이쁜 마누라 만나봐야지.
성욱은 그 말에 멋쩍은 듯 웃으며 경례를 부치고 밖으로 나갔다.
성욱이 대대장실을 나가자 장중령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클클클...
쉰 목소리에서 나오는 웃음소리가 방안에 조용히 울렸다.
유진아-.
성욱은 가끔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유진의 이름을 집밖에서 부르곤 한다.
유진아----.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작고 갸름한 얼굴.
희고 맑은 피부의 여인의 얼굴이 보인다.
이제 와?
유진은 문을 열며 남편의 속옷이 담긴 쇼핑백을 받아든다.
더 일찍 올 수도 있었는데...
대대장님이 어디 가셔서.
그 말에 유진은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성욱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 속옷 좀 줘. 바로 샤워하고 좀 잘래.
응. 세면대위에 올려놓을게.
팬티바람으로 욕실로 걸어 들어가며 성욱은 유진을 번쩍 안아 올렸다.
간만에, 우리 같이 목욕할까?
유진은 웃으며
그럴까?라고 속삭인다.
성욱의 손이 유진의 엉덩이 부분을 쓸고 지나간다.
성욱의 표정이 변한다.
잠깐만...
성욱이 유진의 원피스 자락을 들춘다.
어머, 뭐하는 거야?
유진이 황급히 치맛단을 잡지만 성욱의 손이 유진의 힙에 닿았다.
뭐야, 너 노팬티 였어?
유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성욱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야. 너한테 이런 면이 있었냐?
음∼ 내가 이렇게나 고팠구나... 좋아, 먼저 한 판 할까?
유진은 남편의 가슴을 가볍게 밀치며
이따가... 먼저 샤워부터 해.
라고 수줍은 듯 말했다.
성욱이 욕실로 들어가자 이내 물소리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의 가슴은 그 때까지 멈추지 않고 뛰고 있다.
원피스 위로 자신의 엉덩이를 만져보았다.
노팬티...
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 시각, 장중령은 작고 하얀 팬티 하나를 자신의 코에 가져다댔다.
깊게 향을 들이마시며 팬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불과 몇 십 분전에 벌어졌던 일을 떠올리며 흡족한 듯 미소지었다.
불과 몇 십 분 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초인종이 울렸다.
당신이야?
유진은 빨래를 개다말고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현관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장중령은 자신의 혁대를 풀었다.
후식 좀 먹으려고 왔어.
유진은 다급하게 말했다.
애 아빠가 올 시간이 다 됐어요. 곧 올거에요.
장중령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빨리 한 판 뜨자구...
유진은 뒷걸음질 쳤다.
장중령은 워커를 신은채로 거실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유진을 거칠게 밀어 넘어뜨렸다.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만 내리고는 유진의 위에 몸을 포갰다.
얇은 유진의 원피스 안으로 손을 넣어 그녀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팬티를 내렸다.
그래, 그래. 반항하지말고.
사실 배중사는 지금 대대에 있을거야.
내가 가야 보고를 하고 집으로 오지.
불안해할 필요없다구.
장중령은 그렇게 십 여분 동안 자신의 몸 위에서 씨근덕대다 돌아갔다.
유진은 잠시 누워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치마는 걷어올려져 치부가 들어나 있고 거실 바닥 여기, 저기에 여우털이 떨어져 있다.
그리고 정액이 바닥에 몇 방울 흘러있다.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집에서 남편의 직장 상사와 섹스를 하다니.
하지만 분명 유진은 다른 남자의 성기를 몸 속 깊숙이 받아들였다.
유진이 옷 매무새를 추스르고 바닥을 막 닦는데 남편이 들어왔다.
이렇게...
조마조마한 관계를 장중령과 유진은 유지해 갔다.
주로 일과 종료 직후를 틈타 부대에서 가까운 여관을 이용해 둘은 관계를 가졌다.
때때로 중식 시간에 유진의 집에서 질펀한 정사를 벌일 때도 있었다.
그렇게 둘의 성관계 횟수가 두 자리를 훌쩍 넘어서고 겨울이 올 즈음.
유진은 장재홍이라는 남자의 육체에, 그리고 그와의 섹스에 많이 무디어져 갔다.
원해서 하는 섹스는 물론 아니었지만...
거부반응이 눈에 띄게 줄었고, 자책하는 빈도나 강도 역시 많이 줄어들어 갔다.
물론 불안감만큼은 줄지 않고 있었지만, 섹스라는 행위자체는
마치 어떠한 일에 숙련공이 되어 가는 것처럼 그녀에게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은 시간 없어요. 곧 가을이 피아노 학원에 데려다 줘야 해요.
라는 말을 하며 아무런 거리낌없이 장중령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행위를 재촉하기도 했다.
그렇게 유진이 일상에 순응하며 길들여져 갈 때였다.
방금 섹스를 마친 장중령은 알몸으로 누워있는 유진에게 물었다.
자네 딸내미 이번에 스키캠픈가, 거기 가지?
그럼 우리도 2박 3일쯤으로... 강원도 쪽으로 한 번 돌고 오자구.
유진은 장중령 쪽으로 돌아누우며 말한다.
그럴 시간 없어요.
애 아빠는 어쩌구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누워있음에도 조금도 스러지지 않고 탄력있게 모여있는 유진의 젖가슴을 쓰다듬으며 장중령은 차분히 말을 되받았다.
배중사, 아마 4박 5일 코스로 원주에 출장근무 가게 될 거야...
그말에 유진은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모든 것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난 가을...
광주로 출장을 갔던 남편...
...그 사이에 전화가 왔던 장중령.
이 모두가 계획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유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미 늦어버렸다.
안 가겠다면 또 진급 타령 할 건가요?
유진의 매끄러운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문지르던 장중령에게 유진은 그렇게 쏘아 붙였다.
장중령은 미간을 좁히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침대 옆 탁자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이게 뭐죠?
뜯어봐.
포장을 뜯자 갈색 케이스가 드러났다.
이건...
유진이 장중령을 쳐다보며 말했다.
목걸이군요.
장중령은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비싼 거야. 한번 차봐. 아니, 내가 채워 주지.
그러며 유진의 목에 금빛 목걸이를 채웠다.
고리 끝에 자그마한 다이아몬드가 스탠드 불빛을 받아 빛난다.
어때? 마음에 드나?
됐어요.
빛나는 목걸이에 비해 유진의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다.
이런 것 받자고 당신한테 몸 주는 거 아냐. 착각하지마.
장중령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유진에게 말한다.
이런... 그런 소리 마. 난 단지 호의에서... 그러니까 미인에게 보석이 어울리겠다 싶어 주는 거라고.
유진은 단호했다.
알았으니까 도로 가져가요. 여행 같이 가 줄 테니까. 어차피...
낭랑한 목소리가 미세히 떨렸다.
지금 와선 나에게 선택권 따위 없으니까.
-7부에 계속
유진의 남편이 오는 날.
그녀는 남편이 단 나흘 간 집을 비웠을 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몇 년의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지난 주말 저녁부터 어제까지, 사흘 간 자신과 장중령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관계를 맺었다.
남편의 진급을 위한 일이었다고는 하나 분명 강제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 사실이 그녀를 아침부터 압박하고 있다.
마냥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막상 그의 얼굴을 볼 생각을 하니 유진은 가슴이 답답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그녀는 그 말을 되뇌고 또 되l다.
무엇보다 신경이 쓰이는 것은 남편이 돌아오고 난 뒤의 장중령의 태도이다.
만약 지금처럼 노골적인 요구를 해온다면 그녀로선 들키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빨라도 내년 1, 2월...
그 시간까지가 유진에겐 너무도 긴 시간이다.
성욱은 중식시간이 끝날 때쯤 부대로 복귀했다.
귀대보고를 위해 대대에 들른 그는 대대장을 찾았다.
경태야. 대대장님 어디 계시냐?
행정계 선임인 김경태 병장은 반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배중사님 필승! 지금 귀대하시는 겁니까?
대대장님 식사하러 나가신다고 하시던데 말입니다.
언제 오시는데?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성욱은 핸드폰으로 장중령에게 연락했다.
꺼져 있다.
이럴땐 도리 없다.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에이... 일찍 보고하고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배중사는 행정계 의자에 몸을 기대 기지개를 폈다.
대대장님 필승!
1시간 쯤 지나자 대대장이 왔다.
어, 그래. 성욱이 잘 갔다왔어?
예, 대대장님. 덕분에...
대대장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피곤하지? 빨리 관사 가서 쉬어.
예, 대대장님. 귀대보고 하겠습니다.
됐어, 임마. 보고는 무슨... 가서 빨리 이쁜 마누라 만나봐야지.
성욱은 그 말에 멋쩍은 듯 웃으며 경례를 부치고 밖으로 나갔다.
