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야. 형님이 먼저 맛볼까? 졸라 새끈한데. 얼굴도 예쁘고. 화냥끼도 줄줄 흐르네... 흐흐"
뒤에 있는 이십대 중반 남자가 민규를 보고 말한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찢어진 눈에 오른쪽 눈밑에 칼로 그인듯한 흉터가 있다. 하은이는 이런 종류의 흉터를 잘알고 있다. 고등학교때 남자애들 싸움이 격해지면 어떤 치사한 놈들이 비겁하게 칼로 급습해서 눈 밑이나 눈썹위를 한줄로 그리곤했는데 그것과 아주 유사하다. 고개만 살짝 돌려 썬글라스로 비치는 모습이 전형적인 흉악범과 같다.
"어. 알았서 승범이 형."
승범이란 흉악범이 민규와 자리를 바꾸어 앞으로 온다.
"민규야. 어디로 가는데? 지금... 선생님 내리고 싶어..."
'짝'하는 소리가 나면서 하은이 뺨에 불이 붙는다.
"야! 민규아. 선생님 내리고 싶단다. 하하. 이런 씨발년이. 크. 이상태로 내릴래? 씨발 얄굿은 스타킹만 쳐 신고 있는데... 씨발년이"
'짝.짝'하는 소리가 두번이나 난다. 연달아 뺨을 두대나 때린다. 빰이 얼얼하면서 입안에 피가 터졌는지 짜면서 시큰한 맛이 오른쪽 이빨에서 느껴진다. 하은이는 귀에걸려 떨어지려고하는 선글라스를 바고 고쳐 잡는다. 안그러면 안될것 같은 기분이다. 승범이란 흉악범이 하은이가 입고있는 스타킹을 아래쪽에서 넣어 잡아 올린다.
"씨발새끼가. 개새끼.."
하은이가 주먹으로 승범이의 턱을 때린다. 약간 어질거리더니 거대한 주먹이 하은이 배에 꼿힌다.
"우읍... 허억... 크억...."
하은이가 배를 욺켜잡고 신음한다.
"민규야 니네 담탱이 손이 왜이래 맵냐?"
"흐흐흐. 우리반에서 유명한데요. 여러명 쳐 맞았죠. 병신새끼들처럼.. "
말하는 민규의 손에 캠코더가 들려있다. 하은이를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장이 뒤틀거리면서 속에든것이 입밖으로 올라오려고 하는것 처럼 느껴진다. 고통으로 숨도 쉬기 힘들다.
"야! 상품에 손을 대면 어떠해. 개새끼가? 멍이라도 들면 니가 책임 질꺼야."
"아씨. 미안. 살살때린다는게. 하하. 씨발 나도 흥분해서.."
앞좌석에 있는 머리를 노랗게 물든 이십대 중반의 남자가 뒤를 돌아보면서 승범이에게 면박을 주고 승범이가 미안하다면서 말한다. 미안하다면서 말을하면서 거칠게 하은이 다리를 벌려 손가락을 하은이 보지에 넣는다. 손가락을 세개만 넣었지만 손가락이 너무 굵고 거칠다. 하은이가 몸을 쑥이고 고통에 몸부림을 쳐도 손가락으로 사정없이 찌른다. 하은이 보지에서 물이 넘쳐 튄다.
"물 튄다! 씨발"
승범이가 하은이 보지에서 손가락을 빼서 하은이 입에다 넣는다.
"니 보지물 맛좀 봐라. 씨발년아."
하은이는 벌리고 있는 입사이로 성범이의 손가락이 들어오는걸 느낀다. 느끼하고 비릿함 맛이다. 자신의 보지물이 이런 맛인지 처음 알았다. 순간 하은이는 승범이의 손가락을 깨분다. 손가락에서 피가 나온다. 하은이는 있는 힘을 다해 옆에 비스듬히 앉아있는 승범이를 발로 찬다. 무릎을 날린다.앞좌석의 운전사의 머리카락을 잡고 쥐어띁는다.
봉고차 재개발지역에 조금만 있으면 철거를 할 예저인 상가 건물로 앞에 선다. 아주 후진 달동네에 판자촌 가운데에 있는 거의 50년은 되어보이는 상가 건물이다. 벽에 스프레이로 낙서와 욕설이 가득한다. 전봇대에 철거를 반대하는 내용들의 현수막이 줄줄이 늘어져 있다. 봉고문이 열린다. 하은이는 코에서 피를 흘리면서 노란머리로 염색한 남자에게 들려서 지하로 들어간다.
