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으로 들어온 지희의 손에는 깨끗한 물수건이 들려 있었다.
지희는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아 물수건으로 나의 사타구니를 알뜰히 닦아 주었다.
젖꼭지를 닦아주고 허벅지를 닦아 주었다. 다시 부엌으로 나가서 수건 빠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수건을 빨아놓고 들어온 지희는 벽걸이에 걸린 스커트를 벗기더니 입었다.
셔츠를 입고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내 사각팬티를 치마 속에 입었다.
돌았나? 미쳤나? 제정신이 아닌가? 나는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장님. 그거 제 팬티인데요.”
지희가 빙긋이 웃었다.
“알아요. 자기팬티 입어보고 싶었어요. 편하네. 호호호”
정신이 나간 것은 아니었다. 지희는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입고 가세요. 흐 흐. 신랑한테 두들겨 맞지 마시고.”
“때리면 맞아야죠. 별 수 있나요?”
“남편한테 맞고 사세요? 남편이 때려요?”
“아니에요. 남편은 나한테 관심 없어요. 정신이 딴데 가 있으니까.”
지희는 핸드백을 어깨에 걸더니 내 성기에 입맞춤을 했다.
“그만, 가 볼게여. 자주 올게여.”
“아, 가시게요? 밥이 늦었는데.”
“하 하 사무실에서도 업무 보다 보면 매일 늦어요. 괜찮아요.“
지희는 누워있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부엌으로 나갔다.
돌아서는 지희의 치마 밖으로 내 사각팬티가 삐죽이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벌거벗은 몸으로 일어나 바지를 입었다. 바지를 입는 동안 지희는 샌들을 신고
내가 셔츠를 입는 동안 지희는 부엌문을 열고 있었다.
“사장님. 고맙습니다.”
나는 소리쳤다. 무엇이 고마운지 나도 모르겠다.
“저도 고마워용. 또 올게용.”
지희는 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옷 입느라 배웅도 못했다.
뒤늦게 뛰어나가니 골목에 지희 차가 시동이 걸려 있었다.
차의 운전석 창문이 열리더니 지희가 손으로 키스를 날렸다.
나는 허리를 구십도 꺾고 인사를 했고 차는 큰 도로를 향해 미끄러지듯 달려 나갔다.
방에 들어오니 침대위에 댕그라니 놓인 지희의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손으로 집어 코에 갖다 댔다. 향수를 뿌린 듯 향내가 코를 찌른다.
브라자도 코에 대니 구수한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지희의 브라와 팬티를 바지 주머니에 우겨 넣고 폰 메시지를 확인했다.
“자기야. 화내서 미안해. 미애 열심히 할게. 걱정 마.”
역시 미애의 메시지였다. 꽁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미애는 화낼 때 뿐이었다.
“고마워. 나는 여보야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서 화난거야. 여보야한테 화난 것은 아니였어”
곧바로 미애에게서 문자가 왔다.
“우리자기 착한 자기. 가치는 인정받게 될 거야. 걱정 마. 근데 답장이 많이 늦네.”
“잤어. 한 숨자고 일어나니 문자가 와있네. 미안 해.”
“아냐. 밤이 늦었어. 또 자.”
잠을 청하는 나는 행복했다. 지희를 다먹었다. 아니, 지희에게 따 먹혔다.
서슬 퍼런 입꼬 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지희를 내 품에 안고도 무사했다.
지희의 입속에 내 정액을 가득 쏘아 넣고도 나는 무사했다. 오히려
입꼬 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지희는 그 것을 좋아했다.
문자로 나를 걱정하는 미애도 있어서 행복했다. 미애는 내가 항상 기댈 수 있는 언덕이었다.
미애를 생각하다가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주머니에 우겨 넣었던 지희의 빤추와 브라자를 꺼냈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희의 빤추와 브라자를 숨길 곳을 찾아야 했다.
만약에라도 미애가 보게 된다면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들키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휴지통이 보였다. 그래도 버리기엔 너무 아까웠다.
