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3일 목요일

친구애인이 된 내 여친 - 상편

한때는 제법 인기를 누렸던 학생수련원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젠 찾는 사람이 없어 흉물이 되어버린 낡은 건물,

밤 10시가 넘어서 그런지 사방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듯 고요하기만 하다.
입구를 들어서자 긴 복도를 밝히는 희미한 백열등마저 음산하게 느껴지는 게 어디선가 귀신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기분이다.

복도 한쪽 면에 달린 방문을 보니 대여섯 개의 제법 커다란 방이 있는 듯 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두려움 따윈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던 홍표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밀려드는 공포에 다리가 후들거린다.

홍표는 잔뜩 긴장을 한 채,
어딘가에 잡혀 있을 친구를 찾으려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으휴~ 방이 너무 많아서 감을 잡을 수가 없네”

바로 그 순간,
잔뜩 긴장한 홍표는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낀다.
그것은 건물 밖에서부터 느껴지는 것이지만
몇몇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리며 건물 쪽으로 다가오는 게 분명했다.

“음… 좋아.. 어떤 놈들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부딪쳐 보는 거야.. 후우~~”
홍표는 긴장을 풀기 위해 길게 숨을 몰아 쉬었다.
바로 그때 듣기조차 섬뜩할 정도의 걸쭉한 목소리가 홍표의 귀를 때린다.

“푸하하핫!!.. 모처럼 장난감이 생겼는데.. 오늘은 게임이나 즐겨야지... 크하학!!”
“뭐야? 그럼 오늘 그것들을 없앤다는 거야?”
“크흐흐흣!! 음…. 그건 모르지.. 죽이고 살리는 건, 그것들 운이잖아… 카하핫!!”

죽고 사는 게 운이라니.. 그 말을 들은 홍표이 몸이 부르르 떨린다.
대충 짐작을 해봐도 그 놈이 말한 게임상대란 분명 자신의 친구들일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으흠…. 생각보다 더 심각하네…. 이걸 어쩌지?’

하지만 홍표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상황으로 봐선 피할 수도 없는 상태,
그렇지만 상대가 어떤 놈인지도 모르는데 함부로 달려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기에 일단 놈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잠시 몸을 숨겨 놈들을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얼른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방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덜컥!! 덜컥!! 허헉!! 이.. 이게 뭐야.. 자.. 잠겼잖아!”
문이 잠겼다는 건 전혀 예상치 못했던 홍표다.
다급한 마음에 서둘러 두 번째 방과 세 번째 방문을 차례로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방 모두가 굳게 잠겨있다.

‘야.. 이거.. 큰일이군.. 어떡하지? 으흐흐흐..;

발자국소리는 점점 가까워 오는데 몸조차 숨길 수 없는 홍표는
거의 절망에 가까운 심정으로 이젠 하나밖에 남지 않은 마지막 방문의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제발… 으웁!!”

하늘이 외면하지 않은 걸까?
기대도 하지 않았던 방문의 손잡이가 딸깍!! 스르르르~ 소리를 내며 방문이 열렸다.

순간,
안에서 누군가가 질러대는 비명소리가 홍표의 귓전을 때렸다.
그건 하이톤의 찢어질 듯한 여자의 비명이었다.

꺄아아아악!!”

하지만 홍표는 그 비명을 지른 여자가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고 황급히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그건 바로 방문이 열림과 동시에 놈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상황이야 어찌됐던 홍표는 얼른 방문을 닫고 벽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숨조차 제대로 쉬지 않고 바깥 상황을 살핀다.

바로 그때,
잠시 적막감이 흐르던 방에서 나지막한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으흐흐흑.. 흐흑!!”

그제서야 홍표는 조금 전, 여자의 비명소리를 떠올리며
이 방에 자신 말고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었다.

홍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 보는데
순간,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에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뻔했다.


“허허헉!! 아니, 이.. 이럴 수가?? 으흐흠!!”

눈앞에 펼쳐진 그 엄청난 광경이란
다트처럼 생긴 커다란 원판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가 두 팔과 두 다리를 쫙 벌린 채 큰 대(大)자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홍표는 지금 여자의 알몸 따위나 감상할 상황이 아니란 건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어느 남자가 발가벗은 여체에 눈이 가질 않겠는가?
홍표는 방안이 너무 어두워 자세히 보이지 않자, 오히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자의 몸매가 참 늘씬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여자의 입장으로선 자신의 처지가 무척 수치스럽기 그지없는 자세였다.
터질듯한 젖가슴과 거의 일자로 쫙 벌어진 두 다리,

이 세상, 그 어떤 남자라도 이렇듯 적나라한 여자의 육체 앞에서 설레지 않을 수 있으랴?
분명 솟구치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을 광경이었다.
특히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홍표다.

여느 때 같으면
그는 얼씨구나! 하고 달려들어 음흉한 손으로
여자의 젖탱이와 야들야들한 음부를 주물럭거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홍표는 알몸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저어.. 혹시 기철이란 사람 아세요?”

그러자 그녀는 대답 대신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흐흑! 어흐흐흑!!”
“울지마세요… 전 아가씨를 헤치러 온 사람이 아니니까 ”

홍표는 안심을 시키며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홍표는 너무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허억!! 너 너.. 넌… 유.. 유미??????”
“으흐흐흑.. 흐흐흑!!”