"씨발년. 좃같네. 민규야. 미리 얘길해야할꺼 아냐? 손가락 날아갈뻔 했다고. 개새끼야."
"죄송해요. 형. 이정돈지는 몰랐어요."
"아! 냄새 졸라 나네."
하은이는 엎어진채로 노랑머리의 어깨에 들려있다. 입고있는거라곤 스타킹과 운동화가 전부였다. 스타킹은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고 누런 얼룩이 져 있는게 오줌 같다. 보지물도 조금 썩인것 같다. 허벅지와 등이 멍자국으로 파랗게 변하기 시작하고 있다. 엉덩이는 빨개서 조금만 있으면 터질것 같다. 엉덩이에 손자국이 겹쳐서 아주 선명하다.
하은이의 눈에 낡아빠진 분홍색 침대 끄트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힘을 내어서 주위를 둘러본다. 카메라가 눈앞에 보인다. 분홍색 침대 뒤쪽으로 한쪽 벽면이 역시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다. 화장대와 화장대위에 딜도와 성인 장난감이 있다. 지하에 인것 같다. 천장에 형광등이 달려있고 분홍색 침대와 주이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조금 떨인 곳에 민규와 남자 네명이 카드를 하고 있다.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씨발. 좃같은 년한테 물리더니 끗발도 안서네."
"승범아. 삼십만원 빌려줘?"
"씨발. 조금있어봐. 아직 돈있어. 젠장."
"야! 깻다. 깻어. 뭐좀 먹여라."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남자가 하은이를 쳐다보고 말한다. 민규가 오렌지 주스를 들고 하은이쪽으로 온다.
"선생님. 이거 마시고 힘네세요. 좀 있다가 집에 보내드릴께요! 장난이 너무 심했네요."
민규가 봉고차를 타기 전과는 다르게 공손하게 말한다. 하은이는 목이 너무 말라 아무 의심없이 민규가 건네준 오렌지 주스를 마신다.
"좀만 쉬고 계세요. 금방 끝나니까요."
"어... 몇시간 지났지?"
"한시간 정도 지났어요... 죄송해요 선생님..."
민규가 정말 미안한 표정이다. 하은이는 조금 마음이 놓여서 이불로 몸을 감싸고 눕는다. 너무 아프다. 고등학교 이후로 이렇게 맞아본건 처음이다. 오줌도 저려서 냄새도 심하다. 하은이는 이불을 둘러싼 채로 스타킹을 벗어던진다.
삼십분 정도가 지났는데도 아직 카드를 하고있다. 끝날것 같이 보이지 않는다. 하은이는 다시 불안함을 느낀다. 몸을 조금만 욺직여도 허리가 아프다. 얼마나 맞았는지 모르겠다. 엉덩이가 불에 데인것 처럼 아파서 엉덩이를 깔고 앉기도 힘들었다.
"야! 얼마나 먹였는데..."
"컵에 반쯤 부었는데요."
민규 목소리다. 뭘 먹이다니 흐릿한 정신에 귀가 솔깃하다.
"야! 씨발 돼지냐? 무슨 사람이 반컵이나 마시게.. 잔에 밑에 조금만 타도 된다니까 그러네."
"승범이 형이 많이 탔어요."
"씨발 물린 손가락이 아파서 양조절을 못했다. 됐냐? 그걸 그렇고 이젠 몸에서 반응 할쯤 됬는데...이상하네"
하은이는 조금전부터 보지에서 물이 줄줄흘러서 봉고차에서 너무 흥분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입에서 열이 올라오는게 점점 이상해 진다.
"씨발새끼들..."
하은이가 나지막하게 욕을 한다. 하은이가 욕을 하는걸 들었는지 어떤지 몰라도 다섯명은 계속 카드를 친다. 두시간쯤 지나가 하은이는 미칠것 같다. 무슨일이 있어도 참으려고 했는데 온몸이 데인것 처럼 뜨겁다. 눈에 초점도 흐려지는것 같다. 앞이 흐린하다. 이마에서 땀이 떨어진다. 온몸에 나오는 땀때문에 신내가 둘러싸고 있는 이불안에서 퍼져 올라온다. 머리까지 아프다. 뒤꼴이 땡기면서 혈관이 터질것 같다. 보지에 뭔가가 들어와 진정을 시켜줘야만 할것 같다. 엉덩이에 통증이 사라진다.