나는 지희의 팬티와 브라자를 신문지에 싸서 침대 아래로 밀어 넣었다.
다음날은 멋내봐 쇼핑몰에서 남성 캐쥬얼 촬영이 있었다. 여러 모델이 촬영에 참여했지만 거기선 내가 에이스였다.
포커스가 나에게 맞춰져 있었다. 페이도 짭짤했다. 거기선 내가 쉬자고 하면 휴식 타임을 가졌다.
오후 6시 경 촬영이 끝나고 나와 사진작가만 사장에게 저녁 대접을 받았다.
멋내봐 쇼핑몰의 사장은 남자였다. 마흔아홉 살의 미혼이었다. 돈 버느라고 바빠서 장가를 가지 못했단다.
사진작가는 스물다섯의 아가씨였다. 처녀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확인을 못했으니까.
멋내봐 쇼핑몰의 사장님은 촬영이 끝나는 날마다 작가와 나에게 밥을 샀다.
그리고 작가에게 정성을 다했고 작가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내가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빠져 주는 것이 예의였다.
둘만의 타임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나의 처세술이었다. 약간은 배가 아팠다.
예쁘고 실력 있는 처자를 늙은 사장이 요리한다는 것이.
아쉬움을 안고 집으로 오는데 열찻집 대문 앞에 4명의 아낙네들이 서 있었다.
공동주택 안에 함께 사는 여편네들이었다. 그들은 나를 흘깃 거리며 수군대고 있었다.
내가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내 옆방의 여자가 나 들으라는 듯이 소리죽여 이야기 했다.
“생기긴 잘 생겼어. 그치?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다른 여자가 말을 받았다.
“생긴 값을 하는 거지 뭐. 원래 잘 생긴 남자는 속을 썩이는 법이여.”
“여자가 죽더라니까. 비명을 질러대는 데 다 들려. 흐흐흐흐”
“여자가 한 둘이 아니라메? 수시로 들락거린다메?”
“힘도 좋은 기라. 구경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여인네들의 수군거림에 귀가 간지러워 걸음을 빨리 했다.
집에 들어서는데 폰이 진동을 한다.
“촬영 끝났어? 놀러가도 돼?”
미애의 문자였다.
“아! 오늘은 쉬고 싶어. 내일 연락 해.”
“보고 싶다. 자기야.”
미애의 보고 싶다는 문자에 나는 잠시 갈등을 했다.
“여자가 한 둘이 아니라메? 수시로 들락거린다메?”
공동주택 여편네들의 수군거림이 떠올랐다. 안되겠다.
이제 미애를 밖에서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안해. 오늘은 쉬자. 나도 여보야 보고 싶어.”
그 때 누가 부엌문을 손으로 두드렸다. 잠시 후엔 발로 콩콩 차는 소리가 났다.
나는 부엌문을 살며시 열고 내다보았다. 아까 대문에서 수군거렸던 옆집 여자가 서 있었다.
30대 초반의 별로 예쁘진 않은 여자. 가슴이 드러나는 나시를 입고 반바지를 입었다.
손에는 깎은 사과가 한 접시 들려 있었다.
“이 거 좀 드셔 보세요. 시골에서 가져 왔는데 맛이라도 보시라고.”
옆집 여자와 스쳐는 지나가도 대면은 첨이었다. 이렇게 먹을 것을 가져온 것도 첨이었다.
그녀는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사과 담은 접시를 들고 들어와 침대위에 퍼질러 앉았다.
침대에 앉아 있는 그녀는 짧은 반바지 사이로 핑크색 팬티가 보였다.
“총각 방이 참 깔끔하네. 침대도 예쁘고.”
여자는 혼자 떠들고 있었다. 나는 접시도 받지 못하고 부엌에 엉거주춤 서 있었다.
“오늘 우리 신랑 출장 갔는데. 애도 없으니 적적하네여.”
옆집여자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며 혼자 실실 웃고 있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남편이 출장 갔는데 어쩌라고? 애도 없는데 어쩌라고?”
나는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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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 접시 두고 가시죠? 잘 먹겠습니다.”