홍표가 놀라며 눈을 크게 뜨자 그녀는 아예 외면하듯 눈을 감았고, 감겨진 그녀의 눈에선 하염없는 눈물이 흐른다.
홍표 역시 할말을 잊은 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발가벗겨진 채, 묶어 있는 유미는 어릴 적부터 홍표와 한 동네에 살았고 작년까지만 해도 홍표의 여자 친구였다.
그런데, 대학 2학년에 올라가면서 뛰어날 정도로 예쁘장했던 그녀는 소위 VIP 족에 속하는 기철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재벌 집안의 외동아들로 자란 기철이란 놈은 수많은 돈을 투자하더니 결국 홍표의 여자 친구인 유미를 가로챘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홍표는 그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가벼운 운동이나 하려고 둔치로 나갔던 나는 기철이의 애마인 빨간 외제 스포츠카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달려가 차문을 확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차 안에는 홍표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건 바로 아랫도리가 다 벗겨진 유미가 기철의 품에 안겨 있었던 것이었다.

처음엔 어떻게 친구의 애인을 가로챌 수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었고,
또 그 두 년놈들을 확 죽여버릴까도 생각했었던 홍표다.
하지만, 여자 하나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홍표는 결국 유미를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그 일이 있은 후, 기철이와 홍표는 자연스럽게 거리가 멀어져 요즘은 아예 연락조차 하질 않는다.

그런데 불과 세 시간 전,
홍표는 기철이의 긴박한 목소리를 들었다.

“으흐흐흡!! 호.. 홍표야.. 흐으으~~ 나.. 나 좀 사.. 살려줘.. 나 지금 잡혀있는데.. 으흐흐~~”
“아니!! 뭔 소리야.. 니가 잡혀있다니??”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할게.. 흐으으~~ 나.. 나좀 살려줘..”
“으흠.. 그럼 거기가 어딘데?”
영 내키지 않았지만 기철의 다급한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기철의 위치를 물었다.

“저.. 전번에 우리 놀러 왔던 곳 있지? 호.. 호수.. 거기 호수 가운데 보면.. 섬이 있잖아… 거기 보면 커다란 건물이 하나..아욱!!”

위치를 말하던 기철이는 비명소리와 함께 전화를 끊어졌다.
홍표는 커다란 건물이란 말을 듣자 얼른 학생수련원을 떠올렸다.

그리고 긴박한 말투와 처절한 기철의 비명소리를 듣는 순간
생각보다 일이 심각하다는 걸 느꼈다.

음.. 오죽하면 나를 찾았을까...
그렇게 생각한 홍표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얼른 밖으로 나가서
급하게 택시를 잡아 타고 지난번에 기철이와 놀러 온 적이 있던 호수로 향했다.

한시간을 넘게 달려 호수엔 다달았지만 이젠 기철이가 말한 호수 가운데의 섬으로 갈 길이 막막하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홍표는 자그마한 나룻배를 하나 발견하여 그걸 타고 와 나중에 긴히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 구석에다 묶어 두었다.

공수특공대를 전역한 홍표는 태권도, 합기도, 유도를 포함해 공인 11단의 소유자였기에 운동으로 다져진 자신만을 믿고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비릿하게 풍기는 피비린내를 맡는 순간, 자신만만하던 홍표의 용기를 한풀이 꺾여버린다.

게다가 커다란 원판에 처참히 묶여 있는 유미를 보니 상대가 얼마나 잔인한 놈들인지 가히 짐작이 갔다.
법을 무서워하는 놈들이라면 사람을 이렇게 다루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한동안 머리가 어지러웠던 홍표가 멍하니 유미를 봤다.
잔뜩 겁에 질린 유미의 얼굴이었지만,
자신이 알몸이라는 수치심에 눈조차 뜨질 못했다.

한때는 유미의 알몸을 상상하며 팬티를 내린 적도 수없이 많았는데 지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태초의 모습 그대로를 보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홍표는 유미의 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런데 홍표의 시선이 쫙 벌어진 유미의 하체에 다다르는 순간, 또 한 차례 흠칫 놀랐다.

새카만 수풀 아래,
다시 말해서 유미의 여린 보짓살 바로 밑 부분에
시퍼렇게 날이 선 단검이 하나 꽂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칼은 사타구니와 불과 1센티 정도 되는 곳에 깊이 박혀 있었다.
아마 유미는 그것 때문에 몸조차 마음대로 움직이질 못하는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부드럽고 여린 보짓살은 면도날처럼 시퍼런 칼날에 베어질 게 뻔하다.
난 그제서야 묶인 유미를 풀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흠… 잠깐만 기다려…. 내가 풀어줄게..”
“으흐흐흑… 흑흑..”

난 여전히 흐느끼는 유미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묶인 끈을 쉽게 풀 수 있으리라는 건 완전히 내 착각이었다.
유미의 손과 발, 그리고 머리에는 두꺼운 가죽 벨트가 너무나도 단단히 묶여져 있었다.
맨손으로 그것을 끌러낸다는 건 불가능 했다.

“으음… 그렇다면...”
난 일단 손발을 묶은 벨트를 자르기 위해 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금방 풀어줄 테니.. 흐으~”
난 그렇게 유미를 안심 시킨 뒤, 사타구니 사이에 꽂힌 칼을 잡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깊이 박힌 칼은 쉽게 빼지려 하질 않았다.

“으웁!! 아후~”
홍표가 단검을 빼기 위해 용을 쓰는 동안
거의 맞닿아 있던 유미의 보짓살이 자연스레 손을 닿는다.
보드랍고 습기에 찬 꽃조개의 여린 살이 손등을 스치는 바람에홍표가 무의식적으로 유미의 얼굴을 보니
기대감에 잠시 눈을 떴던 그녀가 수치스러운지 다시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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