"야! 좃나 독한데... 두시간이나 지났다야. 참."
"얌마. 독기가 잔득 올라야 리얼하다고. 그래야 비싸게 팔지 임마."
"이번에 잘 찍으면 돈좀 되겠는데."
"씨발새끼 몸을 많이 때려서 돈벌기는 글렀다. 새끼야."
하은이는 너무 더워 덥고있던 이불을 치운다. 가슴을 손으로 만진다. 입에서 '하악,하악'하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흘러 퍼진다. 민규가 캠코더를 들고 하은이쪽으로 온다. 봉고차에서 하은이를 찍던 캠코더는 하은이가 발로차서 박살이 나서 다른 다른 캠코더를 들고 하은이 앞에 있다. 하은이는 보지에 손을 넣는다. 미칠것만 같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터져 죽을것 같다. 평상시보다 훨씬 흥분이 되어있다. 하은이 손가락 네개가 보지안에서 놀고 있다. 손가락과 하은이 보지가 분리되어 보지따로 손가락 따로 느껴진다. 눈에 화장대 위에 굵기가 상당한 검은색 딜도가 눈에 보인다. 하은이는 인공으로 제작된 그런 성인 장난감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걸 가릴 여유가 없다. 어떻게든 보지에 넣고 흔들어야 진정이 될것 같다. 보지에서 보지물을 세번은 토해내야 조금은 살것 같다. 안그러면 고통으로 죽을것 같다.
"오! 이제 약발이 좀 받는다... 좋은데...."
민규 옆에 남자 네명이 와서 하은이를 구경하고 있다. 하은이는 고개를 돌린체 직경이 5센치정도는 될것 같은 검은색딜도로 보지를 쑤시고 있다. 물이너무 많이 흘러나와 보지에 딜도를 넣을때마가 '질컥'하는 소리가 울린다. 승범이가 담배를 피고 야릇한 눈으로 하은이를 쳐다본다.
"슬슬 시작하지? 내가 먼저 할까?"
"그래. 쳐맞은 기념으로. 끌끌끌"
침대 앞에 카메라를 켜고 주위에 조명도 밝힌다. 승범이가 하나둘씩 옷을 벗고 침대쪽으로 올라온다. 삼각팬티만 입고 하은이 옆으로 간다. 하은이는 얼굴을 침대에 파묻고 엎드린 자세로 양손으로 딜도를 잡고 보지에 펌프질을 하고 있다. 승범이가 하은이의 엉덩이를 빤다. 승범이 손자국이난 엉덩이를 개걸스럽게 빤다.
"츕. 츄르릅. 츄즙... 츄르릅.."
한손으로 똥구멍에 손가락을 넣는다.
"씨발. 빠는것도 드럽게 빠네."
승범이는 상관없다는 듯이 하은이의 똥구멍에 입을 댄다. 하은이는 승범이를 이제야 알아차리고 몸을 빼려고 발버둥 치지만 몸에 힘이 없어 제대로 욺직이도 못한다.
"씨발새끼... 야... 꺼지라.. 고"
하은이 입에서 겨우 욕이 터져나온다. 입도 제대로 벌려지지 않는다.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아 겨우 겨우 말한다.
"형. 얼굴좀 나오게. 아. 좀 어떻게 해봐."
승범이가 딜도가 꼽혀있는 보지에서 딜도를 빼내고 하은이의 머리채를 잡고 당긴다. 하은이는 머리채가 당겨지면서 무력하게 끌려서 카메라쪽으로 얼굴이 드러난다. 하은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
"애! 우는데. 뭐 상관은 없지만"
"좋아요. 형. 에로틱해요."
민규가 울고있는 하은이의 얼굴을 캠코더로 포커스를 잡으면서 말한다.
"탁탁탁탁. 탁탁탁탁. 탁탁탁탁."
승범이의 거대한 자지가 하은이의 보지에 사라졌다가를 반복한다. 구슬까지 박혀있는 어마어마한 자지다. 굵기가 애호박굵기 만하다. 어깨와 등에 모두가 문신으로 가득하다. 사정없이 허리운동을 하면서 승범이의 드러운 입이 하은이의 입을 덥친다. 너무 목이 말라 승범이의 입을 사정없이 빤다. 누가 보면 아주 뜨거운 딥키스를 하는것 같다.
십분뒤 하은이는 똥구멍에 노랑머리의 자지를 받고 입으로는 이마에 흉터가 있는 붉은색 염색을 한 뚱뚱한 놈의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다.