내가 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말했다.
“누가 오나요? 여자 손님 오나요?”
여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어왔다.
“오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 별일이네.”
녁시 혼자 중얼거린 내 생각이었다.
나는 접시를 두 손으로 받아 쥐었다.
여자는 잠시 내 눈치를 보더니 쑥스러운 듯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여자가 나가고 나는 사과를 한 조각 집어 씹으며 셔츠를 벗는데
문 밖에서 서너 명의 여자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저어. 접시 두고 가시죠? 잘 먹겠습니다.”
내가 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말했다.
“누가 오나요? 여자 손님 오나요?”
옆집여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어왔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 별일이네.”
역시 혼자 중얼거린 내 생각이었다. 나는 여자에게서 접시를 두 손으로 받아 쥐었다.
엉덩이를 들며 양팔을 내미는 옆집 여자의 가슴이 보인다. 크다. 어림잡아 d컵은 되어 보였다.
애도 없다는 여자가 유방은 축 쳐져서 움직일 때마다 출렁대고 있었다.
군침이 돌았다. 내가 드디어 여자 맛을 알았는 모양이다.
한 손으로 슬쩍 밀어도 침대로 나자빠질 모양새다.
고무줄 반바지 벗기고 빤추 위에 그대로 찔러 넣고 싶었다.
나시는 벗기지 않아도 젖탱이가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양 손에 젖통 하나씩 받쳐 들고 흔들어 주고 싶었다.
양 쪽 젖꼭지를 줄로 묶어 목에 걸어주고 싶었다.
생각만 그렇게 했을 뿐 나는 접시를 받아 찬장위에 놓았다. 수도꼭지를 틀어 손을 씻었다.
여자는 잠시 내 눈치를 보더니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담에 놀러 와도 되죠? 옆집 사는데.”
여자는 한마디 툭 던지고 대답도 듣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여자가 나가고 나는 사과를 한 조각 집어 씹으며 셔츠를 벗는데
문 밖에서 서너 명의 여자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 간첩이었다.
씨팔 년이 내 집에 여자들이 들락거리니까 사과를 들고 탐색을 하러온 것이었다.
무엇을 보고 갔을까? 가서 뭐라고 지껄일까? 진한 농담이라도 지껄였다면 밖에서
문에 귀 대고 있던 다른 여편네들이 다 들었을 것이다.
내가 강간이라도 시도했다면 밖에 있던 여자들이 떼전으로 몰려들어 왔을 것이다.
재수 없게 건드리지도 못하고 강간 미수를 덮어썼을 것이다. 어쩌면 다행이었다.
뛰어 나가서 여자들 앞에 접시라도 팍 깨트리고 싶었다.
여편네들 남편을 찾아가 여자 간수 잘하라고 호통을 치고 싶었다.
침대에 누워 있으니 옆집 여자가 괘씸하다. 여편네들끼리 모여서 또 무슨 말을 지어 낼까?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했는데 여자들 입방아에 내가 곤란을 겪을 것 같은 불안이 내습했다.
담날은 난다긴다 쇼핑몰에서 촬영이 있었다.
30대 중반의 노총각 사장은 나를 보자마자, 촬영하는 하루 종일
미애 칭찬을 했다. 몸매며 얼굴이며 마음씨며 태도까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댔다.
“팔넘. 그렇게 맘에 들면 A 급을 줘야지. C 급 줘 놓고 사람 떠 보나?”
혼자 속으로 한 말이었다. 아무리 내가 에이스 모델이라도 사장에게 대들 필요는 없었다.
사장이 미애를 칭찬할 때마다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웃어 주었다.
“먹음직스러운 아가씨였어. 뭐든지 적극적으로 잘 할 것 같아.”
작가 새끼가 사장의 말을 거들었다. 작가와 사장은 친구사이였다.
나는 속으로 먹음직이라니. 미애가 음식인가 생각하며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웃음으로 화답해야 했다.
그게 나의 품위를 유지시키고 돈을 벌게 해주고 대접을 받도록 해주니까.
