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2일 수요일

욕 정(慾 情) - 1부

뭐라고?
난 아내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보다 나이가 어릴 줄 알았는데 같이 있던 여고생이 딸이라니. 
그럼 결혼을 일찍 했다고 해도 69년생이나 70년생쯤 된다는 이야기다.
그녀는 아들 놈 데리고 수업 받으러 오피스텔에 가면 항상 웃는 얼굴로 반겨주는 선생님인데
그런 상냥한 목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참. 
그리고 즐겨입는 옷이 가슴이 패이게 보이는 탱크탑이라 웃으면서 고개를 숙이며 인사 할때마다 풍만한 가슴이 
출렁인다.

아내가 아들을 데리고 수업을 받으러 다니다가 요 근래 몇개월 동안 내가 데리고 다니게 되어서 
수업시간 동안 같이 수업받는 아이들 엄마랑 같이 기다리고 있을 때도
그 여자들이 훨씬 나이가 어림에도 어떻게 된것인지 전혀 눈도 가지 않았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아들이 수업받는 동안 어땠다고 잠시동안 이야기를 나눌 때면 입술 왼쪽에 있는 섹시한 점,
웃을 때마다 들어가는 보조개, 처지지 않은 커다란 둔부를 감춘 치마 밑으로 내려오는 날씬한 다리..
아들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고 좇에 힘이 들어가곤 했다.
씨발.. 한번 먹어봤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오피스텔에서 수업을 하지만 두달 전까지 아파트 상가에 있는 보습학원에서 수업을 할때는
강의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여학생 한 명이 열심히 책을 보고 있었는데 그 여자애가 딸이라니..
그 여자애도 먹음직스럽던데.. 40살 넘은 엄마가 더 섹스러웠다.
물론 내 취향이 그런 얌전해보이는 고양이들을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어떻게 먹지? 

정공법은 어렵다. 난 외모도 좀 딸리는 데다가 차도 후지고 이 여자는 수업이 인기가 좋아서 바쁜데다가
고등학생 딸이 있어서 시간이 별로 없을 듯..
정말 우연하게라도 밖에서 단둘이 만날 기회가 생길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작업이 안된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해치우는 수 밖에 없는데...

니미랄. 초등학생 아들과 딸이 있고 안정적인 직장도 있고 남들이 이쁘다고 이야기 하는 마누라도 있는 놈이
그런 짓거리 하다 걸리면 인생이 끝장 날수도 있는 데 그냥 포기해야 하나?
아니지. 안 걸리면 되는데.. 크크. 
여자가 싫다고 하는 데 밀어 붙여서 따먹은 게 한 두번 있었던 일도 아니고...

하지만 그 여자들은 나와 단둘이 만날 정도로 호감이 있었던 여자들이었다.
이건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 강간이니까.

강간? 폭행 또는 협박 따위의 불법적인 수단으로 부녀자를 간음하는 게 강간이다. 
나에게 호감이 있었던 여자를 데이트하다가 억지로 벗겨서 먹는 거나 
오피스텔에 혼자 있는 여자를 밀고 들어가서 눕히는 거나 그놈이 그놈 아닌가?
나에게 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 내가 빼앗아 버리는 게 유일한 수...
가능성을 타진해보자. 완전범죄가 없다지만 여선생이 입만 다물면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닌가?
너무 심한 반항을 해서 우발적으로 내가 그 여자를 죽이지만 않는다면 별 큰일도 없을 것 같은데..

잡히지만 않으면 된다. 잡히지만 않으면 된다. 그래 잡힐 가능성을 없애 버리자. 
갑작스럽게 거사를 치루다 실패할 가능성을 줄여보고 그리고 난 후에 생각해보자.
남자가 거시기 때문에 망하는 걸 좆망한다고 했나? 하루밤의 추억을 위해 모든 걸 걸어야 한다. 

그 선생이 강간을 당한 후에 겪는 심리적인 상처까지는 걱정하지 말자. 
그 여자에게 색다른 경험일 수도 있고 남편이 요즘 안해줬다거나 가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같은 동네에서 원룸촌을 돌며 몇 년동안 수십명을 따먹은 놈도 있는데 설마 한번 했다고 걸리겠어?