"카메라 보고 웃어봐. 어서."
카메라를 촬영을 하던 남방을 입은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말한다.
하은이는 카메라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이미 이성은 없어진것 같다.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섹스기계 같다. 남자들이 주문하는데로 이제 다양한 체위까지 소화를 한다.
"그래. 좀더 . 카메라를 보고 느끼하게 웃어봐. 카메라를 보고 좃을 빨라고. 씨발년아."
주문대로 카메라를 보고 뚱뚱한 남자의 자지를 빤다. 입에만 머물던 자지를 목구멍까지 밀어넣는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가 열시를 가리키고 있다. 남자들은 카드를 치던 테이블에 앉아서 중국음식을 먹고있다. 하은이는 침대에 누워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있다. 너무 분하고 슬프다. 저들을 죽여버리고 싶지만 힘이 없다. 여자도 태어난게 후회된다. 민규까지 돌아가면서 하은이을 범했다. 온몸에 정액자국으로 더럽혀 져있다.
"형. 앞에서 노출 한번 찍을까요?"
"어두운데 찍히냐? 재개발이라서 사람들은 없다만 너무 안 어둡냐?"
"형도. 캠코더에 적외선기능이 있어서 다 찍혀요. 적외선으로 하나 찍고, 그냥 하나 찍고, 편집만 잘하면 대박인데.."
"그래. 그럴까? 씨발 머리는 존나 좋다니까."
저네들끼리 웃는 소리가 들린다. 민규가 오렌지 주스를 들고 다시 온다. 아무것도 안 탔다고 말하면서 화장대 위에 올려 놓는다. 하은이는 몸을 일으켜 기어가서 오렌지 주스를 잡는다.
"개새끼.. 야!"
뒤돌아 가고 있는 민규를 향해 던지지만 일미터도 날아가지 않아서 바닥에서 깨진다. 바닥에 오렌지주스가 퍼진다.
하은이가 집으로 돌아온 시간은 일요일 밤 열두시였다. 노랑머리와 승범이, 민규가 봉고로 하은이를 데려다 주었다. 하은이는 포기를 하고 집주소를 가르쳐 주었다. 이제 말할 기운도 없다. 먹은 것이라고는 짜장면 한그릇이 다였다. 물도 한모금 마시지 않았다.
민규가 하은이를 부축하려고 했지만 하은이는 뿌리치고 혼자 절둑거리면서 내린다. 빌라 입구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미친년처럼 계단으로 집으로 들어갔다. 계단을 올라갈때마다 허벅지와 엉덩이가 너무 아팠다. 똥구멍이 정말 찢어졌는지 통증에 쓰라려 빨리 올라가지도 못한다. 민규가 시외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서 가져온 가방에서 열쇠를 찾아 문을 열어 종이가방을 사정없이 안쪽으로 던진다.
"내일. 알아서 학교 정리하고. 무슨 말인지 알지? 안그랬다간 이틀동안 찍은거 학교에 다 뿌릴테니까. 너네 부모하고 휴대폰에 있는 사람들한테 다! 쌍년이. 내일 여섯시까지 입구에서 기다리라고. 뭐 도망가고 싶어도 못갈꺼야. 휴대폰은 우리가 갖고 있으니까. 경찰에 신고를 하던지 자신있으면. 흐흐흐"
하은이는 문을 잡고 민규를 쳐다본다. 속으로 절대로 용서를 할수 없다고 맹세를 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너만은 끝장을 내고 만다는 맹세다.
문이 닫히는 소리마저 삭막하게 들린다. 하은이는 욕실에 가서 샤워를 한다. 온몸이 멍투성이다. 보지에 손을 넣어 벌리니 정액이 투둑하면서 떨어진다. 하얀 알갱이들이 물에 씩여서 배수구로 흘러내려가는게 보인다. 욕실에서 나온 하은이는 츄리닝을 걸치고 집에서 나온다. 휴대폰이 없어서 공중전화를 사용해야만 했다. 오분이면 갈 거리를 십오분이나 걸려서 공중전화에 도착한다. 동전을 넣고 기억하고 있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두번이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 손이 떨리면서 눈물이 흐른다.하은이는 진정을 하고 담배를 꺼내 피운다. 담배연기가 폐안으로 들어온다. 목이 제구실을 할지 의문이지만 조금 안정이 되는 듯한 착각이 든다. 하은이는 다시 공중전화로 그 번호로 전화를 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제발.... 흐.... 흑......."
