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희는 좋은 머리를 타고났는지 공부 하나는 잘 했다.
얼굴도 예쁜 것이 몸매도 늘씬한 것이 공부까지 잘하니 시샘의 대상이었다.
주변에 시샘을 받고 왕따를 당하는 지희는 누구보다 외로운 성장기를 보냈다.
그래도 원장님의 총애를 받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원장님의 총애덕분에 고아원에서도
왕따였지만, 기댈 곳이 있다는 것은 숨통을 틔워 주었다.
원장님이 지희를 총애했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공부를 잘해서도 아니고 착해서도 아니었다.
단지 예쁘다는 것이 전부였다. 예쁘다는 이유로 지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원장님의 방에
불려 가야했다. 원장님의 방에는 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어 갈 수 없는 공간이었다.
지희가 원장님 방에 가면 언제나 먹을 것이 잔뜩 있었다. 고아원에 쌀이 떨어져도 원장님 방에는
항상 먹을거리가 풍족했다. 원장님 방의 먹을거리는 순전히 지희를 위한 배려였다.
원장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지희를 불러 배불리 먹이고 몸 검사를 했다.
홀랑 벗겨놓고 가슴도 만져보고 사타구니도 들여다본다. 발가벗고 줄넘기도 시켰다.
원장님은 분기에 한 번 후원자들이 오면 만찬회장에 지희를 부른다.
원생 중에 만찬장에 참여하는 영광은 지희만이 누렸다.
만찬장에 가서 지희가 하는 일은 후견인들에게 춤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예쁘게 예쁘게 춤을 추면 후견인들이 즐거워서 돈도 주고 박수도 준다. 그 돈은 원장님이 보관한다.
지희는 재주부리는 원숭이마냥 춤을 추다가 원장님의 싸인에 따라 옷을 하나씩 벗어야 한다.
셔츠를 벗고 치마를 들치고 빤추를 내리면 후견인들은 환호를 하며 박수를 보낸다.
어릴 때는 아무 것도 몰랐다. 원장님이 부르면 가고 시키면 했다.
배고픈 지희에게 그 것은 배를 부르게 해주는 기회였다. 어른들이 지희더러 예쁘다고
칭찬하고 자기들끼리 흥분하고 얼이 빠지는 자리였다. 어른들의 벌어진 입이 재미있었다.
지희는 춤을 추며 옷만 다 벗으면 마음껏 포식을 할 수 있었다.
홀랑 벗은 몸으로 고기며 음료수를 맘껏 먹을 수 있었다.
후견인들이 발가벗은 지희의 몸을 손으로 쓸면서 떡도 입에 넣어주고 과자도 손에 쥐어 주었다.
지희는 그것이 어른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사랑받는 방식인 줄 알았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원장님이 부르면 부끄러워졌다. 자꾸 무서워졌다.
이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해야 했다. 길들여진 짐승처럼 당연히 해야 했다.
어린 마음에도 원장님의 총애를 받고 있다. 내가 열심히 해야 원장님이 좋아 하신다.
내가 후견인들의 지갑을 열어 우리 원생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
내 속살을 보며 흥분한 그들은 큰 액수에도 사인을 마다하지 않는다.
내가 원장님 뜻에 따라야 무용학원에도 계속 다닐 수 있다.
무용학원 과외는 누구도 받지 못하는 천사 고아원의 혜택이었다.
원장님이 특별히 지희만을 비싼 수업료 내며 무용학원에 보내 준다.
사실은 지희를 위해서가 아니고 천사고아원을 위해서였지만.
사실은 후견인들에게 좀 더 세련된 춤을 보여주고 더 많은 후원금을 빼내기 위한
원장님의 수단이었지만, 지희에게도 손해날 일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자아가 생기기 시작했군요. 사장님.”
“그 전에도 갈등은 있었지요. 하지만 누구에게 하소연해요? 누구와 의논해요?”
“그렇죠. 저도 사촌들한테 두들겨 맞아도 어디 말 할 곳이 없었어요.
고모에게 얘기하면 고모가 형들을 야단치지만 그 건 형들의 주먹으로 되돌아 왔어요.
고모부에게는 정말 말할 수 없었어요. 남자 자식이 쩨쩨하다 그래요.
고모부는 저를 남자답게 키우고 싶다고 용서라는 게 없었어요.”
“자기도 힘들게 살았군요. 지금도 형들이 때리나요?”
자신의 얘기를 하며 담담하던 지희가 내가 사촌들에게 맞으며 컸다는 말에 눈시울을 붉혔다.
- 앙큼 떨지 마라. 이년아. 너 때문이야. 엄마만 있었으면 나는 고모 집에 살지 않았어. -
생각이었다. 혼자 속으로 지희를 원망하며 분노가 들끓었지만 내색은 안 했다.
“요즘은 형들을 통 못만나요. 큰형은 유학 갔고 작은 형은 야설넷대학교 장학생이거든요.”
“형들은 공부를 잘했나봐요? 자기는 왜 고등학교 하고 말았어요?”
“형들은 공부를 잘했어요. 고모부의 서슬이 무서웠거든요. 나는 학교에 가는 날보다 안 가는 날이 많았어요.”
“고모부가 자기 자식만 챙기고 자기를 방치 했군여.”
“형들은 공부 못해서 매 맞고 나는 결석해서 매 맞고. 후 후 고모부는 매를 들고 살았죠.”
“왜? 학교에 안 갔어요? 적응이 되지 않았나요?”
“어린 나이에 갈등이 많았나 봐요. 왜 나는 부모가 없을까? 나는 왜 고모 집에 살까?”
“불쌍한 우리자기. 지금 부터라도 열심히 사는 것이 복수하는 거에여. 성공해야 되어.”
- 너 때문이야. 이년아. 내 인생이 너 때문에 꼬였는데 니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 -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고 있었다. 지희가 자기 과거를 고백한다 해 놓고 내 과거를 들추고 있었다.
이러다가 이모 때문에 우리 엄마가 죽고 내가 고아가 됐어요. 하고 까발린다면 산통 깨지는 일이었다.
내가 지희 첫사랑의 아들이라는 것이 까발려지면 지희는 분명 방어막을 칠 것이다.
지희가 방어막을 쳐버리면 나는 범접하기만 힘든 것이 아니라 죗값도 받아야 할 것이다.
“자기. 성공해야 되여. 지희가 스폰 해줄게여. 하고 싶은 거 다 밀어 줄게여.”
“아! 내이야기를 하고 있네. 하하. 사장님 하던 이야기 계속해요. 재미있어요.”
나는 지희의 불운한 과거를 재미있다고 했다. 계속 듣고 싶다고 했다.
지희는 나의 태도에 개의치 않고 고아원 이야기를 계속했다.
예쁘다는 이유로, 깜찍하다는 이유로 받은 원장님의 총애는 나를 더욱 외롭게 했어요.
절대자의 총애를 받는다는 것은 힘없는 자들에겐 정말 얄밉거든요.
그래서 나에겐 친구도 없었고 동지도 없었고 적들만 가득했어요.
다른 아이들은 그릇을 깨도 서로 묻어주고 감싸주고 변명해 줬지만,
내가 휴지를 흘리고 줍지 않으면 누군지 잽싸게 선생님들께 일러요.
선생님들께 기합을 받고 있으면 항상 원장님이 나타나서 구해 주셨죠.
“원장이 사장님의 보지를 유린 하지는 않았나요? 사장님을 후견인들의 잠자리에 밀어 넣지는 않았나요?”
그랬으면 싶었다. 고아원에서 지희가 원장님에게 따먹히고 선생님들께 돌림빵 당하고
후견인들에게 골고루 상납되는 상상을 했다.
“원장님은 나를 건드릴 수 없었어요. 사모님이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 있었거든요.”
“선생들은요? 후견인들도 알몸을 보면 먹고 싶었을 텐데.”
“선생님들은 원장님의 눈치만 봤어요. 나를 벌 할 때도 조심스러웠지요. 원장님이 고아원을 위해서 나를 이용했지 몰염치한은 아니었나 봐요. 후견인들도 나를 재주 부리는 짐승이나 어린 아이로 보았을 거에여. 여자로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린 아이나 짐승도 예쁘면 먹어 봄직 한데.”
“으앙. 자기 너무 짓궂따. 지희가 걸레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조금은 화가 난 듯한 지희의 앙탈에 나는 손사레를 쳤다.
“아니요. 아닙니다. 사장님. 얘기에 너무 깊이 빠져서 허우적대느라고.”
지희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지희를 장난감처럼, 인형처럼, 강아지처럼 데리고 놀며 즐겼던 원장님과 후견인들이었지만
아무도 지희에게 몹쓸 짓은 하지 않았다.
- 해도 안했다고 씨불이면 내가 어떻게 알아? 대중 앞에서 발가벗고 춤추는데 그냥 두었겠어? -
아마도 원장 사모님이 그림자처럼 붙어 감시하니 한도를 넘어서지 못했나보다.
중 1 이 되면서 지희는 정신적으로 자아가 생기고 몸에 변화도 일어났다.
가슴이 솟아오르고 보지에 털이나기 시작했다. 감추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어느 날, 원장실로 불려갔다. 원장님이 신체검사를 한다고 옷을 벗으라 했다.
전에도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지만, 그날은 정말 싫었다. 원장님 앞에 꿇어앉아 빌었다.
“원장님. 이제 다른 아이로 바꾸면 안 될까요? 지희는 이제 중학생이에요.”
“그래. 중학생이니까 몸을 더욱 자세히 관찰해야 하는 거야. 변화가 심할 때거든.”
“부끄러워요. 제가 뭐 원숭이인가요? 저도 사람이에요.”
“너는 원숭이만도 못한 강아지야. 부끄럽다니. 누구 덕에 먹고 사는데.”
그 때 삿대질을 하며 나선 이가 원장 사모님이었다. 원장님이 정에 이끌려 약한 모습 보이자
사모님이 팔을 걷어붙였다. 사모님은 가혹했다. 냉철했다.
“인간적으로 대해주니 인간인 줄 알어? 짐승처럼 대해 줘야 정신 차리겠어?”
사모님은 휴대전화 다이얼을 꾹꾹 눌렀다. 누구에겐가 급히 오라는 전화를 했다.
그리고는 지희에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턱을 받쳐 올리고 눈을 들여다보다가 뺨을 후렸다.
지희는 알 수 없는 공포에 떨었다. 그 공포는 현실로 다가왔다.
남자교사 두 명이 사모님의 호출을 받고 달려왔다.
그들은 지희의 팔을 하나씩 제압하고 달랑 들어 올렸다.
“지하 세뇌 교육실로 가세요.”
세뇌 교육실은 천사고아원의 악명 높은 정신 교육장이었다.
그 곳에 다녀온 원생들은 그 곳에 대해 전혀 말하려 하지 않았다.
그 곳에 다녀온 원생들은 급하게 온순해졌다. 말을 잘 들었다.
“원장니임! 싫어요. 싫어요. 말 잘 들을게요. 살려 주세요.”
지희는 몸부림을 쳤지만 원장님은 뒷짐만지고 창밖을 내다 볼 뿐 나서지 않았다.
세뇌 교육실에 끌려온 지희는 두 명의 남자 교사에 의해 발가벗겨졌다.
그리고 만세를 부르는 자세로 천장에 매달려졌다. 발가락 끝이 겨우 바닥에 닿아 있었다.
지희를 발가벗겨 매달아 놓고 두 명의 교사는 세뇌교육실을 나갔다.
스무 평 남짓한 세뇌교육실에 정적이 흘렀다. 지희는 후회를 했다.
- 먹여주고 재워주고 학교에도 보내주는 원장님의 말을 잘 들을 걸.
남들 못가는 무용학원에도 보내 주잖아? 이제 모든 걸 다 잃게 생겼어. -
- 아니야. 이 건 사람이 아니야.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될 수 있어? -
후회와 반감이 교차했다. 벗어나고 싶었다. 고아원을 탈출하고 싶었다.
- 하지만 고아원을 벗어나면 누가 반겨준단 말인가? 학교도 못 다니고 당장 굶어 죽을 거야.
악에 무리의 수렁에 빠져 고통 받을 거야. -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데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시커먼 세파트가
어슬렁거리며 교육실로 들어섰다. 뒤에 원장 사모님이 따라 들어왔다.
“사모님. 잘 못 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앞으론 시키는 대로 할게요.”
지희는 울고 있었다. 울면서 용서를 빌고 있었다. 닥쳐올 공포에 떨고 있었다.
사모님이 교육실로 들어와서 지희를 매단 줄을 느슨하게 해 주었다.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을 수 있도록 줄을 풀어 주었다.
사모님은 구석에서 의자를 가져와 지희의 가랑이 사이에 놓았다.
사모님이 의자에 앉으니 지희의 사타구니에 사모님의 얼굴이 자리 잡았다.
사모님은 손으로 지희의 구멍을 벌리며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지희는 내려다 볼 수 없었다.
그냥 사시나무처럼 오돌오돌 덜고 있어야 했다. 닥쳐올 일을 예상 못함에 머리는 텅 비었다.
셰퍼드는 스무 평 교육실이 좁다고 뛰어 다녔다. 바람이 휙휙 일었다.
지희의 구멍에 금속성 물체가 닿았다. 사모님이 핀셋으로 지희의 보지를 벌리면서 검사하고 있었다.
“아직 발악을 할 시기도 아닌데. 벌써 세상 무서운 줄 모르네.”
“사모님. 잘 못 했어요. 다시는 말 잘 들을게요. 용서해 주세요.”
지희는 울면서 애걸복걸 했지만 사모님은 들은 적도 안했다.
“媤! 이리 와.
사모님의 부름에 셰퍼드가 달려왔다.
“배은망덕한 년이 어떤 지랄을 할 지 모르니 잘 지켜. 잠시도 한 눈 팔지 마.”
끄응 소리를 내며 셰퍼드가 내 앞에서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았다.
일어나서 의자를 원위치 시킨 사모님이 셰퍼드 옆에 서서 지희 눈을 들여다보았다.
지희는 용서를 받지 못할 것 같아서, 소정의 교육을 감내해야 될 것 같아서 입을 다물고 눈을 감았다.
“눈 떠. 나를 똑바로 봐.”
사모님이 호통을 쳤다. 지희는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사모님을 봤지만 초점은 없었다.
공포에, 분함에, 외로움에 머리는 멍했고 몸은 부들부들 떨렸다.
“내가 올 때까지 철저하게 반성 해.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혀 깨물고 죽어. 사고처리 하면 되니까.”
사모님은 지희의 뺨을 왕복으로 갈기고 교육실을 총총 나갔다.
나가면서 사모님이 교육실의 전등을 끄고 이내 문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컴컴한 교육실에 셰퍼드의 움직이는 소리만이 들렸다. 그래도 조용한 가운데
셰퍼드가 혼자 뛰노니 지희는 조금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체념인지도 몰랐다.
용서를 빌어도 안 되고 반항도 탈출도 할 수 없다.
사모님이 정해 놓은 교육을 받고 다음부터 순응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
다리가 아팠다. 다리에 힘을 빼니 팔목이 아프다. 끊어지려는 듯.
지희는 발뒤꿈치를 들고 손으로 줄을 잡았다. 줄을 손으로 잡으니 뒤꿈치가 바닥에 닿지 않았다.
다시 줄을 놓았다. 손목이 아프다. 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줄을 잡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는데
갑자기 교육장 이 환해졌다. 지희는 순간, 반가움과 무서움이 온 몸을 휘저었다.
전등은 켜졌는데 아무도 없었다. 셰퍼드만이 활기차게 뛰어 다녔다.
잠시 후 또 불이 켜지고 사람은 없었다. 문도 열리지 않았다.
지희의 정신은 또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체념 속에 안정을 찾고 있었는데
전등이 켜지면서 현재 진행형의 공포가 엄습했다.
불은 10초를 넘기지 않았다. 또다시 꺼졌다. 사모님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전등을 켰다 끄면서 지희를 잠시도 마음 놓고 있지 못하게 하려는 사모님의 교육 방식.
지희는 전등이 켜지고 꺼짐에 정신이 혼란해서 손목의 아픔도 다리가 아픔도 잊었다.
그냥 출입구만 뚫어지게 응시했다. 원장님이 오시면 사정이 통할 것 같기는 했다.
또다시 전등이 켜지고 꺼지기를 수차례.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래도 셰퍼드가 몸뚱아리를 물어뜯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지희는 안도했다.
전등이 켜지고 꺼지는 반복 속에 지희는 진실을 발견했다.
불이 켜질 때마다 媤가 출입구 근처에 있었다. 감지센서?
누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도록 출입구에 센서가 달려 있는 모양이었다.
사실을 알고 나니 지희는 전등이 켜지는 것에 무덤덤해졌다.
媤가 출입구 근처에 자주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媤는 지 맘대로
교육실을 뛰어 다닐 뿐 지희의 바람은 아랑곳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지희의 머릿속은 텅 비었다가 복잡았다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었다.
다음부터는 시키는 대로 잘 하겠다는 반성만이 머리를 가득 메웠다.
밤새 뛰어 다닐 거 같던 媤가 조용해졌다. 잠든 모양이다.
그래도 지희는 잠이 오지 않았다. 세상이 고요하고 媤가 잠들어도 지희는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 내일 아침이면 사모님이 용서해 주시려나? 용서해 주시겠지? -
그런 생각만 하다가 밤을 새웠다. 어느새 창문으로 희뿌연 빛이 들어왔다.
지하 교육장까지 빛이 들어올 지경이면 새벽은 아닌 듯 했다. 정오가 가까웠을 것이라 지희는 가늠했다.
내려다보니 媤는 지희의 바로 앞에서 잠들어 있었다. 지킨다고. 지희를 지킨다고.
교육을 잘 받은 훈련견인 모양이다. 지능도 바보는 아닐 거라고 지희는 생각을 했다.
지희는 손목을 뒤틀며 신음 소리를 냈다.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손목이 풀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하나는 媤를 깨우고 싶은 욕망.
처음엔 媤가 무서웠지만 지희를 해하지 않음에 깨워서 뛰 다니는 모양을 보고 싶었다.
지희의 용쓰는 소리에 媤가 벌떡 일어났다. 언제 잤었느냐는 듯 네 다리를 곧추 세우고
지희를 향해 컹컹 짖었다. 여차하면 물겠다는 자세였다.
지희는 소름이 돋았지만, 媤의 하는 모양새를 즐겼다. 외로움이 가셨다. 무서움이 도망갔다.
媤는 교육실이 좁다고 또다시 뛰어 다녔다.
媤가 출입구 쪽을 휙 지나치면 전등이 교육실을 환하게 밝혔다.
지희가 媤를 보며 반쯤 미소를 지은 것도 잠시,
갑자기 지희의 마음과 몸은 돌처럼 굳어져야 했다.
원장 사모님이 어느새 소리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와 있었다.
츄리닝 차림의 원장 사모님은 작은 손수레를 밀고 교육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출입문이 자동이라 소음이 없어 사모님이 들어서는 것을 지희는 미처 보지 못했다.
媤가 뛰어 다니는 모습을 보느라 사모님의 등장을 지희는 보지 못했다.
사모님은 지희에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턱을 받쳐 들고 조용 조용 말했다.
“웃고 있구나. 지희. 반성 하랬더니 媤하고 놀고 있었단 말이지.”
“아닙니다. 사모님. 밤새 반성 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지희는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듯이 외쳤다. 순간, 뺨이 얼얼하고 눈에 번개가 쳤다.
사모님이 턱을 받치고 있던 손으로 지희의 뺨을 후린 것이었다.
“너는 반성한 모습이 아니야. 입에 거품을 물고 속죄 해야지 히죽거리고 있어.”
지희는 더 이상 용서를 구하지도 못했다. 밤새워 반성했건만 인정해 주지 않으니 이제 처분을 기다릴 뿐이었다.
사모님은 지희 손을 묶은 줄을 더 느슨하게 해 주었다.
“무릎 구부리고 앉아.”
밤새 힘을 주었던 다리가 굽혀지지 않았다. 무릎이 굽혀지지 않아 다리가 후들거렸다.
“싫단 말이지? 내 말 안 듣겠다는 말이지?”
사모님의 억지에 지희는 앉으려다가 뒤로 나자빠졌다.
엉덩이는 바닥에 닿지 못했다. 천장에서 줄이 당기고 있어서.
다리는 쫙 펴진 채 가랑이를 벌리고 엉덩이는 뒤로 빠진 채 허공에 대롱 거렸다.
“오! 그래. 자세 좋은데. 그래 그렇게 있어. 니가 원한 자세니까.”
“팔이 아파요. 사모님. 겨드랑이가 찢어질 것 같애.”
“아직 엄살 떨 정신이 있다는 말이지? 반성을 안 한단 말이지?”
사모님은 자꾸 지희가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몰아갔다. 억지였다.
사모님이 작은 손수레에 덮어 씌어져 있던 보자기를 들쳤다.
지희의 목구멍에 꿀꺽 소리가 났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배고픈 지희의 코에 밥 냄새가 들이 닥쳤다. 낸새만 맡아도 살 것 같았다.
지희는 속으로 외쳤다. 밤새 굶은 지친 지희였다.
- 감사합니다. 사모님. 잘 먹겠습니다. -
사모님은 수레에서 스텐 그릇과 은수저를 손에 집어 들었다. 그리고 지희 쪽으로 몸을 돌렸다.
스텐 그릇에는 흰죽이 가득 담겨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媤. 이리 와.”
- 아! 내 것이 아니구나. -
지희는 낙담했다. 흰죽은 지희의 먹을 거리가 아니고 媤의 아침인 것을.
사모님이 은수저로 흰죽을 펐다. 媤가 침을 흘리며 고리를 흔들고 있었다.
-아! 媤도 숟가락으로 죽 먹는구나. 하필 왜 배고픈 내 앞에서 먹니? -
지희는 원망의 눈초리로 媤를 노려봤다. 媤는 긴 혀를 내밀고 자기 입술을 핥고 있었다.
사모님 손에 쥐어진 숟가락이 지희를 향했다. 가득 푼 죽을 지희의 가슴에 쏟아놓고 있었다.
“媤. 천천히 먹어.”
媤가 지희의 가슴을 핥아대기 시작했다. 지희는 기겁을 했다.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렀다. 媤는 아무 생각 없는 듯 죽만 핥아 먹었다. 고문이었다.
죽 한 그릇이 지희의 온 몸 구석구석에 퍼 옮겨졌고 媤가 지희의 온 몸을 핥았다.
무서울 뿐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媤의 보드라운 혀는 지희의 몸을 뜨겁게 했고
전율케 했다. 수치에 정신이 혼미 해졌다. 지희는 스스로 미칠 것 같았다.
미치면 안 된다고 정신 줄 놓으면 안 된다고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며 견뎠다.
몸은 황홀했지만 개에게 유린당한다는 마음이 아팠다.
죽 한 그릇이 바닥을 보이자 고문은 끝났다.
“지희야.”
“예. 사모님.”
“오늘 媤에게 사랑받은 기분이 어떠냐?”
“좋습니다. 사모님.”
“좋기만 하냐? 그 거 뿐이냐?”
지희는 순간을 모면하기위해서 더한 고통과 수치를 피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렸다.
사모님의 마음에 드는 말을 해주어야 용서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황홀 했습니다. 세상에 더 없는 쾌감을 느겼습니다.”
“그래? 그러면 앞으로 媤를 서방님이라 부를 수 있겠느냐?”
지희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이제 출구가 보일 것 같았다.
“예. 사모님. 媤를 서방으로 모시겠습니다.”
“서방이 아니고 서방님. 媤가 아니고 媤님.”
“예. 예. 사모님.”
“媤 서방니임! 하고 불러 봐.”
“媤 서방니임!”
지희가 媤 서방니임! 하고 불렀지만 媤는 배가 부른 듯 외면하고 누워 있었다.
“소리가 작으니까 반응이 없잖아. 다시.”
지희는 크게 媤 서방니임!을 불렀다. 자기도 깜짝 놀라도록.
잠시 媤가 고개를 지희 쪽으로 돌렸다. 사모님은 흡족한 표정으로 지희를 바라봤다.
“앞으로 서방님이 원하면 오늘처럼 식사를 대접 할 수 있겠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지희는 이 위기부터 넘고 싶었다. 까짓것 못할 이유도 없어 보였다.
“예. 사모님. 언제든지 온 몸으로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그래. 너는 인간이 아닌 게야. 媤의 마누라. 암캐란 말이다.”
“예. 사모님. 이제 시키는 대로 잘 하겠습니다.”
“지희는 오늘을 잊지 않기 위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여기 와서 媤 서방니임! 하고 문안 인사드릴 것. 밖에서 媤를 만나면 서방니임! 하며 고개 숙이고 속으로 인사 할 것. 잊지 말아라.”
“예. 사모님. 오늘을 명심하겠습니다.”
“다시 여기에 오게 되면 강아지를 임신해서 나갈 테니 다시 올 일 만들지 마라.”
“예. 사모님. 이제 시키는 대로 잘 하겠습니다. 원장님과 사모님. 화 안 나시도록 하겠습니다.”
반성의 말이 지희의 입에서 거침없이 나왔다. 교육의 효과는 대단했다.
지희는 이 교육실에 다시 오고 싶지 않았다. 媤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끌려오지 않기 위해서 언제까지일는지 모르지만,
아침마다 스스로 와서 서방니임!을 부르고 가야했다.
지하 세뇌 교육실에서 풀려난 지희는 발가벗겨진 채로 원장실로 옮겨갔다.
지희의 옷이 거기에 옮겨져 있기도 했다. 옷을 입기위해 간 것은 아니었다. 사모님이 가라했다.
“밤새 무서웠지?”
원장님은 발가벗은 지희를 품에 안으며 어깨를 다독였다.
지희는 알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교육도 끝났고 서방님도 생겼는데
왜 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원장님 품에 안겨 지희는 어깨를 들썩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그래. 그래. 네 마음 내가 알아. 사춘기니까 마음에도 없는 반항이 나왔을 거야. 밤새 반성했으니 다시는 나쁜 마음 안 먹으면 되는 거야. 울음 그쳐. 나도 눈물 나려 한다.”
원장님이 눈물 나려 한다는 말에 지희는 울음을 그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뚝 그쳐지진 않았다.
“지희는 앞으로 연예인으로 키울 거야. 대중 앞에서 옷 벗으며 춤추는 것을 부끄럽다 생각 말아.
너를 과시하는 것이고 너에게 매료된 후원자들이 돈을 더 많이 쏟아 놓으면 불쌍한 우리 천사 가족들이 잘 먹고 잘 입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거야.”
원장님은 지희의 장래 희망도 묻지 않고 연예인을 만들겠다고 통보했다. 마음대로 정하고 시켰다.
천사 유치원 원장님은 항상 그랬다. 지희에게도 이제껏 미스코리아감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제는 연예인이란다. 다른 아이들에게도 너는 뭐해라. 너는 무엇이 되어라. 하며 정해 주었다.
지희 덕분에 후원자들이 돈을 푼다는 이야기엔 지희의 마음이 상기 되었다.
친한 사람은 없지만, 한 지붕 아래 같은 솥에 밥을 먹는 고아원 아이들에게 보탬이 된다면
지희 한 몸 희생 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6시간의 세뇌 교육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울음 그친 지희의 머리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세뇌되어 있었다. 원장님의 말이 고마웠다.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되어 지나요.”
조금은 퉁명스러운 지희의 말에 원장은 머리를 쓸며 말했다.
“원장할아버지가 마음먹으면 안 되는 것이 없어. 천사 유치원을 거쳐 나가서
자리 잡은 선배들도 많고 우리 후원인들은 모두 나라에 중요한 일을 하는 분들이야.
지희만 잘하면 내가 일일이 찾아다니며 부탁을 드리면 결과는 얘기 안 해도 짐작하지?”
지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대에서 노래하는 자신과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자신을 떠 올렸다.
사모님이 밤새 고통과 수치를 주며 아이를 극악으로 내 몰았다가,
원장님이 따뜻하게 감싸며 풀어주는 천사고아원의 운영 방식 중에 하나였다.
실질적으로 원장님은 고아원의 간판이었다. 인자한 얼굴로 사회 지도층과
교류하고 도움을 이끌어 낸다면 사모님은 고아원의 규율이었다.
모든 악역을 사모님이 맡아서 했다. 전면에는 원장님이 나서서 일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사모님이 뒤로 끌고 가서 군기를 잡는 것이 천사고아원이었다.
선한일은 원장님이 나서고 악한일은 사모님 담당이었다.
그래서 고아원 아이들은 사모님을 더 무서워한다.
그래서 밖에서는 천사고아원 아이들은 무조건 착한 줄로만 안다.
- 연예인 시켜 줄게. 원장의 약속. 후견인들 중에는 사회 지도층이 많아. 너 하나 키우는 건 일도 아냐. -
원장님의 한마디는 약발이 있었다. 장래를 보장해 준다는데 싫은 사람이 누가 있으랴.
“셰퍼드에게 서방님 했으니 사장님은 암캐가 되셨네요.”
나는 은근히 지희의 아픈 곳을 쑤시고 싶었다.
“그랬죠. 암캐가 되었죠. 주는 대로 먹고 시키는 대로 해야 했으니 암캐보다 못했죠.”
“개처럼 기어 다녔나요? 사장님. 볼 만 했겠다. 사장님이 기어 다니며 멍멍대는 모습.”
갑자기 아랫도리가 화끈하다. 지희가 약이 오르는지 불알을 불끈 쥐었기 때문이었다.
“아악!”
“죄송해요. 죄송해여. 장난이었는데”
나의 비명에 지희는 급 당황했다.
“아! 터진 것 같아. 으 으 죽겠어.”
화들짝 놀란 지희가 내 사타구니에 머리를 박고 불알을 뒤적거리더니 말했다.
“터지진 않았어요. 아프긴 하겠다. 호 호 호.”
- 씨팔 터지길 바랬냐? 터지진 않다니. 내 인생 꼬운 년이 남성마저 조질 일 있냐? -
사타구니에 묻었던 지희의 얼굴이 배를 타고 가슴을 지나 내 얼굴과 마주하니 둘의 몸은 포개어졌다.
나는 지희를 옆으로 밀치면서 물었다.
“그래서 담날부터 媤한테 문안 인사 같나요? 사장님.”
그래도 지난 일이라 여유는 있었다. 지희는 남의 일처럼 대답했다.
“첫 날은 부끄러워서 못 갔지여. 사모님의 호통을 듣고 저녁에 서방님 찾아 뵙고
담날부턴 새벽마다 갔지여.“
“가니까 서방님이 좋아 하시던가요? 사장님?”
“서방님은 나만 보면 핥으려고 그랬어요. 처음엔 도리질을 쳤지만 사모님이 무서워서
손을 내밀어 媤의 욕구를 풀어 주었지요.“
“매일 문안인사 드리니 자신이 개로 느껴졌나요? 사장님.”
“자기야. 사장님 빼고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 둘이 있을 땐.”
“입에 익어서. 둘이 있어도 사장님은 사장님이잖아요. 사장님.”
“둘이 있을 땐 사장님 아니에여. 애인? 섹스 파트너?”
“그냥 사장님 해요. 그 게 편 해.”
“자기가 편하다면 어절 수 없지만. 서서히 고쳐 봐요.”
“어쨌든 나는 개의 마누라다 생각 들었나요? 사장님?”
나는 일부러 사장님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했다. 지희 약 오르라고.
그래도 지희는 약 올라 하지는 않았다. 많이 속상해 하는 느낌은 들었다.
“나는 개다. 나는 개의 마누라다.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요.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했으니까요.
媤에게 가면 묶여서 갇혀 있던 그 밤이 떠 올랐어여.
몸으로 식사를 대접했던 수치심이 일었어요.
그래서 주눅이 들게 되고 다시 안 가려고 노력하며 생활 했죠.“
지희가 반항을 하고 쎄뇌 교육실을 다녀오고 고분고분 해졌지만 만찬회 스트립쇼는 계속 되었다.
달라진 점은 지희가 홀랑 벗고 음식을 먹어도 후원자들은 구경만 했다.
후원자들이 박수치며 먹을 것을 권해 왔지만 지희 몸을 만지는 일이 없어졌다.
만찬회를 하기 전에 지희는 하루를 굶어야 했다. 아니, 고아원에서 하루를 굶겼다.
배가 고파 허겁지겁 먹는 모양을 후원자들은 좋아했다.
자기들의 베풂에 달콤하게 받아들이는 지희의 모습을 후원자들은 즐겼다.
배도 고팠지만, 지희는 후원자들의 만족을 위해 더 게걸스럽게 먹어야 했다.
媤를 서방님으로 모신다는 사실은 사모님밖에 모르는 일이었다.
媤를 서방님으로 모시면서 사모님은 지희를 보호해 주기 시작했다.
“사장님이 홀랑 벗고 춤추는 모습을 많은 남자들이 보았겠네요.”
“많은 여자들도 보았어요. 후원자들 중에 여자가 절대적으로 많았거든요.”
“어른이 돼서 내 알몸을 본 사람들과 만날까봐 걱정되지 않았나요?”
“만났어요. 공무원시절에 업체를 방문했는데 후원자 중에 한 명이 사장석에 앉아 있었어요.”
“숨었겠네요?”
“나는 옛날 생각이 났지만 그들은 관심 없었어요. 그냥 자기들을 즐겁게 해주는 재롱 잔치였을 뿐.”
“그들의 생각을 어떻게 사장님이 단정해요? 물어 봤나요?”