8시간의 촬영이 끝났다. 페이 담긴 봉투를 받는데 폰이 진동을 했다.
나는 주머니에 든 폰을 꺼내지 않았다. 당연히 미애의 문자이리라.
“그 사이를 못 참아서 보고 싶다고 문자 날렸군.”
사장이 미애를 의식하는 듯 나에게 농담을 날렸다.
“오늘 저녁에 맛있는 것 사줘라. 시간 맞춰 문자도 날리는데.”
작가가 사장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내일 미애씨 촬영 있으니까 너무 오래 데리고 놀지 마라.”
사장의 말이었다.
“예. 사장님. 만나자 해도 내일 촬영을 위해 오늘은 푹 쉬라 하겠습니다.”
“허 허. 그러면 고맙고.”
내 기분이 상쾌해졌다. 드디어 미애가 난다긴다 쇼핑몰에서 정장 촬영을 하게 되는구나.
나의 일 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난다긴다에서 데뷔하고 스타일 쩐다, 멋내봐에서 경력을 붙이면
다른 곳에서는 A 급으로 갈테고 다시 이곳에서도 A 급으로 승급될 것이다.
기분 좋게 난다긴다 쇼핑몰을 뛰어 나왔다. 큰소리로 ‘수고 했습니다’를 외치면서.
“먹음직스러운 아가씨였어. 뭐든지 적극적으로 잘 할 것 같아.”
문을 열고 나오는데 작가 새끼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 새끼들 즈그끼리 무슨 말 한 거야? 미애를 노리는 것 아닐까?
사장이 총각인데 미애 정도면 탐낼만 했다. 미애를 만나면 단단히 단속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자를 열어보지 않았다. 짐작으로 미애가 차 몰고 마중을 왔구나 생각했었다.
도로가에 나와서 두리번거렸지만 미애의 자가용은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버스를 탔다.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뜻밖에 문자는 지희에게서 온 것이었다.
“오늘 저녁에 시간 되시면 놀러 오셔요. 저 혼자 야근 해영.”
잠시 갈등이었다. 머릿속에 미애가 있었는데 지희의 초대 문자.
미애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지희를 떠올렸다. 보고 싶었다.
생각만 해도 몸이 더워지고 근질거렸다. 나는 그대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감사합니다. 입꼬 버꼬 쇼핑몰입니다.”
지희의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예의 그 차갑고 사무적인 어투였다.
“저어~· 민호인데요. 사장님.”
“아! 자기이. 문자 받았어요? 시간 있어요?”
내 이름을 들은 지희의 목소리가 나긋해지며 코맹맹이 소리가 된다.
“예. 놀러 갈게요. 아무도 없나요?”
“애들 다 퇴근 시켰어요. 나 혼자 자기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는 타고 가던 버스에서 내렸다. 입꼬 버꼬 쇼핑몰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지희에게 가는 버스 안에서 미애의 전화를 받았다.
“자기야. 촬영 끝났어? 태우러 가려고 했는데 남들 볼까 봐 못 갔어. 이해하지?”
“괜찮아. 버스 많은데 뭐.”
“집으로 갈까? 자기 보고 싶다아.”
“내일 촬영 있다며? 사장이 오늘 여보야 하고 놀지 말래.”
“뭐 그런 시키가 있어? 왜 남의 연애 사에 간섭을 하니?”
“내일 좋은 작품 찍고 싶어서 그러지. 여보야가 이해해라.”
“싫어 갈래. 저녁만 먹고 올게.”
연상의 미애가 수화기 저편에서 떼를 쓰고 있었다.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 나는 지희에게 가야 하는데.
“사장 말 안 들으면 나 짤려. 나 짤리면 여보야도 무사하지 못해.”
“쇼핑몰이 거기밖에 없나? 나 자기야 집에 갈래.”
“”오늘만 날이냐? 하루만 참아라. 내일 만나면 되지.“
“시로 시로. 미애 슬퍼~~”
징징대는 미애의 음성을 들으며 전화를 끊었다.
혹시나 고집부리며 집으로 찾아 올까봐 은근히 걱정이었다.