성욱이 대대장실을 나가자 장중령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클클클...
쉰 목소리에서 나오는 웃음소리가 방안에 조용히 울렸다.
유진아-.
성욱은 가끔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유진의 이름을 집밖에서 부르곤 한다.
유진아----.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작고 갸름한 얼굴.
희고 맑은 피부의 여인의 얼굴이 보인다.
이제 와?
유진은 문을 열며 남편의 속옷이 담긴 쇼핑백을 받아든다.
더 일찍 올 수도 있었는데...
대대장님이 어디 가셔서.
그 말에 유진은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성욱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 속옷 좀 줘. 바로 샤워하고 좀 잘래.
응. 세면대위에 올려놓을게.
팬티바람으로 욕실로 걸어 들어가며 성욱은 유진을 번쩍 안아 올렸다.
간만에, 우리 같이 목욕할까?
유진은 웃으며
그럴까?라고 속삭인다.
성욱의 손이 유진의 엉덩이 부분을 쓸고 지나간다.
성욱의 표정이 변한다.
잠깐만...
성욱이 유진의 원피스 자락을 들춘다.
어머, 뭐하는 거야?
유진이 황급히 치맛단을 잡지만 성욱의 손이 유진의 힙에 닿았다.
뭐야, 너 노팬티 였어?
유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성욱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야. 너한테 이런 면이 있었냐?
음∼ 내가 이렇게나 고팠구나... 좋아, 먼저 한 판 할까?
유진은 남편의 가슴을 가볍게 밀치며
이따가... 먼저 샤워부터 해.
라고 수줍은 듯 말했다.
성욱이 욕실로 들어가자 이내 물소리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의 가슴은 그 때까지 멈추지 않고 뛰고 있다.
원피스 위로 자신의 엉덩이를 만져보았다.
노팬티...
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 시각, 장중령은 작고 하얀 팬티 하나를 자신의 코에 가져다댔다.
깊게 향을 들이마시며 팬티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불과 몇 십 분전에 벌어졌던 일을 떠올리며 흡족한 듯 미소지었다.
불과 몇 십 분 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초인종이 울렸다.
당신이야?
유진은 빨래를 개다말고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현관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장중령은 자신의 혁대를 풀었다.
후식 좀 먹으려고 왔어.
유진은 다급하게 말했다.
애 아빠가 올 시간이 다 됐어요. 곧 올거에요.
장중령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빨리 한 판 뜨자구...
유진은 뒷걸음질 쳤다.
장중령은 워커를 신은채로 거실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유진을 거칠게 밀어 넘어뜨렸다.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만 내리고는 유진의 위에 몸을 포갰다.
얇은 유진의 원피스 안으로 손을 넣어 그녀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팬티를 내렸다.
그래, 그래. 반항하지말고.
사실 배중사는 지금 대대에 있을거야.
내가 가야 보고를 하고 집으로 오지.
불안해할 필요없다구.
장중령은 그렇게 십 여분 동안 자신의 몸 위에서 씨근덕대다 돌아갔다.
유진은 잠시 누워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치마는 걷어올려져 치부가 들어나 있고 거실 바닥 여기, 저기에 여우털이 떨어져 있다.
그리고 정액이 바닥에 몇 방울 흘러있다.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집에서 남편의 직장 상사와 섹스를 하다니.
하지만 분명 유진은 다른 남자의 성기를 몸 속 깊숙이 받아들였다.
유진이 옷 매무새를 추스르고 바닥을 막 닦는데 남편이 들어왔다.
이렇게...
조마조마한 관계를 장중령과 유진은 유지해 갔다.
주로 일과 종료 직후를 틈타 부대에서 가까운 여관을 이용해 둘은 관계를 가졌다.
때때로 중식 시간에 유진의 집에서 질펀한 정사를 벌일 때도 있었다.
그렇게 둘의 성관계 횟수가 두 자리를 훌쩍 넘어서고 겨울이 올 즈음.
유진은 장재홍이라는 남자의 육체에, 그리고 그와의 섹스에 많이 무디어져 갔다.
원해서 하는 섹스는 물론 아니었지만...
거부반응이 눈에 띄게 줄었고, 자책하는 빈도나 강도 역시 많이 줄어들어 갔다.
물론 불안감만큼은 줄지 않고 있었지만, 섹스라는 행위자체는
마치 어떠한 일에 숙련공이 되어 가는 것처럼 그녀에게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은 시간 없어요. 곧 가을이 피아노 학원에 데려다 줘야 해요.
라는 말을 하며 아무런 거리낌없이 장중령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행위를 재촉하기도 했다.
그렇게 유진이 일상에 순응하며 길들여져 갈 때였다.
방금 섹스를 마친 장중령은 알몸으로 누워있는 유진에게 물었다.
자네 딸내미 이번에 스키캠픈가, 거기 가지?
그럼 우리도 2박 3일쯤으로... 강원도 쪽으로 한 번 돌고 오자구.
유진은 장중령 쪽으로 돌아누우며 말한다.
그럴 시간 없어요.
애 아빠는 어쩌구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누워있음에도 조금도 스러지지 않고 탄력있게 모여있는 유진의 젖가슴을 쓰다듬으며 장중령은 차분히 말을 되받았다.
배중사, 아마 4박 5일 코스로 원주에 출장근무 가게 될 거야...
그말에 유진은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모든 것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난 가을...
광주로 출장을 갔던 남편...
...그 사이에 전화가 왔던 장중령.
이 모두가 계획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유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미 늦어버렸다.
안 가겠다면 또 진급 타령 할 건가요?
유진의 매끄러운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문지르던 장중령에게 유진은 그렇게 쏘아 붙였다.
장중령은 미간을 좁히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침대 옆 탁자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이게 뭐죠?
뜯어봐.
포장을 뜯자 갈색 케이스가 드러났다.
이건...
유진이 장중령을 쳐다보며 말했다.
목걸이군요.
장중령은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비싼 거야. 한번 차봐. 아니, 내가 채워 주지.
그러며 유진의 목에 금빛 목걸이를 채웠다.
고리 끝에 자그마한 다이아몬드가 스탠드 불빛을 받아 빛난다.
어때? 마음에 드나?
됐어요.
빛나는 목걸이에 비해 유진의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다.
이런 것 받자고 당신한테 몸 주는 거 아냐. 착각하지마.
장중령은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유진에게 말한다.
이런... 그런 소리 마. 난 단지 호의에서... 그러니까 미인에게 보석이 어울리겠다 싶어 주는 거라고.
유진은 단호했다.
알았으니까 도로 가져가요. 여행 같이 가 줄 테니까. 어차피...
낭랑한 목소리가 미세히 떨렸다.
지금 와선 나에게 선택권 따위 없으니까.
-7부에 계속
늪 - 어느 아내의 이야기 - 5부
아버지 곁에서 숨죽여 흐느끼던 유진은 동생이 전해준 아주머니의 쪽지를 폈다.
마치 초등학생의 글씨처럼 가지런하게 쓰여진 편지였다.
유진이 학생.
요즘엔 꿈에 자꾸 죽은 남편을 만나네.
반갑긴 한데 이승에 인연을 자꾸 끊으라는 것 같아 마음이 급해져.
그래서 이렇게 쪽지를 써.
내 예전에 읽었던 책에 이런 글귀가 있었어.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당신은 밖에 나가서 우산을 편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구질구질하게 또 비가 오는군!
이런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비도, 구름도, 바람도 결코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어째서
비 한번 시원스럽게 내리는군!
하고 말하지 못하는가.'
유진이 학생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잘 살고 있지만, 내가 내 딸 같아서 충고 하나 할게.
늘 감사하고, 낙천적으로 살아.
물론 힘이 들겠지만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게 더 많은 세상이니까...
그리고 유진이 학생.
내 아들, 성욱이.
유진이 학생처럼 똑똑하지도 못하고 배운 것도 없어 눈에 안 차겠지만
참 착실하고 성실한 남자라네.
부부라는 것이 즐겁기 위해 맺는 연이 아니라
세상살이 고생을 함께 나누기 위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성욱이도 괜찮은 상대로 믿어도 좋을 듯 싶어.
내가 세상에 단 하나 남기고 가는 흔적이 성욱이인 만큼 부디
유진이 학생 같은 훌륭한 아가씨가 배필이 되었으면 해.
인륜지대사를 나 같은 노망난 늙은이 말로 결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한 번 믿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
하지만... 혹 유진이 학생이 며느리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무 원망하지 않을 테니 부담 갖진 말아.
유진이 학생은 내 딸과 마찬가지니까.
내 저승에서도 늘 딸처럼 생각하고 축복할게.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빌어.
건강하고, 많이 웃으며 살아.
-아줌마가.
유진은 편지를 가슴에 품고 고갤 숙였다.
작은 두 어깨가 들썩였다.