“사장석에 있는 그 분과 대화를 풀어 봤어요. 제가 자리를 만들었죠.”
“내가 그 때 그 아이다 밝히셨나요?‘
“밝혔죠. 놀라더군요. 그 때 일은 안중에도 없는 듯 예쁘게 자라 주어서 고맙다던데요.”
“그랬군요. 안 그런 넘들도 있을 텐데.”
“모르죠. 그 일로 문제가 된 일은 없었으니까.”
사모님은 만찬회장에는 절대 카메라를 소지하지 못하게 했다.
지희가 춤을 출 때는 어떤 도구로든 촬영을 금지하며
적발될시 에는 함께 갈 수 없다고 사모님은 주위를 환기 시켰다.
교육실에서 피도 눈물도 없었던 사모님이 그 이후 지희를 극진히 보호하여 주며
지희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였다. 벌거벗고 식탁위에서 지희가 배를 채울 때도
사람들이 구경만 하였던 것은 사모님이 사전에 터치를 금지시킨 때문이었다.
지희가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었다. 만찬회장에서 지희가 한 마리 원숭이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만찬회에 참석한 사람들뿐이었다. 그들은 나름대로 사회적 저명인사였기에
고아원에서의 재롱잔치를 외부로 흘리진 않았다. 지희 본인만이 수치를 감당하면 그만이었다.
원생들도 지희가 만찬회장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냥 원장님의 배려로 잘 얻어먹고 오는 줄로만 알고 시샘만 할 분이었다.
중 3 여름 방학을 앞 둔 어느 날, 지희는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만찬회장에서 스트립쇼를 하고 식탁 한 복판에 퍼질러 앉았다.
후원자들이 먹을 것과 음료수를 따라주어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음료수를 먼저 몇 잔 들이켰다. 고기도 몇 점 먹지 못했는데 지희는 갑자기 마음이 이상해졌다.
머리가 어지럽고 마음이 무지 슬펐다.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기억이 끊겨 버렸다. 기억을 되찾았을 댄 쎄뇌 교육실이었다.
지희는 철창에 갇혀 있었다. 몸은 철창 안에서 꼼짝 할 공간이 없었다.
쪼그리고 앉았는데 철망이 머리에 어깨에 무릎에 발끝에 닿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양 팔은 창틀 사이로 외출을 하고 있었다. 양 팔은 철망 사이로 밖에 나가 있었다.
물론 다시 들어올 공간은 없었다. 媤가 주위를 빙빙 돌며 지희를 지키고 있었다.
“媤가 마누라 왔구나 하며 좋아 했겠네요. 사장님.”
“자기는! 웃음이 나오시죠? 지희는 치가 떨리는 날이에여.”
지희가 눈을 흘겼다. 나는 약간 찔끔했다.
“미안해요. 지난 일이라기에.”
“아니에여. 괜히 자기 기분 꺾었나 봐요. 재밌어 하세여.”
나는 괜히 미안해졌다. 지희를 놀려 먹는 다는 것이 슬퍼하게 만들었다.
화를 내면 재미있을 텐데. 슬퍼하니 미안했다.
지희는 만찬회장에서 배고픈 참에 음료수부터 몇 잔 벌컥 거린 것이 실수였다.
그 음료수에 후원자 중에 누군가가 장난으로 양주를 탔고 지희는 취해 버렸다.
취해서 혀 꼬부라진 소리로 후원자들에게 마구 욕을 퍼부었다.
- 내가 강아지냐? 워언숭이냐? 개돼지 같은 새끼들아 -
- 너희들이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어서 사람을 무시 하냐? 돈이면 다냐? -
- 내가 어른 되면 너희들 다 콩밥 맥일 거야. -
- 느그 딸래미 벗겨 놓고 희롱해라. -
- 내가, 지희가 나중에 느그 아들 사귈 거야. 니 며느리 될 거야 잡년아. -
알몸으로 일어서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주정을 했던 것이다.
할 소리 안 할 소리 다했다. 마음에 없는 말도 했다. 그러나 기억은 못한다.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본능이 말했던 것이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만이 표출 된 것이었다.
그 상황은 사모님의 꾸지람에서 들을 수 있었다. 벌은 받았지만 지희는 속이 후련했다.
술주정. 그 사건은 결국 지희를 천사고아원에서 떠나게 만들었다.
술주정 때문에 지희는 다니던 학교도 나갈 수 없었다. 고아원에서 보내주지 않았다.
결국 중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없었다. 사모님은 지희를 청소만 시켰다.
달아나지 못하게 발목에 쇠사슬을 채우고 셰퍼드 媤가 지희를 감시했다.
하루에 두 끼가 주어졌고 밤에는 철창 속에 앉아서 자야했다. 팔만 창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媤가 오며 가며 지희의 손을 핥아 잠을 깨우곤 했다.
쪼그리고 앉아 媤에게 시달리며 잠을 자니 만날 기운이 없었다.
제대로 먹지를 못하니 몸은 빼빼 말라만 갔다.
쇠사슬을 끌고 구석구석 청소하니 몸도 마음도 모질어갔다.
6개월이 흘렀다. 후원회 만찬이 두 번 있었지만, 지희는 불려가지 않았다.
누군가 지희 역할을 대신 할 것이라는 생각에 치를 떨었다.
재롱잔치가 없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희는 짐작했다. 가진 사람들은 누군가를
괴롭히며 희롱하며 쾌감을 얻는가 보다. 나는 지희의 눈에 눈물을 보았다.
“지희야. 이제 너도 다 컸고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구나.
사모님은 너를 평생 청소부로 벌하려 하지만, 내가 말렸다.
훌훌 털고 사회에 나가 꿈을 펼쳐 보는 것이 어더냐?”
원장님의 제안이었다. 고아원을 떠나라는 최후통첩이었다. 나가라는 떠밀림이었다.
지희는 접해 보지 못한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지만, 나가야했다.
거부하면 고통만 더해질 뿐이었다. 대책이 있어야 했다.
- 남들 다 사는데 나라고 못 살 것 있겠어? -
- 오히려 잘 된 일인지도 몰라. 해방이잖아. 고아원 탈출. -
- 무엇이든 한다. 사회에 나가서. 몸은 부서져도 마음만 안 망가지면 되잖아. -
- 드 넓은 천지에 지희 갈 곳 없겠어? 위기는 위험한 기회야. -
- 누구와 의논하고 누구와 등 기대고 사나? 어디서 자나? -
스스로 용기를 냈다. 부딪쳐 봐야 고아원 보다 힘든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퇴소해야 되는데 지희는 중학교도 졸업 못했어요. 정착금은 주나요? 원장님.”
“너의 불찰로 쫓겨나는 것이니 정착금이라는 것은 바라지 마라. 원칙에 없다.”
“그럼. 후원인 들이 이제껏 저에게 준 돈은 요? 원장님이 보관해 주시기로 했지 않나요?”
“그 건 준다. 그 돈으로 네 생활 터전을 알아보고 있다. 나가서 죽을 수는 없지 않겠니?”
지희의 불찰이라는 이유로 사모님은 천사고아원 퇴소를 결정했다.
지희의 불찰이라는 이유로 원장님은 연예인 시켜 주겠다는 약속도 이행하지 않았다.
지희는 입은 옷 그대로 맨 몸뚱이, 빈손으로 쫓겨나야 했다.
다행인 것은 잠 잘 곳은 마련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사모님의 조치였다.
2015년 3월 15일 일요일
이모 접수 - 7부
방으로 들어온 지희의 손에는 깨끗한 물수건이 들려 있었다.
지희는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아 물수건으로 나의 사타구니를 알뜰히 닦아 주었다.
젖꼭지를 닦아주고 허벅지를 닦아 주었다. 다시 부엌으로 나가서 수건 빠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수건을 빨아놓고 들어온 지희는 벽걸이에 걸린 스커트를 벗기더니 입었다.
셔츠를 입고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내 사각팬티를 치마 속에 입었다.
돌았나? 미쳤나? 제정신이 아닌가? 나는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장님. 그거 제 팬티인데요.”
지희가 빙긋이 웃었다.
“알아요. 자기팬티 입어보고 싶었어요. 편하네. 호호호”
정신이 나간 것은 아니었다. 지희는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입고 가세요. 흐 흐. 신랑한테 두들겨 맞지 마시고.”
“때리면 맞아야죠. 별 수 있나요?”
“남편한테 맞고 사세요? 남편이 때려요?”
“아니에요. 남편은 나한테 관심 없어요. 정신이 딴데 가 있으니까.”
지희는 핸드백을 어깨에 걸더니 내 성기에 입맞춤을 했다.
“그만, 가 볼게여. 자주 올게여.”
“아, 가시게요? 밥이 늦었는데.”
“하 하 사무실에서도 업무 보다 보면 매일 늦어요. 괜찮아요.“
지희는 누워있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부엌으로 나갔다.
돌아서는 지희의 치마 밖으로 내 사각팬티가 삐죽이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벌거벗은 몸으로 일어나 바지를 입었다. 바지를 입는 동안 지희는 샌들을 신고
내가 셔츠를 입는 동안 지희는 부엌문을 열고 있었다.
“사장님. 고맙습니다.”
나는 소리쳤다. 무엇이 고마운지 나도 모르겠다.
“저도 고마워용. 또 올게용.”
지희는 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옷 입느라 배웅도 못했다.
뒤늦게 뛰어나가니 골목에 지희 차가 시동이 걸려 있었다.
차의 운전석 창문이 열리더니 지희가 손으로 키스를 날렸다.
나는 허리를 구십도 꺾고 인사를 했고 차는 큰 도로를 향해 미끄러지듯 달려 나갔다.
방에 들어오니 침대위에 댕그라니 놓인 지희의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손으로 집어 코에 갖다 댔다. 향수를 뿌린 듯 향내가 코를 찌른다.
브라자도 코에 대니 구수한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지희의 브라와 팬티를 바지 주머니에 우겨 넣고 폰 메시지를 확인했다.
“자기야. 화내서 미안해. 미애 열심히 할게. 걱정 마.”
역시 미애의 메시지였다. 꽁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미애는 화낼 때 뿐이었다.
“고마워. 나는 여보야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서 화난거야. 여보야한테 화난 것은 아니였어”
곧바로 미애에게서 문자가 왔다.
“우리자기 착한 자기. 가치는 인정받게 될 거야. 걱정 마. 근데 답장이 많이 늦네.”
“잤어. 한 숨자고 일어나니 문자가 와있네. 미안 해.”
“아냐. 밤이 늦었어. 또 자.”
잠을 청하는 나는 행복했다. 지희를 다먹었다. 아니, 지희에게 따 먹혔다.
서슬 퍼런 입꼬 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지희를 내 품에 안고도 무사했다.
지희의 입속에 내 정액을 가득 쏘아 넣고도 나는 무사했다. 오히려
입꼬 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지희는 그 것을 좋아했다.
문자로 나를 걱정하는 미애도 있어서 행복했다. 미애는 내가 항상 기댈 수 있는 언덕이었다.
미애를 생각하다가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주머니에 우겨 넣었던 지희의 빤추와 브라자를 꺼냈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희의 빤추와 브라자를 숨길 곳을 찾아야 했다.
만약에라도 미애가 보게 된다면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들키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휴지통이 보였다. 그래도 버리기엔 너무 아까웠다.
나는 지희의 팬티와 브라자를 신문지에 싸서 침대 아래로 밀어 넣었다.
다음날은 멋내봐 쇼핑몰에서 남성 캐쥬얼 촬영이 있었다. 여러 모델이 촬영에 참여했지만 거기선 내가 에이스였다.
포커스가 나에게 맞춰져 있었다. 페이도 짭짤했다. 거기선 내가 쉬자고 하면 휴식 타임을 가졌다.
오후 6시 경 촬영이 끝나고 나와 사진작가만 사장에게 저녁 대접을 받았다.
멋내봐 쇼핑몰의 사장은 남자였다. 마흔아홉 살의 미혼이었다. 돈 버느라고 바빠서 장가를 가지 못했단다.
사진작가는 스물다섯의 아가씨였다. 처녀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확인을 못했으니까.
멋내봐 쇼핑몰의 사장님은 촬영이 끝나는 날마다 작가와 나에게 밥을 샀다.
그리고 작가에게 정성을 다했고 작가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내가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빠져 주는 것이 예의였다.
둘만의 타임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나의 처세술이었다. 약간은 배가 아팠다.
예쁘고 실력 있는 처자를 늙은 사장이 요리한다는 것이.
아쉬움을 안고 집으로 오는데 열찻집 대문 앞에 4명의 아낙네들이 서 있었다.
공동주택 안에 함께 사는 여편네들이었다. 그들은 나를 흘깃 거리며 수군대고 있었다.
내가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내 옆방의 여자가 나 들으라는 듯이 소리죽여 이야기 했다.
“생기긴 잘 생겼어. 그치?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다른 여자가 말을 받았다.
“생긴 값을 하는 거지 뭐. 원래 잘 생긴 남자는 속을 썩이는 법이여.”
“여자가 죽더라니까. 비명을 질러대는 데 다 들려. 흐흐흐흐”
“여자가 한 둘이 아니라메? 수시로 들락거린다메?”
“힘도 좋은 기라. 구경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여인네들의 수군거림에 귀가 간지러워 걸음을 빨리 했다.
집에 들어서는데 폰이 진동을 한다.
“촬영 끝났어? 놀러가도 돼?”
미애의 문자였다.
“아! 오늘은 쉬고 싶어. 내일 연락 해.”
“보고 싶다. 자기야.”
미애의 보고 싶다는 문자에 나는 잠시 갈등을 했다.
“여자가 한 둘이 아니라메? 수시로 들락거린다메?”
공동주택 여편네들의 수군거림이 떠올랐다. 안되겠다.
이제 미애를 밖에서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안해. 오늘은 쉬자. 나도 여보야 보고 싶어.”
그 때 누가 부엌문을 손으로 두드렸다. 잠시 후엔 발로 콩콩 차는 소리가 났다.
나는 부엌문을 살며시 열고 내다보았다. 아까 대문에서 수군거렸던 옆집 여자가 서 있었다.
30대 초반의 별로 예쁘진 않은 여자. 가슴이 드러나는 나시를 입고 반바지를 입었다.
손에는 깎은 사과가 한 접시 들려 있었다.
“이 거 좀 드셔 보세요. 시골에서 가져 왔는데 맛이라도 보시라고.”
옆집 여자와 스쳐는 지나가도 대면은 첨이었다. 이렇게 먹을 것을 가져온 것도 첨이었다.
그녀는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사과 담은 접시를 들고 들어와 침대위에 퍼질러 앉았다.
침대에 앉아 있는 그녀는 짧은 반바지 사이로 핑크색 팬티가 보였다.
“총각 방이 참 깔끔하네. 침대도 예쁘고.”
여자는 혼자 떠들고 있었다. 나는 접시도 받지 못하고 부엌에 엉거주춤 서 있었다.
“오늘 우리 신랑 출장 갔는데. 애도 없으니 적적하네여.”
옆집여자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며 혼자 실실 웃고 있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남편이 출장 갔는데 어쩌라고? 애도 없는데 어쩌라고?”
나는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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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 접시 두고 가시죠? 잘 먹겠습니다.”
내가 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말했다.
“누가 오나요? 여자 손님 오나요?”
여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어왔다.
“오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 별일이네.”
녁시 혼자 중얼거린 내 생각이었다.
나는 접시를 두 손으로 받아 쥐었다.
여자는 잠시 내 눈치를 보더니 쑥스러운 듯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여자가 나가고 나는 사과를 한 조각 집어 씹으며 셔츠를 벗는데
문 밖에서 서너 명의 여자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저어. 접시 두고 가시죠? 잘 먹겠습니다.”
내가 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말했다.
“누가 오나요? 여자 손님 오나요?”
옆집여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어왔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 별일이네.”
역시 혼자 중얼거린 내 생각이었다. 나는 여자에게서 접시를 두 손으로 받아 쥐었다.
엉덩이를 들며 양팔을 내미는 옆집 여자의 가슴이 보인다. 크다. 어림잡아 d컵은 되어 보였다.
애도 없다는 여자가 유방은 축 쳐져서 움직일 때마다 출렁대고 있었다.
군침이 돌았다. 내가 드디어 여자 맛을 알았는 모양이다.
한 손으로 슬쩍 밀어도 침대로 나자빠질 모양새다.
고무줄 반바지 벗기고 빤추 위에 그대로 찔러 넣고 싶었다.
나시는 벗기지 않아도 젖탱이가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양 손에 젖통 하나씩 받쳐 들고 흔들어 주고 싶었다.
양 쪽 젖꼭지를 줄로 묶어 목에 걸어주고 싶었다.
생각만 그렇게 했을 뿐 나는 접시를 받아 찬장위에 놓았다. 수도꼭지를 틀어 손을 씻었다.
여자는 잠시 내 눈치를 보더니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담에 놀러 와도 되죠? 옆집 사는데.”
여자는 한마디 툭 던지고 대답도 듣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여자가 나가고 나는 사과를 한 조각 집어 씹으며 셔츠를 벗는데
문 밖에서 서너 명의 여자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 간첩이었다.
씨팔 년이 내 집에 여자들이 들락거리니까 사과를 들고 탐색을 하러온 것이었다.
무엇을 보고 갔을까? 가서 뭐라고 지껄일까? 진한 농담이라도 지껄였다면 밖에서
문에 귀 대고 있던 다른 여편네들이 다 들었을 것이다.
내가 강간이라도 시도했다면 밖에 있던 여자들이 떼전으로 몰려들어 왔을 것이다.
재수 없게 건드리지도 못하고 강간 미수를 덮어썼을 것이다. 어쩌면 다행이었다.
뛰어 나가서 여자들 앞에 접시라도 팍 깨트리고 싶었다.
여편네들 남편을 찾아가 여자 간수 잘하라고 호통을 치고 싶었다.
침대에 누워 있으니 옆집 여자가 괘씸하다. 여편네들끼리 모여서 또 무슨 말을 지어 낼까?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했는데 여자들 입방아에 내가 곤란을 겪을 것 같은 불안이 내습했다.
담날은 난다긴다 쇼핑몰에서 촬영이 있었다.
30대 중반의 노총각 사장은 나를 보자마자, 촬영하는 하루 종일
미애 칭찬을 했다. 몸매며 얼굴이며 마음씨며 태도까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댔다.
“팔넘. 그렇게 맘에 들면 A 급을 줘야지. C 급 줘 놓고 사람 떠 보나?”
혼자 속으로 한 말이었다. 아무리 내가 에이스 모델이라도 사장에게 대들 필요는 없었다.
사장이 미애를 칭찬할 때마다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웃어 주었다.
“먹음직스러운 아가씨였어. 뭐든지 적극적으로 잘 할 것 같아.”
작가 새끼가 사장의 말을 거들었다. 작가와 사장은 친구사이였다.
나는 속으로 먹음직이라니. 미애가 음식인가 생각하며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웃음으로 화답해야 했다.
그게 나의 품위를 유지시키고 돈을 벌게 해주고 대접을 받도록 해주니까.
8시간의 촬영이 끝났다. 페이 담긴 봉투를 받는데 폰이 진동을 했다.
나는 주머니에 든 폰을 꺼내지 않았다. 당연히 미애의 문자이리라.
“그 사이를 못 참아서 보고 싶다고 문자 날렸군.”
사장이 미애를 의식하는 듯 나에게 농담을 날렸다.
“오늘 저녁에 맛있는 것 사줘라. 시간 맞춰 문자도 날리는데.”
작가가 사장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내일 미애씨 촬영 있으니까 너무 오래 데리고 놀지 마라.”
사장의 말이었다.
“예. 사장님. 만나자 해도 내일 촬영을 위해 오늘은 푹 쉬라 하겠습니다.”
“허 허. 그러면 고맙고.”
내 기분이 상쾌해졌다. 드디어 미애가 난다긴다 쇼핑몰에서 정장 촬영을 하게 되는구나.
나의 일 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난다긴다에서 데뷔하고 스타일 쩐다, 멋내봐에서 경력을 붙이면
다른 곳에서는 A 급으로 갈테고 다시 이곳에서도 A 급으로 승급될 것이다.
기분 좋게 난다긴다 쇼핑몰을 뛰어 나왔다. 큰소리로 ‘수고 했습니다’를 외치면서.
“먹음직스러운 아가씨였어. 뭐든지 적극적으로 잘 할 것 같아.”
문을 열고 나오는데 작가 새끼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 새끼들 즈그끼리 무슨 말 한 거야? 미애를 노리는 것 아닐까?
사장이 총각인데 미애 정도면 탐낼만 했다. 미애를 만나면 단단히 단속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자를 열어보지 않았다. 짐작으로 미애가 차 몰고 마중을 왔구나 생각했었다.
도로가에 나와서 두리번거렸지만 미애의 자가용은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버스를 탔다.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뜻밖에 문자는 지희에게서 온 것이었다.
“오늘 저녁에 시간 되시면 놀러 오셔요. 저 혼자 야근 해영.”
잠시 갈등이었다. 머릿속에 미애가 있었는데 지희의 초대 문자.
미애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지희를 떠올렸다. 보고 싶었다.
생각만 해도 몸이 더워지고 근질거렸다. 나는 그대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감사합니다. 입꼬 버꼬 쇼핑몰입니다.”
지희의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예의 그 차갑고 사무적인 어투였다.
“저어~· 민호인데요. 사장님.”
“아! 자기이. 문자 받았어요? 시간 있어요?”
내 이름을 들은 지희의 목소리가 나긋해지며 코맹맹이 소리가 된다.
“예. 놀러 갈게요. 아무도 없나요?”
“애들 다 퇴근 시켰어요. 나 혼자 자기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는 타고 가던 버스에서 내렸다. 입꼬 버꼬 쇼핑몰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지희에게 가는 버스 안에서 미애의 전화를 받았다.
“자기야. 촬영 끝났어? 태우러 가려고 했는데 남들 볼까 봐 못 갔어. 이해하지?”
“괜찮아. 버스 많은데 뭐.”
“집으로 갈까? 자기 보고 싶다아.”
“내일 촬영 있다며? 사장이 오늘 여보야 하고 놀지 말래.”
“뭐 그런 시키가 있어? 왜 남의 연애 사에 간섭을 하니?”
“내일 좋은 작품 찍고 싶어서 그러지. 여보야가 이해해라.”
“싫어 갈래. 저녁만 먹고 올게.”
연상의 미애가 수화기 저편에서 떼를 쓰고 있었다.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 나는 지희에게 가야 하는데.
“사장 말 안 들으면 나 짤려. 나 짤리면 여보야도 무사하지 못해.”
“쇼핑몰이 거기밖에 없나? 나 자기야 집에 갈래.”
“”오늘만 날이냐? 하루만 참아라. 내일 만나면 되지.“
“시로 시로. 미애 슬퍼~~”
징징대는 미애의 음성을 들으며 전화를 끊었다.
혹시나 고집부리며 집으로 찾아 올까봐 은근히 걱정이었다.
고모 집에 가야한다고. 집에 못 들어간다고 거짓말을 했어야 했다.
미애 혼자 방에 있을 때 옆집 여자가 사과 들고 오면 또 소문을 만들어 낼 것이다.
여자들은 왜 남의 말 지어내기를 좋아 할까?
바쁘고 능력 있는 여자들은 남의 얘기할 여유가 없다. 자기 일도 바쁘니까.
능력이 없어 놀고먹는 여자들이 입방아라도 찧어야 무엇인가 하는 듯이 보이는 모양이다.
특히나 내가 사는 공동주택에는 놀고먹는 여자들이 많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그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머리끄덩이 잡고 싸움질도 한다. 난리 브루스를 한다.
열심히 일하는 남편의 성질을 건드려 흠씬 두들겨 맞기도 한다.
그러면 이웃 여자들은 말리지 않고 손뼉 치며 구경한다.
며칠 후면 박수치던 여자가 두들겨 맞고. 살림 깨지고 또 시끄럽다.
게으른 년들. 부지런히 일해서 남편 도우면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예쁨 받을 텐데.
평생 남의 집에서 남의 얘기나 하며 살아라. 그치만, 내 이야기는 제발 하지 마라.
나는 속으로 말했다. 미애에게.
‘제발 오지 말고 푹 쉬어라. 내일 촬영 해야지. 미애야.’
공터를 가로지르며 보니 입꼬 버꼬 쇼핑몰에는 불빛이 없다. 혹시 함정인가?
드디어 암흑천지에서 형사들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지희는 나한테 반했어. 내가 보고 싶어서 문자를 보냈고
지금 홀랑 벗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불은 내가 가면 켜겠지.
쇼핑몰 사무실 문을 밀었다. 잠기지 않았다. 틈새로 고개를 쏙 내밀었다.
진열장, 사무실, 통로에는 불빛이 없었다. 장막이 쳐진 스튜디오에만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자기야. 문 잠그고 들어오세요오~~ 아무도 엄써요오!”
장막을 들추고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온통 세상이 파랗다.
지희가 파란색 무드 등을 켜 놓고 소품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발가벗고.
“자기야. 와주어서 고마워요.”
지희가 몸을 일으키려 했다.
“계속 해요. 구경 좀 하게.”
나는 일어나려는 지희를 만류했다. 구경을 하고 싶었다.
지희의 몸매가 아니고 행위를 감상하고 싶었다.
내가 스튜디오에 들어섰을 때 지희는 발가벗고 침대에 누워서 한 손은 사타구니에
한 손은 젖탱이에 대고 있었다. 결론은 지희의 자위 장면을 구경하고 싶다는 나의 말이었다.
지희는 다시 누웠다. 그리고는 하던 짓을 계속했다. 나는 소품용 의자에 앉아 관전을 했다.
지희는 눈을 살포시 감고 왼 손으로 젖탱이를 주무르며 오른 손으로 보지 둔덕을 문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희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오고 아랫도리가 질펀해졌다.
둔덕을 문지르던 지희의 오른 손이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구멍 안에서 마구 휘젓고 있었다. 발바닥을 모으고 다리를 다이아몬드 형으로 벌리고
엉덩이를 번쩍 들고 손가락을 쑤셔댔다. 젖탱이가 요동을 치고 있었다.
“자기야. 옷 벗으세여. 일루와여. 나 좀 어떻게 해 줘요.”
지희는 못 참겠다는 듯 비명처럼 나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푸른 조명등 아래 하얀 침대위에서 지희의 알몸뚱이가 낚시에 걸린 생선처럼 파닥거리고 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서서히 옷을 벗었다. 지희가 몸부림을 치면서 풀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나는 지희 앞에서 스트립쇼를 하듯이 옷을 하나씩 벗어 던졌다. 자켓, 셔츠, 런닝, 바지...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성기를 잡았다. 한 손에 잡히지 않는다. 팬티를 뚫고 나오려는 듯 발기해 있었다.
지희는 나의 스트립쇼에 환장을 한 듯 몸을 꼬면서 환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여자의 자위를 처음 보았다. 질퍽한 사타구니에 좆은 넣어 봤지만,
허연 거품을 내뿜는 보지도 처음 직관했다. 벌렁거리는 보지, 찔끔거리는 씹물.
나는 지희가 발악을 하고 있는, 자위를 하고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푸른 무드등 아래 지희의 속살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향수를 뿌렸는지 사과 향기가 코를 찌른다. 지희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고
사타구니에 있는 오른 손은 씹물로 번질번질했다.
입은 반쯤 열려있고 눈은 완전히 초점을 잃었다.
내가 성기를 잡고 침대로 다가가자 지희는 사타구니의 손가락을 빼서 입에 빨고 있었다.
“자기이~ 핥아줘요. 거기, 거기 핥아줘요. 핥아줘요~~”
“거기? 어디?”
“요기, 요기 핥아줘요!!”
지희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자신의 사타구니였다.
나는 지희의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박았다. 혀를 쭉 빼물고 지희의 보지 둔덕을 핥았다.
혀를 타고 물이 내 입으로 들어왔다. 짭짤한 게 오줌 같기도 했고 고소한 게 꿀물 같기도 했다.
지희는 다시 까무러칠 듯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으으아앙, 흐으으응아앙, 좋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지희는 어느새 다리를 들어 내 어깨위에 올리고 발목을 꼬고 있었다.
나는 지희의 가는 다리에 눌려 더욱 깊이 사타구니를 핥아야 했다.
“아! 자기 최고. 흐으으응아앙, 미칠 것 같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누군가 내가 해주는 것에 흥분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의 행위로 인해서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는 지희의 구멍에 입술을 대고 내장을 다 꺼낼 듯이 세차게 흡입을 했다.
“아! 자기야 나 죽어. 흐으으응아앙, 미칠 것 같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숨이 넘어갈 듯 한 지희의 신음을 들으며 나는 엉덩이 밑에 두 손을 받쳐 들고
수박 잔량을 처리 하는 듯 구멍을 핥았다. 하얀 살까지 삼키겠다는 듯.
“으으으으으으아앙, 흐으으응아앙, 아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아아 미쳐.”
어느새 지희의 신음소리는 울음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어깨를 살짝 들어 지희의 다리를 풀고 혀를 지희의 배꼽으로 위치이동을 했다.
기절을 시키고 싶었지만, 까무러치는 걸 보고 싶었지만 숨이 막혔다.
내 코를 사타구니에 박고 혀를 날름거리니 숨이 차서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배꼽을 거쳐 내 입술이 지희의 젖탱이로 올라갔다. 지희의 손이 내 성기를 잡았다.
그리고는 구멍으로 끌고 갔다. 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고 동굴 깊이 성기를 꽂아 넣었다.
서서히, 서서히 피스톤 운동을 했다. 입술은 지희의 젖꼭지를 빨면서.
지희가 안달이 나는지 엉덩이를 번쩍 들고 돌리면서 괴성을 질러댔다.
“어우! 조아. 아아아아아우 좋아. 흐으으으으 흐으으으으응 자기 좋아.”
넓디넓은 공터 한가운데 외로이 서 있는 40평 건물 무드등켜진 스튜디오에서 우리는 발광을 했다.
지희의 섹스는 소리만이 한밤중의 고요를 깨고 있었다.
쌕쌕거리는 내 숨소리가 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질퍽거리는 아랫도리 소음도 아름답게 들렸다.
“자기이. 내가 몇 번째 여자에요?”
섹스가 끝나고 우리는 소품용 침대에 나란히 퍼져 누웠다.
다리를 포개고 손으로 서로의 젖꼭지를 만지면서.
지희는 자위를 먼저 해서인지 두 번 요구하지는 않았다.
아마 이제 언제든 불러서 할 수 있으니 두 번까진 필요 없는지도 모른다.
“사장님이 두 번째 경험입니다.”
“첫 경험은 누구에여? 미애?”
“예. 사장님.”
“자기야. 사장님, 사장님 하지 마요. 거리감 느껴져요옹.”
“사장님께 사장님이라 해야지 뭐라고 불러요?”
“미애한테는 뭐라고 불러요?”
“여 보 야.”
“결혼도 안 했는데 무슨 여보야에요? 그냥 미애년이라 부르면 되징.”
“년 자는 뭐하러 붙여요. 욕이잖아요.”
지희의 앙탈이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지희의 코에 맥주를 먹였다. 먹여놓고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가만히 보니 지희는 발가벗은 상태에서는
너무나 관대했다. 너무 예의가 발랐다. 나를 존중하고 나의 행동을 모두 받아 주었다.
나는 거기에 적응이 되어갔다. 지희의 방식에 젖어 들어갔다.
“미애가 여보야면 지희도 여보야라 불러 주세요. 나는 자기의 여보야가 되고 싶다.”
“사장님은 남편 있잖아요. 여보야라 부르면 어떻게요.”
“괜찮아요. 우리끼리 여보야. 벌거벗고 사장님. 정말 듣기 싫어.”
나는 지희의 가슴에 머리를 박고 젖꼭지를 주걱주걱 빨아댔다.
지희가 내 머리를 손으로 쓸면서 조심스럽게 말해 왔다.
“자기이. 화나셨어요? 부부도 아닌데 여보야라 불러 달라 해서?”
나는 그냥 젖꼭지만 열심히 빨아 제쳤다.
“싫으면 안 해도 되어. 하지만 자기에게 사장소린, 정말 듣기 싫어.”
“듣기 좋은 말만 들으며 살 수가 있나요?”
“미안해요. 듣기 싫은 말도 듣다보면 듣기 좋은 말도 듣게 되겠죠.”
“근데 왜 사장님은 어린 애송이한테 존대를 하세요? 놀리는 거에요?”
나의 물음에 지희가 펄쩍 뛰었다. 내 머리를 쓸 던 손이 순간 멈추었다.
“놀리다니요. 아니에요. 존경하는 거에요.”
“존경? 나를 요?”
“그럼요 자기는 지희를 정복한 분이세여. 지희의 몸에 씨를 뿌린 분이라구여.”
“애기 낳으려 구? 내 새끼 낳을 거야?”
“생기면 낳아야죠. 여자가 애 낳는 게 죄인가여?”
“남편은? 남편에게는 뭐라고 할 건데.”
“누구 자식인지는 저만 알죠. 남편도 지 새끼인 줄 알고 예뻐 할 걸요.”
귀가 막히고 코도 막히는 지희의 맹랑한 말이었다. 정말 낳았으면 좋겠다.
도도한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님의 배불뚝이 모습도 보고 싶었고
지 남편 앞에서 내 아이 젖 먹이는 지희의 뻔뻔한 모습도 보고 싶었다.
“사장님께 저는 몇 번째 남자에요?”
이번엔 지희가 토를 달지 않았다. 사장님 하지 말라고 앙탈을 부리지 않았다.