고모 집에 가야한다고. 집에 못 들어간다고 거짓말을 했어야 했다.
미애 혼자 방에 있을 때 옆집 여자가 사과 들고 오면 또 소문을 만들어 낼 것이다.
여자들은 왜 남의 말 지어내기를 좋아 할까?
바쁘고 능력 있는 여자들은 남의 얘기할 여유가 없다. 자기 일도 바쁘니까.
능력이 없어 놀고먹는 여자들이 입방아라도 찧어야 무엇인가 하는 듯이 보이는 모양이다.
특히나 내가 사는 공동주택에는 놀고먹는 여자들이 많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그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머리끄덩이 잡고 싸움질도 한다. 난리 브루스를 한다.
열심히 일하는 남편의 성질을 건드려 흠씬 두들겨 맞기도 한다.
그러면 이웃 여자들은 말리지 않고 손뼉 치며 구경한다.
며칠 후면 박수치던 여자가 두들겨 맞고. 살림 깨지고 또 시끄럽다.
게으른 년들. 부지런히 일해서 남편 도우면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예쁨 받을 텐데.
평생 남의 집에서 남의 얘기나 하며 살아라. 그치만, 내 이야기는 제발 하지 마라.
나는 속으로 말했다. 미애에게.
‘제발 오지 말고 푹 쉬어라. 내일 촬영 해야지. 미애야.’
공터를 가로지르며 보니 입꼬 버꼬 쇼핑몰에는 불빛이 없다. 혹시 함정인가?
드디어 암흑천지에서 형사들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지희는 나한테 반했어. 내가 보고 싶어서 문자를 보냈고
지금 홀랑 벗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불은 내가 가면 켜겠지.
쇼핑몰 사무실 문을 밀었다. 잠기지 않았다. 틈새로 고개를 쏙 내밀었다.
진열장, 사무실, 통로에는 불빛이 없었다. 장막이 쳐진 스튜디오에만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자기야. 문 잠그고 들어오세요오~~ 아무도 엄써요오!”
장막을 들추고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온통 세상이 파랗다.
지희가 파란색 무드 등을 켜 놓고 소품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발가벗고.
“자기야. 와주어서 고마워요.”
지희가 몸을 일으키려 했다.
“계속 해요. 구경 좀 하게.”
나는 일어나려는 지희를 만류했다. 구경을 하고 싶었다.
지희의 몸매가 아니고 행위를 감상하고 싶었다.
내가 스튜디오에 들어섰을 때 지희는 발가벗고 침대에 누워서 한 손은 사타구니에
한 손은 젖탱이에 대고 있었다. 결론은 지희의 자위 장면을 구경하고 싶다는 나의 말이었다.
지희는 다시 누웠다. 그리고는 하던 짓을 계속했다. 나는 소품용 의자에 앉아 관전을 했다.
지희는 눈을 살포시 감고 왼 손으로 젖탱이를 주무르며 오른 손으로 보지 둔덕을 문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희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오고 아랫도리가 질펀해졌다.
둔덕을 문지르던 지희의 오른 손이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구멍 안에서 마구 휘젓고 있었다. 발바닥을 모으고 다리를 다이아몬드 형으로 벌리고
엉덩이를 번쩍 들고 손가락을 쑤셔댔다. 젖탱이가 요동을 치고 있었다.
“자기야. 옷 벗으세여. 일루와여. 나 좀 어떻게 해 줘요.”
지희는 못 참겠다는 듯 비명처럼 나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푸른 조명등 아래 하얀 침대위에서 지희의 알몸뚱이가 낚시에 걸린 생선처럼 파닥거리고 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서서히 옷을 벗었다. 지희가 몸부림을 치면서 풀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나는 지희 앞에서 스트립쇼를 하듯이 옷을 하나씩 벗어 던졌다. 자켓, 셔츠, 런닝, 바지...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성기를 잡았다. 한 손에 잡히지 않는다. 팬티를 뚫고 나오려는 듯 발기해 있었다.