그 후 둘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기 시작했다.
성욱은 일과가 끝나면 언제나 유진의 아버지에게로 와 간병을 하고 동생 동진이도 친동생처럼 대했다.
경제적으로도 유진은 성욱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받고 있었다.
남의 도움 따위 받는 것을 늘 꺼려하는 유진 이었지만 성욱은 이미 남이 아니었다.
동생 동진에게도, 유진에게도 그는 이미 그들의 가족이었다.
그리고 가을이 올 무렵 유진의 아버지는 새벽녘 조용히 숨을 거뒀다.
성욱은 어린 남매가 치르기엔 벅찬 장례를 빈틈없이 치러주었다.
아직 진짜 가족은 아니기에 빈소가 아닌 대기 식당의 구석에서 선잠을 자고 있는 성욱을 유진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 말대로 그는 참 성실하고, 자상한 사람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그에게 이미 많이 기대고 있음을 느꼈다..
다가가 그의 뺨을 조용히 쓰다듬는다.
성욱씨...
성욱이 눈을 떠 유진을 바라본다.
어, 유진씨... 눈 좀 붙이시지. 왜 여기 계세요...?
사랑해요.
성욱은 할 말을 잊은 채 유진을 바라본다.
고마워요. 나 당신한테 많은 빚을 지고 있어...
그렇게 둘은 영혼의 짝이 되어갔다.
유진은 생각했다.
스물 두 살의 여자아이가 스스로를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남편이 있기 때문이라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신이 대학을 졸업할 수 있게 뒷바라지 해주고, 옷이며 화장품이며, 또래 평범한 아가씨로서의 즐거움을 비로소 느끼게 해준 것도 남편이었다.
무엇보다... 그런 가운데서도 성욱은 '결혼'이라는 말로 유진을 옭아매려 하지 않았다.
복학 후 의대생이며 부잣집 아들이며 적지 않은 수의 남자들이 그녀에게 구애를 했지만, 유진은 눈길 한 번 주는 일이 없었다.
유진의 친구들이 그런 행동에 의아해하며 물을 때마다
그녀는 늘 자신은 한 남자에게 신세를 지고 있노라고만 했다.
...그 빚을
이,렇,게 갚는 것일까.
장중령 집 소파위 벽에 걸린 커다란 액자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유진은 자신에게 물었다.
과연 이 짓거리가 보답이긴 하단 말인가.
유진은 그렇게 되물으며 유리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았다.
남편이 아닌 중년의 남자가 씨근덕대며 자신의 육체를 탐닉한다.
유진의 유두가 장중령의 입안에 들어가 있다.
장중령은 유진의 젖꼭지를 잘근잘근 씹었다.
상의가 완전히 벗겨진 유진의 눈부신 나신을 장중령의 거친 손이 몇 번이고 훑고 지나간다.
작은 점 하나 없이 매끈한 우윳빛 등과 아이 엄마라고 믿기 힘든 잘록한 허리.
그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곡선...
그 곳에 장중령의 양손이 놓여있다.
엉덩이에서 유진의 가슴팍으로 이어지는 손길이 몇 차례 반복되다 그녀의 가슴에 장중령이 손을 얹는다.
어떻게 이렇게 슬림한 몸매에 이런 탐스런 가슴이... 혹시 이거 인공 아냐?
장중령은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가슴을 흔든다.
하얀 가슴이 출렁이며 장중령의 검붉은 손안에서 춤춘다.
장중령은 자신의 지퍼를 내려 물건만 꺼내 놓았다.
유진의 손을 끌어 자신의 물건을 만지도록 한다.
어때...? 배중사 것보다 낫지 않아?
그녀와 그녀의 남편과의 섹스는 이런 식이 아니었다.
유진이 대학을 졸업할 무렵 그와 그녀는 처음으로 관계를 가졌다.
거의 2년 동안 성욱은 한 차례도 그녀에게 성관계를 요구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유진이 내가 그렇게 성적 매력이 없어?라고 묻기도 했다.
그때마다 성욱은
당신이 너무 차가워 보여서, 어설프게 수작 부리다간 맞을 것 같아 시도도 못한 거야.
라며 웃곤 한다.
유진은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서로 믿잖아. 당신이 원한다면 난 언제든 괜찮아.
동생이 있는 사글세방이나, 성욱의 관사에선 둘은 사랑을 나눌 수가 없고, 여관은 성욱이 늘 싫다했다.
그런 곳에 어떻게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고 가냐?
결국 둘이 처음으로 사랑을 나눈 곳은 호텔의 전망 좋은 방이었다.
막 중사로 진급한 성욱 월급의 절반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유진은 자신의 처녀성을 얼룩 묻은 벽지가 있는 여관이 아닌 그런 분위기 있는 곳에서 보낼 수 있게 해준 남편의 배려에 아직도 감사해하고 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둘이 처음 관계를 나눌 때 성욱은 실언을 했다.
섹스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유진은 자신의 몸을 너무도 조심스레 애무하는 성욱에게 말했다.
...왜 그렇게 떨어?
성욱은 어색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응... 당신같이 예쁜 여자랑 자는 건 처음이라...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어 버렸다.
금새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안 성욱은 울 듯이 말한다.
미안. ...옷 다시 입을까...?
유진은 양팔을 뻗어 성욱의 목을 감싸며 귀에다 속삭였다.
당신 나이에 사랑한 번 못해본 게 바보지. 괜찮아...
그와의 섹스는 늘 너무나 포근하다.
섹스 도중 잠이 든 적이 있을 정도로.
어쩌면 유진은 남들이 말하는 오르가즘이라는 것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만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남편의 섬세한 터치가 너무 좋고, 그래서 그녀 또한 남편과의 잠자리를 무척 즐기는 편이었다.
장중령의 말을 듣고 유진은 생각했다.
'사람의 섹스는 성기로 하는 게 아냐. 대뇌로 하는 거지.'
유진의 생각이야 어찌 됐건 장중령은 유진의 바지 지퍼를 열었다.
장중령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 쪽으로 간다.
'제니퍼 로페즈를 트럭으로 준다해도 당신 엉덩이하곤 비교가 안 돼.'
라는 남편 말에 늘 웃곤 했던 유진.
그 힙이 지금은 장중령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
유진의 탄력 있는 엉덩이를 만지던 장중령이 손이 그 힙 사이로 들어간다.
가운데 손가락이 그녀 항문 입구에 닿았다.
서서히 문지르는 걸 느끼는 유진.
그때까지 자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있는 장중령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더러워요.
장중령은 유진의 오똑한 콧날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괜찮아. 어차피...
방금 전까지 유진의 항문을 쑤셔대던 장중령의 손가락이 유진의 입으로 들어왔다.
굵고 탄탄한 손가락이 유진의 매끄러운 혀를 훑어댔다.
헛구역질을 하는 유진.
장중령의 둔탁한 손등이 유진의 배꼽 아래를 내려가 팬티 속으로 들어갔다.
최유진이라는 여자.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
그리고 가장 연약한 살을 가진 곳.
그곳을 장중령은 손가락으로 헤집어 나갔다.
마치 짓이기겠다는 생각인지 거칠게 쑤셔댄다.
아픔을 참지 못하고 유진이 한 쪽 눈을 찡그리며 신음소리를 토해낸다.
장중령은 유진의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렸다.
그리곤 유진을 소파에 앉힌 뒤 그녀의 발목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들었다.
유진이 뒤로 넘어가며 자신의 음부를 들어냈다.
수치심에 창백해진 유진의 얼굴과는 달리 그녀의 조갯살은 홍조를 띄고 있었다.
야들야들해 보이는 걸...
자신의 성기만 내놓은 채 장중령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유진의 몸 깊숙이 자신의 기둥을 밀어 넣었다.
유진의 양다리를 자신의 가슴과 어깨에 걸친 채 나머지 손으로는 쉴 새 없이 그녀의 몸을 만져 대고 있다.
엄지손가락으로 유진의 젖꼭지를 누르기도 하고, 그녀의 겨드랑이와 허리를 쓰다듬기도 하며 쉴새없이 유진의 육체를 유린해 간다.
고통스런 표정의 유진과는 달리 황홀한 표정으로 신음소리를 내며 열심히 피스톤 질을 하던 장중령은 그녀의 가는 발목에 키스를 하다 소리 질렀다.
아아. 아흑!
잠시 후 장중령이 자신의 줄어들어든 물건을 유진의 몸밖으로 빼내었다.
그녀의 질 입구 바깥으로 정액이 주루륵 흐른다.
유진은 말없이 티슈로 자신의 음부를 닦는다.
포만감에 가득 찬 표정의 장중령은
유진의 발에 손을 뻗어 그녀의 발가락을 만지작거린다.
역시 최고급이란 말이야...
벗겨졌던 옷을 입고 그녀 말없이 현관으로 걸어간다.