“세 번째. 세 번째 나를 점령한 분이에요.”
“그랬구나. 남편 하나가 아니었구나.”
“아 자기이. 지희 바람둥이 아니 에여. 모두가 운명이었어 여.”
“운명? 나도 운명?”
“자기는 아직 잘 몰 라여. 운명인지 아닌지.”
“그럼 두 남자는 운명적인 남자네. 갈라설래야 갈라 설 수 없는.”
“한 분은 갈라섰고 한 사람은 관심 없어여. 결혼 했으니 같이 살밖에.”
나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지희는 진실을 나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갈라선 한 분은 나의 아버지일 테고 관심 없는 남자는 남편인 것이다.
내 머릿속에서 서서히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야. 이년아. 너하고 나하고도 운명적인 만남이다. 나는 너를 평생 옭아맬 것이다.”
속으로 생각한 말이다. 절대 내색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지희가 알아서도 안 될 말이었다.
젖먹이 나를 끌어안고 이모라 불리었던 여자. 내 엄마를 언니라 불렀던 여자.
내 아버지와 살을 섞고 몰래 몰래 사랑하다가 내 어머니의 생명을 끊게 만든 여자.
나를 갑자기 부모를 잃고 천애 고아가 되어 사촌들의 손찌검 속에서
고모부의 눈치를 보며 고모 밑에서 서럽게 살게 한 여자.
학교에 가는 날 보다 산에 가서 울부짖는 날이 더 많게 만든 여자.
내 운명을 바꾸어 놓은 여자 지희였다.
평생 고모의 증오와 욕을 먹으며 사는 여자. 내가 복수해야할 원수. 자신은 복 받은 인생.
그러나 그 자리에서 내가 지희의 목을 조르거나 발가벗겨 길거리로 내 몰 용기는 없었다.
“갈라선 그 남자는 어떤 사람이에요. 사장님?”
나는 일부러 사장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지희의 눈치를 살폈다.
앙탈은 없었다. 체념한 듯이 대화에만 몰두했다. 사장님이라 불렀는데.
“갈라선 그 분은 제가 평생 잊지 못할 은인 같은 분이 에여. 지희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 주면서 공부까지 시켜준 분. 지희에게 처음으로 남자를 가르쳐 주신 분이시죠.“
“그런 분과 왜 헤어지셨어요? 사장님?”
“그 분은 가정이 있었어요. 저와는 불륜이었죠.”
“가정을 깰 수 없었군요. 사랑했지만. 사장님.”
나는 안 해도 될 사장이란 호칭을 억지로 끼워 넣었다.
“가정은 깨졌어요. 이별 할 수밖에 없었죠. 운명의 장난?”
“운명은 무서운 거군요. 사장님.”
“저는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요. 피할 수 없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런 말 아세요? 사장님.”
“즐겨라. 좋은 말 이네여. 그 것도 구경꾼이 할 수 있는 말 같아 여.
당사자는 즐기는 것이 쉽지 않아요. 운명은 헤쳐 나가야 하는 것. 막히면 돌아가야 하는 것.”
“갈라선 그 남자 분 얘기 자세히 듣고 싶어요. 사장님. 재미있겠어요.”
“자기가 재미있겠다고 하니까 얘기는 하겠지만 재밋는 이야기가 아니고
괴로운 과거 에여. 평생 짐으로 지고 가야 하는.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내 가슴에 묻어야하는 비밀이에여.“
“사장님의 그 비밀 이야기를 듣게 돼서 영광입니다. 제가 아무에게도 말 안 할테니
속 시원하게 털어 버리세요. 사장님.“
“정말 자기이니까 이야기 하는 거에여. 듣고 잊어 버리세여.”
듣고 잊어버리다니. 절대 안 될 말이었다.
고모의 넋두리와 맞추어 보고 몇 배로 갚아 줘야할 진실이었다.
지희는 내가 아들이라는 걸 까맣게 모르고 내 아버지와의 스토리를 읊어대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은인 같았던 내 아버지와의 불륜. 결코 잊을 수 없는,
무덤까지 가슴에 묻고 가야할 비밀을 나에게 털어 놓고 있었다.
지희의 고백은 고모의 넋두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희는 한 손에 나의 성기를 잡고 한 손으로 내 이마를 쓸면서 울먹이지도 흥분하지도 않고
차분하게 소설을 읽듯이 과거를 나에게 폭로했다. 나도 지희의 젖통을 만지며
지희의 깊고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저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는지도 몰라요. 엄마가 누구인지,
아빠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보지도 못했고 누가 이야기해 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엄마는 있었는지 아빠는 있었는지 부모 사랑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자랐어요.
철이 들었을 때 저는 할머니 손에 키워지고 있었고, 6 살 때 할머니가
혼자 몸 간수도 힘들어지셔서 저는 천사고아원에 위탁 되었어요.
천사 고아원에서 학교에 입학했고 아이들의 놀림 속에서도 저는 공부하나는 잘했어요.”
이렇게 지희의 고백은 시작되었다. 지희의 과거를 요약 정리해도 파란만장이었다.
지희는 내 옆에 쪼그리고 앉아 물수건으로 나의 사타구니를 알뜰히 닦아 주었다.
젖꼭지를 닦아주고 허벅지를 닦아 주었다. 다시 부엌으로 나가서 수건 빠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수건을 빨아놓고 들어온 지희는 벽걸이에 걸린 스커트를 벗기더니 입었다.
셔츠를 입고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내 사각팬티를 치마 속에 입었다.
돌았나? 미쳤나? 제정신이 아닌가? 나는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장님. 그거 제 팬티인데요.”
지희가 빙긋이 웃었다.
“알아요. 자기팬티 입어보고 싶었어요. 편하네. 호호호”
정신이 나간 것은 아니었다. 지희는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입고 가세요. 흐 흐. 신랑한테 두들겨 맞지 마시고.”
“때리면 맞아야죠. 별 수 있나요?”
“남편한테 맞고 사세요? 남편이 때려요?”
“아니에요. 남편은 나한테 관심 없어요. 정신이 딴데 가 있으니까.”
지희는 핸드백을 어깨에 걸더니 내 성기에 입맞춤을 했다.
“그만, 가 볼게여. 자주 올게여.”
“아, 가시게요? 밥이 늦었는데.”
“하 하 사무실에서도 업무 보다 보면 매일 늦어요. 괜찮아요.“
지희는 누워있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부엌으로 나갔다.
돌아서는 지희의 치마 밖으로 내 사각팬티가 삐죽이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벌거벗은 몸으로 일어나 바지를 입었다. 바지를 입는 동안 지희는 샌들을 신고
내가 셔츠를 입는 동안 지희는 부엌문을 열고 있었다.
“사장님. 고맙습니다.”
나는 소리쳤다. 무엇이 고마운지 나도 모르겠다.
“저도 고마워용. 또 올게용.”
지희는 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옷 입느라 배웅도 못했다.
뒤늦게 뛰어나가니 골목에 지희 차가 시동이 걸려 있었다.
차의 운전석 창문이 열리더니 지희가 손으로 키스를 날렸다.
나는 허리를 구십도 꺾고 인사를 했고 차는 큰 도로를 향해 미끄러지듯 달려 나갔다.
방에 들어오니 침대위에 댕그라니 놓인 지희의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손으로 집어 코에 갖다 댔다. 향수를 뿌린 듯 향내가 코를 찌른다.
브라자도 코에 대니 구수한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지희의 브라와 팬티를 바지 주머니에 우겨 넣고 폰 메시지를 확인했다.
“자기야. 화내서 미안해. 미애 열심히 할게. 걱정 마.”
역시 미애의 메시지였다. 꽁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미애는 화낼 때 뿐이었다.
“고마워. 나는 여보야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서 화난거야. 여보야한테 화난 것은 아니였어”
곧바로 미애에게서 문자가 왔다.
“우리자기 착한 자기. 가치는 인정받게 될 거야. 걱정 마. 근데 답장이 많이 늦네.”
“잤어. 한 숨자고 일어나니 문자가 와있네. 미안 해.”
“아냐. 밤이 늦었어. 또 자.”
잠을 청하는 나는 행복했다. 지희를 다먹었다. 아니, 지희에게 따 먹혔다.
서슬 퍼런 입꼬 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지희를 내 품에 안고도 무사했다.
지희의 입속에 내 정액을 가득 쏘아 넣고도 나는 무사했다. 오히려
입꼬 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지희는 그 것을 좋아했다.
문자로 나를 걱정하는 미애도 있어서 행복했다. 미애는 내가 항상 기댈 수 있는 언덕이었다.
미애를 생각하다가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주머니에 우겨 넣었던 지희의 빤추와 브라자를 꺼냈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희의 빤추와 브라자를 숨길 곳을 찾아야 했다.
만약에라도 미애가 보게 된다면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들키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휴지통이 보였다. 그래도 버리기엔 너무 아까웠다.
나는 지희의 팬티와 브라자를 신문지에 싸서 침대 아래로 밀어 넣었다.
다음날은 멋내봐 쇼핑몰에서 남성 캐쥬얼 촬영이 있었다. 여러 모델이 촬영에 참여했지만 거기선 내가 에이스였다.
포커스가 나에게 맞춰져 있었다. 페이도 짭짤했다. 거기선 내가 쉬자고 하면 휴식 타임을 가졌다.
오후 6시 경 촬영이 끝나고 나와 사진작가만 사장에게 저녁 대접을 받았다.
멋내봐 쇼핑몰의 사장은 남자였다. 마흔아홉 살의 미혼이었다. 돈 버느라고 바빠서 장가를 가지 못했단다.
사진작가는 스물다섯의 아가씨였다. 처녀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확인을 못했으니까.
멋내봐 쇼핑몰의 사장님은 촬영이 끝나는 날마다 작가와 나에게 밥을 샀다.
그리고 작가에게 정성을 다했고 작가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내가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빠져 주는 것이 예의였다.
둘만의 타임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나의 처세술이었다. 약간은 배가 아팠다.
예쁘고 실력 있는 처자를 늙은 사장이 요리한다는 것이.
아쉬움을 안고 집으로 오는데 열찻집 대문 앞에 4명의 아낙네들이 서 있었다.
공동주택 안에 함께 사는 여편네들이었다. 그들은 나를 흘깃 거리며 수군대고 있었다.
내가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내 옆방의 여자가 나 들으라는 듯이 소리죽여 이야기 했다.
“생기긴 잘 생겼어. 그치?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다른 여자가 말을 받았다.
“생긴 값을 하는 거지 뭐. 원래 잘 생긴 남자는 속을 썩이는 법이여.”
“여자가 죽더라니까. 비명을 질러대는 데 다 들려. 흐흐흐흐”
“여자가 한 둘이 아니라메? 수시로 들락거린다메?”
“힘도 좋은 기라. 구경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여인네들의 수군거림에 귀가 간지러워 걸음을 빨리 했다.
집에 들어서는데 폰이 진동을 한다.
“촬영 끝났어? 놀러가도 돼?”
미애의 문자였다.
“아! 오늘은 쉬고 싶어. 내일 연락 해.”
“보고 싶다. 자기야.”
미애의 보고 싶다는 문자에 나는 잠시 갈등을 했다.
“여자가 한 둘이 아니라메? 수시로 들락거린다메?”
공동주택 여편네들의 수군거림이 떠올랐다. 안되겠다.
이제 미애를 밖에서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안해. 오늘은 쉬자. 나도 여보야 보고 싶어.”
그 때 누가 부엌문을 손으로 두드렸다. 잠시 후엔 발로 콩콩 차는 소리가 났다.
나는 부엌문을 살며시 열고 내다보았다. 아까 대문에서 수군거렸던 옆집 여자가 서 있었다.
30대 초반의 별로 예쁘진 않은 여자. 가슴이 드러나는 나시를 입고 반바지를 입었다.
손에는 깎은 사과가 한 접시 들려 있었다.
“이 거 좀 드셔 보세요. 시골에서 가져 왔는데 맛이라도 보시라고.”
옆집 여자와 스쳐는 지나가도 대면은 첨이었다. 이렇게 먹을 것을 가져온 것도 첨이었다.
그녀는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사과 담은 접시를 들고 들어와 침대위에 퍼질러 앉았다.
침대에 앉아 있는 그녀는 짧은 반바지 사이로 핑크색 팬티가 보였다.
“총각 방이 참 깔끔하네. 침대도 예쁘고.”
여자는 혼자 떠들고 있었다. 나는 접시도 받지 못하고 부엌에 엉거주춤 서 있었다.
“오늘 우리 신랑 출장 갔는데. 애도 없으니 적적하네여.”
옆집여자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며 혼자 실실 웃고 있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남편이 출장 갔는데 어쩌라고? 애도 없는데 어쩌라고?”
나는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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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 접시 두고 가시죠? 잘 먹겠습니다.”
내가 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말했다.
“누가 오나요? 여자 손님 오나요?”
여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어왔다.
“오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 별일이네.”
녁시 혼자 중얼거린 내 생각이었다.
나는 접시를 두 손으로 받아 쥐었다.
여자는 잠시 내 눈치를 보더니 쑥스러운 듯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여자가 나가고 나는 사과를 한 조각 집어 씹으며 셔츠를 벗는데
문 밖에서 서너 명의 여자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저어. 접시 두고 가시죠? 잘 먹겠습니다.”
내가 손바닥을 마주 비비며 말했다.
“누가 오나요? 여자 손님 오나요?”
옆집여자가 아쉬운 표정으로 물어왔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 별일이네.”
역시 혼자 중얼거린 내 생각이었다. 나는 여자에게서 접시를 두 손으로 받아 쥐었다.
엉덩이를 들며 양팔을 내미는 옆집 여자의 가슴이 보인다. 크다. 어림잡아 d컵은 되어 보였다.
애도 없다는 여자가 유방은 축 쳐져서 움직일 때마다 출렁대고 있었다.
군침이 돌았다. 내가 드디어 여자 맛을 알았는 모양이다.
한 손으로 슬쩍 밀어도 침대로 나자빠질 모양새다.
고무줄 반바지 벗기고 빤추 위에 그대로 찔러 넣고 싶었다.
나시는 벗기지 않아도 젖탱이가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양 손에 젖통 하나씩 받쳐 들고 흔들어 주고 싶었다.
양 쪽 젖꼭지를 줄로 묶어 목에 걸어주고 싶었다.
생각만 그렇게 했을 뿐 나는 접시를 받아 찬장위에 놓았다. 수도꼭지를 틀어 손을 씻었다.
여자는 잠시 내 눈치를 보더니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담에 놀러 와도 되죠? 옆집 사는데.”
여자는 한마디 툭 던지고 대답도 듣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여자가 나가고 나는 사과를 한 조각 집어 씹으며 셔츠를 벗는데
문 밖에서 서너 명의 여자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 간첩이었다.
씨팔 년이 내 집에 여자들이 들락거리니까 사과를 들고 탐색을 하러온 것이었다.
무엇을 보고 갔을까? 가서 뭐라고 지껄일까? 진한 농담이라도 지껄였다면 밖에서
문에 귀 대고 있던 다른 여편네들이 다 들었을 것이다.
내가 강간이라도 시도했다면 밖에 있던 여자들이 떼전으로 몰려들어 왔을 것이다.
재수 없게 건드리지도 못하고 강간 미수를 덮어썼을 것이다. 어쩌면 다행이었다.
뛰어 나가서 여자들 앞에 접시라도 팍 깨트리고 싶었다.
여편네들 남편을 찾아가 여자 간수 잘하라고 호통을 치고 싶었다.
침대에 누워 있으니 옆집 여자가 괘씸하다. 여편네들끼리 모여서 또 무슨 말을 지어 낼까?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했는데 여자들 입방아에 내가 곤란을 겪을 것 같은 불안이 내습했다.
담날은 난다긴다 쇼핑몰에서 촬영이 있었다.
30대 중반의 노총각 사장은 나를 보자마자, 촬영하는 하루 종일
미애 칭찬을 했다. 몸매며 얼굴이며 마음씨며 태도까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댔다.
“팔넘. 그렇게 맘에 들면 A 급을 줘야지. C 급 줘 놓고 사람 떠 보나?”
혼자 속으로 한 말이었다. 아무리 내가 에이스 모델이라도 사장에게 대들 필요는 없었다.
사장이 미애를 칭찬할 때마다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웃어 주었다.
“먹음직스러운 아가씨였어. 뭐든지 적극적으로 잘 할 것 같아.”
작가 새끼가 사장의 말을 거들었다. 작가와 사장은 친구사이였다.
나는 속으로 먹음직이라니. 미애가 음식인가 생각하며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웃음으로 화답해야 했다.
그게 나의 품위를 유지시키고 돈을 벌게 해주고 대접을 받도록 해주니까.
8시간의 촬영이 끝났다. 페이 담긴 봉투를 받는데 폰이 진동을 했다.
나는 주머니에 든 폰을 꺼내지 않았다. 당연히 미애의 문자이리라.
“그 사이를 못 참아서 보고 싶다고 문자 날렸군.”
사장이 미애를 의식하는 듯 나에게 농담을 날렸다.
“오늘 저녁에 맛있는 것 사줘라. 시간 맞춰 문자도 날리는데.”
작가가 사장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내일 미애씨 촬영 있으니까 너무 오래 데리고 놀지 마라.”
사장의 말이었다.
“예. 사장님. 만나자 해도 내일 촬영을 위해 오늘은 푹 쉬라 하겠습니다.”
“허 허. 그러면 고맙고.”
내 기분이 상쾌해졌다. 드디어 미애가 난다긴다 쇼핑몰에서 정장 촬영을 하게 되는구나.
나의 일 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난다긴다에서 데뷔하고 스타일 쩐다, 멋내봐에서 경력을 붙이면
다른 곳에서는 A 급으로 갈테고 다시 이곳에서도 A 급으로 승급될 것이다.
기분 좋게 난다긴다 쇼핑몰을 뛰어 나왔다. 큰소리로 ‘수고 했습니다’를 외치면서.
“먹음직스러운 아가씨였어. 뭐든지 적극적으로 잘 할 것 같아.”
문을 열고 나오는데 작가 새끼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 새끼들 즈그끼리 무슨 말 한 거야? 미애를 노리는 것 아닐까?
사장이 총각인데 미애 정도면 탐낼만 했다. 미애를 만나면 단단히 단속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자를 열어보지 않았다. 짐작으로 미애가 차 몰고 마중을 왔구나 생각했었다.
도로가에 나와서 두리번거렸지만 미애의 자가용은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버스를 탔다.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뜻밖에 문자는 지희에게서 온 것이었다.
“오늘 저녁에 시간 되시면 놀러 오셔요. 저 혼자 야근 해영.”
잠시 갈등이었다. 머릿속에 미애가 있었는데 지희의 초대 문자.
미애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지희를 떠올렸다. 보고 싶었다.
생각만 해도 몸이 더워지고 근질거렸다. 나는 그대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감사합니다. 입꼬 버꼬 쇼핑몰입니다.”
지희의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예의 그 차갑고 사무적인 어투였다.
“저어~· 민호인데요. 사장님.”
“아! 자기이. 문자 받았어요? 시간 있어요?”
내 이름을 들은 지희의 목소리가 나긋해지며 코맹맹이 소리가 된다.
“예. 놀러 갈게요. 아무도 없나요?”
“애들 다 퇴근 시켰어요. 나 혼자 자기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는 타고 가던 버스에서 내렸다. 입꼬 버꼬 쇼핑몰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지희에게 가는 버스 안에서 미애의 전화를 받았다.
“자기야. 촬영 끝났어? 태우러 가려고 했는데 남들 볼까 봐 못 갔어. 이해하지?”
“괜찮아. 버스 많은데 뭐.”
“집으로 갈까? 자기 보고 싶다아.”
“내일 촬영 있다며? 사장이 오늘 여보야 하고 놀지 말래.”
“뭐 그런 시키가 있어? 왜 남의 연애 사에 간섭을 하니?”
“내일 좋은 작품 찍고 싶어서 그러지. 여보야가 이해해라.”
“싫어 갈래. 저녁만 먹고 올게.”
연상의 미애가 수화기 저편에서 떼를 쓰고 있었다.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 나는 지희에게 가야 하는데.
“사장 말 안 들으면 나 짤려. 나 짤리면 여보야도 무사하지 못해.”
“쇼핑몰이 거기밖에 없나? 나 자기야 집에 갈래.”
“”오늘만 날이냐? 하루만 참아라. 내일 만나면 되지.“
“시로 시로. 미애 슬퍼~~”
징징대는 미애의 음성을 들으며 전화를 끊었다.
혹시나 고집부리며 집으로 찾아 올까봐 은근히 걱정이었다.
고모 집에 가야한다고. 집에 못 들어간다고 거짓말을 했어야 했다.
미애 혼자 방에 있을 때 옆집 여자가 사과 들고 오면 또 소문을 만들어 낼 것이다.
여자들은 왜 남의 말 지어내기를 좋아 할까?
바쁘고 능력 있는 여자들은 남의 얘기할 여유가 없다. 자기 일도 바쁘니까.
능력이 없어 놀고먹는 여자들이 입방아라도 찧어야 무엇인가 하는 듯이 보이는 모양이다.
특히나 내가 사는 공동주택에는 놀고먹는 여자들이 많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그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머리끄덩이 잡고 싸움질도 한다. 난리 브루스를 한다.
열심히 일하는 남편의 성질을 건드려 흠씬 두들겨 맞기도 한다.
그러면 이웃 여자들은 말리지 않고 손뼉 치며 구경한다.
며칠 후면 박수치던 여자가 두들겨 맞고. 살림 깨지고 또 시끄럽다.
게으른 년들. 부지런히 일해서 남편 도우면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예쁨 받을 텐데.
평생 남의 집에서 남의 얘기나 하며 살아라. 그치만, 내 이야기는 제발 하지 마라.
나는 속으로 말했다. 미애에게.
‘제발 오지 말고 푹 쉬어라. 내일 촬영 해야지. 미애야.’
공터를 가로지르며 보니 입꼬 버꼬 쇼핑몰에는 불빛이 없다. 혹시 함정인가?
드디어 암흑천지에서 형사들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곧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지희는 나한테 반했어. 내가 보고 싶어서 문자를 보냈고
지금 홀랑 벗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불은 내가 가면 켜겠지.
쇼핑몰 사무실 문을 밀었다. 잠기지 않았다. 틈새로 고개를 쏙 내밀었다.
진열장, 사무실, 통로에는 불빛이 없었다. 장막이 쳐진 스튜디오에만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자기야. 문 잠그고 들어오세요오~~ 아무도 엄써요오!”
장막을 들추고 스튜디오에 들어서니 온통 세상이 파랗다.
지희가 파란색 무드 등을 켜 놓고 소품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발가벗고.
“자기야. 와주어서 고마워요.”
지희가 몸을 일으키려 했다.
“계속 해요. 구경 좀 하게.”
나는 일어나려는 지희를 만류했다. 구경을 하고 싶었다.
지희의 몸매가 아니고 행위를 감상하고 싶었다.
내가 스튜디오에 들어섰을 때 지희는 발가벗고 침대에 누워서 한 손은 사타구니에
한 손은 젖탱이에 대고 있었다. 결론은 지희의 자위 장면을 구경하고 싶다는 나의 말이었다.
지희는 다시 누웠다. 그리고는 하던 짓을 계속했다. 나는 소품용 의자에 앉아 관전을 했다.
지희는 눈을 살포시 감고 왼 손으로 젖탱이를 주무르며 오른 손으로 보지 둔덕을 문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희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오고 아랫도리가 질펀해졌다.
둔덕을 문지르던 지희의 오른 손이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구멍 안에서 마구 휘젓고 있었다. 발바닥을 모으고 다리를 다이아몬드 형으로 벌리고
엉덩이를 번쩍 들고 손가락을 쑤셔댔다. 젖탱이가 요동을 치고 있었다.
“자기야. 옷 벗으세여. 일루와여. 나 좀 어떻게 해 줘요.”
지희는 못 참겠다는 듯 비명처럼 나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푸른 조명등 아래 하얀 침대위에서 지희의 알몸뚱이가 낚시에 걸린 생선처럼 파닥거리고 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서서히 옷을 벗었다. 지희가 몸부림을 치면서 풀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나는 지희 앞에서 스트립쇼를 하듯이 옷을 하나씩 벗어 던졌다. 자켓, 셔츠, 런닝, 바지...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성기를 잡았다. 한 손에 잡히지 않는다. 팬티를 뚫고 나오려는 듯 발기해 있었다.
지희는 나의 스트립쇼에 환장을 한 듯 몸을 꼬면서 환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여자의 자위를 처음 보았다. 질퍽한 사타구니에 좆은 넣어 봤지만,
허연 거품을 내뿜는 보지도 처음 직관했다. 벌렁거리는 보지, 찔끔거리는 씹물.
나는 지희가 발악을 하고 있는, 자위를 하고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푸른 무드등 아래 지희의 속살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향수를 뿌렸는지 사과 향기가 코를 찌른다. 지희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고
사타구니에 있는 오른 손은 씹물로 번질번질했다.
입은 반쯤 열려있고 눈은 완전히 초점을 잃었다.
내가 성기를 잡고 침대로 다가가자 지희는 사타구니의 손가락을 빼서 입에 빨고 있었다.
“자기이~ 핥아줘요. 거기, 거기 핥아줘요. 핥아줘요~~”
“거기? 어디?”
“요기, 요기 핥아줘요!!”
지희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자신의 사타구니였다.
나는 지희의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박았다. 혀를 쭉 빼물고 지희의 보지 둔덕을 핥았다.
혀를 타고 물이 내 입으로 들어왔다. 짭짤한 게 오줌 같기도 했고 고소한 게 꿀물 같기도 했다.
지희는 다시 까무러칠 듯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으으아앙, 흐으으응아앙, 좋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지희는 어느새 다리를 들어 내 어깨위에 올리고 발목을 꼬고 있었다.
나는 지희의 가는 다리에 눌려 더욱 깊이 사타구니를 핥아야 했다.
“아! 자기 최고. 흐으으응아앙, 미칠 것 같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누군가 내가 해주는 것에 흥분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의 행위로 인해서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는 지희의 구멍에 입술을 대고 내장을 다 꺼낼 듯이 세차게 흡입을 했다.
“아! 자기야 나 죽어. 흐으으응아앙, 미칠 것 같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좋아.”
숨이 넘어갈 듯 한 지희의 신음을 들으며 나는 엉덩이 밑에 두 손을 받쳐 들고
수박 잔량을 처리 하는 듯 구멍을 핥았다. 하얀 살까지 삼키겠다는 듯.
“으으으으으으아앙, 흐으으응아앙, 아아 자기 흐으으, 흐으으으아아 미쳐.”
어느새 지희의 신음소리는 울음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어깨를 살짝 들어 지희의 다리를 풀고 혀를 지희의 배꼽으로 위치이동을 했다.
기절을 시키고 싶었지만, 까무러치는 걸 보고 싶었지만 숨이 막혔다.
내 코를 사타구니에 박고 혀를 날름거리니 숨이 차서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배꼽을 거쳐 내 입술이 지희의 젖탱이로 올라갔다. 지희의 손이 내 성기를 잡았다.
그리고는 구멍으로 끌고 갔다. 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고 동굴 깊이 성기를 꽂아 넣었다.
서서히, 서서히 피스톤 운동을 했다. 입술은 지희의 젖꼭지를 빨면서.
지희가 안달이 나는지 엉덩이를 번쩍 들고 돌리면서 괴성을 질러댔다.
“어우! 조아. 아아아아아우 좋아. 흐으으으으 흐으으으으응 자기 좋아.”
넓디넓은 공터 한가운데 외로이 서 있는 40평 건물 무드등켜진 스튜디오에서 우리는 발광을 했다.
지희의 섹스는 소리만이 한밤중의 고요를 깨고 있었다.
쌕쌕거리는 내 숨소리가 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질퍽거리는 아랫도리 소음도 아름답게 들렸다.
“자기이. 내가 몇 번째 여자에요?”
섹스가 끝나고 우리는 소품용 침대에 나란히 퍼져 누웠다.
다리를 포개고 손으로 서로의 젖꼭지를 만지면서.
지희는 자위를 먼저 해서인지 두 번 요구하지는 않았다.
아마 이제 언제든 불러서 할 수 있으니 두 번까진 필요 없는지도 모른다.
“사장님이 두 번째 경험입니다.”
“첫 경험은 누구에여? 미애?”
“예. 사장님.”
“자기야. 사장님, 사장님 하지 마요. 거리감 느껴져요옹.”
“사장님께 사장님이라 해야지 뭐라고 불러요?”
“미애한테는 뭐라고 불러요?”
“여 보 야.”
“결혼도 안 했는데 무슨 여보야에요? 그냥 미애년이라 부르면 되징.”
“년 자는 뭐하러 붙여요. 욕이잖아요.”
지희의 앙탈이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지희의 코에 맥주를 먹였다. 먹여놓고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가만히 보니 지희는 발가벗은 상태에서는
너무나 관대했다. 너무 예의가 발랐다. 나를 존중하고 나의 행동을 모두 받아 주었다.
나는 거기에 적응이 되어갔다. 지희의 방식에 젖어 들어갔다.
“미애가 여보야면 지희도 여보야라 불러 주세요. 나는 자기의 여보야가 되고 싶다.”
“사장님은 남편 있잖아요. 여보야라 부르면 어떻게요.”
“괜찮아요. 우리끼리 여보야. 벌거벗고 사장님. 정말 듣기 싫어.”
나는 지희의 가슴에 머리를 박고 젖꼭지를 주걱주걱 빨아댔다.
지희가 내 머리를 손으로 쓸면서 조심스럽게 말해 왔다.
“자기이. 화나셨어요? 부부도 아닌데 여보야라 불러 달라 해서?”
나는 그냥 젖꼭지만 열심히 빨아 제쳤다.
“싫으면 안 해도 되어. 하지만 자기에게 사장소린, 정말 듣기 싫어.”
“듣기 좋은 말만 들으며 살 수가 있나요?”
“미안해요. 듣기 싫은 말도 듣다보면 듣기 좋은 말도 듣게 되겠죠.”
“근데 왜 사장님은 어린 애송이한테 존대를 하세요? 놀리는 거에요?”
나의 물음에 지희가 펄쩍 뛰었다. 내 머리를 쓸 던 손이 순간 멈추었다.
“놀리다니요. 아니에요. 존경하는 거에요.”
“존경? 나를 요?”
“그럼요 자기는 지희를 정복한 분이세여. 지희의 몸에 씨를 뿌린 분이라구여.”
“애기 낳으려 구? 내 새끼 낳을 거야?”
“생기면 낳아야죠. 여자가 애 낳는 게 죄인가여?”
“남편은? 남편에게는 뭐라고 할 건데.”
“누구 자식인지는 저만 알죠. 남편도 지 새끼인 줄 알고 예뻐 할 걸요.”
귀가 막히고 코도 막히는 지희의 맹랑한 말이었다. 정말 낳았으면 좋겠다.
도도한 입꼬 버꼬 쇼핑몰 사장님의 배불뚝이 모습도 보고 싶었고
지 남편 앞에서 내 아이 젖 먹이는 지희의 뻔뻔한 모습도 보고 싶었다.
“사장님께 저는 몇 번째 남자에요?”
이번엔 지희가 토를 달지 않았다. 사장님 하지 말라고 앙탈을 부리지 않았다.
“세 번째. 세 번째 나를 점령한 분이에요.”
“그랬구나. 남편 하나가 아니었구나.”
“아 자기이. 지희 바람둥이 아니 에여. 모두가 운명이었어 여.”
“운명? 나도 운명?”
“자기는 아직 잘 몰 라여. 운명인지 아닌지.”
“그럼 두 남자는 운명적인 남자네. 갈라설래야 갈라 설 수 없는.”
“한 분은 갈라섰고 한 사람은 관심 없어여. 결혼 했으니 같이 살밖에.”
나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지희는 진실을 나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갈라선 한 분은 나의 아버지일 테고 관심 없는 남자는 남편인 것이다.
내 머릿속에서 서서히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야. 이년아. 너하고 나하고도 운명적인 만남이다. 나는 너를 평생 옭아맬 것이다.”
속으로 생각한 말이다. 절대 내색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지희가 알아서도 안 될 말이었다.
젖먹이 나를 끌어안고 이모라 불리었던 여자. 내 엄마를 언니라 불렀던 여자.
내 아버지와 살을 섞고 몰래 몰래 사랑하다가 내 어머니의 생명을 끊게 만든 여자.
나를 갑자기 부모를 잃고 천애 고아가 되어 사촌들의 손찌검 속에서
고모부의 눈치를 보며 고모 밑에서 서럽게 살게 한 여자.
학교에 가는 날 보다 산에 가서 울부짖는 날이 더 많게 만든 여자.
내 운명을 바꾸어 놓은 여자 지희였다.
평생 고모의 증오와 욕을 먹으며 사는 여자. 내가 복수해야할 원수. 자신은 복 받은 인생.
그러나 그 자리에서 내가 지희의 목을 조르거나 발가벗겨 길거리로 내 몰 용기는 없었다.
“갈라선 그 남자는 어떤 사람이에요. 사장님?”
나는 일부러 사장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지희의 눈치를 살폈다.
앙탈은 없었다. 체념한 듯이 대화에만 몰두했다. 사장님이라 불렀는데.
“갈라선 그 분은 제가 평생 잊지 못할 은인 같은 분이 에여. 지희를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 주면서 공부까지 시켜준 분. 지희에게 처음으로 남자를 가르쳐 주신 분이시죠.“
“그런 분과 왜 헤어지셨어요? 사장님?”