눈물이 계속 떨어진다. 다시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은이는 숨이 멈추는것 같다.
"도진아.... 누나야....."
하은이가 우는 목소리로 상다방의 이름을 부른다.
세벽 두시다. 하은이는 집에서 불도 꺼지 않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고요한 방에 적막이 흐른다. 물로 속을 체워서 속이 메슥거린다. 담배만 계속 피워대고 있다. '딩동'하면서 누군가가 벨을 누른다. 하은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문으로 겨우 걸어가서 문을 연다. 어느 건장안 남자가 하은이 앞에 서 있다.
"누나! 무슨일이야. 얼굴이 왜이래?"
하은이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한다. 하은이는 반팔티에 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다리와 엉덩이에 지독한 멍자국이 남자의 눈에 들어온다.
"도진아...."
하은이는 도저히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미안함과 부끄럼움, 수치스러움이 썩여 있다.
"누구야! 어느 새끼야. 개새끼들..."
"도진아.... 진정.. 좀 해..."
다른 모든 이야기처럼 시작은 소녀와 소년이 다른 모든 사람들 몰래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시작이 된다. 하은이가 도진이를 처음 마난것은 고등학교 일학년 때였다. 하은이는 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자취를 했기 때문에 집에서 떨어져 있었다. 하은이가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 도진이네가 하은이집 옆으로 이사를 왔다. 사실 하은이와 도진이는 외육촌 관계지만 양어머니 관계가 있어서 실제로 피 한방울 썩이지 않았다.
이름은 '도진모'였지만 항상 하은이는 '도진'이라고 불렀다. 왠지 '도진'이가 더 외모와 어울려서 그렇게 부르는 걸 좋아했다. 도진이는 초등학교때부터 유도를 해서 중학생이었지만 몸이 아주 탄탄하고 근육질이었다. 키도 벌써 173이나 되었다. 하은이와는 두살 차이였다. 하은이가 처음 맞났을때 도진이는 중2였다. 하은이도 조숙해서 예뻤기 때문에 도진이와 잘 어울려 놀았다. 그렇게 고1을 보냈다.
하은이는 고등하교 2학년 때 있었던 일이었다. 도진이는 중3이고 전국체전에 3등이라는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고등학교 진학도 입맞에 맞게 고를정도였다. 역시 여름방학때 였다. 외가쪽 먼 사촌이라도 사촌은 사촌이라 하은이집과 도진이집에서 같이 여름 피서를 갔다. 경상남도 바닷가 쪽이었는데 하은이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가 도진이가 같이간다는 소리에 귀가 솔깃해서 피서를 따라갔다. 낮에는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하면서 피서를 만끽하다가 양쪽 부모님이 술을 거하게 드시고 잠든틈을 타서 도진이를 불렀다. 하은이는 도진이와 새벽에 해수욕장을 거닐었다. 서로가 별로 말이 없이 바닷가를 걸었다. 휴가철이라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늦은 밤에도 있었지만 하은이는 점점커져가는 도진이의 모습에 홀빡 반해버려서 다른건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도진이도 아마 마찬가지였던것 같다. 요즘의 하은이와 다른게 아주 어색해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마치 평범한 사춘기 소년소녀들처럼 서로의 눈치를 보면서 어떤말을 해야할지를 고민하면서 편하게 말도 하지 못하고 바닷가만 하염없이 거늘고 있었다.
뒤쪽에 초등학교가 눈에 보였다. 하은이는 도진이를 끌고 초등학교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몰래 학교 1층에 닫히지 않은 유리창을 통해 학교 건물로 들어갔다. 하은이는 도진이의 손을 잡고 어두운 복도를 따라 발소리를 죽여가면서 걸어갔다. 마치 아주 어릴때 수박서리를 할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누간가 당직선생님이 있을것 같았고 교무실에 불빛도 있는것 같았다. 복도 유리창을 통해 달빛이 만연해서 하은이와 도진이를 비추고 있었다. 하은이는 도진이 손을 잡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에 둘은 중간쯤에 교실로 들어가서 창문을 열고 달을 구경했다.