지희는 나의 스트립쇼에 환장을 한 듯 몸을 꼬면서 환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여자의 자위를 처음 보았다. 질퍽한 사타구니에 좆은 넣어 봤지만,
허연 거품을 내뿜는 보지도 처음 직관했다. 벌렁거리는 보지, 찔끔거리는 씹물.
나는 지희가 발악을 하고 있는, 자위를 하고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푸른 무드등 아래 지희의 속살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향수를 뿌렸는지 사과 향기가 코를 찌른다. 지희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고
사타구니에 있는 오른 손은 씹물로 번질번질했다.
입은 반쯤 열려있고 눈은 완전히 초점을 잃었다.
내가 성기를 잡고 침대로 다가가자 지희는 사타구니의 손가락을 빼서 입에 빨고 있었다.
“자기이~ 핥아줘요. 거기, 거기 핥아줘요. 핥아줘요~~”
“거기? 어디?”
“요기, 요기 핥아줘요!!”
지희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자신의 사타구니였다.
나는 지희의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박았다. 혀를 쭉 빼물고 지희의 보지 둔덕을 핥았다.
혀를 타고 물이 내 입으로 들어왔다. 짭짤한 게 오줌 같기도 했고 고소한 게 꿀물 같기도 했다.
지희는 다시 까무러칠 듯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으으아앙, 흐으으응아앙, 좋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지희는 어느새 다리를 들어 내 어깨위에 올리고 발목을 꼬고 있었다.
나는 지희의 가는 다리에 눌려 더욱 깊이 사타구니를 핥아야 했다.
“아! 자기 최고. 흐으으응아앙, 미칠 것 같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누군가 내가 해주는 것에 흥분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의 행위로 인해서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는 지희의 구멍에 입술을 대고 내장을 다 꺼낼 듯이 세차게 흡입을 했다.
“아! 자기야 나 죽어. 흐으으응아앙, 미칠 것 같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숨이 넘어갈 듯 한 지희의 신음을 들으며 나는 엉덩이 밑에 두 손을 받쳐 들고
수박 잔량을 처리 하는 듯 구멍을 핥았다. 하얀 살까지 삼키겠다는 듯.
“으으으으으으아앙, 흐으으응아앙, 아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아아 미쳐.”
어느새 지희의 신음소리는 울음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어깨를 살짝 들어 지희의 다리를 풀고 혀를 지희의 배꼽으로 위치이동을 했다.
기절을 시키고 싶었지만, 까무러치는 걸 보고 싶었지만 숨이 막혔다.
내 코를 사타구니에 박고 혀를 날름거리니 숨이 차서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배꼽을 거쳐 내 입술이 지희의 젖탱이로 올라갔다. 지희의 손이 내 성기를 잡았다.
그리고는 구멍으로 끌고 갔다. 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고 동굴 깊이 성기를 꽂아 넣었다.
서서히, 서서히 피스톤 운동을 했다. 입술은 지희의 젖꼭지를 빨면서.
지희가 안달이 나는지 엉덩이를 번쩍 들고 돌리면서 괴성을 질러댔다.
“어우! 조아. 아아아아아우 좋아. 흐으으으으 흐으으으으응 자기 좋아.”
넓디넓은 공터 한가운데 외로이 서 있는 40평 건물 무드등켜진 스튜디오에서 우리는 발광을 했다.
지희의 섹스는 소리만이 한밤중의 고요를 깨고 있었다.
쌕쌕거리는 내 숨소리가 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질퍽거리는 아랫도리 소음도 아름답게 들렸다.
“자기이. 내가 몇 번째 여자에요?”
섹스가 끝나고 우리는 소품용 침대에 나란히 퍼져 누웠다.
다리를 포개고 손으로 서로의 젖꼭지를 만지면서.
지희는 자위를 먼저 해서인지 두 번 요구하지는 않았다.
아마 이제 언제든 불러서 할 수 있으니 두 번까진 필요 없는지도 모른다.
“사장님이 두 번째 경험입니다.”
“첫 경험은 누구에여? 미애?”
“예. 사장님.”