“그 분은 가정이 있었어요. 저와는 불륜이었죠.”
“가정을 깰 수 없었군요. 사랑했지만. 사장님.”
나는 안 해도 될 사장이란 호칭을 억지로 끼워 넣었다.
“가정은 깨졌어요. 이별 할 수밖에 없었죠. 운명의 장난?”
“운명은 무서운 거군요. 사장님.”
“저는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요. 피할 수 없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런 말 아세요? 사장님.”
“즐겨라. 좋은 말 이네여. 그 것도 구경꾼이 할 수 있는 말 같아 여.
당사자는 즐기는 것이 쉽지 않아요. 운명은 헤쳐 나가야 하는 것. 막히면 돌아가야 하는 것.”
“갈라선 그 남자 분 얘기 자세히 듣고 싶어요. 사장님. 재미있겠어요.”
“자기가 재미있겠다고 하니까 얘기는 하겠지만 재밋는 이야기가 아니고
괴로운 과거 에여. 평생 짐으로 지고 가야 하는.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내 가슴에 묻어야하는 비밀이에여.“
“사장님의 그 비밀 이야기를 듣게 돼서 영광입니다. 제가 아무에게도 말 안 할테니
속 시원하게 털어 버리세요. 사장님.“
“정말 자기이니까 이야기 하는 거에여. 듣고 잊어 버리세여.”
듣고 잊어버리다니. 절대 안 될 말이었다.
고모의 넋두리와 맞추어 보고 몇 배로 갚아 줘야할 진실이었다.
지희는 내가 아들이라는 걸 까맣게 모르고 내 아버지와의 스토리를 읊어대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은인 같았던 내 아버지와의 불륜. 결코 잊을 수 없는,
무덤까지 가슴에 묻고 가야할 비밀을 나에게 털어 놓고 있었다.
지희의 고백은 고모의 넋두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희는 한 손에 나의 성기를 잡고 한 손으로 내 이마를 쓸면서 울먹이지도 흥분하지도 않고
차분하게 소설을 읽듯이 과거를 나에게 폭로했다. 나도 지희의 젖통을 만지며
지희의 깊고 맑은 눈을 들여다보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저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는지도 몰라요. 엄마가 누구인지,
아빠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보지도 못했고 누가 이야기해 주는 사람도 없었어요.
엄마는 있었는지 아빠는 있었는지 부모 사랑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자랐어요.
철이 들었을 때 저는 할머니 손에 키워지고 있었고, 6 살 때 할머니가
혼자 몸 간수도 힘들어지셔서 저는 천사고아원에 위탁 되었어요.
천사 고아원에서 학교에 입학했고 아이들의 놀림 속에서도 저는 공부하나는 잘했어요.”
이렇게 지희의 고백은 시작되었다. 지희의 과거를 요약 정리해도 파란만장이었다.
이모 접수 - 6부
지희는 오늘 촬영에 나를 부르지 않았다. 사진작가가 없어서 촬영을 못하나? 나는 이제 입꼬버꼬 쇼핑몰 모델은 끝난 건가.
알 수 없는 배짱이 생겼다. 까짓것 안하면 그만이다. 이제껏 돈 많이 벌었잖아. 에이씨 팔! 잡으러 올라면 오래지.
평생 숨어서 어떻게 살아. 잡으러 오면 징역살고 나중에 지희 나체사진 종로 한복판에 뿌려 버리면 그만이야.
하루 종일 밥도 안 챙겨먹고 침대에서 뒹굴었다. 그래도 가끔씩은 방문으로 시선이 갔다.
엄습해 오는 불안감에 치를 떨기도 했다. 갑자기 무서워지기도 했다. 이러다 우울증 걸리는 것 아냐?
그래도 수시로 전해져 오는 미애의 메시지가 나의 기분을 전환시켜 주었다.
미애는 자기의 움직임을 열심히 폰으로 전송해왔다.
“스타일쩐다로 이동 중.”
“스타일쩐다에 미애 합격. 야호!!”
“난다긴다에 도착.”
“난다긴다에 당당히 합격.”
“멋내봐 쇼핑몰 찾는 중.”
“멋내봐에 억지로 합격. 후유!!!”
미애가 세 군데 면접을 통과하고 우리 집으로 왔다.
“아니. 오늘 볼 일 있다던 사람이 옷도 안 입었어? 눈이 퀭한데 어디 아퍼?”
“하루 종일 굶었어.”
“뭐? 왜? 왜 굶어. 쌀 떨어졌어?”
“아니, 여보야 걱정하느라고. 크크.”
“으이그, 내가 못살아. 걱정되면 따라오면 되지. 혼자 굶고 있어?”
미애는 비키니 옷장을 열어 내개 옷을 챙겨준다.
“오늘 외식하러 가자. 종일 굶었는데 보신해야지.”
“보신? 뭐 먹을 건데?”
“자기는 보신탕. 미애는 영양탕. 크쿡.”
나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미애를 따라 나섰다.
길에서도 인상 궂은 남자들이 지나가면 예사로이 보이지 않았다.
수시로 뒤를 돌아다보았다. 누가 뒤에서 갑자기 덮칠까 봐.
“누가 따라와?”
“아니. 나중에 길 못 찾을까 봐.”
“흐으! 우리 자기. 장난꾸러기.”
미애는 기분이 좋은 듯 신나서 앞서 걷고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열심히 뒤를 따랐다.
우리는 구석자리로 앉았다. 나는 출구가 바로 보이는 위치로 자리를 잡았다.
나는 개탕, 미애는 염소탕을 시켜놓고, 미애가 오늘의 무용담을 읊어대기 시작했다.
스타일 쩐다에서는 면접을 어떻게 보았으며 사장님과 디자이너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난다긴다에서는? 멋내봐에서는 어떠했는가를 미애는 조목조목 신나게 나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남들이 듣는지 쳐다보는지 분간도 못하고 떠들고 있었다.
미애의 이야기를 듣다가 짜증이 나서 내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하지 마. 때려치우고 공장에나 다녀.”
“자기야. 왜 그래앵? 좋은 평가로 합격 했다니까.”
미애는 남들이 듣는다고 입술에 검지를 갖다 대며 나긋나긋 말한다.
나는 더 크게 소리 질렀다. 식당안 사람들이 다 쳐다보도록.
“그게 좋은 평가야. 어쩔 수 없이 합격만 시켜 준거지. 치우고 공부나 해. 포토를 배우던. 사진을 배우던. 니 하고 싶은 거 해. 나중에 니가 뽑는데 참여하면 되잖아.”
“그 건 쉬운 줄 알아? 쉬우면 남들이 다 했어.”
미애도 쀼루퉁해서 입술이 튀어 나왔다. 이빨을 앙다물었다.
내가 썽질이 난 것은 미애가 받은 등급이다. 에이스는 바라지 않았다.
근데 미애는 세군데 다 C급을 받아왔다. 미애가 얼굴이 딸리냐? 몸매가 빠지냐?
나쁜 새끼들이 속옷 모델 했다는 이유로 최하급 합격을 시켜준 것이었다.
“C급은 일거리도 별로 없고 페이도 거의 없어. 니가 왜 남 좋은 일 시키냐?”
“자기양. 어쩔 수 없잖아. 나한테 자랑스럽지 못 한 경력이 있는데. 뽑힌 것만으로 고맙지.”
“고맙긴. 뭐가? 뽑아주면 끝나는 줄 알아?”
“자기 참 모른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 내가 에이스 되는 건 하늘에 별 따기야.”
“알면서. 알면서 왜 멍청이 같이 좋아 해?”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는 이제 미애의 밥이야. 나는 거기 모델이라고 떠들고 다닐 거거든.
그러면 B급 쇼핑몰에서는 나를 에이스로 모셔 간다는 말이야. 흐흐흐.“
“꿈도 야무지다. 그래. 인정은 받겠지만, B급 쇼핑몰도 에이스가 있을 텐데 너를 모시러 오겠어?”
“자기야. 화내지 마. 미애 무섭당. 같이 기뻐하고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음식이 나왔다. 미애는 식탁에 휴지를 깔고 수저를 배분하기에 바쁘다.
나이 많은 미애의 생각이 옳은지도 모른다.
내가 화가 난 것은 일단 내 기대치가 어긋났다는 것이다.
둘째, 에이스 모델인 내가 그렇게 아양을 떨고 사정을 했는데 그들은 비웃었다는 결과였다.
셋째는 미애가 옷을 홀랑 벗고 인터넷에 함부로 몸뚱아리를 까발렸지만,
그게 그렇게 막된 판정을 받아야 하는가에 화가 난 것이었다.
미애는 자기도 속상하면서 나를 달래느라 용을 썼다. 역시 미애는 누나였다.
항상 나를 보호하려 했고 나보다 생각이 10년은 앞서 가는 듯 했다.
“오늘 PC방 가서 주리아 쇼핑몰에 모델 신청 하고 왔어.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 화려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자기소개 했어. 그렇게 하는 거야. 탑클래스 쇼핑몰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큰 프리미엄이거덩.”
나는 씨익 웃었다. 미애의 얘기를 들으니 우선 c급이라도 뽑혔다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
톱클래스 쇼핑몰을 발판으로 자기의 주가를 올려 보겠다는 미애의 생각은 옳은 판단이었다.
음식이 나왔다. 미애가 반찬을 집어서 내 입에 넣어 주었다. 다른 손님들이 힐긋 거렸다.
“너나 먹어. 남 챙기지 말고.”
“자기가 왜 남이야? 자기는 우리자기지. 아~~~ 해봐.”
“싫어. 그만 해.”
“자기 썽났어? 왜 그래. 오늘같이 좋은 날은 웃어야지이.”
“썽 안 났어. 어서 밥이나 먹어.”
나는 탕에 밥을 그릇째 쏟아 붓고 우걱우걱 입에 퍼 넣었다.
미애는 나의 태도에 속상한지 밥을 깨작거리며 먹고 있었다.
내가 한 그릇을 비울 동안 미애의 밥은 그대로 있었다.
나는 수저를 놓고 물을 마시고 양손을 연꽃처럼 펴서 턱을 고이고 미애를 빤히 봤다.
예쁘다. 깨작거려도 예쁘고 열심히 먹어도 예쁘다. 내 눈에 미애는 무조건 예쁘다.
“자기야. 이제 내 피팅료도 급상승 하겠지? 톱클래스 쇼핑몰에 들어갔다 하면 모두들 날 놓치지 않으려고 혈안이 될 거야. 그치?”
“기존 쇼핑몰 어디? 속옷 모델?”
“그럼. 아직은 속옷 말고 없잖아. 누드 찍자는 사람들은 있지만.”
나는 꼭지가 돌고 말았다. 턱을 고이고 있던 손으로 식탁을 탕하고 치며 소리쳤다.
“누드? 찍었어? 어느 놈한테.”
“자기야. 미애 누드는 안 찍었어. 제안만 받았다는 거지.”
“너 앞으로 속옷 모델도 하지 마. 내 허락 없인 아무 모델도 하지 마. 알았어?”
“자기 심하다. 왜 그래? 나도 돈을 벌어야 먹고 살지. 누가 돈 거저 줘?”
“적게 벌어 적게 쓰면 되는 거야.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마.”
미애가 수저를 식탁에 탁하고 놓았다. 국도 밥도 그대로였다.
“밥 마저 먹어.”
내가 명령조로 말했다. 말이 그렇게 나왔다. 미애는 내 말을 들은 척도 않고 핸드백을 챙겼다.
“밥 먹으라니까. 내 말 안 들려?”
미애는 발딱 일어나 카운터로 가버렸다. 나는 뒤따라가며 소리쳤다.
“너 이런 식으로 할래? 니 고집대로 할래?”
내가 미애의 팔을 잡았지만, 미애는 매몰차게 내 손을 뿌리치고 가버렸다.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더니 떠나 버렸다.
나는 길거리의 돌멩이들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집으로 왔다.
돌멩이가 보이면 무조건 아무데로나 찼다.
누가 맞던지. 장독이 개지든지. 차 유리가 부서지던지. 나에겐 안중에도 없었다.
몇 개나 찼는지 어디로 날라 갔는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는 우리 집 골목에 들어와 있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잠복이나 매복형사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대문 안에도 와락 덤벼드는 경찰들은 없었다.
주머니에서 키를 꺼냈다. 우리 집 문을 열다가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온 몸이 마비되었다. 꼼짝 할 수가 없었다.
발은 땅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손은 열쇠에 자석처럼 붙어 있었다.
몸이 뒤로 쿵하고 넘어가는 느낌이었지만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마음은 어디론가 줄행랑을 놓고 있었지만 다리가 후들거리고 움직여지지를 않았다.
“늦으셨네요. 오늘도 촬영 있었나요?”
지희였다. 내가 문에 키를 꽂는 순간, 공동변소 옆에서 지희가 나타났다.
웨이브 진 긴 머리에 계곡이 살짝 들어나는 하늘색 셔츠를 입고 밤색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
어깨에는 까만색 긴 끈의 핸드백이 허리춤에 매달려 있었고
스타킹도 안신은 긴 다리 끝에는 통굽 샌들이 발에 매달려 있었다.
주위는 어두웠지만, 공동변소 옆의 지희 주변은 환하게 빛났다.
지희를 발견한 내 머리는 어두웠지만 지희를 보는 내 눈은 환하게 빛났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떻게 여기가지 오셨어요?”
나는 반사적으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지희의 뒤를 살폈다.
경찰들이라도 달고 왔는지, 남편을 델고 왔는지 겁부터 더럭 났다.
도망가야 하는데 달아나지지를 않았다.
“아까부터 기다렸어요.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다 쳐다 보길레 화장실 뒤에 숨어 있었어요.”
다행이었다. 지희 뒤에 남정네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혼자라면 크게 무서울 것은 없었다.
까짓것 또 저질러 버리면 그만이라는 용기가 생겼다. 나는 키를 빼고 문을 열었다.
“누추하지만 들어오세요. 여기가지 오셨는데.”
지희가 고개를 숙이고 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갔다.
지희를 들여보내고 나는 주위를 한 번 더 살핀 후에 잽싸게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잠갔다.
“어머나! 침대도 있네요. 방이 너무 작다아.”
지희는 방문을 열고 감탄을 하더니 샌들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걸터앉았다.
침대를 들여 놓으니 바닥에는 앉을 자리도 없는 형편이었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그냥 부엌에 서 있었다.
“들어오세요. 제가 온 게 불편 하세요?‘
“아니에요. 집이 너무 누추해서.”
“작지만 예쁘게 꾸며 놓았네요. 손길은 섬세하신가 봐요. 호호호”
미애의 손길이었다. 미애가 부지런히 정리하고 청소하고 정돈해 놓은 덕분이었다.
“미안해요. 폰을 부셔 버려서. 그 동안 불편 하셨죠?”
줄 거는 주고, 받을 거는 받겠다는 심사인가? 지희는 핸드백에서 크지 않은 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팔을 쭉 뻗어 손에 쥔 상자를 나에게 내밀었다.
“스마트폰이에요. 요금도 제가 계산 할 거니까 맘 놓고 쓰세요.”
귀신에게 홀린 기분이었다.
내 멱살을 잡고 뺨을 올려붙여도 시원찮을 지희가 나에게 꼬박 꼬박 존대를 하고 있었다.
욕설을 퍼부으며 경찰서로 가자고 잡아 끌어야할 지희가 나에게 너무나 공손하다.
건망증이 있는 여자인가? 휴대폰 부순 것은 기억하고 나에게 당한 것은 까마득히 잊었단 말인가?
나는 상자를 받아들고 지희 옆에 침대에 나란히 앉았다.
지희는 상자 쥔 나의 손을 그녀의 보드라운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제가 썽질이 독해서 실수를 했어요. 용서하세요.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이 여자가 미쳤나? 입꼬 버꼬 쇼핑몰 여사장이 나한테 당하고 돌아 버렸나?
아니면 내가 지금 귀신에게 홀렸거나 꿈을 꾸고 있는 것이었다. 환상인가?
일단 안심은 되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죗값은 받지 않을 거 같았다.
그러면서도 한편 불안한 것은 이 여자가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는 상황예측이었다.
지금 내 심기를 떠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내가 반성하고 있는지 떠 보고 갑자기 신호를 보내면
경찰이나 남편이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이 내 마음 속에서 꿈틀 거렸다.
“와야 된다 하면서도 업무가 밀려서 빨리 못 왔어요. 이해 해 주실 거죠?”
황당한 일이었다. 왜 이 여자는 이렇게 공손하고 다감하게 나를 감동시키려는가?
어느새 지희는 하얗고 보드라운 손으로 내 허벅지를 쓸고 있었다.
바지위에서 다리를 조몰락거리며 만지기도 했다.
벌떡 일어서지 못한 나는 그게 싫지는 않았나보다.
뿌리치지 못하는 나는 지희의 손놀림이 좋았나 보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내 시선의 끝에는 지희의 무릎이 있었다.
입꼬 버꼬 쇼핑몰 여사장. 지희의 예쁜 다리가 직각으로 굽어 탱탱한 무릎에 나의 시선을 꽂았다.
나의 머리는 꺾여 숙이고 있었지만, 지희의 손놀림 때문에 내 아랫도리는 자꾸 고개를 쳐들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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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가 좁은 바닥에 꿇어앉았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날은 제가 죽을죄를 졌습니다.”
지희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다.
“이러실 줄 알았어요. 이러지 마세요. 그 날 저는 황홀했어요.”
지희는 엉덩이를 들고 허리를 꺾고 손을 뻗어 바닥에 놓인 내 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는 원래 앉았던 옆자리에 앉혀 주었다.
지희는 다소곳이 풀죽어 앉은 나에게 상체를 기대왔다.
어느새 지희의 오른 손이 나의 바짝 선 성기를 옷 위에서 만지고 있었다.
“남자, 여자가 관계도 할 수 있는 거지 그게 뭐 용서할 게 있나요? 제가 고맙죠.”
“아! 아! 말씀도 낮추세요. 저 민호에요. 피팅모델...”
“아니에요. 당신은 나를 점령한 남자에요. 내 몸에 정액을 쏘아준 분이신데 말을 놓으면 안 되죠.”
나는 지희의 말에 자구 혼돈 속으로 빠져 들었다. 어떻게 상대를 해야하나?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 가늠을 할 수 가 없었다.
어떻게 처신해야 옳을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스스로 숙맥임을 인정해야 옳았다.
지희는 성기를 왼 손까지 합세해 내 혁대를 풀고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나는 드디어 정신 줄을 놓았다. 머리가 몽롱해지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가 좁은 바닥에 꿇어앉았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날은 제가 죽을죄를 졌습니다.”
지희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다.
“이러실 줄 알았어요. 이러지 마세요. 그 날 저는 황홀했어요.”
지희는 엉덩이를 들고 허리를 꺾고 손을 뻗어 바닥에 놓인 내 손을 잡아 일으켰다.
일어나는 나의 눈에 지희의 다리사이 치마 밑에 하얀 팬티가 쓱 들어왔다.
얇은 팬티에 어리는 까만 털과 도끼 자국. 나도 모르게 침이 삼켜졌다.
지희는 내 양 손을 잡아 일으켜 원래 앉았던 옆자리에 앉혀 주었다.
새로 산 내 폰이 진동을 했다. 미애의 메시지가 온 모양이다.
화가 나서 삐쳐서 갔지만 집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일 것이다.
집에 가는 동안 화가 풀렸을지도 모른다. 미애는 화를 잘 삭이는 여자였다.
나는 지희 때문에 문자를 확인 할 수 없었다. 폰으로 고개도 돌리지 못했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지희의 행동에 태도에 전전긍긍해야 했다.
앙큼한 유부녀가 스무 살짜리 영계하나 데리고 놀겠다는 것인가?
아무래도 상황 예측은 그렇게 결론지어지고 있었다.
지난 번의 불상사에 대한 책임은 이제 묻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여자는 이제 내 젊음에 반해 나와 적당히 즐기고 때 되면 버리려 하는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나도 용기가 생겼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농염한 여인과 한시라도 즐겨 보는 거야. 손해 될 거 뭐 있어?
지난 번 죗값을 받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다행 아니겠어?
언젠가 부적절한 관계가 들어나도 나는 몸으로 때우면 되지만
사장은 큰 파멸을 맞을 수도 있다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나는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생겼다. 내 몸을 지희에게 맡겨 보자는 심사가 생겼다.
지희는 다소곳이 풀죽어 앉은 내 어깨에 상체를 기대왔다.
어느새 지희의 오른 손이 나의 바짝 선 성기를 옷 위에서 만지고 있었다.
“남자, 여자가 관계도 할 수 있는 거지 그게 뭐 용서할 게 있나요? 제가 고맙죠.”
“아! 아! 말씀도 낮추세요. 사장님. 저 민호에요. 피팅 모델 민호.”
“아니에요. 당신은 나를 점령한 남자에요. 내 몸에 정액을 쏘아준 분이신데 말을 놓으면 안 되죠.”
나는 지희의 말에 혼돈 속으로 빠져 들었다. 어떻게 상대를 해야 하나?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 가늠을 할 수 가 없었다.
어떻게 처신해야 옳을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스스로 숙맥임을 인정해야 옳았다.
그냥 생각과 몸뚱이를 지희에게 맡겨 놓기로 했다. 될 대로 되라. 팔자 아니겠어?
지희는 성기를 만지던 오른 손에 왼 손까지 합세해 내 혁대를 풀고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내 성기가 지희의 손에 이끌려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뻣뻣하게 서 가지고 팬티 밖으로 툭 튕겨 나왔다. 그리고는 꺼떡거렸다.
지희가 양 손으로 성기를 감싸고 부비고 있었다. 성기는 막대기처럼 발기해서 나를 아프게 했다.
나는 드디어 정신 줄을 놓았다. 머리가 몽롱해지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
팔을 들어 지희를 감싸 안고 침대에 쓰러졌다.
내 손으로 지희의 셔츠 단추를 풀면서 입으로는 지희의 입술을 찾았다.
지희의 핸드백이 침대에서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잠깐요. 제가 옷을 벗으면 안 될 가요?”
나는 지희의 말을 들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달아오른 육체를 식힐 수가 없었다.
지희의 셔츠 단추를 다 풀었다. 브라를 제치고 유방을 손으로 주물렀다.
그리고 유방을 손으로 쥔채 입으로 유두를 삼킬 듯이 빨아 제쳤다.
“옷 구겨지거나 찢어지면 집에 가기 곤란해요. 제가 벗게 해 주세요.”
지희의 울먹이는 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지희를 품에서 놓아 주었다.
지희는 내 품에서 잽싸게 몸을 빼더니 바닥으로 내려서며 브라를 원위치 시키고 셔츠를 여몄다.
나는 더럭 겁이 났다. 괜히 놓아 주었나? 아! 그냥 끝장을 봐야 하는데.
지희는 단추가 풀린 셔츠를 왼손으로 모아 쥐고 잠시 방안을 두리번거렸다.
지희의 시선이 멈춘 곳은 오디오였다. 내 방에서 휴대폰과 함께 소리 내는 유일한 도구.
지희는 오디오로 다가가 오른 손으로 cd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하나를 쏙 뽑아서
오디오에 넣고 버튼을 눌렀다. 오디오에선 빅뱅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눈물뿐인 바보
지희는 오디오의 보륨을 한껏 높여놓고 내 앞으로 왔다. 방안이 쿵쿵 울리도록.
그리고는 왼손을 놓았다. 셔츠가 확 갈라졌다.
나는 상체만 일으킨 채 침대위에 눕다시피 앉아서 지희를 지켜보고 있었다.
휑하니 가버려도 잡을 용기도 자세도 되어있지 않았다. 아무 일 없었음에 감사해야 했다.
지희는 양 손바닥으로 가슴에서 어깨로 펴면서 스는 듯 셔츠를 벗었다.
벗을 셔츠를 한 발 움직여 벽에 붙여 놓은 옷걸이에 걸었다.
배꼽에서 가슴으로 손바닥으로 쓸듯이 하며 브라를 올려 가슴을 내 놓았다.
발딱 선 젖꼭지에 유방이 매달려 있었다. 출렁거리고 있었다. 크지는 않았다.
나는 여자 가슴사이즈를 잘 모른다. 어림잡아 비컵 정도? 씨컵은 안될 것 같았다.
젖탱이가 포동포동 군침이 돌았다. 아이 낳은 아줌마의 유방이 아닌 것 같았다.
위로 솟구쳐 오르듯이 용솟음치는 지희의 젖탱이는 줄 없는 수박 같았다.
지희는 돌아서더니 내 앞에 등을 내 밀었다. 나도 손바닥을 쫙 펴고 지희의 등을
쓸듯이 부비며 브라자 호크를 풀어 주었다. 호크 풀린 브라자를 양손으로 감싸 안고 지희가
빅뱅의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었다. 내 눈은 부셨고 성기는 찢어질 듯이 커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희는 완전히 풀린 눈동자로 나를 주시하면서 몸을 흔들더니 브라자를 나에게 휙 던졌다.
나는 지희의 브라를 손으로 받아 가슴에 안고 눈은 지희의 젖통에서 떼지 못했다.
정신은 몽롱하고 몸에 열이 펄펄났다. 당장이라도 지희에게 달려들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다.
지희는 손바닥으로 가슴에서 배로 쓸어 내려가더니 스커트 호크를 풀고 허벅지로 밀어 내렸다.
하얀 팬티 밖으로 검은 털이 삐죽삐죽 나와 있었다. 물 머금은 도끼자국이 선명했다.
스커트도 벗겨져 옷걸이에 걸렸다. 지희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멀뚱히 얼이 빠져 보고 있는 나에게 지희가 말했다.
“팬티는 벗겨 주세요.”
온 몸이 찌릿하다. 지희의 목소리가 천사의 음성처럼 들렸다.
나는 가슴에 안았던 지희의 브라를 접어서 침대에 놓고 양 손을 펴서
지희의 허리를 쓸듯이 하며 엉덩이로 내렸다. 착 달라붙은 지희의 삼각팬티는
내 손에 붙어 허벅지로 흘러 내렸다. 물이 흥건한 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는 옹달샘이 베일을 벗었다. 계곡 안을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다.
옹달샘에 입술을 담그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다. 침만 수차례 삼켰다.
내 손은 허벅지를 지나 무릎 아래로 내려갔고 지희는 발을 하나씩 들어 나를 도왔다.
내가 벗긴 팬티를 지희에게 주었다. 지희는 팬티를 검지 끝에 걸더니 창문 쪽으로 휘리릭 던졌다.
이제 지희가 내 품에 안겨 올 줄 알았던 기대치는 어긋났다.
그녀는 양 팔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지희의 손에 이끌려 몸을 일으키고
바닥으로 내려섰다. 지희는 빅뱅의 음악에 맞추어 발가벗은 몸을 흔들며 내 몸을 더듬었다.
지희의 손길에 나의 셔츠가 벗겨지고 바지가 벗겨지더니 런닝과 팬티가 지희의 손으로 넘어갔다.
알몸이된 나를 지희는 세워둔 채 왼 팔로 나의 허리를 감고 입술로 나의 젖꼭지를 빨며
오른 손으로 나의 성기를 주물럭거렸다. 나는 뜨거워지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끓어오르는 욕정을 견딜 수 없었다.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지희를 양 팔로 감싸 안고 침대위로 쓰러졌다.
지희는 성기 잡은 손도 꼭지 빨던 입술도 놓지 않고 그대로 쓰러져서 하던 짓을 계속했다.
지희가 내 위에 엎어져 있었다. 나는 몸을 뒤집었다. 지희를 눕히고 그 위에 몸을 포갰다.
지희의 입술은 나의 젖꼭지를 놓쳤지만 오른 손을 나의 성기를 줄기차게 잡고 있었다.
내 입술이 지희의 젖통을 빨았다. 지희가 신음을 흘렸다.
“흐~ 앙~ 흐~ 앙~흐~ 앙~흐응~흐응~흐응~흐응~흐아~ 앙”
내 손이 지희의 계곡을 누볐다. 물이 폭포수처럼 흐르고 있었다.
“흐~ 앙~ 흐~ 앙~흐~ 앙~흐응~흐응~흐응~흐응~흐아~ 앙”
지희는 숨이 넘어갈 듯 색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는 내 성기를 잡고 있던 오른 손을 자기의 사타구니로 움직였다.
내 성기를 지희 오른 손이 계곡 입구까지 안내했다.
나는 지희의 바람대로 성기를 계곡에 찔러 넣었다.
“흐~아 앙~ 흐~ 앙~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지희의 신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우는 듯 리듬을 타는 듯 내 귀를 간지럽혔다.
삽입이 되자 지희가 내 목을 양팔로 감싸 안고 매달리며 엉덩이를 번쩍 들고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엉덩이를 돌리면서 배치기를 시도했다.
“흐~아 앙~ 흐~ 앙~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미애에게선 듣지 못했던, 생전 처음 들어보는 지희의 신음소리는 나를 더욱 뜨겁게 했다.
스무 가구가 사는 열 찻집. 옆방에서 벽에 귀를 대면 소곤거리는 소리도 다 들리는데
지희의 자지러지는 교성은 창문 넘어 골목으로 달아나기에 충분했다.
말 많은 다세대 주택. 한입 건너가면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입소문.
나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냥 지희와 알몸을 맞대고 있는 순간이
황홀했고 쾌락이었다. 세상에 우리 둘 뿐이었다.
지희는 목에 매달려 내 젖꼭지를 빨았다. 신음이 비명으로 변해갔다.
“흐~아 앙~ 흐~ 앙~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나는 지희의 질펀한 계곡에 방아질을 시작했다.
지희는 방아질이 시작되자 몸을 꼬듯이 뒤척이며 엉덩이를 돌리고
어깨를 들썩이고 손바닥으로 내 몸을 부지런히 쓸고 다녔다.
“으아! 자기 너무 좋아! 으앙! 흐앙! 흐으으~~ 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지희의 비명은 나를 더욱 신나게 방아질 하도록 힘을 주었다.
지희의 비명은 나의 몸을 달구었고 나는 오래지 않아 지희의 계곡에 사정을 하고 말았다.
이제 막 시작인데 벌써 싸다니 허무했다. 뺄 수가 없었다.
한껏 달아오른 지희의 몸에서 떨어지기가 싫었다.
나는 그냥 풀죽은 좆을 지희의 자궁에 꽂은 채 지희의 몸뚱아리를 부둥켜안고 더욱 밀착했다.
지희가 요동을 쳤다. 피스톤 운동을 계속하라는 듯 엉덩이를 들고 돌렸다.
젊음이 좋다는 것은 금방 또 성기가 고개를 쳐든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다시 힘차게 방아질을 했고 지희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두 번째 사정은 제법 오래 걸렸다. 두 몸뚱아리가 땀으로 범벅이 된 가운데
나는 지희의 몸 깊숙이 정액을 투입했다.
두 번이나 나의 정액을 받아들인 지희는 그제야 만족한 듯 온몸에 힘을 풀고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나는 지희 위에 포개진 채 못다 빤 젖꼭지를 계속 핥았다.
녹초가 된 지희는 신음을 계속 쏟으면서 양 손으로 부지런히 내 몸을 쓸고 있었다.
“으아! 자기이 너무 좋아! 으앙! 흐앙! 흐으으~~ 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광란의 몸부림이 끝나고 우리는 침대위에 나란히 누워 숨을 고르고 있었다.
“어땠어요? 좋았어요? 힘 들었죠오?”
어느새 지희가 왼손으로 나의 성기를 잡고 코맹맹이 소리를 하고 있었다.
“사장님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그래도 한숨을 쉬었다. 우리가 어떤 관계로 언제가지 갈지는 모르지만,
지희가 나에게 죄를 묻지는 않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이 여자가 나에게 반했는가? 남자 모델만 보면 가랑이 벌리는 창녀인가?
내가 몇 번째 남자일까? 지금 나 말고 몇 명의 남자와 교미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물을 수는 없었다. 어쨌든 보통 여자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었다.
격정적인 몸부림. 자극적인 손놀림과 자지러지는 신음은 보통의 여자들과는 달랐다.
“사장은 쇼핑몰에서만 불러 주세요. 여기선 사장 아니에요.”
“그럼 머에요?”
“여자. 흐흐. 자기의 사랑스런 여자.”
“섹 파트너?”
“으흥! 그 것도 나쁘진 안 네여. 지금은 섹스 파트너. 나중엔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호호”
지희가 만지는 내 성기가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머리가 뜨거워졌다.
창녀면 어떻고 매춘 녀면 어떠냐? 이정도 여자와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섹스를 좋아 하세요?”
“자기를 만나고 섹스가 좋아졌어요. 반했어요. 자기에게.”
엉큼, 내숭이라는 낱말이 떠올랐다. 섹스를 즐기는 여자가 아니라면 그렇게
환장을 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나 말고도 여러 남자가 있을 거야.
얼마나 많은 남성들에게 ‘반했어요’를 외쳤을까. 가증스러웠다.
하지만 포동포동한 몸뚱아리는 매력 있었다. 먹음직했다.
쪽쪽 빨아대던 자궁도 허벌창은 아니었다. 빡빡했고 쫄깃했다.
자궁만을 놓고 보면 남자관계가 많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많은 남자들과 했다면 아무리 수축 작용을 해도 아이 낳은 자궁이 쫄깃할 수는 없겠다는 것이 나의 裏?지식이었다.
아마도 남편에게도 외면 받고 제대로 자궁 사용을 못했는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왔다.