장중령이 그녀의 등뒤로 말한다.
벌써 가는 거야? 에이, 이거 섭섭한데?
샌들을 신으며 유진은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돈한다.
그리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잠시 멈췄다.
하지만 이내 아무 말 없이 나갔다.
탕 소리를 내며 현관문이 닫히고,
장중령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6부에 계속
마치 초등학생의 글씨처럼 가지런하게 쓰여진 편지였다.
유진이 학생.
요즘엔 꿈에 자꾸 죽은 남편을 만나네.
반갑긴 한데 이승에 인연을 자꾸 끊으라는 것 같아 마음이 급해져.
그래서 이렇게 쪽지를 써.
내 예전에 읽었던 책에 이런 글귀가 있었어.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당신은 밖에 나가서 우산을 편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구질구질하게 또 비가 오는군!
이런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비도, 구름도, 바람도 결코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어째서
비 한번 시원스럽게 내리는군!
하고 말하지 못하는가.'
유진이 학생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잘 살고 있지만, 내가 내 딸 같아서 충고 하나 할게.
늘 감사하고, 낙천적으로 살아.
물론 힘이 들겠지만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게 더 많은 세상이니까...
그리고 유진이 학생.
내 아들, 성욱이.
유진이 학생처럼 똑똑하지도 못하고 배운 것도 없어 눈에 안 차겠지만
참 착실하고 성실한 남자라네.
부부라는 것이 즐겁기 위해 맺는 연이 아니라
세상살이 고생을 함께 나누기 위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성욱이도 괜찮은 상대로 믿어도 좋을 듯 싶어.
내가 세상에 단 하나 남기고 가는 흔적이 성욱이인 만큼 부디
유진이 학생 같은 훌륭한 아가씨가 배필이 되었으면 해.
인륜지대사를 나 같은 노망난 늙은이 말로 결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한 번 믿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
하지만... 혹 유진이 학생이 며느리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무 원망하지 않을 테니 부담 갖진 말아.
유진이 학생은 내 딸과 마찬가지니까.
내 저승에서도 늘 딸처럼 생각하고 축복할게.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빌어.
건강하고, 많이 웃으며 살아.
-아줌마가.
유진은 편지를 가슴에 품고 고갤 숙였다.
작은 두 어깨가 들썩였다.
그 후 둘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기 시작했다.
성욱은 일과가 끝나면 언제나 유진의 아버지에게로 와 간병을 하고 동생 동진이도 친동생처럼 대했다.
경제적으로도 유진은 성욱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받고 있었다.
남의 도움 따위 받는 것을 늘 꺼려하는 유진 이었지만 성욱은 이미 남이 아니었다.
동생 동진에게도, 유진에게도 그는 이미 그들의 가족이었다.
그리고 가을이 올 무렵 유진의 아버지는 새벽녘 조용히 숨을 거뒀다.
성욱은 어린 남매가 치르기엔 벅찬 장례를 빈틈없이 치러주었다.
아직 진짜 가족은 아니기에 빈소가 아닌 대기 식당의 구석에서 선잠을 자고 있는 성욱을 유진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 말대로 그는 참 성실하고, 자상한 사람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그에게 이미 많이 기대고 있음을 느꼈다..
다가가 그의 뺨을 조용히 쓰다듬는다.
성욱씨...
성욱이 눈을 떠 유진을 바라본다.
어, 유진씨... 눈 좀 붙이시지. 왜 여기 계세요...?
사랑해요.
성욱은 할 말을 잊은 채 유진을 바라본다.
고마워요. 나 당신한테 많은 빚을 지고 있어...
그렇게 둘은 영혼의 짝이 되어갔다.
유진은 생각했다.
스물 두 살의 여자아이가 스스로를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남편이 있기 때문이라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신이 대학을 졸업할 수 있게 뒷바라지 해주고, 옷이며 화장품이며, 또래 평범한 아가씨로서의 즐거움을 비로소 느끼게 해준 것도 남편이었다.
무엇보다... 그런 가운데서도 성욱은 '결혼'이라는 말로 유진을 옭아매려 하지 않았다.
복학 후 의대생이며 부잣집 아들이며 적지 않은 수의 남자들이 그녀에게 구애를 했지만, 유진은 눈길 한 번 주는 일이 없었다.
유진의 친구들이 그런 행동에 의아해하며 물을 때마다
그녀는 늘 자신은 한 남자에게 신세를 지고 있노라고만 했다.
...그 빚을
이,렇,게 갚는 것일까.
장중령 집 소파위 벽에 걸린 커다란 액자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유진은 자신에게 물었다.
과연 이 짓거리가 보답이긴 하단 말인가.
유진은 그렇게 되물으며 유리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았다.
남편이 아닌 중년의 남자가 씨근덕대며 자신의 육체를 탐닉한다.
유진의 유두가 장중령의 입안에 들어가 있다.
장중령은 유진의 젖꼭지를 잘근잘근 씹었다.
상의가 완전히 벗겨진 유진의 눈부신 나신을 장중령의 거친 손이 몇 번이고 훑고 지나간다.
작은 점 하나 없이 매끈한 우윳빛 등과 아이 엄마라고 믿기 힘든 잘록한 허리.
그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곡선...
그 곳에 장중령의 양손이 놓여있다.
엉덩이에서 유진의 가슴팍으로 이어지는 손길이 몇 차례 반복되다 그녀의 가슴에 장중령이 손을 얹는다.
어떻게 이렇게 슬림한 몸매에 이런 탐스런 가슴이... 혹시 이거 인공 아냐?
장중령은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가슴을 흔든다.
하얀 가슴이 출렁이며 장중령의 검붉은 손안에서 춤춘다.
장중령은 자신의 지퍼를 내려 물건만 꺼내 놓았다.
유진의 손을 끌어 자신의 물건을 만지도록 한다.
어때...? 배중사 것보다 낫지 않아?
그녀와 그녀의 남편과의 섹스는 이런 식이 아니었다.
유진이 대학을 졸업할 무렵 그와 그녀는 처음으로 관계를 가졌다.
거의 2년 동안 성욱은 한 차례도 그녀에게 성관계를 요구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유진이 내가 그렇게 성적 매력이 없어?라고 묻기도 했다.
그때마다 성욱은
당신이 너무 차가워 보여서, 어설프게 수작 부리다간 맞을 것 같아 시도도 못한 거야.
라며 웃곤 한다.
유진은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서로 믿잖아. 당신이 원한다면 난 언제든 괜찮아.
동생이 있는 사글세방이나, 성욱의 관사에선 둘은 사랑을 나눌 수가 없고, 여관은 성욱이 늘 싫다했다.
그런 곳에 어떻게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고 가냐?
결국 둘이 처음으로 사랑을 나눈 곳은 호텔의 전망 좋은 방이었다.
막 중사로 진급한 성욱 월급의 절반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유진은 자신의 처녀성을 얼룩 묻은 벽지가 있는 여관이 아닌 그런 분위기 있는 곳에서 보낼 수 있게 해준 남편의 배려에 아직도 감사해하고 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둘이 처음 관계를 나눌 때 성욱은 실언을 했다.
섹스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유진은 자신의 몸을 너무도 조심스레 애무하는 성욱에게 말했다.
...왜 그렇게 떨어?
성욱은 어색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응... 당신같이 예쁜 여자랑 자는 건 처음이라...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어 버렸다.
금새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안 성욱은 울 듯이 말한다.
미안. ...옷 다시 입을까...?
유진은 양팔을 뻗어 성욱의 목을 감싸며 귀에다 속삭였다.
당신 나이에 사랑한 번 못해본 게 바보지. 괜찮아...
그와의 섹스는 늘 너무나 포근하다.
섹스 도중 잠이 든 적이 있을 정도로.
어쩌면 유진은 남들이 말하는 오르가즘이라는 것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만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남편의 섬세한 터치가 너무 좋고, 그래서 그녀 또한 남편과의 잠자리를 무척 즐기는 편이었다.
장중령의 말을 듣고 유진은 생각했다.
'사람의 섹스는 성기로 하는 게 아냐. 대뇌로 하는 거지.'
유진의 생각이야 어찌 됐건 장중령은 유진의 바지 지퍼를 열었다.
장중령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 쪽으로 간다.
'제니퍼 로페즈를 트럭으로 준다해도 당신 엉덩이하곤 비교가 안 돼.'
라는 남편 말에 늘 웃곤 했던 유진.
그 힙이 지금은 장중령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
유진의 탄력 있는 엉덩이를 만지던 장중령이 손이 그 힙 사이로 들어간다.
가운데 손가락이 그녀 항문 입구에 닿았다.
서서히 문지르는 걸 느끼는 유진.
그때까지 자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있는 장중령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더러워요.