“자기야. 사장님, 사장님 하지 마요. 거리감 느껴져요옹.”
“사장님께 사장님이라 해야지 뭐라고 불러요?”
“미애한테는 뭐라고 불러요?”
“여 보 야.”
“결혼도 안 했는데 무슨 여보야에요? 그냥 미애년이라 부르면 되징.”
“년 자는 뭐하러 붙여요. 욕이잖아요.”
지희의 앙탈이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지희의 코에 맥주를 먹였다. 먹여놓고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가만히 보니 지희는 발가벗은 상태에서는
너무나 관대했다. 너무 예의가 발랐다. 나를 존중하고 나의 행동을 모두 받아 주었다.
나는 거기에 적응이 되어갔다. 지희의 방식에 젖어 들어갔다.
“미애가 여보야면 지희도 여보야라 불러 주세요. 나는 자기의 여보야가 되고 싶다.”
“사장님은 남편 있잖아요. 여보야라 부르면 어떻게요.”
“괜찮아요. 우리끼리 여보야. 벌거벗고 사장님. 정말 듣기 싫어.”
나는 지희의 가슴에 머리를 박고 젖꼭지를 주걱주걱 빨아댔다.
지희가 내 머리를 손으로 쓸면서 조심스럽게 말해 왔다.
“자기이. 화나셨어요? 부부도 아닌데 여보야라 불러 달라 해서?”
나는 그냥 젖꼭지만 열심히 빨아 제쳤다.
“싫으면 안 해도 되어. 하지만 자기에게 사장소린, 정말 듣기 싫어.”
“듣기 좋은 말만 들으며 살 수가 있나요?”
“미안해요. 듣기 싫은 말도 듣다보면 듣기 좋은 말도 듣게 되겠죠.”
“근데 왜 사장님은 어린 애송이한테 존대를 하세요? 놀리는 거에요?”
나의 물음에 지희가 펄쩍 뛰었다. 내 머리를 쓸 던 손이 순간 멈추었다.
“놀리다니요. 아니에요. 존경하는 거에요.”
“존경? 나를 요?”
“그럼요 자기는 지희를 정복한 분이세여. 지희의 몸에 씨를 뿌린 분이라구여.”
“애기 낳으려 구? 내 새끼 낳을 거야?”
“생기면 낳아야죠. 여자가 애 낳는 게 죄인가여?”
“남편은? 남편에게는 뭐라고 할 건데.”
“누구 자식인지는 저만 알죠. 남편도 지 새끼인 줄 알고 예뻐 할 걸요.”
귀가 막히고 코도 막히는 지희의 맹랑한 말이었다. 정말 낳았으면 좋겠다.
도도한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님의 배불뚝이 모습도 보고 싶었고
지 남편 앞에서 내 아이 젖 먹이는 지희의 뻔뻔한 모습도 보고 싶었다.
“사장님께 저는 몇 번째 남자에요?”
이번엔 지희가 토를 달지 않았다. 사장님 하지 말라고 앙탈을 부리지 않았다.
“세 번째. 세 번째 나를 점령한 분이에요.”
“그랬구나. 남편 하나가 아니었구나.”
“아 자기이. 지희 바람둥이 아니 에여. 모두가 운명이었어 여.”
“운명? 나도 운명?”
“자기는 아직 잘 몰 라여. 운명인지 아닌지.”
“그럼 두 남자는 운명적인 남자네. 갈라설래야 갈라 설 수 없는.”
“한 분은 갈라섰고 한 사람은 관심 없어여. 결혼 했으니 같이 살밖에.”
나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지희는 진실을 나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갈라선 한 분은 나의 아버지일 테고 관심 없는 남자는 남편인 것이다.
내 머릿속에서 서서히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야. 이년아. 너하고 나하고도 운명적인 만남이다. 나는 너를 평생 옭아맬 것이다.”
속으로 생각한 말이다. 절대 내색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지희가 알아서도 안 될 말이었다.
젖먹이 나를 끌어안고 이모라 불리었던 여자. 내 엄마를 언니라 불렀던 여자.