성에 굶주린 여성? 오랜만에 내가 사장의 먹이가 된 건가?
“남자들 많이 경험해 보셨어요? 사장님?”
“기회가 없었어요. 남자들이 날 싫어하나 봐요.”
“사장님처럼 예쁘고 능력 있는 여자를 남자들이 싫어 할 리가 있나요? 사장님이 관심이 없었겠지요.”
“물론, 쇼핑몰을 하다보면 많은 남자들을 만나고 매력 있는 남성도 보게 되지요. 하지만 가정 있는 여자가 사회생활 하면서 표현할 길은 없었어요. 나 자신을 지켜야 하니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내 성기가 수그려 버렸다. 지희가 만지고 있었지만, 녀석은 그냥 고개를 팍 숙이고 일어나지를 않았다.
“어머! 잠지가 주무시네여. ^^* 힘들었나봐. 흐흐흐.”
나도 윗몸을 일으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녀석이 힘을 배고 드러누워 있었다.
지희가 성기에 입을 갖다댔다. 입술로 문지르더니 혀를 날름거렸다.
지희의 혀가 날름거리자 머리가 띠잉하면서 성기가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지희는 입술을 나의 성기 끝에 있는 좃물 나오는 구멍에 대고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점점 성기는 빳빳해지면서 지희가 한 손으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버렸다.
나는 윗몸을 다시 눕히고 머리를 베개에 누였다. 몸에 힘을 빼고 성기에만 온 신경을 쏟았다.
“어머나. 이렇게 큰 물건은 처음 봐여. 변강쇠는 이렇게 컸을까?”
“끄응!”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지희의 손이 불알을 잠시 만지더니 성기를 입안으로 살며시 넣었다.
나의 성기가 동굴에 들어가는 듯 뜨거운 기운이 감쌌다.
지희는 성기를 입안에 넣고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곧바로 쭈쭈바를 빨듯이 흡입을 시작했다.
성기는 나무토막처럼 굳어져서 지희의 침으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지희의 뜨거운 콧김이 내 성기를 더욱 달구었다.
입안 가득히 성기를 넣고 코로만 숨을 쉬는지 콧김이 세차게 훅훅 거렸다.
나는 손을 뻗었다. 지희의 엉덩이가 잡혔다. 만졌다. 주물렀다. 손가락으로 똥꼬도 수셨다.
지희는 엉덩이에 반응하지 않고 열심히 성기만 빨아댔다. 견딜 수 없이 몸이 꼬여서 나는
힘차게 발사했다. 지희의 아가리에 나의 정액을 가득 쏟아 넣었다.
지희는 나의 사타구니에 머리를 처박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뜨거운 콧김만 훅훅 내뿜고 있었다. 서서히 다리를 당기고 무릎을 세우고 몸을 일으키며
성기에서 입을 뗐다. 입을 앙다물고 휴지로 나의 성기를 골고루 구석구석 닦았다.
풀죽은 성기를 손으로 잡아 얌전히 누여 놓고 몸을 돌려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내 보는 앞에서 양손을 모으더니 손위에 입안의 정액을 뱉어냈다.
일어나 부엌으로 나갔다. 연이어 지희가 입에 것을 뱉는 소리가 들리고
물소리가 나더니 양치질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냥 누워 있었다.
알 수 없는 행복이 내 몸을 감쌌다. 몸이, 마음이 하늘로 날아 다녔다.
알 수 없는 배짱이 생겼다. 까짓것 안하면 그만이다. 이제껏 돈 많이 벌었잖아. 에이씨 팔! 잡으러 올라면 오래지.
평생 숨어서 어떻게 살아. 잡으러 오면 징역살고 나중에 지희 나체사진 종로 한복판에 뿌려 버리면 그만이야.
하루 종일 밥도 안 챙겨먹고 침대에서 뒹굴었다. 그래도 가끔씩은 방문으로 시선이 갔다.
엄습해 오는 불안감에 치를 떨기도 했다. 갑자기 무서워지기도 했다. 이러다 우울증 걸리는 것 아냐?
그래도 수시로 전해져 오는 미애의 메시지가 나의 기분을 전환시켜 주었다.
미애는 자기의 움직임을 열심히 폰으로 전송해왔다.
“스타일쩐다로 이동 중.”
“스타일쩐다에 미애 합격. 야호!!”
“난다긴다에 도착.”
“난다긴다에 당당히 합격.”
“멋내봐 쇼핑몰 찾는 중.”
“멋내봐에 억지로 합격. 후유!!!”
미애가 세 군데 면접을 통과하고 우리 집으로 왔다.
“아니. 오늘 볼 일 있다던 사람이 옷도 안 입었어? 눈이 퀭한데 어디 아퍼?”
“하루 종일 굶었어.”
“뭐? 왜? 왜 굶어. 쌀 떨어졌어?”
“아니, 여보야 걱정하느라고. 크크.”
“으이그, 내가 못살아. 걱정되면 따라오면 되지. 혼자 굶고 있어?”
미애는 비키니 옷장을 열어 내개 옷을 챙겨준다.
“오늘 외식하러 가자. 종일 굶었는데 보신해야지.”
“보신? 뭐 먹을 건데?”
“자기는 보신탕. 미애는 영양탕. 크쿡.”
나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미애를 따라 나섰다.
길에서도 인상 궂은 남자들이 지나가면 예사로이 보이지 않았다.
수시로 뒤를 돌아다보았다. 누가 뒤에서 갑자기 덮칠까 봐.
“누가 따라와?”
“아니. 나중에 길 못 찾을까 봐.”
“흐으! 우리 자기. 장난꾸러기.”
미애는 기분이 좋은 듯 신나서 앞서 걷고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열심히 뒤를 따랐다.
우리는 구석자리로 앉았다. 나는 출구가 바로 보이는 위치로 자리를 잡았다.
나는 개탕, 미애는 염소탕을 시켜놓고, 미애가 오늘의 무용담을 읊어대기 시작했다.
스타일 쩐다에서는 면접을 어떻게 보았으며 사장님과 디자이너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난다긴다에서는? 멋내봐에서는 어떠했는가를 미애는 조목조목 신나게 나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남들이 듣는지 쳐다보는지 분간도 못하고 떠들고 있었다.
미애의 이야기를 듣다가 짜증이 나서 내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하지 마. 때려치우고 공장에나 다녀.”
“자기야. 왜 그래앵? 좋은 평가로 합격 했다니까.”
미애는 남들이 듣는다고 입술에 검지를 갖다 대며 나긋나긋 말한다.
나는 더 크게 소리 질렀다. 식당안 사람들이 다 쳐다보도록.
“그게 좋은 평가야. 어쩔 수 없이 합격만 시켜 준거지. 치우고 공부나 해. 포토를 배우던. 사진을 배우던. 니 하고 싶은 거 해. 나중에 니가 뽑는데 참여하면 되잖아.”
“그 건 쉬운 줄 알아? 쉬우면 남들이 다 했어.”
미애도 쀼루퉁해서 입술이 튀어 나왔다. 이빨을 앙다물었다.
내가 썽질이 난 것은 미애가 받은 등급이다. 에이스는 바라지 않았다.
근데 미애는 세군데 다 C급을 받아왔다. 미애가 얼굴이 딸리냐? 몸매가 빠지냐?
나쁜 새끼들이 속옷 모델 했다는 이유로 최하급 합격을 시켜준 것이었다.
“C급은 일거리도 별로 없고 페이도 거의 없어. 니가 왜 남 좋은 일 시키냐?”
“자기양. 어쩔 수 없잖아. 나한테 자랑스럽지 못 한 경력이 있는데. 뽑힌 것만으로 고맙지.”
“고맙긴. 뭐가? 뽑아주면 끝나는 줄 알아?”
“자기 참 모른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 내가 에이스 되는 건 하늘에 별 따기야.”
“알면서. 알면서 왜 멍청이 같이 좋아 해?”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는 이제 미애의 밥이야. 나는 거기 모델이라고 떠들고 다닐 거거든.
그러면 B급 쇼핑몰에서는 나를 에이스로 모셔 간다는 말이야. 흐흐흐.“
“꿈도 야무지다. 그래. 인정은 받겠지만, B급 쇼핑몰도 에이스가 있을 텐데 너를 모시러 오겠어?”
“자기야. 화내지 마. 미애 무섭당. 같이 기뻐하고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음식이 나왔다. 미애는 식탁에 휴지를 깔고 수저를 배분하기에 바쁘다.
나이 많은 미애의 생각이 옳은지도 모른다.
내가 화가 난 것은 일단 내 기대치가 어긋났다는 것이다.
둘째, 에이스 모델인 내가 그렇게 아양을 떨고 사정을 했는데 그들은 비웃었다는 결과였다.
셋째는 미애가 옷을 홀랑 벗고 인터넷에 함부로 몸뚱아리를 까발렸지만,
그게 그렇게 막된 판정을 받아야 하는가에 화가 난 것이었다.
미애는 자기도 속상하면서 나를 달래느라 용을 썼다. 역시 미애는 누나였다.
항상 나를 보호하려 했고 나보다 생각이 10년은 앞서 가는 듯 했다.
“오늘 PC방 가서 주리아 쇼핑몰에 모델 신청 하고 왔어.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 화려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자기소개 했어. 그렇게 하는 거야. 탑클래스 쇼핑몰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큰 프리미엄이거덩.”
나는 씨익 웃었다. 미애의 얘기를 들으니 우선 c급이라도 뽑혔다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
톱클래스 쇼핑몰을 발판으로 자기의 주가를 올려 보겠다는 미애의 생각은 옳은 판단이었다.
음식이 나왔다. 미애가 반찬을 집어서 내 입에 넣어 주었다. 다른 손님들이 힐긋 거렸다.
“너나 먹어. 남 챙기지 말고.”
“자기가 왜 남이야? 자기는 우리자기지. 아~~~ 해봐.”
“싫어. 그만 해.”
“자기 썽났어? 왜 그래. 오늘같이 좋은 날은 웃어야지이.”
“썽 안 났어. 어서 밥이나 먹어.”
나는 탕에 밥을 그릇째 쏟아 붓고 우걱우걱 입에 퍼 넣었다.
미애는 나의 태도에 속상한지 밥을 깨작거리며 먹고 있었다.
내가 한 그릇을 비울 동안 미애의 밥은 그대로 있었다.
나는 수저를 놓고 물을 마시고 양손을 연꽃처럼 펴서 턱을 고이고 미애를 빤히 봤다.
예쁘다. 깨작거려도 예쁘고 열심히 먹어도 예쁘다. 내 눈에 미애는 무조건 예쁘다.
“자기야. 이제 내 피팅료도 급상승 하겠지? 톱클래스 쇼핑몰에 들어갔다 하면 모두들 날 놓치지 않으려고 혈안이 될 거야. 그치?”
“기존 쇼핑몰 어디? 속옷 모델?”
“그럼. 아직은 속옷 말고 없잖아. 누드 찍자는 사람들은 있지만.”
나는 꼭지가 돌고 말았다. 턱을 고이고 있던 손으로 식탁을 탕하고 치며 소리쳤다.
“누드? 찍었어? 어느 놈한테.”
“자기야. 미애 누드는 안 찍었어. 제안만 받았다는 거지.”
“너 앞으로 속옷 모델도 하지 마. 내 허락 없인 아무 모델도 하지 마. 알았어?”
“자기 심하다. 왜 그래? 나도 돈을 벌어야 먹고 살지. 누가 돈 거저 줘?”
“적게 벌어 적게 쓰면 되는 거야.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마.”
미애가 수저를 식탁에 탁하고 놓았다. 국도 밥도 그대로였다.
“밥 마저 먹어.”
내가 명령조로 말했다. 말이 그렇게 나왔다. 미애는 내 말을 들은 척도 않고 핸드백을 챙겼다.
“밥 먹으라니까. 내 말 안 들려?”
미애는 발딱 일어나 카운터로 가버렸다. 나는 뒤따라가며 소리쳤다.
“너 이런 식으로 할래? 니 고집대로 할래?”
내가 미애의 팔을 잡았지만, 미애는 매몰차게 내 손을 뿌리치고 가버렸다.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더니 떠나 버렸다.
나는 길거리의 돌멩이들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집으로 왔다.
돌멩이가 보이면 무조건 아무데로나 찼다.
누가 맞던지. 장독이 개지든지. 차 유리가 부서지던지. 나에겐 안중에도 없었다.
몇 개나 찼는지 어디로 날라 갔는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는 우리 집 골목에 들어와 있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잠복이나 매복형사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대문 안에도 와락 덤벼드는 경찰들은 없었다.
주머니에서 키를 꺼냈다. 우리 집 문을 열다가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온 몸이 마비되었다. 꼼짝 할 수가 없었다.
발은 땅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손은 열쇠에 자석처럼 붙어 있었다.
몸이 뒤로 쿵하고 넘어가는 느낌이었지만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마음은 어디론가 줄행랑을 놓고 있었지만 다리가 후들거리고 움직여지지를 않았다.
“늦으셨네요. 오늘도 촬영 있었나요?”
지희였다. 내가 문에 키를 꽂는 순간, 공동변소 옆에서 지희가 나타났다.
웨이브 진 긴 머리에 계곡이 살짝 들어나는 하늘색 셔츠를 입고 밤색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
어깨에는 까만색 긴 끈의 핸드백이 허리춤에 매달려 있었고
스타킹도 안신은 긴 다리 끝에는 통굽 샌들이 발에 매달려 있었다.
주위는 어두웠지만, 공동변소 옆의 지희 주변은 환하게 빛났다.
지희를 발견한 내 머리는 어두웠지만 지희를 보는 내 눈은 환하게 빛났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떻게 여기가지 오셨어요?”
나는 반사적으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지희의 뒤를 살폈다.
경찰들이라도 달고 왔는지, 남편을 델고 왔는지 겁부터 더럭 났다.
도망가야 하는데 달아나지지를 않았다.
“아까부터 기다렸어요.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다 쳐다 보길레 화장실 뒤에 숨어 있었어요.”
다행이었다. 지희 뒤에 남정네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혼자라면 크게 무서울 것은 없었다.
까짓것 또 저질러 버리면 그만이라는 용기가 생겼다. 나는 키를 빼고 문을 열었다.
“누추하지만 들어오세요. 여기가지 오셨는데.”
지희가 고개를 숙이고 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갔다.
지희를 들여보내고 나는 주위를 한 번 더 살핀 후에 잽싸게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잠갔다.
“어머나! 침대도 있네요. 방이 너무 작다아.”
지희는 방문을 열고 감탄을 하더니 샌들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걸터앉았다.
침대를 들여 놓으니 바닥에는 앉을 자리도 없는 형편이었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그냥 부엌에 서 있었다.
“들어오세요. 제가 온 게 불편 하세요?‘
“아니에요. 집이 너무 누추해서.”
“작지만 예쁘게 꾸며 놓았네요. 손길은 섬세하신가 봐요. 호호호”
미애의 손길이었다. 미애가 부지런히 정리하고 청소하고 정돈해 놓은 덕분이었다.
“미안해요. 폰을 부셔 버려서. 그 동안 불편 하셨죠?”
줄 거는 주고, 받을 거는 받겠다는 심사인가? 지희는 핸드백에서 크지 않은 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팔을 쭉 뻗어 손에 쥔 상자를 나에게 내밀었다.
“스마트폰이에요. 요금도 제가 계산 할 거니까 맘 놓고 쓰세요.”
귀신에게 홀린 기분이었다.
내 멱살을 잡고 뺨을 올려붙여도 시원찮을 지희가 나에게 꼬박 꼬박 존대를 하고 있었다.
욕설을 퍼부으며 경찰서로 가자고 잡아 끌어야할 지희가 나에게 너무나 공손하다.
건망증이 있는 여자인가? 휴대폰 부순 것은 기억하고 나에게 당한 것은 까마득히 잊었단 말인가?
나는 상자를 받아들고 지희 옆에 침대에 나란히 앉았다.
지희는 상자 쥔 나의 손을 그녀의 보드라운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제가 썽질이 독해서 실수를 했어요. 용서하세요.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이 여자가 미쳤나? 입꼬 버꼬 쇼핑몰 여사장이 나한테 당하고 돌아 버렸나?
아니면 내가 지금 귀신에게 홀렸거나 꿈을 꾸고 있는 것이었다. 환상인가?
일단 안심은 되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죗값은 받지 않을 거 같았다.
그러면서도 한편 불안한 것은 이 여자가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는 상황예측이었다.
지금 내 심기를 떠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내가 반성하고 있는지 떠 보고 갑자기 신호를 보내면
경찰이나 남편이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이 내 마음 속에서 꿈틀 거렸다.
“와야 된다 하면서도 업무가 밀려서 빨리 못 왔어요. 이해 해 주실 거죠?”
황당한 일이었다. 왜 이 여자는 이렇게 공손하고 다감하게 나를 감동시키려는가?
어느새 지희는 하얗고 보드라운 손으로 내 허벅지를 쓸고 있었다.
바지위에서 다리를 조몰락거리며 만지기도 했다.
벌떡 일어서지 못한 나는 그게 싫지는 않았나보다.
뿌리치지 못하는 나는 지희의 손놀림이 좋았나 보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내 시선의 끝에는 지희의 무릎이 있었다.
입꼬 버꼬 쇼핑몰 여사장. 지희의 예쁜 다리가 직각으로 굽어 탱탱한 무릎에 나의 시선을 꽂았다.
나의 머리는 꺾여 숙이고 있었지만, 지희의 손놀림 때문에 내 아랫도리는 자꾸 고개를 쳐들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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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가 좁은 바닥에 꿇어앉았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날은 제가 죽을죄를 졌습니다.”
지희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다.
“이러실 줄 알았어요. 이러지 마세요. 그 날 저는 황홀했어요.”
지희는 엉덩이를 들고 허리를 꺾고 손을 뻗어 바닥에 놓인 내 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리고는 원래 앉았던 옆자리에 앉혀 주었다.
지희는 다소곳이 풀죽어 앉은 나에게 상체를 기대왔다.
어느새 지희의 오른 손이 나의 바짝 선 성기를 옷 위에서 만지고 있었다.
“남자, 여자가 관계도 할 수 있는 거지 그게 뭐 용서할 게 있나요? 제가 고맙죠.”
“아! 아! 말씀도 낮추세요. 저 민호에요. 피팅모델...”
“아니에요. 당신은 나를 점령한 남자에요. 내 몸에 정액을 쏘아준 분이신데 말을 놓으면 안 되죠.”
나는 지희의 말에 자구 혼돈 속으로 빠져 들었다. 어떻게 상대를 해야하나?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 가늠을 할 수 가 없었다.
어떻게 처신해야 옳을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스스로 숙맥임을 인정해야 옳았다.
지희는 성기를 왼 손까지 합세해 내 혁대를 풀고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나는 드디어 정신 줄을 놓았다. 머리가 몽롱해지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가 좁은 바닥에 꿇어앉았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날은 제가 죽을죄를 졌습니다.”
지희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다.
“이러실 줄 알았어요. 이러지 마세요. 그 날 저는 황홀했어요.”
지희는 엉덩이를 들고 허리를 꺾고 손을 뻗어 바닥에 놓인 내 손을 잡아 일으켰다.
일어나는 나의 눈에 지희의 다리사이 치마 밑에 하얀 팬티가 쓱 들어왔다.
얇은 팬티에 어리는 까만 털과 도끼 자국. 나도 모르게 침이 삼켜졌다.
지희는 내 양 손을 잡아 일으켜 원래 앉았던 옆자리에 앉혀 주었다.
새로 산 내 폰이 진동을 했다. 미애의 메시지가 온 모양이다.
화가 나서 삐쳐서 갔지만 집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일 것이다.
집에 가는 동안 화가 풀렸을지도 모른다. 미애는 화를 잘 삭이는 여자였다.
나는 지희 때문에 문자를 확인 할 수 없었다. 폰으로 고개도 돌리지 못했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지희의 행동에 태도에 전전긍긍해야 했다.
앙큼한 유부녀가 스무 살짜리 영계하나 데리고 놀겠다는 것인가?
아무래도 상황 예측은 그렇게 결론지어지고 있었다.
지난 번의 불상사에 대한 책임은 이제 묻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여자는 이제 내 젊음에 반해 나와 적당히 즐기고 때 되면 버리려 하는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나도 용기가 생겼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농염한 여인과 한시라도 즐겨 보는 거야. 손해 될 거 뭐 있어?
지난 번 죗값을 받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다행 아니겠어?
언젠가 부적절한 관계가 들어나도 나는 몸으로 때우면 되지만
사장은 큰 파멸을 맞을 수도 있다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나는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생겼다. 내 몸을 지희에게 맡겨 보자는 심사가 생겼다.
지희는 다소곳이 풀죽어 앉은 내 어깨에 상체를 기대왔다.
어느새 지희의 오른 손이 나의 바짝 선 성기를 옷 위에서 만지고 있었다.
“남자, 여자가 관계도 할 수 있는 거지 그게 뭐 용서할 게 있나요? 제가 고맙죠.”
“아! 아! 말씀도 낮추세요. 사장님. 저 민호에요. 피팅 모델 민호.”
“아니에요. 당신은 나를 점령한 남자에요. 내 몸에 정액을 쏘아준 분이신데 말을 놓으면 안 되죠.”
나는 지희의 말에 혼돈 속으로 빠져 들었다. 어떻게 상대를 해야 하나?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지 가늠을 할 수 가 없었다.
어떻게 처신해야 옳을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스스로 숙맥임을 인정해야 옳았다.
그냥 생각과 몸뚱이를 지희에게 맡겨 놓기로 했다. 될 대로 되라. 팔자 아니겠어?
지희는 성기를 만지던 오른 손에 왼 손까지 합세해 내 혁대를 풀고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내 성기가 지희의 손에 이끌려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뻣뻣하게 서 가지고 팬티 밖으로 툭 튕겨 나왔다. 그리고는 꺼떡거렸다.
지희가 양 손으로 성기를 감싸고 부비고 있었다. 성기는 막대기처럼 발기해서 나를 아프게 했다.
나는 드디어 정신 줄을 놓았다. 머리가 몽롱해지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
팔을 들어 지희를 감싸 안고 침대에 쓰러졌다.
내 손으로 지희의 셔츠 단추를 풀면서 입으로는 지희의 입술을 찾았다.
지희의 핸드백이 침대에서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잠깐요. 제가 옷을 벗으면 안 될 가요?”
나는 지희의 말을 들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달아오른 육체를 식힐 수가 없었다.
지희의 셔츠 단추를 다 풀었다. 브라를 제치고 유방을 손으로 주물렀다.
그리고 유방을 손으로 쥔채 입으로 유두를 삼킬 듯이 빨아 제쳤다.
“옷 구겨지거나 찢어지면 집에 가기 곤란해요. 제가 벗게 해 주세요.”
지희의 울먹이는 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지희를 품에서 놓아 주었다.
지희는 내 품에서 잽싸게 몸을 빼더니 바닥으로 내려서며 브라를 원위치 시키고 셔츠를 여몄다.
나는 더럭 겁이 났다. 괜히 놓아 주었나? 아! 그냥 끝장을 봐야 하는데.
지희는 단추가 풀린 셔츠를 왼손으로 모아 쥐고 잠시 방안을 두리번거렸다.
지희의 시선이 멈춘 곳은 오디오였다. 내 방에서 휴대폰과 함께 소리 내는 유일한 도구.
지희는 오디오로 다가가 오른 손으로 cd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하나를 쏙 뽑아서
오디오에 넣고 버튼을 눌렀다. 오디오에선 빅뱅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눈물뿐인 바보
지희는 오디오의 보륨을 한껏 높여놓고 내 앞으로 왔다. 방안이 쿵쿵 울리도록.
그리고는 왼손을 놓았다. 셔츠가 확 갈라졌다.
나는 상체만 일으킨 채 침대위에 눕다시피 앉아서 지희를 지켜보고 있었다.
휑하니 가버려도 잡을 용기도 자세도 되어있지 않았다. 아무 일 없었음에 감사해야 했다.
지희는 양 손바닥으로 가슴에서 어깨로 펴면서 스는 듯 셔츠를 벗었다.
벗을 셔츠를 한 발 움직여 벽에 붙여 놓은 옷걸이에 걸었다.
배꼽에서 가슴으로 손바닥으로 쓸듯이 하며 브라를 올려 가슴을 내 놓았다.
발딱 선 젖꼭지에 유방이 매달려 있었다. 출렁거리고 있었다. 크지는 않았다.
나는 여자 가슴사이즈를 잘 모른다. 어림잡아 비컵 정도? 씨컵은 안될 것 같았다.
젖탱이가 포동포동 군침이 돌았다. 아이 낳은 아줌마의 유방이 아닌 것 같았다.
위로 솟구쳐 오르듯이 용솟음치는 지희의 젖탱이는 줄 없는 수박 같았다.
지희는 돌아서더니 내 앞에 등을 내 밀었다. 나도 손바닥을 쫙 펴고 지희의 등을
쓸듯이 부비며 브라자 호크를 풀어 주었다. 호크 풀린 브라자를 양손으로 감싸 안고 지희가
빅뱅의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었다. 내 눈은 부셨고 성기는 찢어질 듯이 커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희는 완전히 풀린 눈동자로 나를 주시하면서 몸을 흔들더니 브라자를 나에게 휙 던졌다.
나는 지희의 브라를 손으로 받아 가슴에 안고 눈은 지희의 젖통에서 떼지 못했다.
정신은 몽롱하고 몸에 열이 펄펄났다. 당장이라도 지희에게 달려들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다.
지희는 손바닥으로 가슴에서 배로 쓸어 내려가더니 스커트 호크를 풀고 허벅지로 밀어 내렸다.
하얀 팬티 밖으로 검은 털이 삐죽삐죽 나와 있었다. 물 머금은 도끼자국이 선명했다.
스커트도 벗겨져 옷걸이에 걸렸다. 지희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멀뚱히 얼이 빠져 보고 있는 나에게 지희가 말했다.
“팬티는 벗겨 주세요.”
온 몸이 찌릿하다. 지희의 목소리가 천사의 음성처럼 들렸다.
나는 가슴에 안았던 지희의 브라를 접어서 침대에 놓고 양 손을 펴서
지희의 허리를 쓸듯이 하며 엉덩이로 내렸다. 착 달라붙은 지희의 삼각팬티는
내 손에 붙어 허벅지로 흘러 내렸다. 물이 흥건한 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는 옹달샘이 베일을 벗었다. 계곡 안을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다.
옹달샘에 입술을 담그고 싶었지만, 마음뿐이었다. 침만 수차례 삼켰다.
내 손은 허벅지를 지나 무릎 아래로 내려갔고 지희는 발을 하나씩 들어 나를 도왔다.
내가 벗긴 팬티를 지희에게 주었다. 지희는 팬티를 검지 끝에 걸더니 창문 쪽으로 휘리릭 던졌다.
이제 지희가 내 품에 안겨 올 줄 알았던 기대치는 어긋났다.
그녀는 양 팔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지희의 손에 이끌려 몸을 일으키고
바닥으로 내려섰다. 지희는 빅뱅의 음악에 맞추어 발가벗은 몸을 흔들며 내 몸을 더듬었다.
지희의 손길에 나의 셔츠가 벗겨지고 바지가 벗겨지더니 런닝과 팬티가 지희의 손으로 넘어갔다.
알몸이된 나를 지희는 세워둔 채 왼 팔로 나의 허리를 감고 입술로 나의 젖꼭지를 빨며
오른 손으로 나의 성기를 주물럭거렸다. 나는 뜨거워지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끓어오르는 욕정을 견딜 수 없었다.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지희를 양 팔로 감싸 안고 침대위로 쓰러졌다.
지희는 성기 잡은 손도 꼭지 빨던 입술도 놓지 않고 그대로 쓰러져서 하던 짓을 계속했다.
지희가 내 위에 엎어져 있었다. 나는 몸을 뒤집었다. 지희를 눕히고 그 위에 몸을 포갰다.
지희의 입술은 나의 젖꼭지를 놓쳤지만 오른 손을 나의 성기를 줄기차게 잡고 있었다.
내 입술이 지희의 젖통을 빨았다. 지희가 신음을 흘렸다.
“흐~ 앙~ 흐~ 앙~흐~ 앙~흐응~흐응~흐응~흐응~흐아~ 앙”
내 손이 지희의 계곡을 누볐다. 물이 폭포수처럼 흐르고 있었다.
“흐~ 앙~ 흐~ 앙~흐~ 앙~흐응~흐응~흐응~흐응~흐아~ 앙”
지희는 숨이 넘어갈 듯 색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는 내 성기를 잡고 있던 오른 손을 자기의 사타구니로 움직였다.
내 성기를 지희 오른 손이 계곡 입구까지 안내했다.
나는 지희의 바람대로 성기를 계곡에 찔러 넣었다.
“흐~아 앙~ 흐~ 앙~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지희의 신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우는 듯 리듬을 타는 듯 내 귀를 간지럽혔다.
삽입이 되자 지희가 내 목을 양팔로 감싸 안고 매달리며 엉덩이를 번쩍 들고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엉덩이를 돌리면서 배치기를 시도했다.
“흐~아 앙~ 흐~ 앙~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미애에게선 듣지 못했던, 생전 처음 들어보는 지희의 신음소리는 나를 더욱 뜨겁게 했다.
스무 가구가 사는 열 찻집. 옆방에서 벽에 귀를 대면 소곤거리는 소리도 다 들리는데
지희의 자지러지는 교성은 창문 넘어 골목으로 달아나기에 충분했다.
말 많은 다세대 주택. 한입 건너가면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입소문.
나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냥 지희와 알몸을 맞대고 있는 순간이
황홀했고 쾌락이었다. 세상에 우리 둘 뿐이었다.
지희는 목에 매달려 내 젖꼭지를 빨았다. 신음이 비명으로 변해갔다.
“흐~아 앙~ 흐~ 앙~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나는 지희의 질펀한 계곡에 방아질을 시작했다.
지희는 방아질이 시작되자 몸을 꼬듯이 뒤척이며 엉덩이를 돌리고
어깨를 들썩이고 손바닥으로 내 몸을 부지런히 쓸고 다녔다.
“으아! 자기 너무 좋아! 으앙! 흐앙! 흐으으~~ 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지희의 비명은 나를 더욱 신나게 방아질 하도록 힘을 주었다.
지희의 비명은 나의 몸을 달구었고 나는 오래지 않아 지희의 계곡에 사정을 하고 말았다.
이제 막 시작인데 벌써 싸다니 허무했다. 뺄 수가 없었다.
한껏 달아오른 지희의 몸에서 떨어지기가 싫었다.
나는 그냥 풀죽은 좆을 지희의 자궁에 꽂은 채 지희의 몸뚱아리를 부둥켜안고 더욱 밀착했다.
지희가 요동을 쳤다. 피스톤 운동을 계속하라는 듯 엉덩이를 들고 돌렸다.
젊음이 좋다는 것은 금방 또 성기가 고개를 쳐든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다시 힘차게 방아질을 했고 지희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두 번째 사정은 제법 오래 걸렸다. 두 몸뚱아리가 땀으로 범벅이 된 가운데
나는 지희의 몸 깊숙이 정액을 투입했다.
두 번이나 나의 정액을 받아들인 지희는 그제야 만족한 듯 온몸에 힘을 풀고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나는 지희 위에 포개진 채 못다 빤 젖꼭지를 계속 핥았다.
녹초가 된 지희는 신음을 계속 쏟으면서 양 손으로 부지런히 내 몸을 쓸고 있었다.
“으아! 자기이 너무 좋아! 으앙! 흐앙! 흐으으~~ 흐~아 앙~흐응~흐윽~흐응~흐윽~흐아~ 앙”
광란의 몸부림이 끝나고 우리는 침대위에 나란히 누워 숨을 고르고 있었다.
“어땠어요? 좋았어요? 힘 들었죠오?”
어느새 지희가 왼손으로 나의 성기를 잡고 코맹맹이 소리를 하고 있었다.
“사장님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그래도 한숨을 쉬었다. 우리가 어떤 관계로 언제가지 갈지는 모르지만,
지희가 나에게 죄를 묻지는 않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
이 여자가 나에게 반했는가? 남자 모델만 보면 가랑이 벌리는 창녀인가?
내가 몇 번째 남자일까? 지금 나 말고 몇 명의 남자와 교미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물을 수는 없었다. 어쨌든 보통 여자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었다.
격정적인 몸부림. 자극적인 손놀림과 자지러지는 신음은 보통의 여자들과는 달랐다.
“사장은 쇼핑몰에서만 불러 주세요. 여기선 사장 아니에요.”
“그럼 머에요?”
“여자. 흐흐. 자기의 사랑스런 여자.”
“섹 파트너?”
“으흥! 그 것도 나쁘진 안 네여. 지금은 섹스 파트너. 나중엔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호호”
지희가 만지는 내 성기가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머리가 뜨거워졌다.
창녀면 어떻고 매춘 녀면 어떠냐? 이정도 여자와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섹스를 좋아 하세요?”
“자기를 만나고 섹스가 좋아졌어요. 반했어요. 자기에게.”
엉큼, 내숭이라는 낱말이 떠올랐다. 섹스를 즐기는 여자가 아니라면 그렇게
환장을 할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나 말고도 여러 남자가 있을 거야.
얼마나 많은 남성들에게 ‘반했어요’를 외쳤을까. 가증스러웠다.
하지만 포동포동한 몸뚱아리는 매력 있었다. 먹음직했다.