망할 놈의 여편네가 아들 수업을 지가 데리고 다녔으면 별일 없었을 텐데 내가 데리고 다닌 게 문제였다.
옛날에 '양들의 침묵'인가 하는 영화에서도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좋은 것을 자주 보게 보면 탐욕이 생긴다.
그러다 못보면 보고 싶고 보게 되면 만지고 싶고 만지다 보면 가지고 싶다.
난 만지고 싶은 게 아니라 따먹고 싶었다. 내 나이도 내일 모레 40인데 참 아직도 대가리가 수그러들지를 않으니... 


토요일 오후 아들을 데리고 오피스텔로 갔다.
어머! 성현이 왔구나. 어서오세요. 아버님!
예. 안녕하세요.

오피스텔 거실에서 하나 하나 구조를 살폈다. 1층. 방이 하나 있고 조그만 거실과 주방, 화장실.. 다해도 10평이 안될 듯.
화장실로 갔다. 창문이 작아서 사람이 드나들 수 없다.
주방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창문은 제법 컸지만 방범창이 설치되어 있어서 그걸 뜯는 건 힘들 듯 하고
거실과 수업을 받는 방에도 창문은 있지만 역시 방범창이 견고 했다.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곳은 오로지 현관문 밖에 없다.
지랄.. 혹시 2층이라면 창문이 좀 허술할 수도 있는데.. 여긴 모르게 들어올 방법은 전혀 없는 곳이다.
결국 문이 열리는 순간 들이댈 수 밖에 없나?

아들 수업이 끝나고 그녀와의 면담을 위해 수업을 하는 방으로 들어가서 앉았다.
성현이가 요즘 많이 차분해지고 교구 만드는 속도가 빨라졌어요! 사진을 드릴테니까
집에 가서도 시간이 나면 사진을 보면서 한번씩 만들게 하세요.
다행이네요. 같이 수업 받는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나요?

그 말을 하면서 주변을 살폈다. 00강사 과정 수료증에 이름이 적혀 있다. 69. 7. 10 김유미
유미. 김유미.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인데... 20대 초반 동네 다방 레지 이름 같기도 하고 뭐더라...
곧 생각이 났다. 대학교 시절 자주 가던 당구장 아르바이트 하던 당시 스무살 여자애 이름이다.
내가 작업하려고 했는데 화공과에 다니던 선배가 먼저 건드려서 기회를 놓쳤다. 
유미는 그 이후 얼마지나지 않아 당구장을 그만 두었으니까.
얼굴이 하얗고 가슴이 커서 인기가 좋았었는데 덩달아서 갑자기 당구장에 손님이 많아졌고 매출이 올랐다.
게임이 끝나고 유미가 와서 고개를 숙이고 다이를 닦을때마다 가슴이 보일 듯 말 듯 해서 당구치다고 좆이 서곤 했었는데...

요즘은 친구들하고 장난도 치고 잘 지내요. 처음엔 좀 쑥스러워하더니.
아. 그래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예! 아버님. 안녕히 가세요.

방문을 열고 나오니 아들 놈이 장난을 치고 놀고 있었다. 이 놈이 쑥스러워한 건 친구들과 처음 만나서일까?
아니면 김유미 선생이 예뻐서일까? 벌써 그럴 나이는 아니겠지..
어쨌든 거사 중에 말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내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고 싶지는 않았다.
짧게 상담을 끝내고 집에 성현이를 데리고 가서 잠시 앉아 있다보니 5시가 넘어간다. 
저녁 때 친구 놈이 보자고 해서 나가야 한다고 마누라에게 이야기를 했다.
좀 나가봐야 할 것 같은데... 병수가 좀 보자네.
병수씨가 왜? 술마시자고?
겸사겸사 요즘 고민이 많나봐.
무슨 고민?
응 장사가 잘 안된데.. 워낙 웰빙 시대라 그런지 몰라도..
하긴 그렇게 고기가 싸면 나도 가기 싫더라.