내 아버지와 살을 섞고 몰래 몰래 사랑하다가 내 어머니의 생명을 끊게 만든 여자.
나를 갑자기 부모를 잃고 천애 고아가 되어 사촌들의 손찌검 속에서
고모부의 눈치를 보며 고모 밑에서 서럽게 살게 한 여자.
학교에 가는 날 보다 산에 가서 울부짖는 날이 더 많게 만든 여자.
내 운명을 바꾸어 놓은 여자 지희였다.
평생 고모의 증오와 욕을 먹으며 사는 여자. 내가 복수해야할 원수. 자신은 복 받은 인생.
그러나 그 자리에서 내가 지희의 목을 조르거나 발가벗겨 길거리로 내 몰 용기는 없었다.
“갈라선 그 남자는 어떤 사람이에요. 사장님?”
나는 일부러 사장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지희의 눈치를 살폈다.
앙탈은 없었다. 체념한 듯이 대화에만 몰두했다. 사장님이라 불렀는데.
“갈라선 그 분은 제가 평생 잊지 못할 은인 같은 분이 에여. 지희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 주면서 공부까지 시켜준 분. 지희에게 처음으로 남자를 가르쳐 주신 분이시죠.“
“그런 분과 왜 헤어지셨어요? 사장님?”
“그 분은 가정이 있었어요. 저와는 불륜이었죠.”
“가정을 깰 수 없었군요. 사랑했지만. 사장님.”
나는 안 해도 될 사장이란 호칭을 억지로 끼워 넣었다.
“가정은 깨졌어요. 이별 할 수밖에 없었죠. 운명의 장난?”
“운명은 무서운 거군요. 사장님.”
“저는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요. 피할 수 없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런 말 아세요? 사장님.”
“즐겨라. 좋은 말 이네여. 그 것도 구경꾼이 할 수 있는 말 같아 여.
당사자는 즐기는 것이 쉽지 않아요. 운명은 헤쳐 나가야 하는 것. 막히면 돌아가야 하는 것.”
“갈라선 그 남자 분 얘기 자세히 듣고 싶어요. 사장님. 재미있겠어요.”
“자기가 재미있겠다고 하니까 얘기는 하겠지만 재밋는 이야기가 아니고
괴로운 과거 에여. 평생 짐으로 지고 가야 하는.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내 가슴에 묻어야하는 비밀이에여.“
“사장님의 그 비밀 이야기를 듣게 돼서 영광입니다. 제가 아무에게도 말 안 할테니
속 시원하게 털어 버리세요. 사장님.“
“정말 자기이니까 이야기 하는 거에여. 듣고 잊어 버리세여.”
듣고 잊어버리다니. 절대 안 될 말이었다.
고모의 넋두리와 맞추어 보고 몇 배로 갚아 줘야할 진실이었다.
지희는 내가 아들이라는 걸 까맣게 모르고 내 아버지와의 스토리를 읊어대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은인 같았던 내 아버지와의 불륜. 결코 잊을 수 없는,
무덤까지 가슴에 묻고 가야할 비밀을 나에게 털어 놓고 있었다.
지희의 고백은 고모의 넋두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희는 한 손에 나의 성기를 잡고 한 손으로 내 이마를 쓸면서 울먹이지도 흥분하지도 않고
차분하게 소설을 읽듯이 과거를 나에게 폭로했다. 나도 지희의 젖통을 만지며
지희의 깊고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저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는지도 몰라요. 엄마가 누구인지,
아빠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보지도 못했고 누가 이야기해 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엄마는 있었는지 아빠는 있었는지 부모 사랑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자랐어요.
철이 들었을 때 저는 할머니 손에 키워지고 있었고, 6 살 때 할머니가
혼자 몸 간수도 힘들어지셔서 저는 천사고아원에 위탁 되었어요.
천사 고아원에서 학교에 입학했고 아이들의 놀림 속에서도 저는 공부하나는 잘했어요.”
이렇게 지희의 고백은 시작되었다. 지희의 과거를 요약 정리해도 파란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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