쪽쪽 빨아대던 자궁도 허벌창은 아니었다. 빡빡했고 쫄깃했다.
자궁만을 놓고 보면 남자관계가 많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많은 남자들과 했다면 아무리 수축 작용을 해도 아이 낳은 자궁이 쫄깃할 수는 없겠다는 것이 나의 裏?지식이었다.
아마도 남편에게도 외면 받고 제대로 자궁 사용을 못했는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왔다.
성에 굶주린 여성? 오랜만에 내가 사장의 먹이가 된 건가?
“남자들 많이 경험해 보셨어요? 사장님?”
“기회가 없었어요. 남자들이 날 싫어하나 봐요.”
“사장님처럼 예쁘고 능력 있는 여자를 남자들이 싫어 할 리가 있나요? 사장님이 관심이 없었겠지요.”
“물론, 쇼핑몰을 하다보면 많은 남자들을 만나고 매력 있는 남성도 보게 되지요. 하지만 가정 있는 여자가 사회생활 하면서 표현할 길은 없었어요. 나 자신을 지켜야 하니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내 성기가 수그려 버렸다. 지희가 만지고 있었지만, 녀석은 그냥 고개를 팍 숙이고 일어나지를 않았다.
“어머! 잠지가 주무시네여. ^^* 힘들었나봐. 흐흐흐.”
나도 윗몸을 일으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녀석이 힘을 배고 드러누워 있었다.
지희가 성기에 입을 갖다댔다. 입술로 문지르더니 혀를 날름거렸다.
지희의 혀가 날름거리자 머리가 띠잉하면서 성기가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지희는 입술을 나의 성기 끝에 있는 좃물 나오는 구멍에 대고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점점 성기는 빳빳해지면서 지희가 한 손으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버렸다.
나는 윗몸을 다시 눕히고 머리를 베개에 누였다. 몸에 힘을 빼고 성기에만 온 신경을 쏟았다.
“어머나. 이렇게 큰 물건은 처음 봐여. 변강쇠는 이렇게 컸을까?”
“끄응!”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지희의 손이 불알을 잠시 만지더니 성기를 입안으로 살며시 넣었다.
나의 성기가 동굴에 들어가는 듯 뜨거운 기운이 감쌌다.
지희는 성기를 입안에 넣고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곧바로 쭈쭈바를 빨듯이 흡입을 시작했다.
성기는 나무토막처럼 굳어져서 지희의 침으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지희의 뜨거운 콧김이 내 성기를 더욱 달구었다.
입안 가득히 성기를 넣고 코로만 숨을 쉬는지 콧김이 세차게 훅훅 거렸다.
나는 손을 뻗었다. 지희의 엉덩이가 잡혔다. 만졌다. 주물렀다. 손가락으로 똥꼬도 수셨다.
지희는 엉덩이에 반응하지 않고 열심히 성기만 빨아댔다. 견딜 수 없이 몸이 꼬여서 나는
힘차게 발사했다. 지희의 아가리에 나의 정액을 가득 쏟아 넣었다.
지희는 나의 사타구니에 머리를 처박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뜨거운 콧김만 훅훅 내뿜고 있었다. 서서히 다리를 당기고 무릎을 세우고 몸을 일으키며
성기에서 입을 뗐다. 입을 앙다물고 휴지로 나의 성기를 골고루 구석구석 닦았다.
풀죽은 성기를 손으로 잡아 얌전히 누여 놓고 몸을 돌려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내 보는 앞에서 양손을 모으더니 손위에 입안의 정액을 뱉어냈다.
일어나 부엌으로 나갔다. 연이어 지희가 입에 것을 뱉는 소리가 들리고
물소리가 나더니 양치질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냥 누워 있었다.
알 수 없는 행복이 내 몸을 감쌌다. 몸이, 마음이 하늘로 날아 다녔다.
이모 접수 - 5부
지희가 잠에서 깬 듯 부스스 일어났다.
“자기야. 카드 그냥 가져가면 안 돼. 상품 촬영 항거는 두고 가야징.”
갑자기 지희의 목소리가 나긋나긋해졌다. 코맹맹이 소리로 나를 자기라 부른다.
내 머릿속이 텅 비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팔을 꼬집어보아야 했다.
상품 촬영한 사진을 챙기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카드를 뺏기 위한 술책인가?
여우같은 년이 무슨 술책을 쓰는 것 같아 나는 바짝 긴장을 해야 했다.
“카드는 하난데 상품 사진을 어떻게 줘요? 카드를 분질르까?”
“아이! 자기는! 상품 사진만 카메라에 옮겨 놓고 가면 되잖아요.”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꿈은 정녕 아니었다. 입꼬 버꼬의 도도한 사장이 나에게 존대를 하고 있었다.
“좋아. 사진 찍은 거 지우면 새로 또 찍으면 되지 뭐. 그니까 지우지마요.”
“걱정 마요. 상품만 옮길 테니깐.”
나는 메모리 카드를 지갑에서 꺼내 지희에게 넘겨주었다.
지희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카드를 리더기에 꽂고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기 시작했다. 나도 벌거벗은 몸으로 지희의 옆에 붙어 있었다.
나체 사진을 지우면 안 되니까 감시를 해야 했다.
10기가짜리 메모리를 옮기는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희는 다소곳이 앉아서 기다리고
나는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아야 했다. 밋밋한 시간이 잠시 흘렀다.
“어떻게 그렇게 힘이 좋아? 나 보지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지희가 손끝으로 내 성기를 툭 건드렸다. 나는 움찔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시선은 DSLR 폴더에 꽂아 놓고.
지희가 의자를 빙글 돌리더니 내 족으로 몸을 돌려 마주 앉았다.
“변강쇠야. 변강쇠. 지희 오늘 몇 번이나 까물어 칠뻔 했어요. 자기야아!”
지희는 손을 쭈욱 뻗더니 오른 손으로 내 성기를 감아 쥐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엉덩이만 뒤로 빼고 있었다.
“자기야. 업로드 하는 동안 우리 함 더하까?”
나는 지희의 태도에 정신이 없었다. 여우에게 홀렸나?
지희의 행동에 나의 성기는 다시 썽을 내고 있었다.
어느 새 재ㅣ희가 양손으로 나의 성기를 잡고 키스를 날리고 있었다.
나는 지희의 다리와 등을 받쳐 번쩍 안고 침대로 갔다.
침대위에 지희를 사뿐히 내려놓으니 지희가 내 목을 틀어 안고 내 귀를 찾는다.
“자기야. 누워 봐요. 내가 애무해 줄게. 아까는 아파 죽을 뻔 했어요.”
나는 순순히 침대에 누웠다. 지희는 내 위에 엎드려 성기를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혀로 온 몸을 탐색해 나갔다. 이마에서 발끝까지
지희가 내 몸에 침을 바르기 시작했다.
새가 모이를 쪼듯이 입술로 쪽, 쪼옥 빨며 혀를 쉴 새 없이 굴리고 있었다.
한 손은 나의 불알을 주무르고 한 손은 내 젖꼭지를 아우르며 지희는 스스로 흥분하고 있었다.
발딱 선 젖꼭지가 지희의 움직임에 따라 내 허리를, 배를, 어깨를 간질이고 있었다.
지희의 입술이, 지희의 혀가 온 몸을 휘저어도 지희의 양 손은 내 젖꼭지와 불알에 매달려 떨어질 줄 몰랐다.
지희의 입술이 이마를 거쳐서 코를 빨고 콧구멍을 혀로 핥아내고 볼에서 잠시 머물더니 입술로 다가왔다.
나는 좋아서, 순전히 좋아서 입술을 헤 벌렸다. 지희의 혀가 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침이 흘러 들어왔다.
나도 마중을 했다. 내 혀로 지희의 혀를 휘감았다. 두 개의 혀가 내 좁은 입안에서 뒤엉켜 버렸다.
진한 키스가 끝나고 지희의 혀가 내 턱을 핥는데 이마가 간질 거렸다.
지희의 입술이 나의 배꼽을 삼키려는 듯 빨아 제치는데 양 쪽 다리가 꼬였다.
지희의 혀는 허리를 거쳐 허벅지로 내려가면서 자지에는 침범치 않았다.
허리에서 가운데로 다가 오는 듯 하더니 허벅지로 내려가 버렸다.
다시 오겠지. 다시 오겠지 했지만 지희의 입술은 허벅지를 타고 무릎으로 내려갔다.
지희의 혀는 내 무릎을 핥으면서 내 심장을 날뛰게 했다.
무릎이며 종아리를 핥아내려 가는데 나는 가슴이 뜨거워지고 몸이 꼬였다.
경험 많은 유부녀의 완숙미에 나는 초죽음이 되고 있었다.
순진해 빠진 미애와는 비교가 되지 못했다.
미애와는 ‘일케 해주까?’ ‘이건 어때?’ 하며 상호 소통으로 보완을 해 갔다면
지희와는 말이 필요 없었다. 지희의 광적인 움직임에 나는 느끼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지희의 현란한 움직임에 나는 저절로 반응이 일어났다. 참을 수 없는.
이 여자 지희. 입꼬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알 수 없는 여자였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속을 볼 수 없는 여자.
도도하고 거만하고 냉철하고 지성과 교양만을 앞세우는 여자.
자기 우월감에 남을 무시하는 교만하고 이기적인 여자 지희가 갑자기
행동이며 말투며 태도를 손바닥처럼 뒤집었다.
지희가 내 온 몸을 아우르는 동안 내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이 여자 왜 이러지?’ ‘이 여자 미쳤나?’ ‘어차피 해 뜨면 깜방 보낼 놈이니까 맛이나 실 컷 보자는 거야 뭐야’
지희가 내 뺨을 때리고 내 손에 어깨가 밀려 엉덩방아를 찧던 모습이 떠올랐다.
다시 일어나던 지희는 나에게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나를 잡아먹을 듯이.
자기 손목을 내손아귀에 잡혀 뒷걸음 칠 때는 입에서 온갖 욕설을 토해냈다.
침대에 넘어져서도 몸을 뒤틀고 욕설을 뱉으며 발광을 했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뺨을 세 차례 갈기고부터 조용했었다.
내가 억지로 삽입을 하고 피스턴 운동을 할 때 지희는 흐느끼고 있었다.
그 흐느낌이 신음으로 비명으로 변하면서 지희는 내 몸을 뱀처럼 말아 감고 엉덩이를 들어 나를 도왔다.
그래. 역시 여자와 명태는 두들겨 패야 보드라워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여자 지희는 두들겨 패야 순종하고 복종하는 여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찼다.
내 좆 맛을 보고 반해 버린 건가? 신랑 좆이 영 형편없는가? 지희 보지가 외식을 원하는가?
가만히 누워 있으니 생각이 많았다. 어쨌든 지희의 지금 행동으로 봐서 내가 무사할 것 같았다.
마음을 놓아도 될까? 오늘 일을 없었던 일로 묻게 될까? 이년이 또 생각이 돌변해서
책임을 묻겠다고 설친다면 나는 인생 종 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지울 수는 없었다.
이년을 죽여 버리면 모든 게 숨겨질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지른 일은 죗값을 받아야지. 소중한 목숨까지 뺏을 수는 없었다.
지희와 뜨거운 밤을 보내고 후환이 두려워 죽여 버린다는 것은 내 용기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희는 나의 온 몸에 침을 바르고 내 위에 기마자세로 앉더니 삽입을 시도했다.
나는 누운 채 허공에 손을 뻗었다. 삽입이 성공하자 지희는 상체를 숙이고 내 손을 잡아 자기 가슴으로 끌고 갔다.
나는 지희의 젖통을 쥐어뜯듯이 주물렀다. 지희는 내 위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구멍에 성기를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지희는 장단에 맞추어 ‘좋아!’ ‘좋아!’를 계속해서 외쳐댔다.
지희의 현란한 움직임에 내 성기는 지희의 구멍 깊숙이 발사를 했고 지희는 성기를 구멍에 넣은 채 한참을 내 위에 앉아 있었다.
발사해버린 성기가 쪼글아 들며 구멍에서 나오려고 했다. 지희는 앉은 채 손을 뻗어 사각 휴지통을 들고 왔다.
내 몸에서 옆으로 비켜 앉더니 휴지로 내 성기를 정성스럽게 닦아 주었다.
그리고 한 쪽 다리를 무릎 꿇고 한쪽 다리는 무릎 세우고 휴지로 자기의 아랫도리를 닦았다.
그리고는 휴지를 한 움큼 말더니 구멍을 꽉 틀어막고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샤워장이 없어서 어떻게 하죠? 이럴 줄 알았으면 만들어 둘 걸.”
나는 대답을 안했다. 할 말이 없었다. 향연이 끝나고 나니 불안이 엄습했다.
지희 이년이 언제 돌변해서 내 멱살을 잡고 경찰서 가자고 할 지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옆에 있는 지희는 보들보들한 색녀 건만 나는 고양이 같은 악녀 지희만 상상하고 있었다.
빨리 일어나 메모리칩이나 챙겨 숨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년이 비상벨로 경찰서에 신고해 놓고 그 동안을 즐기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들이 총을 들고 공터를 가로질러 달려오는 상상을 하며 나는 화들짝 일어났다.
옆에 누워 있던 지희가 말릴 틈도 주지 않고 나는 메모리카드를 챙기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자기야앙. 왜 갈려 궁? 급한 일 있어?”
어느새 지희가 달려와 내 가슴에 손을 넣고 몸을 기대며 물어 왔다.
“오늘 죄송했어요. 죗값은 받을게요. 내 인생 종치면 사장님도 끝장나요.”
나는 메모리카드를 지희의 눈앞에 내밀었다.
“걱정마앙. 내가 자기를 어케 하겠어? 걱정 말고 쉬어요.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용.”
나는 지희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지희를 밀치고 쇼핑몰을 뛰쳐나왔다.
배도 고프고 머리도 멍하고 다리도 휘청거리는데 나는 공터를 내달렸다.
자정이 넘어 있었다. 택시를 타고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너 잡아갈 거야 하면 도망갈 텐데. 바른 말 하겠어? 요물 같은 년이 날 안심시켜 놓고 복수하려 할 거야.
내 머릿속에 경찰이 우리 집 앞에 잠복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골목에 내가 나타나면 출구와 퇴로를 막아서서 수갑을 내밀지도 모른다.
나는 중간에 택시에서 내려 PC방을 찾았다. 한밤중에도 PC방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나는 컴퓨터에 메모리칩을 꽂고 지희의 나체 사진을 나의 메일로 전송했다.
내 블로그에 비밀글로 지희의 나체 사진을 업로드 했다.
경찰에 잡히면 메모리칩부터 뺏길 것이다.
사진을 여러 곳에 보관해야 나중에 복수의 칼날을 배들 수 있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불시에 잡혀가도 콩밥 먹고 난 후에라도 복수는 해야 했다.
지희의 나체 사진은 나에게 큰 무기였다. 사진을 메일과 블로그에 저장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에 찝찝함이 남아있다.
경찰이 그 정도 짐작 못할까? 서너 차례만 고문당하면 나는 메일과 블로그를 술술 불어 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포털 사이트에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보내는 메일로 지희의 나체를 보내고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평소 사용하던 메일과 블로그는 추궁도 당하고 조회도 할 지 모르지만
새로운 아이디는 아무도 모를 것임에 안전하리라 확신했다. 내가 떠벌리지 않으면 그 누가 알 것인가.
새로운 아이디의 비번은 미애의 이니셜과 생일 날짜로 했다. 내가 잡혀가면 미애가 면화 왔을 때 복수를 부탁하기 위해서.
지희의 나체 사진을 세 군데 보관해 두고 나는 씩씩하게 집으로 향했다.
컴컴한 골목에서 시커먼 남자들이 뛰어나와 내 팔을 꺾고 수갑을 채우는 불상사는 상상에 그쳤다.
집안에도 매복 형사는 없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쾌재를 불렀다.
그 쫄깃쫄깃한 지희의 구멍. 앙칼진 말만 쏟아내던 그 입술이 그토록 달콤할 줄은 몰랐다.
역시 남편과 수백 번 학습을 해온 지희의 섹스는 나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지희의 구멍을 내가 쑤셨다는 쾌감은 나를 쉬이 잠들지 못하게 했다.
일말의 불안도 가시지는 않았다. 나는 부엌과 방문의 잠금 장치를 확인했다.
유사시에 뛰쳐나갈 들창문도 확인하고 머리를 디밀어 보았다. 머리가 쉽게 들어갔다.
아무리 좁은 구멍이라도 사람의 머리만 들어가면 몸은 충분히 빠질 수 있다는 지식을 어디에선가 본적이 있었다.
새벽이었다. 나는 잠을 청했지만 흥분과 불안이 가로막아 잠은 쉬이 오지 않았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른다.
주변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 보니 내 손엔 수갑이 채워져 있고
경찰 모자를 깊이 눌러쓴 남자가 셋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잠옷을 입은 채 내 침대에 누워 있고 그들은 음흉스런 웃음을 지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 입에는 테이프로 봉해져 있었고 한 놈이 내 이마를 누르고 있어서
내가 발버둥을 쳐봐도 침대를 벗어날 수 없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법정에서 유리한 진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마를 누른 남자가 뱉은 말이었다.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들창문이 보였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머리만 집어넣으면 나갈 수 있었다.
나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누르고 있는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몸을 바르게 들창 쪽으로 굴렸다. 바닥에 덜어졌다가 몸만 일으키면 될 것 같았다.
몸이 침대를 벗어나는데 는 성공했다. 바닥에 쿵하고 떨어졌다. 그런데 아프지 않았다.
몸을 일으켰다. 손목에 수갑이 없었다. 입에 테이프도 없었고 주변에 남자들이 사라졌다.
방안에 나 혼자뿐이었다. 들창으로 따가운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똑 같았지만
벌떡 일어나 들창을 향해 가며 보니 꿈이었다.
꿈속에서 내가 체포가 되었고 탈출한다고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상황이었다.
너무나 생경한 꿈이었다. 너무나 또렷한 꿈이었다.
죄지은 자는 발 뻗고 자지 못한다는 옛 선인들의 말이 하나도 틀림이 없었다.
다행히 이불이 나보다 먼저 침대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있어 다치지는 않았다.
나는 다시 침대로 기어 올라와 결심했다. 날이 밝으면 휴대폰부터 새로 사고
입꼬 버꼬 사장님 앞에 무릎 굻고 빌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용서해 주지 않으면 죗값을 치룰 수밖에 없다는 각오를 했다.
죄지은 자가 도망 다니고 숨어서 사는 고통을 나는 밤새 맛볼 수 있었다.
할 때는 좋았는데 하고나니 겁도 나고 후회도 막심했다.
대리점에 가서 쓰던 번호 그대로 통신사를 바꾸었다.
내 손에 새 휴대폰이 쥐어졌다.
전원을 넣으니 메시지가 연속으로 세통이 들어왔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 차례로 미애의 면접 보자는 통보였다.
나는 미애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야. 목요일 오전에 스타일 쩐다, 오후에 난다긴다, 저녁에 멋내봐에서 면접 보자는데 다른 약속 없지?”
미애는 약속이 있지만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같이 못가니까
자신감 있게 면접 보라고 당부했다. 혹시 할력을 물으면 미애가 좋아하는 고등학교
아무데나 나왔다고 거짓말하라고 일러 주었다. 학력은 참고사항일 분 조회해보는 쇼핑몰은 없었다.
그래도 초등학교밖에 못나왔다고 바른 말해서 점수 깎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나는 사실 다른 약속이 없었다. 같이 가서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지희 때문에, 지은 죄 때문에 지금은 어디에고 나서고 싶지 않았다.
“내가 옆에 있으면 여보야가 한결 편할 텐데. 볼일이 있어서 억하쥐?”
“괜찮아. 혼자서도 잘해요. 면접 한 두 번 봤나? 자기소개라는 프리미엄도 있는데.”
“그래. 가거든 민호 소개로 면접 보러온 미애입니다. 하고 소개 해.”
“알았어. 고마워. 당근 합격이겠지만, 내가 한 턱 쏘께.”
“그래. 한 턱 쏘지 말고 내 앞에 함 누워 있으면 돼. 가랑이 쫙 벌리고”
그 와중에 나는 미애에게 농담을 하고 있었다. 미애와 대화하는 동안은 마음이 편안했다.
“알써. 발가벗고 가랑이 벌리고 누워 있으께.”
옆에 있으면 볼이라도 손으로 찝어 주고 싶었다.
“면접 볼 땐 촐랑거리지 말고 얌전한 척 해.”
“내가 언제 촐랑 거렸나? 얌전이 내 트레이드마크다. 뭐.”
“그래, 그래. 잘 해봐. 좋은 소식 기다릴게.”
“걱정 마. 우리 자기 고생한 보람을 내가 챙겨 줄게.”
사고를 쳤다는 말도 폰이 깨져서 연락을 못했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지희에게 가서 빌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만 그럴 뿐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내 자신이 나를 컨트롤 할 수 없었다. 아무 버스나 타고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계획을 잡고 실천에 옮긴 것은 아니었다. 머리는 텅 비어 있고 몸에는 기운이 없었다.
무기력증인가? 짧은 지식에 생각나는 것은 그 말 뿐이었다.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나는 줄을 서서 표를 끊었다. 고모 집에 가는 차표였다.
마음먹고 한 행동은 아니었는데 몸이 그렇게 움직였다. 고모가 보고 싶었나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지희의 썽난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잊으려 할수록 더 생각났다.
고모에게 이실직고하고 의견을 구하고 싶었다. 나체 사진까지 털어놓고 고모의 고견을 들어보고 싶었다.
고모는 한평생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으니 방편도 있을 것이고 합의점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이 다시금 서러웠다.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보고 싶어 눈물이 났다.
“아이구. 우리 모델 왔구나. 장가보내야 할텐 디. 어서 가서 고모부한테 인사 드려라.”
고모는 설거지 하다가 행주를 손에 쥔 채 달려와서 그대로 내 양손을 잡았다.
나는 거실로 들어가 고모부께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래 왔구나. 전화라도 한 번씩 하지. 네 고모가 걱정이 마를 날이 없다.”
“죄송합니다. 마음은 있는데 잘 안되네요.”
‘바르게 살고 있재? 나쁜 짓 안하고.“
“예.”
“너는 나쁜 짓 하면 안된다. 다른 사람과 달라서 부모 없다는 욕을 먹는단 말이다.”
지희와의 일을 고모부가 알면 또 아빠 대신이란 명분으로 몽둥이찜질을 할 것이다.
“착하게 바르게 살겠습니다. 열심히 돈 벌어서 고모한테 효도 할겁니다.”
“아이구 민호야. 고모는 괜찮타. 고모부 한테 효도 하거라.”
“......”
나는 아무 말도 안했다. 고모는 만날 고모부만 챙겼다. 나는 아닌데.
“그래. 고모부든 고모든 효도는 안 바래니까 열심히만 살아라.”
고모부가 열심히 살으라는 말을 뒤로 마실을 나가 버렸다.
사촌들도 학교에 갔는지 고모와 나만 34평 아파트에 덩그러니 남았다.
“민호야. 요새 밥은 잘 챙겨 먹고 댕기나? 굶지는 안 하나?
“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고모.”
“우리민호 배고프 재? 니 좋아하는 부침개 해주까? 수제비 해주까?”
“둘 다 해주세요. 고모.”
나는 오랜만에 고모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사촌 형아들 땜에 근접도 못했던 고모의 찌찌도 만져보고 싶었다.
마음만 그랬지 몸은 소파로 가서 털썩 주저 앉았다.
리모콘을 들고 고모부가 보던 채널을 다른 데로 돌렸다.
고모가 수제비를 앉혀놓고 찌짐을 구웠다. 손놀림이 재바르다.
드라마도 스포츠도 개그도 재미가 없었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고모가 부침개를 주는 바람에 리모컨을 놓았다.
“그래, 모델일은 재밌나? 돈은 많이 버나?”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돈은 차차로 벌면 되지요.”
“그래. 그래. 첫술에 배부른 게 어딨더노? 네 아버지도 구멍가게부터 시작해가 공장을 세웠는기라.”
구멍가게부터 공장 세우기까지. 불우이웃을 숱하게 도운 아버지 얘기는
고모에게 수백 번 들었던 얘기였다. 나는 아빠의 발바닥도 따라가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쇼핑몰에 들어가 보니 요새는 속옷만 입고도 나오데?‘
“예.”
고모가 나를 보려고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다니는 모양이다.
“창호가 모델 중에 니가 젤 낮다 카더라. 에미를 닮아서 잘생 는기라. 우리 민호.”
창호는 사촌 큰 형이다. 나름대로 나도 나를 지켜보는 팬이 제법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메모지를 얻어 내가 출연하는 쇼핑몰의 이름들을 적어서 고모에게 주었다.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함이었다.
부침개를 먹고 수제비를 먹고 일어났다.
끝내 나는 지희 얘기를 고모에게 하지 못했다. 고모의 찌찌도 끝내 만져보지 못했다.
그래도 마음은 한결 편했다. 내가 감방을 가도 안쓰러워 해줄 고모가 있다는 것은 위안이었다.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 올라오는데 폰이 진동을 한다.
꺼내보니 미애의 메시지였다.
“언제 와? 나 지금 집에 왔는데.”
“오늘 못 들어 갈 것 같은데.”
마음이 불안하니 미애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어디야?”
“고모 집에 놀러 왔어. 고모가 수제비 끓여 주네.”
“씨이, 좋겠다. 미애도 수제비 끓일 줄 아는데.”
“담에 얻어 먹지 뭐.”
“그래. 좋은 시간 보내고 와. 나 집에 갈게.”
“그래. 푹 자고 밥 잘 먹고 내일 면접 잘 봐.”
아무도 없는 빈 방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 서글펐지만, 지희와 난장판을 벌리고 매듭도 짓지 못했는데
미애를 만나기가 거북했다. 같이 있을 때 경찰이라도 들이 닥치면 얼마나 놀랄까?
지희에게 무릎 꿇고 비느냐?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하느냐? 갈등을 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걱정마앙. 내가 자기를 어케 하겠어? 걱정 말고 쉬어요.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용.”
지희의 마지막 말이 나를 이렇게 망설이게 하는지도 몰랐다. 그 말은 그 자리에서 용서해 준다는 뜻으로 들렸다.
확인을 해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로 진행되고 있었다.
입꼬 버꼬는 월, 수, 금요일 주로 촬영을 한다. 오늘은 모르겠지만 모레 금요일은 분명히 촬영계획이 잡혀 있었다.
오늘 시간과 장소와 품목을 알려 주어야 하는데 아무런 얘기가 없다.
사진작가 때문일까? 나 때문일까? 이제 나는 입꼬 버꼬에서 제외된 것인가?
오늘까지 연락이 없다는 것은 금요일 촬영에 팜여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집에 오니 방이 개끗하다. 그새 미애가 청소를 하고 정리를 한 모양이다. 역시 여자가 있어야 사는 맛이 나는 것 같다.
문을 잠그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한 참후에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누가 자물토을 여는 소리가 났다. 나는 화들짝 일어나 들창문부터 쳐다봤다.
누구인지 몰라도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문이 빼꼼히 열리고 내미는 얼굴은 미애였다.
놀란 가슴을 슬어 내리며 나는 침대에서 내려 왔다.
“왠일이야? 집에 안가고.”
“아까 나가서 서점에 책사러 갔거덩. 집에 가다가 혹시나 해서 골목으로 차를 어 넣었는데
짐에 불이켜져 있잖아. 도둑이라도 들었으면 신고하려고 문을 열고 들어 왔어.“
“에구! 열쇠준 내가 잘못이다.”
“왜? 자기는 내가 안 반가워?”
“반갑지이. 그냥 놀랐다는 얘기지.”
미애가 내 가슴을 치면서 품에 안겼다. 우리는 부둥켜안고 다시 침대로 엎어졌다.
미애에게 밀려서 넘어진 나는 재빨리 미애의 셔츠를 벗겼다.
미애의 손은 이미 나의 성기를 주무르고 있었다.
“상처는 아물었어?”
“딱지 앉았어. 아프진 않아. 근질거려.^^*^^”
“근질거리면 꼴리겠다. 오늘 딱지 다 떨어지겠네. ㅎ”
“살살해 좀. 나으면 잘해 주께.”
“잘? 어떻게 해 줄 건데.”
“몰랑. 그냥 잘 해 줄게.”
“두고 보자. 얼마나 잘해 주는지.”
그 와중에도 나는 농담을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미애와 나의 손은 쉴 새 없이 상대를 더듬었고
살과 살은 떨어질 줄 몰랐다. 엉키고 부비고. 맞닿아 있는 그자체가 행복이었다.
순식간에 둘은 나체가 되었다. 내가 몸을 뒤집어 미애의 위로 올랐다.
젖통을 빨고 턱을 거쳐 귀로 혀를 굴렸다. 미애는 몸을 뒤틀면서 손으로 내 등을 쓸고 있었다.
귀를 핥고 입술을 부딪치는데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
미애의 얼굴에 자꾸 지희가 겹쳐졌다. 지희가 생각나서 몰입이 되지 않았다.
미애의 얼굴이 지희로 보이기도 했고 지희가 나의 뒷덜미를 잡고 패악을 지를 것만 같은 장면이 연상되었다.
역시 집중을 못하는 나의 태도를 읽은 듯 미애가 나를 밀치고 위로 올라왔다.
이미 미애의 아랫도리는 흥건히 젖어 있었다.
미애는 질퍽한 구멍에 성기를 삽입하고 조저 앉았다.
구멍에 성기를 깊숙이 찌른 채 몸을 굽혀 내 젖꼭지와 얼굴을 핥아댔다.
방아는 찧지 않았다. 엉덩이만 빙글 빙글 돌리면서 혀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방아질을 요구했다. 아는 듯 모르는 듯 미애는 보지로 성기를 꽉 물고 요지부동이었다.
“여보야! 방아 찧어.”
“딱지 떨어질까 봐. 흐응!‘
“괜찮아. 살살하면 돼.”
“싫어. 그냥 이게 좋아. 아랫도리 가득 찼어.”
“그럼 아래 힘주고 꽉꽉 깨물어. 가만있으면 무슨 재미?”
미애가 사타구니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흐어엉. 흐으응.”
미애가 아랫도리 힘을 주면서 색도 쓰기 시작한다.
처음 보다 많이 늘었다. 인간은 역시 학습의 동물인가?
처음엔 그냥 당하기만 하던 미애가 올라탈 줄도 알고 쌕도 쓴다.
나도 점점 몰입이 되어갔다. 미애의 신음소리가 지희 목소리로 들리는 착각도 불러 왔지만,
쌕 쓰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귀를 간질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쌕 소리에 나는 취했다.
방아질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미애의 구멍 깊숙이에서 사정을 해버렸다.
미애가 만족한 듯 내 위에서 내려왔다.
“청소 해 줘.”
“으응? 뭘?”
“잠지를 사용했으면 뒤처리도 해줘야지. 그냥 누우면 어떻게 해?”
“아! 알았어. 내가 깨끗하게 닦아 줄게.”
미애는 팔을 뻗어 휴지를 집어 들었다.
“아니, 여보야. 휴지로 말고 입으로 해야지. 혀로 말이야?”
“혀로? 입으로? 어떻게.”
“하아! 우리 여보야. 야동도 좀 챙겨보고 연습도 많이 해야겠다. 남들은 당연 코슨데.”
“씨이! 남들 남들 하지 마. 그럼 남들하고 살던가?”
“아! 미안. 그냥 당연히 하는 거란 얘기지.”
미애는 눈을 흘기며 나의 성기에 입맞춤을 하였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귀두를 혀로 날름거리기 시작했다.
온몸이 짜릿하다. 관계를 하는 것보다 봉사 받는 것이 훨씬 좋았다.
“샤워장이 없어서 어떻게? 진작 만들어 둘 걸.”
지희의 말이 생각나서 나도 코맹맹이 소리로 읊어 보았다.
“괜찮아. 부엌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씻으면 돼.”
“그래. 여보야 빨리 돈 벌어서 샤워실 근사한 집을 사자.”
“오케이. 그날을 위하여.”
미애가 손바닥을 내밀었다.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청소를 한다고 혀를 날름거리던 미애의 입에 어느새 나의 성기가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부지런히 빨고 있었다. 입술을 앙다물고 고개를 까딱이며 혀를 굴리고 있었다.
미애가 나의 성기를 삼킬 듯이 목구멍까지 찔러 넣었다.
거친 숨소리와 뜨거운 콧김이 내 살에 몸에 전해져 왔다.
나는 손을 뻗어 미애의 젖꼭지를 찾다가 참지 못하고 미애의 입안에 발사를 하고 말았다.
미애는 정액을 한 입 물고 나를 보며 미친년처럼 헤벌레 웃더니 두 손으로 입을 봉하고
부엌으로 뛰쳐나갔다.
나는 만족감에, 미애의 행동이 재미있어서 한참을 웃었다.
부엌에서 물소리가 났다. 미애의 씻는 모습을 떠올렸다.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한쪽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치켜들고 내려다보며
물질하는 모습이 상상으로 보였다.
씻고 들어온 미애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여보야. 갈려구?”
“가서 자야지. 내일 면접 봐야지. 꼭 합격해야지.”
“그래. 글쿠나. 늦었지만 일찍 자. 내일은 긴장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 있다는 암시를 걸어.”
“걱정 마. 누구 빽인데. 흐흐 우리 자기 빽인데 설마 합격 못하겠어?”
“나 너무 믿지 마. 별 볼일 없는 놈이야.”