병수는 삼겹살 집을 한다. 1인분에 4,900원씩 하는 데 한때는 손님이 많았으나 점점 안되는 분위기다.
나도 너무 싼 건 웬지 좀 미심쩍은데 나만 그런 것 아닌가보다. 
마누라의 오케이 사인이 났고 난 김유미의 오피스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주차시킨 후
걸어서 그 곳으로 갔다. 시계를 보니 5시 40분. 해가 어둑어둑 넘어가고 있었다.

오피스텔에 불이 켜져 있었고 난 골목에서 그 안을 훔쳐보고 있었다.
몇 시쯤 수업이 끝나고 살림을 하는 집으로 이동하는 지 알아야 계획을 세울 수가 있으니.
오피스텔 근처엔 중학교가 있는데 토요일 저녁 무렵은 조용했다. 주변에 건물이 그다지 많지 않았고
공원도 있어서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사라지는 건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오피스텔 1층에 두 집이 있었는데 한 쪽 집에는 누가 사는 지도 궁금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지 역시 알아두어야 했고.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업을 받는 초등학생과 엄마들 외에는 사람의 왕래가 없다.
오피스텔 뒤편에 밭이 있어서 그 곳에 숨어 1층의 다른 집 안을 들여다보려 했으나 불이 꺼져 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다면 거사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둠을 틈타 김유미가 수업을 하는 방 창문 옆으로 접근해서 안에서 들여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 이제 다 끝났어. 잠깐 청소만 하고 출발할께.
응. 미영이는 왔어?
응. 알았어.

딸 이름이 미영이인가?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 그녀의 집이 있을까? 그렇게 멀지는 않을 듯 한데..
오늘 무언가를 하기엔 난 아무것도 준비해 온게 없다. 
최소한 위협할 때 쓸 칼이나 얼굴을 가릴 복면, 장갑 정도는 준비가 되 있어야 하는데..

그리고 시간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제 7시 정도인데 그 시간에 강간을 한다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다.
최소한 밤 10시는 넘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얇은 옷을 입고 있거나 마음이 느슨해 져 있으면 모르지만.
그녀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서 화장실 창문을 들여다보려 했으나
불이 켜진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틈이 없다. 

할 수 없이 난 내 은색 아반테를 몰고 와서 그녀의 차 처럼 보이는 마티즈 뒤쪽에 주차를 시키고 기다리고 있었다.
7시 20분 경 그녀가 나왔다.
마티즈를 탈줄 알았더니 걷기 시작했다. 잘못 짚었다. 다른 사람의 차인가 보다. 그녀의 집은 근처에 있는 듯.
난 차에서 내려 그녀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집이 좀 먼데 있으면 좋을 텐데..

어둠 속에서 그녀와 거리를 20m 정도 사이에 두고 그녀를 쫓았다.
5분 남짓 걸어서 그녀가 어떤 건물 앞에서 전화를 하나 싶더니 잠시 후에 그녀의 딸이 나왔다.
건물 3층에 있는 독서실에서 내려 오는 듯한데 딸을 데리러 왔나? 아니면 딸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서?
그녀는 딸과 함께 걷기 시작하더니 5분쯤 걸어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걸어서 10분 거리. 차로 오면 3~4분쯤 걸리는 곳에 김유미의 집이 있었다.

몇 층일까 궁금해서 통로쪽을 들여다보았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있었다.
현관 앞에서 바라보니 10층에 멈춰 선다. 난 돌아서서 앞동으로 들어갔다. 
반대편 아파트 10층까지 올라가서 계단 참에서 바라보니 멀리 보이는 거실에 그녀가 보였다. 
1004호. 천사호. 생긴 것도 천사표더니 집도 천사호에 사는 구나. 

망원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곳에서 오래 있는 것도 어색해서 내려와서 차가 있는 곳까지 터벅터벅 걷다가 보니
배가 고프다. 근처 식당에 들어가 국밥을 시켜놓고 생각을 정리했다.