장중령은 유진의 오똑한 콧날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괜찮아. 어차피...
방금 전까지 유진의 항문을 쑤셔대던 장중령의 손가락이 유진의 입으로 들어왔다.
굵고 탄탄한 손가락이 유진의 매끄러운 혀를 훑어댔다.
헛구역질을 하는 유진.
장중령의 둔탁한 손등이 유진의 배꼽 아래를 내려가 팬티 속으로 들어갔다.
최유진이라는 여자.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
그리고 가장 연약한 살을 가진 곳.
그곳을 장중령은 손가락으로 헤집어 나갔다.
마치 짓이기겠다는 생각인지 거칠게 쑤셔댄다.
아픔을 참지 못하고 유진이 한 쪽 눈을 찡그리며 신음소리를 토해낸다.
장중령은 유진의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렸다.
그리곤 유진을 소파에 앉힌 뒤 그녀의 발목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들었다.
유진이 뒤로 넘어가며 자신의 음부를 들어냈다.
수치심에 창백해진 유진의 얼굴과는 달리 그녀의 조갯살은 홍조를 띄고 있었다.
야들야들해 보이는 걸...
자신의 성기만 내놓은 채 장중령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유진의 몸 깊숙이 자신의 기둥을 밀어 넣었다.
유진의 양다리를 자신의 가슴과 어깨에 걸친 채 나머지 손으로는 쉴 새 없이 그녀의 몸을 만져 대고 있다.
엄지손가락으로 유진의 젖꼭지를 누르기도 하고, 그녀의 겨드랑이와 허리를 쓰다듬기도 하며 쉴새없이 유진의 육체를 유린해 간다.
고통스런 표정의 유진과는 달리 황홀한 표정으로 신음소리를 내며 열심히 피스톤 질을 하던 장중령은 그녀의 가는 발목에 키스를 하다 소리 질렀다.
아아. 아흑!
잠시 후 장중령이 자신의 줄어들어든 물건을 유진의 몸밖으로 빼내었다.
그녀의 질 입구 바깥으로 정액이 주루륵 흐른다.
유진은 말없이 티슈로 자신의 음부를 닦는다.
포만감에 가득 찬 표정의 장중령은
유진의 발에 손을 뻗어 그녀의 발가락을 만지작거린다.
역시 최고급이란 말이야...
벗겨졌던 옷을 입고 그녀 말없이 현관으로 걸어간다.
장중령이 그녀의 등뒤로 말한다.
벌써 가는 거야? 에이, 이거 섭섭한데?
샌들을 신으며 유진은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돈한다.
그리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잠시 멈췄다.
하지만 이내 아무 말 없이 나갔다.
탕 소리를 내며 현관문이 닫히고,
장중령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6부에 계속
늪 - 어느 아내의 이야기 - 4부
유진의 가정은 부유하지는 못했지만 그 어느 가정보다도 서로를 위하고, 헌신하는 모범적인 가정이었다.
유진이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은 행상이었다.
여름에는 길에서 과일을 팔고, 겨울에는 붕어빵과 오뎅을 파는 행상...
하지만 그녀가 아홉 살 때, 그녀의 여덟 살 아래 남동생을 두고 그녀의 어머니는 저 세상으로 갔다.
겨울의 어느 새벽, 목욕을 하고 나오다 심장마비로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것이다.
다행이 그녀의 아버지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처가 저세상에 간 후론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고 오로지 자식을 위해 헌신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식에 대해서 맹목적인 사랑을 베풀었고, 편부슬하란 말을 듣게 하기 싫어 두 남매가 가지고 싶어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사주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진과 그녀의 남동생, 동진은 어려서부터 무언가를 갖고 싶다거나, 하고 싶은 것들을 입밖에 일절 내지 않았고 아버지는 그런 자식들이 기특하기도 하고, 집 형편으로 인해 일찍 철이 든 사실이 안쓰럽기도 했다.
아버지는 무뚝뚝한,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였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가장 큰 애정표현이 '저녁은 먹었냐' 일 정도였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예쁘게 커 가는 딸, 유진이 애교를 부릴 때면 집이 떠나가도록 웃기도 하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사실 육체적으로 몹시 고된 하루, 하루였지만 딸의 '아버지, 힘드셨죠?' 라는 말 한마디와 작은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토닥거리는 것이면 세상의 어떤 힘든 일도 해낼 수 있는 기분이었다.
술을 일절 입에 대지 않던 유진의 아버지가 부쩍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대학에 들어갈 무렵이었다.
유진은 학원이나 과외 한 번 없이 줄곧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왔다.
실제로 서울의 명문 여대에 들어갈 성적이 되었고, 본인도 그렇게 하길 희망했지만...
그녀의 집안 형편은 그것을 허락하질 않았다.
유진은 그러한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로 대학을 가고 싶다는 얘기 따위는 고3 내내 한번도 하질 않았었다.
하지만 그러한 딸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버지는 몹시나 가슴이 아팠다.
결국 그녀는 지방의 명문 국립대, 국문과에 입학금을 면제받으며 대학에 들어갔다.
그녀는 아르바이트며, 과외며 자신의 학비를 벌고 남은 돈으로 집안 살림에 보태며 열심히 살았다.
타고난 미모 덕에 많은 남자들의 프로포즈가 있었지만 그녀는 그럴 여유도, 그럴 마음도 없었다.
늘 화장기 없는 얼굴에 대충 차려입은 옷이 전부였던 그녀의 스무살.
한 번은 그녀의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남자를 냉정하게 돌려보내고 집에 들어가자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
유진아... 네 나이 땐 한창 연애도 하고 싶을 텐데... 아빠가 면목이 없구나...
그녀는 고생으로 지문이 지워진 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아버지. 저 지금도 너무 행복해요. 하고 싶은 공부도 할 수 있고, 동진이도 착하게 잘 크고 있고. 게다가 얼마 안 되지만 적금도 꼬박꼬박 붓고 있어요... 아버지는 나중에 호강하실 수 있게 몸조리나 잘 하세요.
그때 유진은 늘 강하기만 하던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젊은 시절 큰 풍채를 가졌던, 하지만 이젠 구부정한 모습의 아버지의 주름진 눈가에서 눈물이 한 방울 또르르 흘러내렸다.
'추워~ 얼른 들어가자.'
멋쩍으신지 얼른 눈물을 훔치며 그렇게 말했다.
부녀의 입김이 모락모락 피어날만큼 추운 날이었지만 부녀의 맞잡은 손만은 너무도 따뜻했다.
하지만...
그러한 작은 행복도 그녀에게는 얼마가지 못했다.
그녀가 대학 3학년에 들어갈 즈음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쓰러진 것이다.
학교에서 강의를 듣던 유진은 동생의 삐삐호출을 받고 응급실로 달려갔다.
동생이 교복을 입은 채 울며 말한다.
아버지가 아침에 나 아침밥 챙겨준다고 상 들고 나오시다가... 갑자기 쓰러지시더니, 막 토하고... 그래서 119에 바로 연락했어...
유진은 경황이 없는 가운데서도 동진을 품에 앉으며 다독였다.
그래, 잘했어. 별일 없을 거야. 걱정하지마...
의사를 만난 유진은 뇌출혈로 인한 뇌졸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아... 아니, 평소에 아무런 증상도 없으셨는데요.
의사는 딱한 듯 유진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그게 뇌졸중의 특징입니다. 지금 상태로선 우선 깨어나시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유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깨어나신다 해도 반신불수나 전신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유진은 산소호흡기를 물고 있는 아버지 옆에 섰다.
아버지... 아버지...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어요. 꼭 건강하게 일어나실 수 있도록 하겠어요.'
그녀는 그녀, 자신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때부터 그녀의 악전고투가 시작되었다.
바로 휴학을 하고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아르바이트며, 과외며 닥치는 대로 일했다.
하지만 스무 살을 갓 넘긴 여자애가 벌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악착같이 벌고, 살던 집의 전세금까지 빼보았자 아버지 병원비엔 모자라기만 했다.
담보물이 없었기에 은행에서 대출 받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다, 어느 날 부턴가 유진의 눈엔 '월수 500 보장, 숙식 제공'이라는 광고가 부쩍 눈에 띄었다.
그때마다 고갤 세차게 가로 저었지만... 가슴 한 켠에서는 '나만 희생한다면...'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자신의 처녀성이 그렇게 중요한가.
자신의 몸뚱아리 하나가 그만큼 가치 있을까.
알량한 자존심이 뭐 그리 값비싼가.
그렇게, 그렇게... 그녀는 지쳐가고 있었다.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어느 날 밤.
아버지가 계신 병원에 가는 막차 버스에 탔다 내리니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다.
비를 맞으며 유진은 걸었다.
운동화에 물이 찔걱찔걱 들어차 온다.
그리고 그와 함께 짜증과 불안과 걱정, 서러움... 모든 것이 밀려왔다.