“자기 가치는 자기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남이 하는 거야. 자책하지 마세요.”
미애는 옷을 챙겨 입고 누워있는 내 입술에 뽀뽀를 해주고도 아쉬운 듯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나는 벌거벗고 있어서 배웅도 하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잠들었다.
다행히 악몽은 꾸지 않았다. 상쾌한 하루의 시작이었지만 오라는데도 가야할 곳도 없었다.
머릿속엔 온통 미애와 지희 생각뿐이었다. 미애는 면접을 잘 보고 있을까?
내가 따라다녔으면 힘이 될 텐데.
“자기야. 카드 그냥 가져가면 안 돼. 상품 촬영 항거는 두고 가야징.”
갑자기 지희의 목소리가 나긋나긋해졌다. 코맹맹이 소리로 나를 자기라 부른다.
내 머릿속이 텅 비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팔을 꼬집어보아야 했다.
상품 촬영한 사진을 챙기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카드를 뺏기 위한 술책인가?
여우같은 년이 무슨 술책을 쓰는 것 같아 나는 바짝 긴장을 해야 했다.
“카드는 하난데 상품 사진을 어떻게 줘요? 카드를 분질르까?”
“아이! 자기는! 상품 사진만 카메라에 옮겨 놓고 가면 되잖아요.”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꿈은 정녕 아니었다. 입꼬 버꼬의 도도한 사장이 나에게 존대를 하고 있었다.
“좋아. 사진 찍은 거 지우면 새로 또 찍으면 되지 뭐. 그니까 지우지마요.”
“걱정 마요. 상품만 옮길 테니깐.”
나는 메모리 카드를 지갑에서 꺼내 지희에게 넘겨주었다.
지희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카드를 리더기에 꽂고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기 시작했다. 나도 벌거벗은 몸으로 지희의 옆에 붙어 있었다.
나체 사진을 지우면 안 되니까 감시를 해야 했다.
10기가짜리 메모리를 옮기는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희는 다소곳이 앉아서 기다리고
나는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아야 했다. 밋밋한 시간이 잠시 흘렀다.
“어떻게 그렇게 힘이 좋아? 나 보지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지희가 손끝으로 내 성기를 툭 건드렸다. 나는 움찔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시선은 DSLR 폴더에 꽂아 놓고.
지희가 의자를 빙글 돌리더니 내 족으로 몸을 돌려 마주 앉았다.
“변강쇠야. 변강쇠. 지희 오늘 몇 번이나 까물어 칠뻔 했어요. 자기야아!”
지희는 손을 쭈욱 뻗더니 오른 손으로 내 성기를 감아 쥐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엉덩이만 뒤로 빼고 있었다.
“자기야. 업로드 하는 동안 우리 함 더하까?”
나는 지희의 태도에 정신이 없었다. 여우에게 홀렸나?
지희의 행동에 나의 성기는 다시 썽을 내고 있었다.
어느 새 재ㅣ희가 양손으로 나의 성기를 잡고 키스를 날리고 있었다.
나는 지희의 다리와 등을 받쳐 번쩍 안고 침대로 갔다.
침대위에 지희를 사뿐히 내려놓으니 지희가 내 목을 틀어 안고 내 귀를 찾는다.
“자기야. 누워 봐요. 내가 애무해 줄게. 아까는 아파 죽을 뻔 했어요.”
나는 순순히 침대에 누웠다. 지희는 내 위에 엎드려 성기를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혀로 온 몸을 탐색해 나갔다. 이마에서 발끝까지
지희가 내 몸에 침을 바르기 시작했다.
새가 모이를 쪼듯이 입술로 쪽, 쪼옥 빨며 혀를 쉴 새 없이 굴리고 있었다.
한 손은 나의 불알을 주무르고 한 손은 내 젖꼭지를 아우르며 지희는 스스로 흥분하고 있었다.
발딱 선 젖꼭지가 지희의 움직임에 따라 내 허리를, 배를, 어깨를 간질이고 있었다.
지희의 입술이, 지희의 혀가 온 몸을 휘저어도 지희의 양 손은 내 젖꼭지와 불알에 매달려 떨어질 줄 몰랐다.
지희의 입술이 이마를 거쳐서 코를 빨고 콧구멍을 혀로 핥아내고 볼에서 잠시 머물더니 입술로 다가왔다.
나는 좋아서, 순전히 좋아서 입술을 헤 벌렸다. 지희의 혀가 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침이 흘러 들어왔다.
나도 마중을 했다. 내 혀로 지희의 혀를 휘감았다. 두 개의 혀가 내 좁은 입안에서 뒤엉켜 버렸다.
진한 키스가 끝나고 지희의 혀가 내 턱을 핥는데 이마가 간질 거렸다.
지희의 입술이 나의 배꼽을 삼키려는 듯 빨아 제치는데 양 쪽 다리가 꼬였다.
지희의 혀는 허리를 거쳐 허벅지로 내려가면서 자지에는 침범치 않았다.
허리에서 가운데로 다가 오는 듯 하더니 허벅지로 내려가 버렸다.
다시 오겠지. 다시 오겠지 했지만 지희의 입술은 허벅지를 타고 무릎으로 내려갔다.
지희의 혀는 내 무릎을 핥으면서 내 심장을 날뛰게 했다.
무릎이며 종아리를 핥아내려 가는데 나는 가슴이 뜨거워지고 몸이 꼬였다.
경험 많은 유부녀의 완숙미에 나는 초죽음이 되고 있었다.
순진해 빠진 미애와는 비교가 되지 못했다.
미애와는 ‘일케 해주까?’ ‘이건 어때?’ 하며 상호 소통으로 보완을 해 갔다면
지희와는 말이 필요 없었다. 지희의 광적인 움직임에 나는 느끼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지희의 현란한 움직임에 나는 저절로 반응이 일어났다. 참을 수 없는.
이 여자 지희. 입꼬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알 수 없는 여자였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속을 볼 수 없는 여자.
도도하고 거만하고 냉철하고 지성과 교양만을 앞세우는 여자.
자기 우월감에 남을 무시하는 교만하고 이기적인 여자 지희가 갑자기
행동이며 말투며 태도를 손바닥처럼 뒤집었다.
지희가 내 온 몸을 아우르는 동안 내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이 여자 왜 이러지?’ ‘이 여자 미쳤나?’ ‘어차피 해 뜨면 깜방 보낼 놈이니까 맛이나 실 컷 보자는 거야 뭐야’
지희가 내 뺨을 때리고 내 손에 어깨가 밀려 엉덩방아를 찧던 모습이 떠올랐다.
다시 일어나던 지희는 나에게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나를 잡아먹을 듯이.
자기 손목을 내손아귀에 잡혀 뒷걸음 칠 때는 입에서 온갖 욕설을 토해냈다.
침대에 넘어져서도 몸을 뒤틀고 욕설을 뱉으며 발광을 했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뺨을 세 차례 갈기고부터 조용했었다.
내가 억지로 삽입을 하고 피스턴 운동을 할 때 지희는 흐느끼고 있었다.
그 흐느낌이 신음으로 비명으로 변하면서 지희는 내 몸을 뱀처럼 말아 감고 엉덩이를 들어 나를 도왔다.
그래. 역시 여자와 명태는 두들겨 패야 보드라워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여자 지희는 두들겨 패야 순종하고 복종하는 여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찼다.
내 좆 맛을 보고 반해 버린 건가? 신랑 좆이 영 형편없는가? 지희 보지가 외식을 원하는가?
가만히 누워 있으니 생각이 많았다. 어쨌든 지희의 지금 행동으로 봐서 내가 무사할 것 같았다.
마음을 놓아도 될까? 오늘 일을 없었던 일로 묻게 될까? 이년이 또 생각이 돌변해서
책임을 묻겠다고 설친다면 나는 인생 종 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지울 수는 없었다.
이년을 죽여 버리면 모든 게 숨겨질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지른 일은 죗값을 받아야지. 소중한 목숨까지 뺏을 수는 없었다.
지희와 뜨거운 밤을 보내고 후환이 두려워 죽여 버린다는 것은 내 용기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희는 나의 온 몸에 침을 바르고 내 위에 기마자세로 앉더니 삽입을 시도했다.
나는 누운 채 허공에 손을 뻗었다. 삽입이 성공하자 지희는 상체를 숙이고 내 손을 잡아 자기 가슴으로 끌고 갔다.
나는 지희의 젖통을 쥐어뜯듯이 주물렀다. 지희는 내 위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구멍에 성기를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지희는 장단에 맞추어 ‘좋아!’ ‘좋아!’를 계속해서 외쳐댔다.
지희의 현란한 움직임에 내 성기는 지희의 구멍 깊숙이 발사를 했고 지희는 성기를 구멍에 넣은 채 한참을 내 위에 앉아 있었다.
발사해버린 성기가 쪼글아 들며 구멍에서 나오려고 했다. 지희는 앉은 채 손을 뻗어 사각 휴지통을 들고 왔다.
내 몸에서 옆으로 비켜 앉더니 휴지로 내 성기를 정성스럽게 닦아 주었다.
그리고 한 쪽 다리를 무릎 꿇고 한쪽 다리는 무릎 세우고 휴지로 자기의 아랫도리를 닦았다.
그리고는 휴지를 한 움큼 말더니 구멍을 꽉 틀어막고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샤워장이 없어서 어떻게 하죠? 이럴 줄 알았으면 만들어 둘 걸.”
나는 대답을 안했다. 할 말이 없었다. 향연이 끝나고 나니 불안이 엄습했다.
지희 이년이 언제 돌변해서 내 멱살을 잡고 경찰서 가자고 할 지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옆에 있는 지희는 보들보들한 색녀 건만 나는 고양이 같은 악녀 지희만 상상하고 있었다.
빨리 일어나 메모리칩이나 챙겨 숨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년이 비상벨로 경찰서에 신고해 놓고 그 동안을 즐기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들이 총을 들고 공터를 가로질러 달려오는 상상을 하며 나는 화들짝 일어났다.
옆에 누워 있던 지희가 말릴 틈도 주지 않고 나는 메모리카드를 챙기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자기야앙. 왜 갈려 궁? 급한 일 있어?”
어느새 지희가 달려와 내 가슴에 손을 넣고 몸을 기대며 물어 왔다.
“오늘 죄송했어요. 죗값은 받을게요. 내 인생 종치면 사장님도 끝장나요.”
나는 메모리카드를 지희의 눈앞에 내밀었다.
“걱정마앙. 내가 자기를 어케 하겠어? 걱정 말고 쉬어요.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용.”
나는 지희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지희를 밀치고 쇼핑몰을 뛰쳐나왔다.
배도 고프고 머리도 멍하고 다리도 휘청거리는데 나는 공터를 내달렸다.
자정이 넘어 있었다. 택시를 타고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너 잡아갈 거야 하면 도망갈 텐데. 바른 말 하겠어? 요물 같은 년이 날 안심시켜 놓고 복수하려 할 거야.
내 머릿속에 경찰이 우리 집 앞에 잠복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골목에 내가 나타나면 출구와 퇴로를 막아서서 수갑을 내밀지도 모른다.
나는 중간에 택시에서 내려 PC방을 찾았다. 한밤중에도 PC방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나는 컴퓨터에 메모리칩을 꽂고 지희의 나체 사진을 나의 메일로 전송했다.
내 블로그에 비밀글로 지희의 나체 사진을 업로드 했다.
경찰에 잡히면 메모리칩부터 뺏길 것이다.
사진을 여러 곳에 보관해야 나중에 복수의 칼날을 배들 수 있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불시에 잡혀가도 콩밥 먹고 난 후에라도 복수는 해야 했다.
지희의 나체 사진은 나에게 큰 무기였다. 사진을 메일과 블로그에 저장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에 찝찝함이 남아있다.
경찰이 그 정도 짐작 못할까? 서너 차례만 고문당하면 나는 메일과 블로그를 술술 불어 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포털 사이트에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보내는 메일로 지희의 나체를 보내고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평소 사용하던 메일과 블로그는 추궁도 당하고 조회도 할 지 모르지만
새로운 아이디는 아무도 모를 것임에 안전하리라 확신했다. 내가 떠벌리지 않으면 그 누가 알 것인가.
새로운 아이디의 비번은 미애의 이니셜과 생일 날짜로 했다. 내가 잡혀가면 미애가 면화 왔을 때 복수를 부탁하기 위해서.
지희의 나체 사진을 세 군데 보관해 두고 나는 씩씩하게 집으로 향했다.
컴컴한 골목에서 시커먼 남자들이 뛰어나와 내 팔을 꺾고 수갑을 채우는 불상사는 상상에 그쳤다.
집안에도 매복 형사는 없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쾌재를 불렀다.
그 쫄깃쫄깃한 지희의 구멍. 앙칼진 말만 쏟아내던 그 입술이 그토록 달콤할 줄은 몰랐다.
역시 남편과 수백 번 학습을 해온 지희의 섹스는 나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지희의 구멍을 내가 쑤셨다는 쾌감은 나를 쉬이 잠들지 못하게 했다.
일말의 불안도 가시지는 않았다. 나는 부엌과 방문의 잠금 장치를 확인했다.
유사시에 뛰쳐나갈 들창문도 확인하고 머리를 디밀어 보았다. 머리가 쉽게 들어갔다.
아무리 좁은 구멍이라도 사람의 머리만 들어가면 몸은 충분히 빠질 수 있다는 지식을 어디에선가 본적이 있었다.
새벽이었다. 나는 잠을 청했지만 흥분과 불안이 가로막아 잠은 쉬이 오지 않았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른다.
주변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 보니 내 손엔 수갑이 채워져 있고
경찰 모자를 깊이 눌러쓴 남자가 셋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잠옷을 입은 채 내 침대에 누워 있고 그들은 음흉스런 웃음을 지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 입에는 테이프로 봉해져 있었고 한 놈이 내 이마를 누르고 있어서
내가 발버둥을 쳐봐도 침대를 벗어날 수 없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법정에서 유리한 진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마를 누른 남자가 뱉은 말이었다.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들창문이 보였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머리만 집어넣으면 나갈 수 있었다.
나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누르고 있는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몸을 바르게 들창 쪽으로 굴렸다. 바닥에 덜어졌다가 몸만 일으키면 될 것 같았다.
몸이 침대를 벗어나는데 는 성공했다. 바닥에 쿵하고 떨어졌다. 그런데 아프지 않았다.
몸을 일으켰다. 손목에 수갑이 없었다. 입에 테이프도 없었고 주변에 남자들이 사라졌다.
방안에 나 혼자뿐이었다. 들창으로 따가운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똑 같았지만
벌떡 일어나 들창을 향해 가며 보니 꿈이었다.
꿈속에서 내가 체포가 되었고 탈출한다고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상황이었다.
너무나 생경한 꿈이었다. 너무나 또렷한 꿈이었다.
죄지은 자는 발 뻗고 자지 못한다는 옛 선인들의 말이 하나도 틀림이 없었다.
다행히 이불이 나보다 먼저 침대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있어 다치지는 않았다.
나는 다시 침대로 기어 올라와 결심했다. 날이 밝으면 휴대폰부터 새로 사고
입꼬 버꼬 사장님 앞에 무릎 굻고 빌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용서해 주지 않으면 죗값을 치룰 수밖에 없다는 각오를 했다.
죄지은 자가 도망 다니고 숨어서 사는 고통을 나는 밤새 맛볼 수 있었다.
할 때는 좋았는데 하고나니 겁도 나고 후회도 막심했다.
대리점에 가서 쓰던 번호 그대로 통신사를 바꾸었다.
내 손에 새 휴대폰이 쥐어졌다.
전원을 넣으니 메시지가 연속으로 세통이 들어왔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 차례로 미애의 면접 보자는 통보였다.
나는 미애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야. 목요일 오전에 스타일 쩐다, 오후에 난다긴다, 저녁에 멋내봐에서 면접 보자는데 다른 약속 없지?”
미애는 약속이 있지만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같이 못가니까
자신감 있게 면접 보라고 당부했다. 혹시 할력을 물으면 미애가 좋아하는 고등학교
아무데나 나왔다고 거짓말하라고 일러 주었다. 학력은 참고사항일 분 조회해보는 쇼핑몰은 없었다.
그래도 초등학교밖에 못나왔다고 바른 말해서 점수 깎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나는 사실 다른 약속이 없었다. 같이 가서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지희 때문에, 지은 죄 때문에 지금은 어디에고 나서고 싶지 않았다.
“내가 옆에 있으면 여보야가 한결 편할 텐데. 볼일이 있어서 억하쥐?”
“괜찮아. 혼자서도 잘해요. 면접 한 두 번 봤나? 자기소개라는 프리미엄도 있는데.”
“그래. 가거든 민호 소개로 면접 보러온 미애입니다. 하고 소개 해.”
“알았어. 고마워. 당근 합격이겠지만, 내가 한 턱 쏘께.”
“그래. 한 턱 쏘지 말고 내 앞에 함 누워 있으면 돼. 가랑이 쫙 벌리고”
그 와중에 나는 미애에게 농담을 하고 있었다. 미애와 대화하는 동안은 마음이 편안했다.
“알써. 발가벗고 가랑이 벌리고 누워 있으께.”
옆에 있으면 볼이라도 손으로 찝어 주고 싶었다.
“면접 볼 땐 촐랑거리지 말고 얌전한 척 해.”
“내가 언제 촐랑 거렸나? 얌전이 내 트레이드마크다. 뭐.”
“그래, 그래. 잘 해봐. 좋은 소식 기다릴게.”
“걱정 마. 우리 자기 고생한 보람을 내가 챙겨 줄게.”
사고를 쳤다는 말도 폰이 깨져서 연락을 못했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지희에게 가서 빌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만 그럴 뿐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내 자신이 나를 컨트롤 할 수 없었다. 아무 버스나 타고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계획을 잡고 실천에 옮긴 것은 아니었다. 머리는 텅 비어 있고 몸에는 기운이 없었다.
무기력증인가? 짧은 지식에 생각나는 것은 그 말 뿐이었다.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나는 줄을 서서 표를 끊었다. 고모 집에 가는 차표였다.
마음먹고 한 행동은 아니었는데 몸이 그렇게 움직였다. 고모가 보고 싶었나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지희의 썽난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잊으려 할수록 더 생각났다.
고모에게 이실직고하고 의견을 구하고 싶었다. 나체 사진까지 털어놓고 고모의 고견을 들어보고 싶었다.
고모는 한평생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으니 방편도 있을 것이고 합의점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이 다시금 서러웠다.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보고 싶어 눈물이 났다.
“아이구. 우리 모델 왔구나. 장가보내야 할텐 디. 어서 가서 고모부한테 인사 드려라.”
고모는 설거지 하다가 행주를 손에 쥔 채 달려와서 그대로 내 양손을 잡았다.
나는 거실로 들어가 고모부께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래 왔구나. 전화라도 한 번씩 하지. 네 고모가 걱정이 마를 날이 없다.”
“죄송합니다. 마음은 있는데 잘 안되네요.”
‘바르게 살고 있재? 나쁜 짓 안하고.“
“예.”
“너는 나쁜 짓 하면 안된다. 다른 사람과 달라서 부모 없다는 욕을 먹는단 말이다.”
지희와의 일을 고모부가 알면 또 아빠 대신이란 명분으로 몽둥이찜질을 할 것이다.
“착하게 바르게 살겠습니다. 열심히 돈 벌어서 고모한테 효도 할겁니다.”
“아이구 민호야. 고모는 괜찮타. 고모부 한테 효도 하거라.”
“......”
나는 아무 말도 안했다. 고모는 만날 고모부만 챙겼다. 나는 아닌데.
“그래. 고모부든 고모든 효도는 안 바래니까 열심히만 살아라.”
고모부가 열심히 살으라는 말을 뒤로 마실을 나가 버렸다.
사촌들도 학교에 갔는지 고모와 나만 34평 아파트에 덩그러니 남았다.
“민호야. 요새 밥은 잘 챙겨 먹고 댕기나? 굶지는 안 하나?
“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고모.”
“우리민호 배고프 재? 니 좋아하는 부침개 해주까? 수제비 해주까?”
“둘 다 해주세요. 고모.”
나는 오랜만에 고모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사촌 형아들 땜에 근접도 못했던 고모의 찌찌도 만져보고 싶었다.
마음만 그랬지 몸은 소파로 가서 털썩 주저 앉았다.
리모콘을 들고 고모부가 보던 채널을 다른 데로 돌렸다.
고모가 수제비를 앉혀놓고 찌짐을 구웠다. 손놀림이 재바르다.
드라마도 스포츠도 개그도 재미가 없었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고모가 부침개를 주는 바람에 리모컨을 놓았다.
“그래, 모델일은 재밌나? 돈은 많이 버나?”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돈은 차차로 벌면 되지요.”
“그래. 그래. 첫술에 배부른 게 어딨더노? 네 아버지도 구멍가게부터 시작해가 공장을 세웠는기라.”
구멍가게부터 공장 세우기까지. 불우이웃을 숱하게 도운 아버지 얘기는
고모에게 수백 번 들었던 얘기였다. 나는 아빠의 발바닥도 따라가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쇼핑몰에 들어가 보니 요새는 속옷만 입고도 나오데?‘
“예.”
고모가 나를 보려고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다니는 모양이다.
“창호가 모델 중에 니가 젤 낮다 카더라. 에미를 닮아서 잘생 는기라. 우리 민호.”
창호는 사촌 큰 형이다. 나름대로 나도 나를 지켜보는 팬이 제법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메모지를 얻어 내가 출연하는 쇼핑몰의 이름들을 적어서 고모에게 주었다.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함이었다.
부침개를 먹고 수제비를 먹고 일어났다.
끝내 나는 지희 얘기를 고모에게 하지 못했다. 고모의 찌찌도 끝내 만져보지 못했다.
그래도 마음은 한결 편했다. 내가 감방을 가도 안쓰러워 해줄 고모가 있다는 것은 위안이었다.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 올라오는데 폰이 진동을 한다.
꺼내보니 미애의 메시지였다.
“언제 와? 나 지금 집에 왔는데.”
“오늘 못 들어 갈 것 같은데.”
마음이 불안하니 미애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어디야?”
“고모 집에 놀러 왔어. 고모가 수제비 끓여 주네.”
“씨이, 좋겠다. 미애도 수제비 끓일 줄 아는데.”
“담에 얻어 먹지 뭐.”
“그래. 좋은 시간 보내고 와. 나 집에 갈게.”
“그래. 푹 자고 밥 잘 먹고 내일 면접 잘 봐.”
아무도 없는 빈 방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 서글펐지만, 지희와 난장판을 벌리고 매듭도 짓지 못했는데
미애를 만나기가 거북했다. 같이 있을 때 경찰이라도 들이 닥치면 얼마나 놀랄까?
지희에게 무릎 꿇고 비느냐?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하느냐? 갈등을 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걱정마앙. 내가 자기를 어케 하겠어? 걱정 말고 쉬어요.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용.”
지희의 마지막 말이 나를 이렇게 망설이게 하는지도 몰랐다. 그 말은 그 자리에서 용서해 준다는 뜻으로 들렸다.
확인을 해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로 진행되고 있었다.
입꼬 버꼬는 월, 수, 금요일 주로 촬영을 한다. 오늘은 모르겠지만 모레 금요일은 분명히 촬영계획이 잡혀 있었다.
오늘 시간과 장소와 품목을 알려 주어야 하는데 아무런 얘기가 없다.
사진작가 때문일까? 나 때문일까? 이제 나는 입꼬 버꼬에서 제외된 것인가?
오늘까지 연락이 없다는 것은 금요일 촬영에 팜여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집에 오니 방이 개끗하다. 그새 미애가 청소를 하고 정리를 한 모양이다. 역시 여자가 있어야 사는 맛이 나는 것 같다.
문을 잠그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한 참후에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누가 자물토을 여는 소리가 났다. 나는 화들짝 일어나 들창문부터 쳐다봤다.
누구인지 몰라도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문이 빼꼼히 열리고 내미는 얼굴은 미애였다.
놀란 가슴을 슬어 내리며 나는 침대에서 내려 왔다.
“왠일이야? 집에 안가고.”
“아까 나가서 서점에 책사러 갔거덩. 집에 가다가 혹시나 해서 골목으로 차를 어 넣었는데
짐에 불이켜져 있잖아. 도둑이라도 들었으면 신고하려고 문을 열고 들어 왔어.“
“에구! 열쇠준 내가 잘못이다.”
“왜? 자기는 내가 안 반가워?”
“반갑지이. 그냥 놀랐다는 얘기지.”
미애가 내 가슴을 치면서 품에 안겼다. 우리는 부둥켜안고 다시 침대로 엎어졌다.
미애에게 밀려서 넘어진 나는 재빨리 미애의 셔츠를 벗겼다.
미애의 손은 이미 나의 성기를 주무르고 있었다.
“상처는 아물었어?”
“딱지 앉았어. 아프진 않아. 근질거려.^^*^^”
“근질거리면 꼴리겠다. 오늘 딱지 다 떨어지겠네. ㅎ”
“살살해 좀. 나으면 잘해 주께.”
“잘? 어떻게 해 줄 건데.”
“몰랑. 그냥 잘 해 줄게.”
“두고 보자. 얼마나 잘해 주는지.”
그 와중에도 나는 농담을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미애와 나의 손은 쉴 새 없이 상대를 더듬었고
살과 살은 떨어질 줄 몰랐다. 엉키고 부비고. 맞닿아 있는 그자체가 행복이었다.
순식간에 둘은 나체가 되었다. 내가 몸을 뒤집어 미애의 위로 올랐다.
젖통을 빨고 턱을 거쳐 귀로 혀를 굴렸다. 미애는 몸을 뒤틀면서 손으로 내 등을 쓸고 있었다.
귀를 핥고 입술을 부딪치는데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
미애의 얼굴에 자꾸 지희가 겹쳐졌다. 지희가 생각나서 몰입이 되지 않았다.
미애의 얼굴이 지희로 보이기도 했고 지희가 나의 뒷덜미를 잡고 패악을 지를 것만 같은 장면이 연상되었다.
역시 집중을 못하는 나의 태도를 읽은 듯 미애가 나를 밀치고 위로 올라왔다.
이미 미애의 아랫도리는 흥건히 젖어 있었다.
미애는 질퍽한 구멍에 성기를 삽입하고 조저 앉았다.
구멍에 성기를 깊숙이 찌른 채 몸을 굽혀 내 젖꼭지와 얼굴을 핥아댔다.
방아는 찧지 않았다. 엉덩이만 빙글 빙글 돌리면서 혀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방아질을 요구했다. 아는 듯 모르는 듯 미애는 보지로 성기를 꽉 물고 요지부동이었다.
“여보야! 방아 찧어.”
“딱지 떨어질까 봐. 흐응!‘
“괜찮아. 살살하면 돼.”
“싫어. 그냥 이게 좋아. 아랫도리 가득 찼어.”
“그럼 아래 힘주고 꽉꽉 깨물어. 가만있으면 무슨 재미?”
미애가 사타구니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흐어엉. 흐으응.”
미애가 아랫도리 힘을 주면서 색도 쓰기 시작한다.
처음 보다 많이 늘었다. 인간은 역시 학습의 동물인가?
처음엔 그냥 당하기만 하던 미애가 올라탈 줄도 알고 쌕도 쓴다.
나도 점점 몰입이 되어갔다. 미애의 신음소리가 지희 목소리로 들리는 착각도 불러 왔지만,
쌕 쓰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귀를 간질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쌕 소리에 나는 취했다.
방아질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미애의 구멍 깊숙이에서 사정을 해버렸다.
미애가 만족한 듯 내 위에서 내려왔다.
“청소 해 줘.”
“으응? 뭘?”
“잠지를 사용했으면 뒤처리도 해줘야지. 그냥 누우면 어떻게 해?”
“아! 알았어. 내가 깨끗하게 닦아 줄게.”
미애는 팔을 뻗어 휴지를 집어 들었다.
“아니, 여보야. 휴지로 말고 입으로 해야지. 혀로 말이야?”
“혀로? 입으로? 어떻게.”
“하아! 우리 여보야. 야동도 좀 챙겨보고 연습도 많이 해야겠다. 남들은 당연 코슨데.”
“씨이! 남들 남들 하지 마. 그럼 남들하고 살던가?”
“아! 미안. 그냥 당연히 하는 거란 얘기지.”
미애는 눈을 흘기며 나의 성기에 입맞춤을 하였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귀두를 혀로 날름거리기 시작했다.
온몸이 짜릿하다. 관계를 하는 것보다 봉사 받는 것이 훨씬 좋았다.
“샤워장이 없어서 어떻게? 진작 만들어 둘 걸.”
지희의 말이 생각나서 나도 코맹맹이 소리로 읊어 보았다.
“괜찮아. 부엌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씻으면 돼.”
“그래. 여보야 빨리 돈 벌어서 샤워실 근사한 집을 사자.”
“오케이. 그날을 위하여.”
미애가 손바닥을 내밀었다.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청소를 한다고 혀를 날름거리던 미애의 입에 어느새 나의 성기가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부지런히 빨고 있었다. 입술을 앙다물고 고개를 까딱이며 혀를 굴리고 있었다.
미애가 나의 성기를 삼킬 듯이 목구멍까지 찔러 넣었다.
거친 숨소리와 뜨거운 콧김이 내 살에 몸에 전해져 왔다.
나는 손을 뻗어 미애의 젖꼭지를 찾다가 참지 못하고 미애의 입안에 발사를 하고 말았다.
미애는 정액을 한 입 물고 나를 보며 미친년처럼 헤벌레 웃더니 두 손으로 입을 봉하고
부엌으로 뛰쳐나갔다.
나는 만족감에, 미애의 행동이 재미있어서 한참을 웃었다.
부엌에서 물소리가 났다. 미애의 씻는 모습을 떠올렸다.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한쪽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치켜들고 내려다보며
물질하는 모습이 상상으로 보였다.
씻고 들어온 미애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여보야. 갈려구?”
“가서 자야지. 내일 면접 봐야지. 꼭 합격해야지.”
“그래. 글쿠나. 늦었지만 일찍 자. 내일은 긴장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 있다는 암시를 걸어.”
“걱정 마. 누구 빽인데. 흐흐 우리 자기 빽인데 설마 합격 못하겠어?”
“나 너무 믿지 마. 별 볼일 없는 놈이야.”
“자기 가치는 자기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남이 하는 거야. 자책하지 마세요.”
미애는 옷을 챙겨 입고 누워있는 내 입술에 뽀뽀를 해주고도 아쉬운 듯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나는 벌거벗고 있어서 배웅도 하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잠들었다.
다행히 악몽은 꾸지 않았다. 상쾌한 하루의 시작이었지만 오라는데도 가야할 곳도 없었다.
머릿속엔 온통 미애와 지희 생각뿐이었다. 미애는 면접을 잘 보고 있을까?
내가 따라다녔으면 힘이 될 텐데.
이모 접수 - 4부
얻어맞으면서 사는 것도 걱정이었고 누나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났나? 폰이 풍뎅이처럼 뱅뱅 제자리를 맴돌았다.
폰을 집어보니 메시지가 와 있었다. 미애의 메시지. 집에 도착한 모양이다.
“오늘 즐거웠어.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어. 고마워 우리자기. 우리사이 영원하면 좋겠어. 민호가 사랑하는 여보야. 미애.”
기분이 좋아졌다. 정신이 맑아졌다. 미애가 나를 버리고 간 것은 아니었던 거다. 다행이다.
내 실수로 파랑새를 놓친 것 같아 얼마나 아쉬웠는지.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나도 답 메시지를 보냈다.
“여보야. 짐 싸들고 이리로 와라.”
“크크크. 나 먹여 살릴 준비 되어 있어?”
“그럼. 콩 한조각도 나누어 먹으면 되지.”
“우리 열심히 벌어서 집이라도 하나 장만해서 합치자.”
“집? 좋지. 열씨미 일해야지. 미애를 위해서.”
“고마워 우리자기. 착한 자기.”
미애의 화답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사과도 없이 화해를 하고야 말았다.
다음 낭 정장 촬영은 나 혼자였다. 다른 모델은 없었고 사진작가와 메이크업아티스트,
그리고 지희였다. 디자이너 정은 바쁜지 얼굴도 볼 수 없었다. 머리를 컴에 처박고 있었다.
모델이 몇 사람 되면 교대로 옷 갈아입고 메이크업하고 대기하는 시간도 있는데
혼자 하니 바빴다. 옷 갈아입을 동안 작가와 아티스트가 놀았다. 메이크업 할 동안
사진작가가 놀았다. 촬영할 동안 역시나 아티스트가 놀겠지?
미애는 나만 깝쳤다. 동작이 느리다고 작가와 아티스트가 보는 앞에서 수차례 면박을 주었다.
나는 요롱소리 나도록 뛰어야 했다. 4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른다.
모델료 아끼려고 나만 불러 가지고 혼을 빼는 미애를 쥐어박고 싶어 주먹을 불끈 불끈 쥐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촬영은 끝났다. 컴퓨터에 머리를 처박고 있던 디자이너 정이 일어나
나에게 하얀 봉투를 내 밀었다. 모델 페이였다.
나는 디자이너 정에게 봉투를 받으며 지희를 향해 고개 돌리고 감사합니다. 를 외쳤다.
“이번 금요일 속옷 촬영 있어요. 지난 번 보충하는 거니까 컨디션 관리 잘해요. 술 먹지 말고.”
“예. 사장님. 몇 시부터 시작하나요?”
“9시부터 시작하니까 8시 반까진 와 야해요. 집에서 거울보고 표정연습도 좀 하세요.”