하은이는 도진이와 단둘이 바닷가 바람을 맞으며 달을 구경하는게 너무 좋았다. 어릴때였지만 그때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은이가 그만 본능적으로 도진이 입을 맞추었다. 처음에는 그럴생각이 없었는데 달빛에 비친 도진이 모습이 너무 남자다웠다. 무슨일이 있어도 하은이를 지켜줄것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에 조금 놀란 도진이도 서투르게 하은이의 입술을 훔쳤다. 서로의 이빨이 부딧히면서 서툰 키스를 하고 있었는데 하은이가 도진이의 손을 가져와 가슴을 만지게 했다. 도진이도 거부를 하지 않고 하은이의 가슴을 만진다. 서로의 손이 서로의 육체를 만지면서 하나둘 옷을 벗는다.
도진이는 첫경험이라고 했다. 하은이는 첫경험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가슴이 뛴적은 없었다. 달빛에 비친 얼굴이 너무 빨개서 표시가 날정도였다. 서로의 얼굴이 터질듯이 빨개지고 거친숨을 내뱉으면서 미숙하지만 잊을수 없는 섹스를 함께 했다.
그렇게 피서를 갔다오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하은이와 도진이는 학교가 떨어져서 자주 만날수는 없었지만 주말에 주로 만났다. 하은이가 자취를 했기 때문에 자주 하은이 집에 도진이를 데리고 왔다. 도진이가 학교에서 대회가 많아서 그렇게 자주 만날수는 없었지만 한달에 적어도 두세번은 만났다. 도진이는 하은이가 이미 학교에서 일진으로 통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도진이는 하은이가 담배를 핀다는 것도 알게되었고, 노팬티로 생활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가끔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한다는 것도 알게되었고, 가스나 본드도 가끔 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하지만 도진이는 하은이가 무엇을 하든 가만히 그런 하은이를 지긋이 쳐다만 보고 아무말이 없었다. 하은이는 그런 도진이가 좋았다. 별 다른 관습없이 옆에만 있는 도진이가 좋았던 것이다.
하은이는 아침 일곱시나 되어서 잠에 들수 있었다. 온몸에 멍자국이 침대도 편하게 눕지 못하게 한다. 도진이는 의자에 앉아서 생각을 하고 있는것 같다. 하은이는 너무 피곤해서 학교 1학년 주임에게 몸이 너무 않좋아서 하루를 쉰다고 통보를 하고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하은이가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오후 네시였다. 거의 죽은듯이 잠을 잤다. 엉덩이와 등이 아파서 몸을 뒤척이긴 했지만 한끼도 먹지 않고 잠을 잤다. 눈에 뭔가 부스럭거리는것이 아마도 잠을 자면서 하은이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것 같다. 눈도 조금 부어있는것 같다. 허기가 져 배가 고팠다. 도진이는 가고 없다. 하은이는 별로 걱정은 하지 않는다. 멀뚱히 도진이를 생각하다가 식은밥으로 대충 끼니를 때운다. 욕실에서 샤워를 한다. 샤워를 하고 거울로 몸 상태를 확인한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군데군데가 파란색으로 이미 자리를 잡혔다. 조금있으면 검은색으로 바뀔것 같다. 하은이는 많이 때리고 맞아봐서 어느정도의 멍이 어떻게 변할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한 보름정도는 지나야 완전히 없어질것 같다. 하은이는 어떻게는 여섯시까지 하은이지 일층 입구에 있어야 한다. 그 뒤에는 도진이가 하은이를 구해줄지 어떨지는 장담을 하지 못한다. 하은이가 곤경을 쳐했을때마다 구해준 도진이가 이번에도 하은이를 구해줄것일고 믿고있다.
어째든 시간이 별로 없다. 화장을 해야 한다. 혹시 모르니까 아주 진하게 한다. 노출할때 처럼 과장되게 눈과 입술을 아주 천박하게 화장을 한다. 화장대에 비친 하은이 자신의 모습이 아주 처량해보인다. 잠시뒤에는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하은이는 화장을 마치고 청바지와 남방을 입는다. 도저히 스커트는 입을수 없다. 허벅지와 종아리 곳곳에도 멍자국이 심해서 도저히 다리를 내놓고 다닐수 없었던 것이다. 하은이는 도진이에게 전화를 하려다가 그만둔다. 시간이 다되어서 빌라 일층으로 내려간다.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한다. 여섯시가 지나고 있다. 여섯시 5분이 되자 기억하기도 싫은 구형의 봉고차가 빌라 입구를 지나 하은이가 있는 쪽으로 들어온다. 봉고차 분이 열린다. 한눈에 민규와 나머지 네명이 그대로 눈에 보인다.
"씨발년아. 어서 타.!"
하은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봉고차를 탄다. 봉고차가 빌라입구를 벗어나 달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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