가슴에서 무언가 북받쳐 오르려는 순간 비가 그쳤다.
고갤 들어 보니 우산이 씌어져 있다.
옷도 얇게 입고, 감기 들텐데...
한 남자가 그렇게 얘기하며 우산을 들고 있다.
필요 없어요.
유진은 그렇게 말하며 우산에서 피해 빠르게 걸어갔다.
알아요.
남자가 따라오며 다시 우산을 씌운다.
근데 필요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치근덕거리지 말고 저리 가. 귀찮아.
유진은 옆을 보지도 않은 채 그렇게 말했다.
남자는 황당한 듯 잠시 서 있다 말을 이었다.
저는 요앞 병원까지 가거든요. 그럼 거기 까지만 씌워 드릴게요. 그리고는 사라져 드리죠. 뭐.
그렇게 말하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그 남자의 어머니는 자궁암이었다.
말기라 단지 항암치료를 받으며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을 뿐이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는 고교 졸업 후 공군 부사관에 자원 입대하여 5년째 근무하고 있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병마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간호하며 불평한마디 없이 사는 모습이 그녀 눈에 참 건강하게 보였다.
저번엔 죄송했어요.
시간이 지나 둘이 조금은 가까워진 후 유진은 그렇게 말했다.
하하... 미인이라 치근덕대는 사람이 많으신가 봐요...?
유진은 따뜻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소리 없이 웃었다.
전 배성욱이라고 합니다.
전 최유진이에요.
그것이 그녀와 그녀 남편, 배중사의 첫 만남이었다.
둘은 동변상련 때문이었는지 서로의 부모님의 간병도 해가며 부쩍 가까워져 갔다.
그의 어머니는 몹시 불편한 몸이었지만, 유진에게 유달리 친절했다.
성욱의 말을 빌리자면 건강할 적 어머니는 목소리도 크고, 인심도 후하고, 우스갯소리도 잘하는 영락없는 통장 아줌마 스타일이었다 했다.
어렸을 적 어머니를 잃었던 유진에게 성욱의 어머니는 마치 친어머니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성욱의 어머니 또한 한 달이 지나오며, 서로의 처지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유진의 행동거지를 잘 살펴본 후 유진을 친딸처럼 여겼다.
아픈덕에 결국 딸 하나 얻었네.
라며 그녀는 진심으로 즐거워하곤 했다.
5월의 화창한 어느 날.
항암치료로 다 빠져버린 머리를 가리기 위해 보라색 모자를 쓰고, 휠체어를 탄 그녀는 유진의 아버지가 있는 병실에 왔다.
유진의 동생, 동진이 아버지의 곁을 지키고 있다.
유진이 학생 동생인가 보네... 참 잘 생겼다.
저기... 누나는 어디 갔어요?
네. 일하러요. 늦게나 되야 오는데...
그녀는 허리춤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동진에게 건넨다.
쪽지 하나와 만원짜리 한 장이다.
이거 누나 좀 전해줘요. 돈은 뇌물이야. 학용품 사 쓰고. 그럼 부탁 좀 해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 병실을 나갔다.
그리고...
그 날 밤 그녀는 저 세상으로 갔다.
유진은 마치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듯한 상실감을 느꼈다.
왜 자신에게 이렇게 안 좋은 일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일까.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는데...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 5부에 계속
유진이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은 행상이었다.
여름에는 길에서 과일을 팔고, 겨울에는 붕어빵과 오뎅을 파는 행상...
하지만 그녀가 아홉 살 때, 그녀의 여덟 살 아래 남동생을 두고 그녀의 어머니는 저 세상으로 갔다.
겨울의 어느 새벽, 목욕을 하고 나오다 심장마비로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것이다.
다행이 그녀의 아버지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처가 저세상에 간 후론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고 오로지 자식을 위해 헌신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식에 대해서 맹목적인 사랑을 베풀었고, 편부슬하란 말을 듣게 하기 싫어 두 남매가 가지고 싶어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사주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진과 그녀의 남동생, 동진은 어려서부터 무언가를 갖고 싶다거나, 하고 싶은 것들을 입밖에 일절 내지 않았고 아버지는 그런 자식들이 기특하기도 하고, 집 형편으로 인해 일찍 철이 든 사실이 안쓰럽기도 했다.
아버지는 무뚝뚝한,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였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가장 큰 애정표현이 '저녁은 먹었냐' 일 정도였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예쁘게 커 가는 딸, 유진이 애교를 부릴 때면 집이 떠나가도록 웃기도 하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사실 육체적으로 몹시 고된 하루, 하루였지만 딸의 '아버지, 힘드셨죠?' 라는 말 한마디와 작은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토닥거리는 것이면 세상의 어떤 힘든 일도 해낼 수 있는 기분이었다.
술을 일절 입에 대지 않던 유진의 아버지가 부쩍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대학에 들어갈 무렵이었다.
유진은 학원이나 과외 한 번 없이 줄곧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왔다.
실제로 서울의 명문 여대에 들어갈 성적이 되었고, 본인도 그렇게 하길 희망했지만...
그녀의 집안 형편은 그것을 허락하질 않았다.
유진은 그러한 사실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로 대학을 가고 싶다는 얘기 따위는 고3 내내 한번도 하질 않았었다.
하지만 그러한 딸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버지는 몹시나 가슴이 아팠다.
결국 그녀는 지방의 명문 국립대, 국문과에 입학금을 면제받으며 대학에 들어갔다.
그녀는 아르바이트며, 과외며 자신의 학비를 벌고 남은 돈으로 집안 살림에 보태며 열심히 살았다.
타고난 미모 덕에 많은 남자들의 프로포즈가 있었지만 그녀는 그럴 여유도, 그럴 마음도 없었다.
늘 화장기 없는 얼굴에 대충 차려입은 옷이 전부였던 그녀의 스무살.
한 번은 그녀의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남자를 냉정하게 돌려보내고 집에 들어가자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
유진아... 네 나이 땐 한창 연애도 하고 싶을 텐데... 아빠가 면목이 없구나...
그녀는 고생으로 지문이 지워진 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아버지. 저 지금도 너무 행복해요. 하고 싶은 공부도 할 수 있고, 동진이도 착하게 잘 크고 있고. 게다가 얼마 안 되지만 적금도 꼬박꼬박 붓고 있어요... 아버지는 나중에 호강하실 수 있게 몸조리나 잘 하세요.
그때 유진은 늘 강하기만 하던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젊은 시절 큰 풍채를 가졌던, 하지만 이젠 구부정한 모습의 아버지의 주름진 눈가에서 눈물이 한 방울 또르르 흘러내렸다.
'추워~ 얼른 들어가자.'
멋쩍으신지 얼른 눈물을 훔치며 그렇게 말했다.
부녀의 입김이 모락모락 피어날만큼 추운 날이었지만 부녀의 맞잡은 손만은 너무도 따뜻했다.
하지만...
그러한 작은 행복도 그녀에게는 얼마가지 못했다.
그녀가 대학 3학년에 들어갈 즈음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쓰러진 것이다.
학교에서 강의를 듣던 유진은 동생의 삐삐호출을 받고 응급실로 달려갔다.
동생이 교복을 입은 채 울며 말한다.
아버지가 아침에 나 아침밥 챙겨준다고 상 들고 나오시다가... 갑자기 쓰러지시더니, 막 토하고... 그래서 119에 바로 연락했어...
유진은 경황이 없는 가운데서도 동진을 품에 앉으며 다독였다.
그래, 잘했어. 별일 없을 거야. 걱정하지마...
의사를 만난 유진은 뇌출혈로 인한 뇌졸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아... 아니, 평소에 아무런 증상도 없으셨는데요.
의사는 딱한 듯 유진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그게 뇌졸중의 특징입니다. 지금 상태로선 우선 깨어나시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유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깨어나신다 해도 반신불수나 전신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유진은 산소호흡기를 물고 있는 아버지 옆에 섰다.
아버지... 아버지...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어요. 꼭 건강하게 일어나실 수 있도록 하겠어요.'
그녀는 그녀, 자신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때부터 그녀의 악전고투가 시작되었다.
바로 휴학을 하고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아르바이트며, 과외며 닥치는 대로 일했다.
하지만 스무 살을 갓 넘긴 여자애가 벌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악착같이 벌고, 살던 집의 전세금까지 빼보았자 아버지 병원비엔 모자라기만 했다.
담보물이 없었기에 은행에서 대출 받기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다, 어느 날 부턴가 유진의 눈엔 '월수 500 보장, 숙식 제공'이라는 광고가 부쩍 눈에 띄었다.
그때마다 고갤 세차게 가로 저었지만... 가슴 한 켠에서는 '나만 희생한다면...'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자신의 처녀성이 그렇게 중요한가.