매번 토요일마다 이런 흐름이면 만만치 않다. 너무 가까운 곳에 집이 있어서 그녀가 늦으면
가족들이 전화를 하고 그래도 오지 않으면 오피스텔로 와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 마음이 급해지고 불안해진다. 
그 오피스텔에서 그녀를 범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
마취를 시켜 안고 차에 태울까? 마취제가 필요하게 되나? 
마취제를 사용한다고 해도 깰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쥐도 새도 모르게 해치워야 하고 시간이 늘어지면 위험하다.
그리고 마취 되어서 잠이 들어 늘어져 있는 여자를 가지기 위해 이런 위험한 일을 벌이는 건 별로 흥미가 당기지 
않는다. 차라리 안하고 말지. 짧게 끝내던지 아니면 그녀가 몇 시간쯤 없어져도 아무도 모르는 시간을 골라야 하는데
난 일주일에 한번 아들의 수업을 받는 동안 잠깐 그녀를 볼 수 있을 뿐이라 그녀의 정황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다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식당을 나와 오피스텔로 다시 걸어갔다.
주변을 둘러 보니 조용하다. 난 내 차안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 오피스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한번 머리를 굴려 보자.
평일 저녁은 중학생들이 다닐 가능성이 있다. 오늘 같은 주말 밤이 적당한데 김유미는 집에 일찍 갈 가능성이 많고
2년째 아이의 수업을 받게 했지만 아내가 일요일까지 수업을 받으러 간 적은 없었으니 일요일은 집에 있을 것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준비를 해두고 기회를 보다가 덮쳐야 하나?
난 오피스텔 입구를 통과하는 비밀번호는 알지만 집을 들어가는 비밀번호는 모른다.
아들을 데리고 오면 문이 열려 있거나 아니면 초인종을 누르곤 했다.
수업이 끝나고 혼자 있는 시간은 문이 닫혀 있을 것이고 난 오늘처럼 창문 밖에서 그녀를 훔쳐보다 집에 가려고 
하는 순간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열고 나오는 그녀를 칼로 위협해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게 해야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장갑을 낀 채 칼을 숨기고 창문 밖에서 서성이는 것도 내키지 않는 데다 그녀가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복면을 쓴 채로 칼을 들이대야 하는 데 내가 집안으로 들어가 무방비 상태의 그녀의 목에 칼을 대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제대로 기회를 포착하지 않으면 그녀가 반항이나 소리를 지를 수도 있고
오피스텔로 누가 들어오다 그 광경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처음부터 쉬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오피스텔 문의 비밀번호만 알 수 있다면 조금 쉬워질 것 같긴 한데 김유미가 살림을 하거나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아이들 수업이 끝나고 정리를 하는 그 시간을 노릴 수 밖에 없으니.. 

시간이 밤 10시에 가까와질 무렵 어차피 병수 놈이랑 술약속이 있다고 핑계를 대고 나왔으니 
집 근처에 가서 맥주라도 한 잔 하고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차의 시동을 걸려는 순간 
어두운 골목 안으로 차 한대가 들어 서고 있었다. 빨간색 스포츠카였는데 오피스텔 앞에 차를 세운다. 

혹시 김유미의 1층 오피스텔 반대편 집에 사는 사람일지 몰라 주시하고 있었는데 
차에서 내린 건 옷을 갈아 입었지만 분명 김유미였다. 그리고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는 나이가 30도 안되보이는 젊은 청년.
그녀가 청바지와 편한 점퍼 차림으로 온걸 보면 동생인가? 
남동생이랑 지금 이 시간에 집 놔두고 오피스텔로 왜 왔을까?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내 머리 속을 스쳐가는 생각은 그게 아니었다.
겉으로는 청순하고 착해보였지만 혹시...
난 차에서 내려 불이 켜진 오피스텔 거실 창문 옆에 붙어 섰다. 
근처 공원과 밭에서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있었지만 그 외에 별다른 소음은 없는 주택가, 희미한 신음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음 음 하아 하아 하아 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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