자신의 몸뚱아리 하나가 그만큼 가치 있을까.
알량한 자존심이 뭐 그리 값비싼가.
그렇게, 그렇게... 그녀는 지쳐가고 있었다.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어느 날 밤.
아버지가 계신 병원에 가는 막차 버스에 탔다 내리니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다.
비를 맞으며 유진은 걸었다.
운동화에 물이 찔걱찔걱 들어차 온다.
그리고 그와 함께 짜증과 불안과 걱정, 서러움... 모든 것이 밀려왔다.
가슴에서 무언가 북받쳐 오르려는 순간 비가 그쳤다.
고갤 들어 보니 우산이 씌어져 있다.
옷도 얇게 입고, 감기 들텐데...
한 남자가 그렇게 얘기하며 우산을 들고 있다.
필요 없어요.
유진은 그렇게 말하며 우산에서 피해 빠르게 걸어갔다.
알아요.
남자가 따라오며 다시 우산을 씌운다.
근데 필요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치근덕거리지 말고 저리 가. 귀찮아.
유진은 옆을 보지도 않은 채 그렇게 말했다.
남자는 황당한 듯 잠시 서 있다 말을 이었다.
저는 요앞 병원까지 가거든요. 그럼 거기 까지만 씌워 드릴게요. 그리고는 사라져 드리죠. 뭐.
그렇게 말하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그 남자의 어머니는 자궁암이었다.
말기라 단지 항암치료를 받으며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을 뿐이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는 고교 졸업 후 공군 부사관에 자원 입대하여 5년째 근무하고 있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병마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간호하며 불평한마디 없이 사는 모습이 그녀 눈에 참 건강하게 보였다.
저번엔 죄송했어요.
시간이 지나 둘이 조금은 가까워진 후 유진은 그렇게 말했다.
하하... 미인이라 치근덕대는 사람이 많으신가 봐요...?
유진은 따뜻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소리 없이 웃었다.
전 배성욱이라고 합니다.
전 최유진이에요.
그것이 그녀와 그녀 남편, 배중사의 첫 만남이었다.
둘은 동변상련 때문이었는지 서로의 부모님의 간병도 해가며 부쩍 가까워져 갔다.
그의 어머니는 몹시 불편한 몸이었지만, 유진에게 유달리 친절했다.
성욱의 말을 빌리자면 건강할 적 어머니는 목소리도 크고, 인심도 후하고, 우스갯소리도 잘하는 영락없는 통장 아줌마 스타일이었다 했다.
어렸을 적 어머니를 잃었던 유진에게 성욱의 어머니는 마치 친어머니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성욱의 어머니 또한 한 달이 지나오며, 서로의 처지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유진의 행동거지를 잘 살펴본 후 유진을 친딸처럼 여겼다.
아픈덕에 결국 딸 하나 얻었네.
라며 그녀는 진심으로 즐거워하곤 했다.
5월의 화창한 어느 날.
항암치료로 다 빠져버린 머리를 가리기 위해 보라색 모자를 쓰고, 휠체어를 탄 그녀는 유진의 아버지가 있는 병실에 왔다.
유진의 동생, 동진이 아버지의 곁을 지키고 있다.
유진이 학생 동생인가 보네... 참 잘 생겼다.
저기... 누나는 어디 갔어요?
네. 일하러요. 늦게나 되야 오는데...
그녀는 허리춤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동진에게 건넨다.
쪽지 하나와 만원짜리 한 장이다.
이거 누나 좀 전해줘요. 돈은 뇌물이야. 학용품 사 쓰고. 그럼 부탁 좀 해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 병실을 나갔다.
그리고...
그 날 밤 그녀는 저 세상으로 갔다.
유진은 마치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듯한 상실감을 느꼈다.
왜 자신에게 이렇게 안 좋은 일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일까.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는데...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 5부에 계속
늪 - 어느 아내의 이야기 - 3부
자정을 넘은 시간.
집에 돌아와 보니 딸애는 곤히 잠들어 있다.
유진과는 달리 까무잡잡한 피부에 개구쟁이 소년 같은 용모의 딸이지만 그녀에게는 이 세상 누구보다 예쁜 여자아이였다.
유진은 잠들어 있는 딸의 검은 머리칼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잠에서 깬 듯 자신의 엄마에게로 고갤 돌리는 딸은 작은 손으로 눈을 부볐다.
엄마... 어디 갔다 왔어?
응... 아는 분 좀 만나고 왔어.
가을이 저녁은...?
라면 먹었어.
왜 라면을 먹어. 엄마가 밥하고 국, 다 끓여놓고 갔는데.
히∼ 나 원래 라면 좋아하잖아.
유진은 딸의 등을 토닥이며 일어섰다.
자... 엄마도 가서 씻고 잘게.
응...
방문을 닫고 나오며 유진은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자 유진은 가슴 한 켠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
소파 승진을 하는 여자를 경멸해 왔던 그녀는 결국 그런 자리에 자신이 서 있다는 생각이 들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각자... 자신의 운명대로, 거기에 그려진 지도대로 살아가는 거야...'
물론 유진의 마음 다른 한 쪽에선 '비열한 자기 합리화' 라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녀는 이내 음소거 버튼을 눌러 버렸다.
어젯밤 장중령과 첫 관계를 가진 후 둘은 한 번의 섹스를 더 나누었다.
몸을 씻을 새도 없이, 옷을 다시 입을 시간도 없이 곧 그는 다시 그녀의 몸을 가졌다.
물론 유진에겐 첫 정사와 다름없는 비정상적이고 굴욕적인 그것이었고, 장중령에겐 미모의 여자를 갖는 다는 것 이상의 관계였다.
유진은 밤새도록 잠을 설쳤다.
잠시 든 잠에도 악몽이 연속 됐다.
파충류가... 커다란 뱀 같은 것이 자신의 몸을 유린하는 꿈.
새벽... 잠에서 깬 유진은 눈물이 왈칵 쏟아졌지만,
울진 않았다.
아니 울지 않기로 했다.
약해지기 시작하면.
스스로를 끊임없이 학대할 것만 같았기 때문에.
이른 새벽, 딸 가을이를 데리고 목욕탕에 다녀온 유진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아침을 준비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ABBA의 음악을 틀고 그 노래에 맞춰 청소를 하고...
언제나처럼 10시가 다 되어갈 무렵 그녀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물을 끓인다.
그리고는 소파에 앉아 조간 신문을 펼쳐들고 탁자에 놓여있던 무테 안경을 집어든다.
그것이 유진의 일상이다.
하지만 그런 일상일수록 쉽게 깨지는 법인 것을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올림머리에 긴 비녀를 꽂고 있던 유진의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작은 경련이 일어난다.
장중령의 문자메시지.
- 오후에 유진이 집에 잠시 짬을 내서 놀러갈까 하는데.
유진은 배터리를 빼버렸다.
잠시 소파에 기대 생각을 한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유진은 무작정 영외로 차를 몰았다.
딱히 갈 데도 없으련만 우선은 관사를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겁이 났다.
어제의 그 일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역시나 어림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게 되었다.
조조할인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르고...
마치 학교 수업을 빼먹고 시간을 무작정 보내는 학생같이 그녀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가을이 올 시간이 다 되어가네...'
3시가 넘어가자 유진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어쩌지... 유진이를 데리고 나와야 하나...'
하지만 그녀는 이내 고개를 가로젓는다.
언제까지.
그렇게 피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물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이렇게 범죄자처럼 도망 다닌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문득 남편이 보고 싶어졌다.
이런 상황을 결코 그에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알게 해서도 안 되겠지만.
왜인지 말할 수 없이 그가 그리웠다.
집에 도착한 유진은 탁자 위에 두었던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 휴대폰의 전원을 켰다.
2건의 메시지가 연달아 도착했다.
- 전화를 안 받는군
- 피하면 피차 좋을 것 없어
'여보... 나 어떡해...'
유진은 얼굴을 무릎에 파묻으며 그 자리에 앉았다.
늪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막 늪에 들어간 것이었지만 벌써 유진은 숨이 막혀 왔다.
그녀는 장중령에게 전화를 했다.
'저기... 잠시 뵙고 싶은데요.'
장중령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도 그런데. 어디서 볼까?
오늘도 우리 집에 오겠어?'
'아니요. 제가 잘 아는 전통찻집이 있습니다. 거기서 뵙죠.'
'…….'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서요.'
'꼭 해야 할 그 말을 난 내 집에서 했으면 하는데...!'
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저... 그건...'
'7시까지 와. 떡 치자고 안 할 테니까 부담 갖지 말고 오라고. 알았지?
그럼 이따 보지.'
유진은 일방적인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가을이와 함께 있을 때 그가 집에 찾아오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그것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제와는 달리 유진은 장중령의 관사 앞에 도착해 근처를 휘 둘러보았다.
혹시 아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
자신의 차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진 않을지.
내심 불안했다.
벨을 누르자 장중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 열려있어∼
막 샤워를 마친 듯 젖은 머리를 털며 현관으로 걸어왔다.
야∼ 하루 사이에 더 예뻐졌네. 들어와
굽이 높은 샌들을 신은 유진은 마치 장중령을 내려다보는 느낌을 받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여기서 말하겠습니다.
장중령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봤다.
저기... 네. 말할게요.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전 유부녀 에요.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습니다.
물론... 어제는... 그런... 일이 있었지만...
남편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예요.
장중령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이제... 저를 놔주세요. 이런 관계는 옳지 않아요.
장중령은 등을 돌려 거실로 걸어가며 웃었다.
싫다면?
부탁드립니다.
거절하겠어.
소파에 기대 장중령은 잘라 말했다.
유진은 샌들을 벗고 거실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장중령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장중령은 그런 유진의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때 유진은 '어쩌면'
자신의 앞에 있는 장중령을 설득시킬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난 합리적인 사람이야.
장중령이 컬컬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교, 그것도 중령이지.
유진의 눈이 눈물 때문인지, 희망 때문인지 유달리 반짝였다.
내가 유진이한테 그렇게 막 가자고 할 줄 알아?
오해하지마.
이건 계약이야.
난 배중사 내외가 원하는 걸 주고, 유진이는 내가 원하는 걸 주고.
유진은 말없이 고갤 숙인다.
장중령은 손을 뻗어 유진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걱정하지마... 나도 남의 이목은 의식할 줄 안다구.
그러니까 너무 겁먹을 필요 없어.
이왕에 이렇게 된 거 유진이에게 선택권은 없잖아.
이제부터라도 그냥 즐기라구.
너만 참으면 모두가 즐거울 수 있잖아?
그러며 장중령은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유진의 윤기 나는 입술 사이로 밀어 넣었다.
- 4부에 계속
집에 돌아와 보니 딸애는 곤히 잠들어 있다.
유진과는 달리 까무잡잡한 피부에 개구쟁이 소년 같은 용모의 딸이지만 그녀에게는 이 세상 누구보다 예쁜 여자아이였다.
유진은 잠들어 있는 딸의 검은 머리칼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잠에서 깬 듯 자신의 엄마에게로 고갤 돌리는 딸은 작은 손으로 눈을 부볐다.
엄마... 어디 갔다 왔어?
응... 아는 분 좀 만나고 왔어.
가을이 저녁은...?
라면 먹었어.
왜 라면을 먹어. 엄마가 밥하고 국, 다 끓여놓고 갔는데.
히∼ 나 원래 라면 좋아하잖아.
유진은 딸의 등을 토닥이며 일어섰다.
자... 엄마도 가서 씻고 잘게.
응...
방문을 닫고 나오며 유진은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자 유진은 가슴 한 켠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
소파 승진을 하는 여자를 경멸해 왔던 그녀는 결국 그런 자리에 자신이 서 있다는 생각이 들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각자... 자신의 운명대로, 거기에 그려진 지도대로 살아가는 거야...'
물론 유진의 마음 다른 한 쪽에선 '비열한 자기 합리화' 라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녀는 이내 음소거 버튼을 눌러 버렸다.
어젯밤 장중령과 첫 관계를 가진 후 둘은 한 번의 섹스를 더 나누었다.
몸을 씻을 새도 없이, 옷을 다시 입을 시간도 없이 곧 그는 다시 그녀의 몸을 가졌다.
물론 유진에겐 첫 정사와 다름없는 비정상적이고 굴욕적인 그것이었고, 장중령에겐 미모의 여자를 갖는 다는 것 이상의 관계였다.
유진은 밤새도록 잠을 설쳤다.
잠시 든 잠에도 악몽이 연속 됐다.
파충류가... 커다란 뱀 같은 것이 자신의 몸을 유린하는 꿈.
새벽... 잠에서 깬 유진은 눈물이 왈칵 쏟아졌지만,
울진 않았다.
아니 울지 않기로 했다.
약해지기 시작하면.
스스로를 끊임없이 학대할 것만 같았기 때문에.
이른 새벽, 딸 가을이를 데리고 목욕탕에 다녀온 유진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아침을 준비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ABBA의 음악을 틀고 그 노래에 맞춰 청소를 하고...
언제나처럼 10시가 다 되어갈 무렵 그녀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물을 끓인다.
그리고는 소파에 앉아 조간 신문을 펼쳐들고 탁자에 놓여있던 무테 안경을 집어든다.
그것이 유진의 일상이다.
하지만 그런 일상일수록 쉽게 깨지는 법인 것을 그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올림머리에 긴 비녀를 꽂고 있던 유진의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작은 경련이 일어난다.
장중령의 문자메시지.
- 오후에 유진이 집에 잠시 짬을 내서 놀러갈까 하는데.
유진은 배터리를 빼버렸다.
잠시 소파에 기대 생각을 한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유진은 무작정 영외로 차를 몰았다.
딱히 갈 데도 없으련만 우선은 관사를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겁이 났다.
어제의 그 일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역시나 어림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게 되었다.
조조할인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르고...
마치 학교 수업을 빼먹고 시간을 무작정 보내는 학생같이 그녀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가을이 올 시간이 다 되어가네...'
3시가 넘어가자 유진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어쩌지... 유진이를 데리고 나와야 하나...'
하지만 그녀는 이내 고개를 가로젓는다.
언제까지.
그렇게 피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물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이렇게 범죄자처럼 도망 다닌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문득 남편이 보고 싶어졌다.
이런 상황을 결코 그에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알게 해서도 안 되겠지만.
왜인지 말할 수 없이 그가 그리웠다.
집에 도착한 유진은 탁자 위에 두었던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 휴대폰의 전원을 켰다.
2건의 메시지가 연달아 도착했다.
- 전화를 안 받는군
- 피하면 피차 좋을 것 없어
'여보... 나 어떡해...'
유진은 얼굴을 무릎에 파묻으며 그 자리에 앉았다.
늪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막 늪에 들어간 것이었지만 벌써 유진은 숨이 막혀 왔다.
그녀는 장중령에게 전화를 했다.
'저기... 잠시 뵙고 싶은데요.'
장중령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도 그런데. 어디서 볼까?
오늘도 우리 집에 오겠어?'
'아니요. 제가 잘 아는 전통찻집이 있습니다. 거기서 뵙죠.'
'…….'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서요.'
'꼭 해야 할 그 말을 난 내 집에서 했으면 하는데...!'
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저... 그건...'
'7시까지 와. 떡 치자고 안 할 테니까 부담 갖지 말고 오라고. 알았지?
그럼 이따 보지.'
유진은 일방적인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가을이와 함께 있을 때 그가 집에 찾아오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그것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제와는 달리 유진은 장중령의 관사 앞에 도착해 근처를 휘 둘러보았다.
혹시 아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
자신의 차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진 않을지.
내심 불안했다.
벨을 누르자 장중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 열려있어∼
막 샤워를 마친 듯 젖은 머리를 털며 현관으로 걸어왔다.
야∼ 하루 사이에 더 예뻐졌네. 들어와
굽이 높은 샌들을 신은 유진은 마치 장중령을 내려다보는 느낌을 받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여기서 말하겠습니다.
장중령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봤다.
저기... 네. 말할게요.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전 유부녀 에요.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습니다.
물론... 어제는... 그런... 일이 있었지만...
남편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예요.
장중령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이제... 저를 놔주세요. 이런 관계는 옳지 않아요.
장중령은 등을 돌려 거실로 걸어가며 웃었다.
싫다면?
부탁드립니다.
거절하겠어.
소파에 기대 장중령은 잘라 말했다.
유진은 샌들을 벗고 거실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장중령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장중령은 그런 유진의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때 유진은 '어쩌면'
자신의 앞에 있는 장중령을 설득시킬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난 합리적인 사람이야.
장중령이 컬컬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교, 그것도 중령이지.
유진의 눈이 눈물 때문인지, 희망 때문인지 유달리 반짝였다.
내가 유진이한테 그렇게 막 가자고 할 줄 알아?
오해하지마.
이건 계약이야.
난 배중사 내외가 원하는 걸 주고, 유진이는 내가 원하는 걸 주고.
유진은 말없이 고갤 숙인다.
장중령은 손을 뻗어 유진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걱정하지마... 나도 남의 이목은 의식할 줄 안다구.
그러니까 너무 겁먹을 필요 없어.
이왕에 이렇게 된 거 유진이에게 선택권은 없잖아.
이제부터라도 그냥 즐기라구.
너만 참으면 모두가 즐거울 수 있잖아?
그러며 장중령은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유진의 윤기 나는 입술 사이로 밀어 넣었다.
- 4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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