“알겠습니다. 금요일 날 뵙겠습니다.”
나는 꾸벅 인사를 하고 입꼬 버꼬를 뛰어 나왔다.
공터 끝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려는데 크락숀 소리가 요란하게 울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미애의 차가 비상등을 깜박이고 있었다.
나는 단숨에 달려가 조수석에 올랐다.
“촬영 잘했어?”
“아픈데 나았어?”
우리는 동시에 물었다.
“항상 하는 건데 뭐. 아! 사장이 잔소리가 심해서 미치겠어. 사람을 완전 무시해.“
“아직은 아파. 시간이 약이겠지.”
우리는 동시에 대답했다. 나는 또 할말이 있었지만 꾹 참았다.
미애의 말과 겹치지 않기 위해서. 근데 미애도 침을 한 번 꿀꺽 삼키더니
말이 없었다. 서로 상대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는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차가 출발했다.
“금요일 속옷 촬영 한 대지?”
“여보야도 연락 받았어? 여보야하고 같이 하니까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나두. 자기하고 같이 일한다는 생각에 금요일이 기다려져.”
우리는 앞을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미애의 차는 나의 아지트로 향했다. 한 번도 급정거를 하지 않고 신호 잘 지키며 달려왔다.
“오늘은 정신이 온전하네. 운전 잘하네.”
내가 지희를 칭찬해 주었다.
“운전 실력은 자랑도 칭찬도 하는 게 아니야. 잘 하는 게 정상이거든.”
주차장도 없고 공터도 없어 골목에 차를 세워 놓았다. 집에 들어오니 별천지다.
모든 게 정리 정돈되어 있었고 커튼도 핑크색으로 바뀌었고 좁은 방을 2인용 침대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 여기 우리 집 맞아?”
“흐~ 여기 우리 집 맞아. 빨리 들어 가.”
미애가 내 등을 떠밀었다. 침대에 털썩 앉았다. 쿠션이 좋다.
“여보야. 집 살 돈 이렇게 써버리면 어떻게.”
“해주고 싶었어. 사주고 싶었어. 마음이 시켰어.”
나는 미애를 끌어안고 뽀뽀세례를 퍼부었다.
한참이 지나고 미애가 부엌으로 나가더니 밥상을 차려 왔다.
시장도 보고 요리도 한 흔적이 보였다.
“와. 진수성찬이네. 고맙다. 잘 먹을게.”
미애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금요일 아침 예고도 없이 미애의 차가 집 앞에서 부르릉대고 있었다.
미애가 나 태워주려고 일부러 온 것이었다.
“고마워. 일부러 이렇게 애 쓰지 마. 버스타고 가면 되는데.”
“해 주고 싶어. 마음이 시켜.”
우리는 마주보고 웃었다. 차가 서서히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날의 촬영도 월요일과 다를 바가 없었다. 미애와 내가 속옷을 입고 때로는 홀로,
때로는 세트로 카메라 앞에서 폼 잡는 일이었다. 지휘는 지희가 했고
아티스트와 작가는 전에 그 사람들이었다. 아는 안면에 화기애매하게 작업은 진행되었다.
지희의 칼바람이 가끔 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점심시간 김밥과 어묵이 배달되었다.
우리는 식탁에 들러 앉아 두 줄씩의 김밥과 한 그릇의 어묵을 나누어 먹었다.
김밥을 부지런히 먹는데 내 옆에 착 달라붙어 낮아 김밥 먹던 미애가 어묵 한 개를 내 앞으로 내밀었다.
나는 손도 대지 않고 입만 벌리고 받아먹었다. 작가가 우리를 보며 씩 웃었다. 아티스트가 묘한 웃음을 흘렸다.
“너희 둘이 사귀니?”
“예.”
지희가 물었고 내가 대답했다.
미애의 얼굴이 파리해졌다. 지희의 얼굴도 파래졌다.
“미애는 밥 먹고 집에 가. 오늘 촬영 끝났어. 앞으로도 부를 일 없으니까 다른데 알아 봐.”
갑작스런 지희의 말에 나는 당황했다. 미애도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사장님 왜 그러세요. 아직 저기 옷 많이 남았는데. 제가 무얼 잘 못 했나요?”
미애의 물음에 지희가 앙칼지게 쏘아 붙였다.
“여기는 직장이야. 일터란 말이야. 너희 둘이 같은 차타고 놀러 온 거니? 연애질은 느그 집구석에서 하란 말이야. 직장 분위기 흐리지 말고.”
미애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고개가 숙여졌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죄송한 줄 알면 됐어. 먹던 거 먹고 가. 민호 입에 넣지 말고.”
“사장님. 용서해 주세요. 잘 못 했어요.”
미애는 바닥에 무릎을 대고 손바닥을 마주 비볐다. 지희를 향해.
“정아. 미애 페이 계산해서 보내.”
그리고는 밖으로 휑하니 나가 버렸다. 디자이너 정이 봉투를 들고 왔다.
미애는 디자이너 정에게 언니! 언니! 하며 통사정을 했다.
“나까지 날벼락 맞게 하고 싶니? 사장님 성질 알잖아. 다른 사람은 다치지 말자. 제발.”
디자이너 정의 말에 미애는 눈물을 줄줄 쏟으며 봉투를 받아 뛰쳐 나갔다.
미애가 쫓겨 가고 지희가 왔다. 오후 촬영이 시작 되었다.
‘모든 게 제 잘못입니다. 저에게 책임을 물으십시오.’
‘저도 그만 두겠습니다. 좋은 사람 구해서 잘 해 보십시오.’
두 마디를 꼭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 미애와 함께 뛰쳐나와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오후 내내 지희에게 표정관리 안된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나는 시키는 데로 움직이며
시간을 채워야했다. 촬영이 끝나고 공터 끝까지 나왔지만 크락숀은 울지 않았다.
혹시나 했지만 미애의 차는 가버리고 없었다. 전화를 걸었다.
버스 정류장까지 왔지만 미애는 받지 않았다.
재발신 했다. 내가 탈 버스가 올 때까지 미애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나를 몹시 불안하게 만들었다. 기분 나빠서 갔는데
통화가 되지 않으니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지희가 원망되기 시작했다.
남자와 여자가 사귀는 것이 당연하거늘, 사귀면 표시도 나는 것이거늘.
사귄다고 한 사람을 해고 한다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었다.
기분 나빠도 나쁘다고 대들지 못하는 나의 가난이 원망스러웠다.
미애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지희를 가만 두지 않으리라 이를 갈았지만,
복수할 뚜렷한 방법은 없었다.
집에 오니 미애가 내 방에서 잠들어 있었다. 코를 드르렁 골며 큰 대자로 누워 자고 있었다.
자기가 나에게 사 준 그 침대에서 혼자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자는 모습을 보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옆에는 소주 빈병이 두 개 구르고 있었고 안주는 깨끗이 비운 듯 빈 접시만 달랑 있었다.
머리맡에 있는 종이 한 장이 나를 긴장 시켰다. 종이에는 미애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조물주님! 목을 매려니 아프고 뛰어내리려니 무서워요.’
얼마 전 자살한 여자 아나운서가 적었다던 글귀가 생각나는 글이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머리카락이 하늘로 치솟았다. 피가 거꾸로 용솟음쳤다.
얼른 미애의 코에 내 손가락을 갔다댔다. 숨은 쉬고 있었다.
가슴으로도 숨은 쉬고 있었다. 살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정말 죽을 만큼 기분이 나빴을까? 아니야. 자존심이 상했겠지.
정말 죽고 싶었을까? 혼자 울었을까? 소주 마시면서 안주는 먹었을까?
같이 뛰쳐나오지 못한 것이 후회 되었다. 둘이 사귀느냐고 지희가 물었을 때 예라고 대답한 내가 실수였다.
시침 뚝따고 아니라고 우겼으면 될 것을 .
지희가 질투하나? 남자 여자 사귀는 것이 일하는데 무슨 지장이 있다는 말인가.
순전히 지희의 억지였다. 힘없는 우리라서 당하고 사는 것이었다.
복수하고 싶었다. 한을 풀고 싶었다. 미애의 원수, 엄마의 원수를 갚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방법은 없었다. 덤벼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이었다.
온갖 잡생각을 하면서 미애의 옆에 누워 미애의 팔을 당겨 복잡한 내 머리 밑에 고였다.
살짝 잠들었나 보다. 미애가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 보니 어느새 미애가 밥상을 차려놓고 내 목을 팔로 받치고 있었다.
“언제 일어났어? 더 자지?”
“잠은 밤에 자는 거야. 아직 초저녁인데.”
“아까 보니 자고 있던데?”
“속상하고 머리 아파서 잠시 누워 있었는데 잠 들었나봐.”
“이 건 뭐야? 이거 진심이야?”
나는 미애가 적은 글귀를 보여주며 다그쳤다. 미애가 생긋이 웃으며 말한다.
“그거 낙서야. 속이 상해서 남의 글 따라 해봤어. 아무것도 아니야”
미애는 내 손에서 종이를 뺏어 갈기갈기 찢더니 뭉쳐서 휴지통으로 던져 넣었다.
우리는 함께 밥을 먹었다.
미애는 설거지까지 해 주고 내일 먹을 반찬과 찌개를 챙겨주고 언니 집으로 갔다.
집을 나서는 미애에게 나는 소리쳤다.
“여보야. 이력서하고 프로필 사진하고 메일로 보내라.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 내가 부탁해 볼게.”
“속옷 모델하면 이미지가 안 좋아서 다른 데는 안 받아줘. 마음만으로 고마워.”
“나. 힘 있는 남자야. 믿어 봐. 안되면 본전이잖아.”
“알써. 힘 있는 자기 믿어 볼게. 되면 다행이고 안 되면 본전이니까.”
미애가 언니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메일이 왔다.
나는 미애의 프로필 중에 학력을 깨끗이 지웠다. 그리고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 가서 어떻게 부탁할 것인지 밤새 고민해야했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의 사장님들을 찾았다. 면담 요청을 했다. 안 되면 본전이라는
미애의 말이 용기를 주었다. 나는 당당하게 미애를 나의 애인이라 밝혔다.
속옷 모델을 할 정도로 피부나 몸매는 수려하다고 자랑을 했다. 취직을 부탁했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의 사장님들은 모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검토해 보겠다는 대답만 했다.
나는 바지 붙들고 통 사정을 하고 싶었지만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사장님들은 주판알을 퉁길 것이다. 미애의 몸매와 얼굴이 경력을 묻을 수 있을지.
미애를 채용함으로 민호가 더 성실하게 일하게 될까를 계산할 것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이다. 미애의 가치와 나의 신의가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안 된다는 대답을 듣지 않았으니 기대를 해도 좋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디자이너들과 사진작가들에게 형님, 누님 하며 아양을 떨어 두었다.
디자이너와 사진작가에게 사장님들이 물어 볼지도 모른다. 훈수꾼이 무척 중요하단 사실을 살면서 나는 배웠다.
미애에게는 희망적이니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 주었다.미애의 취직을 위해 뛰어 다니는 나에게
입꼬 버꼬에서 연락이 왔다. 수요일 속옷 촬영이 있단다.
연락을 준 디자이너 정에게 미애는 안 부르냐고 물었더니 이번엔 지희가 직접 여자 모델을 한다고 대답했다.
약간 짜증이 났다. 미애와 함께 하면 좋은데. 지희가 상대역이면 무척 부담이 될 것 같아 몸이 굳었다.
수요일. 촬영 시작 30분 전에 입꼬 버꼬에 도착했다. 마음이 크게 내키지 않았지만 돈 줄을
포기할 자신이 나에겐 없었다.
그 날도 디자이너 정은 업무에 바쁘고 아티스트와 작가와 지희, 그리고 내가 촬영에 임했다.
“오늘은 나를 사장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미애가 나에게 한 말이었다. 편안하게 하란다. 보기만 해도 찬바람이 부는 지희를
나에게 페이를 주는 지희를 편안하게 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종일 지희의 신경질에 시달려야 했다. 종일 지희의 잔소리에 더욱 몸이 굳었다.
몸이 굳었다고 표정이, 자세가 안 나온다고 지희는 촬영을 중단시키고 나를 수차례 거울 앞에 세웠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는 잘한다고 칭찬만 들었는데 정말 내가 못하는 것인지
지희의 트집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미애의 잔소리에 신경질에 내가 몸이 자꾸 굳는 것은 사실이었다.
표정도 자세도 자꾸 위축이 되어갔다. 나 때문에 촬영이 지연되고 있었다.
지희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찍고, 찍고 몇 번씩 재촬영을 해야 했다.
저녁 6시가 되자 택배기사가 상품을 수거해 갔다. 6시 10분이 되자
진열장의 불이 꺼지고 상품 관리하던 아주머니와 아가씨가 퇴근을 했다.
연이어 디자이너 정이 컴퓨터를 끄고 엉거주춤 촬영을 지켜보고 있었다.
퇴근 시간은 지났는데 사장이 일하고 있으니 집에 가겠다는 말을 차마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셈이었다. 아티스트도 주변을 정리하며 지희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정아. 퇴근 해. 아티스트 김도 퇴근해요. 우리 셋이 마무리하면 되니깐.”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가벼운 걸음으로 나란히 쇼핑몰을 빠져 나갔다.
사진작가만이 덩그러니 남아 똥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도 난감했다. 미애가 저녁을 차려놓고 기다릴지도 모르는데.
촬영은 재탕, 재탕하다가 절반도 못했다. 밤을 세워야할 지도 모른다.
미애는 내 얼굴을 보고 집에 갈 작정일 것이다. 늦게까지 가지 않으면
집에도 못 갈지도 모른다. 밤새 기다릴지도 모른다.
“우선 세 사람. 밥이나 먹고 해요. 민호야. 뭐 먹을래?”
지희가 손뼉을 짝짝 치며 촬영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똥씹은 얼굴을 하고 있던 사진작가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문을 열었다.
“저어, 사장님. 저도 오늘 약속이 있는데요. 다음에 날 잡아서 찍으면 안 될까요?”
지희의 인상이 파리해졌다. 입술은 유난히 새빨개지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요. 하던 일은 마치고 가야 프로 아니겠어요? 프로가 그렇게 책임감이 없어서야.”
“워낙 중요한 일이라. 제가 늑장 부린 건 아니잖습니까?”
“그럼 누구 책임인가요? 좋은 작품 만들려고 노력하다보면 진행이 더딜 수도 있는 거지. 누구 탓을 해야겠어요?”
화살이 나에게 날아올 것 같아 나는 또 뒤가 캥겼다. 둘의 다툼이 나 때문에 생긴 일 같아 나는 궁지에 몰렸다.
“하여튼 저는 가야 합니다. 다음에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작가. 배가 불렀군요. 면접 볼 때 생각 안나요?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한다 메.”
“오늘은 워낙 중요한 약속이래서.”
작가는 양손을 마주 비비고 있었다. 지희는 들고 있던 브래지어를 구석으로 집어 던졌다.
“좋아요. 가세요. 당신같이 자기주의인 사람은 이 바닥에서 앞으로 사라지게 될 거에요.”
사진작가도 화가 나는 듯 카메라 장비를 챙기면서 지희와 시선을 달리한 채
신경질적으로 말을 뱉었다.
“예. 사장님 수단 잘 압니다. 저를 매장시키겠다고요? 누구 파워가 쎈가 두고 봅시다.”
“긴소리 치우고 내 앞에서 사라지세요. 나도 카메라 셔터 누를 줄 알고. 당신 필요 없어요.”
지희는 작가의 페이를 봉투에서 꺼내더니 작가 앞에 집어 던졌다.
돈이, 작가의 페이가 나비처럼 춤추며 바닥으로 뿔뿔이 흩어져 사뿐사뿐 내려앉았다.
작가가 돈이 사라질세라 허겁지겁 주워 챙기더니 액수를 확인하고 지갑에 넣었다.
카메라와 장비를 어깨에 메고, 손에 들고 잊은 것이 없나 두리번거리며 도망치듯 멀어져 갔다.
갑자기 쇼핑몰이 조용했다.
마흔 평 건물에 나하고 지희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마흔 평 쇼핑몰 중에 15평 스튜디오에만
불이 대낮처럼 밝게 켜져 있었다.
“민호. 뭐 먹을래. 밥이나 먹고 하자. 자기 일처럼 해주는 놈이 없어. 빌어먹을 것들.”
지희는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었다.
“저녁 먹지 말고 빨리 하죠. 저도 바빠서.”
“그럴래? 나중에 배고프다 하지 마. 민호가 제대로 못하면 오늘 밤을 새울지도 몰라.”
“예. 밥값은 돈으로 주세요.”
“야. 너 돈에 환장했니? 내가 제공하는 밥을 거부했는데 밥값을 달라고?”
“죄송합니다. 저 메시지 한 통 보내도 되죠?”
“누구? 미애에게? 동거하냐?”
“아니요. 저를 기다리는 친구가 있어서.”
“누구에게 보내든 상관없어. 계획이 늦어지면 알릴 건 알려야지.”
나는 재빨리 미애에게 ‘오늘 많이 늦을 것 같으니까 기다리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곧이어 내 폰에 메시지가 왔다고 진동을 했지만 열어 볼 수가 없었다.
지희가 촬영을 서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나마나 ‘왜 늦느냐’는 미애의 메시지일 터.
카메라를 손보는 지희 앞에서 나는 다음 촬영할 옷을 갈아입었다.
어둠이 몰려오는 공간에서 단 둘이 벌거벗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묘한 기분을 불러 일으켰다.
지희 움직이는 소리와 옷 갈아입는 소리, 그리고 셔터 움직이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촬영은 셀프로 진행되고 있었다. 지희가 나에게 구도를 설명하고 내가 자세를 잡으면 지희가
카메라를 정조준하고 5초안에 내 옆에 와서 포즈를 완성하면 셔터가 눌려지는 반복이었다.
완숙한 미모의 여인과 속살을 맞대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낮에는 긴장되고 어색했는데 자꾸 흥분이 되고 분위기에 젖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음이 바빠서인지 지희도 군소리 없이 부지런히 촬영을 진행했다.
“그래, 민호. 난다긴다에 에이스라 하더니 빈말 아니네.”
지희 입에서 나를 칭찬하는 소리가 나왔다. 지희에게서 처음 들어보는 칭찬이었다.
지희 입에서 처음 나온 칭찬일지도 모른다.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칭찬을 나에게
처음 했을 것이다. 나는 지희의 신경질적인 모습만 보았지 웃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지금처럼만 하면 입꼬 버꼬에서도 에이스 대접 해줄게.”
지희는 카메라를 들여다보며 나에게 말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나도 은연중에 신바람을 냈다.
벽시계가 밤 10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원탁테이블에 올려놓은 내 휴대폰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메시지가 왔음이었다. 미애일 것이다. 아직도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가늠하건데 이 속도로 나가면 촬영은 한 시간 안에 마칠 수 있었다.
나는 지희의 눈치를 보았다. 원탁테이블에 가서 답을 해야 하느냐 갈등이었다.
미애를 생각하면 빨리 답을 해주어야 하지만, 지희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걱정이었다.
내가 폰을 만지고 있으면 지희는 또 인상이 고양이처럼 변할 것이다.
지희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 나는 굳어질 것이고 촬영은 진행되지 못한다.
나는 메시지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속으로 ‘미애야. 그만 집에 가라. 언니 걱정한다.’를 외쳤다.
아! 그래도 문자가 왔는데 답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꾸 신경이 폰으로 쏠리고 있었다.
아무리 촬영이 급하다지만, 문자도 확인 못하는 것은 큰 불만이었다.
무슨 내용일까? 급한 일은 아닐까? 너무 늦으면 혼자 보내기 불안한데.
다른 쇼핑몰에서였으면 사장이 먼저 ‘문자 확인하라’ 하는데. 아니면 내가 먼저 양해를 구하면
당연히 답까지 하라고 하는데 지희는 아는지 모르는지 촬영만 계속하고 있었다.
종종거리면서 나의 다시 자세를 표정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니
당연히 표정이나 자세가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다. 폰만 집어 들면 해결 될 텐데.
“민호야. 약간 우측으로 기울여. 왼팔은 허리에 오른 팔은 의자를 향해 쭉 뻗어.”
카메라가 정조준 되면 지희가 내 오른 쪽 의자에 앉게 된다.
그럼 앉아 있는 지희의 팬티를 내가 손으로 가리키는 그림이 된다.
지희가 카메라 앞에서 손을 내저으며 지시를 한다.
“사장님. 잠깐만요.”
나는 잠깐을 외치고 원탁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순간 지희는 타임을 맞추어 놓고 의자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셔터는 찰칵했고 지희는 의자 앞에 서 있었다. 어차피 한 판 버렸으니
나는 그냥 문자를 확인했다.
‘조금 늦는 게 아니네. 언제 와?“
역시 미애의 문자였다. 나는 재빨리 답을 보냈다.
“오늘은 기다리지 말고 그냥 가라. 늦었다. 아직...”
전송을 누르지 못했는데 폰이 사라졌다. 내 폰이 지희의 손에 있었다.
화가 난 지희가 어느새 달려와 내 손에서 폰을 탈취해 가버렸다.
그리고는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연이어 지희의 손이 내 뺨을 갈겼다.
“야 이새끼야. 사장이 물로 보이냐?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여?”
눈앞이 까마득해졌다. 얼마나 소중한 폰인데. 나를 키워준 고모가 사준 폰이었다.
나는 외로울 때면 폰을 보며 고모를 떠올리고 얼굴도 모르는 엄마, 아빠를 생각하곤 했었다.
거기다 여자에게 뺨까지 맞았다. 갑자기 온몸의 피가 머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자는 물론, 나는 이제껏 고모부외의 다른 사람에게 맞아본 적이 없었다.
고모부는 나를 때리며 아빠 대신이라 했다. 그런데 여자가 내 뺨을 때렸다.
순간, 나도 반사적으로 양손으로 지희의 양 어깨를 밀어 버렸다.
지희가 속옷만 입은 채 발라당 넘어졌다.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손을 바닥에 짚고
일어나는 지희가 갑자기 내 눈에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였다.
지희는 일어나더니 얼굴이 하예져서 나에게 대들었다.
“너 이새끼. 콩밥 먹고 싶어? 사장을 폭행 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
입으로 욕을 하면서 양 손을 휘저어 내 얼굴이며 가슴을 때리는 지희를 나는
그냥 둘 순 없었다. 이미 콩밥을 먹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나는 몸을 뒤로 빼며 내 양손으로 지희의 양 팔목을 잡았다.
“어, 어. 이새끼가 완력을 써? 어, 어...”
내가 지희의 양 손목을 잡고 밀어 제쳤더니 어어만 연발하며 지희는 뒷걸음질을 했다.
나는 지희가 또 엉덩방아를 찧을까봐 손을 놓지 못하고 계속 밀기만 했다.
한참을 밀리던 지희는 스튜디오 소품용 침대에 발라당 넘어졌고 손을 놓지 못한 나는
그 위에 같이 엎어졌다. 엎어져서 보니 난동 중에 지희의 브라자가 목까지 올라가 있었다.
가슴을 출렁이며 넘어져서 나를 뿌리치고 일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지희를 보니 내 손아귀에
붙잡힌 한 마리 참새 같았다. 나는 나의 다리를 지희의 다리사이에 끼워 지희의 하체를 제압했다.
배로 지희의 배를 누르고 손은 머리위로 밀어 올려 만세 부르는 자세를 만들었다.
일단 지희가 진정이 될 때까지 힘으로 제압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지희의 가슴이 보였다. 선홍색 피부에 밤색꼭지.
아이를 낳은 여자답지 않게 봉그란 가슴은 지희의 호흡이 거친 만큼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내 입이 지희의 젖꼭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판사판 공사판이었다. 어차피 이지경이면 지희 썽질에 나를 가만 둘리 없다.
법으로 갈 것이고 나를 매장시키려고 혈안이 될 것이다.
나는 지희의 젖꼭지를 빨지 않고 자근자근 씹었다.
꽉 깨물어 떼어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지희는 발악적으로 욕설을 뱉었다.
욕설이 비명으로 흐느낌으로 바뀌고 있었다. 나는 지희의 팔을 모아 오른 손에 쥐고
왼손으로 빤추를 벗겼다. 지희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안 된다고 소리를 질러댔다.
나는 이제 멈출 수 없었다. 멈추어도 다칠 것이고 저질러도 다칠 것은 분명했다.
젖꼭지 물고 있던 입으로 지희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는 지희의 사타구니에
성기를 집어넣었다. 물이 나오지 않아서인가? 빡빡한 게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너 이새끼. 양아치 새끼. 너 무사할 줄 알지? 니 인생 끝났어 임마.”
지희의 입에서는 계속 협박적인 욕설이 나왔다.
머리를 세차게 도리질을 하며 입이 삐끄러질 때마다 욕이 튀어 나왔다.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왼손으로 지희의 손목을 모아 쥔 채 오른 손으로 지희의 뺨을
사정없이 세차례 갈겼다. 이제 힘으로 제압해야 했다.
나는 이제 무사하지 못할 테니 그만 둘 수 없었다.
할 짓은 하고 벌을 받아야 했다. 벌거벗은 여자. 내 앞에 발랑 누운 여자를 그냥 두고 벌을 받기에는 억울했다.
절반만 들어간 채 피스톤 운동을 했다. 오늘 따먹고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무사하지 못 하더라도 오늘은 끝장을 보아야 했다. 죽여 버리던가 도망가던가는
나중에 생각할 일이었다. 뜻밖에 지희가 조용해졌다.
뺨을 맞고 난 지희의 입에서는 욕설대신 흐느낌이 나오고 있었다.
흐느낌은 신음으로, 비명으로 변해갔다.
지희의 입에서 흐느낌이 나올 때 부터 지희의 사타구니도 느슨해졌다.
다리는 바닥에 있고 등은 침대에 누인 채 지희는 나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세차게 피스톤 운동을 했다. 지희는 신음이 비명으로 바뀌면서 다리를 들어 나의 허리를 휘감았다.
내 손아귀에서 놓인 손으로 나의 가슴과 등을 쓸기 시작했다. 지희도 느끼고 있음이 분명했다.
잘하면 내가 무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희가 팔과 다리로 내 몸을 휘감고 엉덩이를 돌리며 반응할 때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점점 격정적인 남녀가 되어 갔다.
지희의 몸 속 깊이 사정을 하고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희의 엉덩이를 들어 몸을 침대위로 밀어 올렸다.
끝나면 또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지희는 조용했다.
가쁜 숨을 고르면서 잠자듯이 누워 있었다.
그 때 내 머릿속을 퍼뜩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나체 촬영.
침대위의 벌거벗은 여체를 촬영해 둘 필요가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지희의 얼굴과 벌거벗은 몸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 것은 내가 무사할 수도 있을 하나의 방편이었다.
내가 사진을 찍는데도 지희는 거부하지 않았다.
달려들지도 않았다. 앞을 다 촬영하고 엉덩이를 들어
몸을 뒤집으니 지희는 스스로 엎어져 줬다.
뒤도 구석구석 촬영을 했다. 입꼬 버꼬쇼핑몰 사장의 나체를 나는 70여 장 찍었다.
그리고는 메모리 카드를 빼서 지갑에 챙겨 넣고 카메라를 제자리로 가져다 놓았다.
한 시간 정도 지났나? 폰이 풍뎅이처럼 뱅뱅 제자리를 맴돌았다.
폰을 집어보니 메시지가 와 있었다. 미애의 메시지. 집에 도착한 모양이다.
“오늘 즐거웠어.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어. 고마워 우리자기. 우리사이 영원하면 좋겠어. 민호가 사랑하는 여보야. 미애.”
기분이 좋아졌다. 정신이 맑아졌다. 미애가 나를 버리고 간 것은 아니었던 거다. 다행이다.
내 실수로 파랑새를 놓친 것 같아 얼마나 아쉬웠는지.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나도 답 메시지를 보냈다.
“여보야. 짐 싸들고 이리로 와라.”
“크크크. 나 먹여 살릴 준비 되어 있어?”
“그럼. 콩 한조각도 나누어 먹으면 되지.”
“우리 열심히 벌어서 집이라도 하나 장만해서 합치자.”
“집? 좋지. 열씨미 일해야지. 미애를 위해서.”
“고마워 우리자기. 착한 자기.”
미애의 화답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사과도 없이 화해를 하고야 말았다.
다음 낭 정장 촬영은 나 혼자였다. 다른 모델은 없었고 사진작가와 메이크업아티스트,
그리고 지희였다. 디자이너 정은 바쁜지 얼굴도 볼 수 없었다. 머리를 컴에 처박고 있었다.
모델이 몇 사람 되면 교대로 옷 갈아입고 메이크업하고 대기하는 시간도 있는데
혼자 하니 바빴다. 옷 갈아입을 동안 작가와 아티스트가 놀았다. 메이크업 할 동안
사진작가가 놀았다. 촬영할 동안 역시나 아티스트가 놀겠지?
미애는 나만 깝쳤다. 동작이 느리다고 작가와 아티스트가 보는 앞에서 수차례 면박을 주었다.
나는 요롱소리 나도록 뛰어야 했다. 4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른다.
모델료 아끼려고 나만 불러 가지고 혼을 빼는 미애를 쥐어박고 싶어 주먹을 불끈 불끈 쥐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촬영은 끝났다. 컴퓨터에 머리를 처박고 있던 디자이너 정이 일어나
나에게 하얀 봉투를 내 밀었다. 모델 페이였다.
나는 디자이너 정에게 봉투를 받으며 지희를 향해 고개 돌리고 감사합니다. 를 외쳤다.
“이번 금요일 속옷 촬영 있어요. 지난 번 보충하는 거니까 컨디션 관리 잘해요. 술 먹지 말고.”
“예. 사장님. 몇 시부터 시작하나요?”
“9시부터 시작하니까 8시 반까진 와 야해요. 집에서 거울보고 표정연습도 좀 하세요.”
“알겠습니다. 금요일 날 뵙겠습니다.”
나는 꾸벅 인사를 하고 입꼬 버꼬를 뛰어 나왔다.
공터 끝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려는데 크락숀 소리가 요란하게 울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미애의 차가 비상등을 깜박이고 있었다.
나는 단숨에 달려가 조수석에 올랐다.
“촬영 잘했어?”
“아픈데 나았어?”
우리는 동시에 물었다.
“항상 하는 건데 뭐. 아! 사장이 잔소리가 심해서 미치겠어. 사람을 완전 무시해.“
“아직은 아파. 시간이 약이겠지.”
우리는 동시에 대답했다. 나는 또 할말이 있었지만 꾹 참았다.
미애의 말과 겹치지 않기 위해서. 근데 미애도 침을 한 번 꿀꺽 삼키더니
말이 없었다. 서로 상대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는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차가 출발했다.
“금요일 속옷 촬영 한 대지?”
“여보야도 연락 받았어? 여보야하고 같이 하니까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나두. 자기하고 같이 일한다는 생각에 금요일이 기다려져.”
우리는 앞을 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미애의 차는 나의 아지트로 향했다. 한 번도 급정거를 하지 않고 신호 잘 지키며 달려왔다.
“오늘은 정신이 온전하네. 운전 잘하네.”
내가 지희를 칭찬해 주었다.
“운전 실력은 자랑도 칭찬도 하는 게 아니야. 잘 하는 게 정상이거든.”
주차장도 없고 공터도 없어 골목에 차를 세워 놓았다. 집에 들어오니 별천지다.
모든 게 정리 정돈되어 있었고 커튼도 핑크색으로 바뀌었고 좁은 방을 2인용 침대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 여기 우리 집 맞아?”
“흐~ 여기 우리 집 맞아. 빨리 들어 가.”
미애가 내 등을 떠밀었다. 침대에 털썩 앉았다. 쿠션이 좋다.
“여보야. 집 살 돈 이렇게 써버리면 어떻게.”
“해주고 싶었어. 사주고 싶었어. 마음이 시켰어.”
나는 미애를 끌어안고 뽀뽀세례를 퍼부었다.
한참이 지나고 미애가 부엌으로 나가더니 밥상을 차려 왔다.
시장도 보고 요리도 한 흔적이 보였다.
“와. 진수성찬이네. 고맙다. 잘 먹을게.”
미애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금요일 아침 예고도 없이 미애의 차가 집 앞에서 부르릉대고 있었다.
미애가 나 태워주려고 일부러 온 것이었다.
“고마워. 일부러 이렇게 애 쓰지 마. 버스타고 가면 되는데.”
“해 주고 싶어. 마음이 시켜.”
우리는 마주보고 웃었다. 차가 서서히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날의 촬영도 월요일과 다를 바가 없었다. 미애와 내가 속옷을 입고 때로는 홀로,
때로는 세트로 카메라 앞에서 폼 잡는 일이었다. 지휘는 지희가 했고
아티스트와 작가는 전에 그 사람들이었다. 아는 안면에 화기애매하게 작업은 진행되었다.
지희의 칼바람이 가끔 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점심시간 김밥과 어묵이 배달되었다.
우리는 식탁에 들러 앉아 두 줄씩의 김밥과 한 그릇의 어묵을 나누어 먹었다.
김밥을 부지런히 먹는데 내 옆에 착 달라붙어 낮아 김밥 먹던 미애가 어묵 한 개를 내 앞으로 내밀었다.
나는 손도 대지 않고 입만 벌리고 받아먹었다. 작가가 우리를 보며 씩 웃었다. 아티스트가 묘한 웃음을 흘렸다.
“너희 둘이 사귀니?”
“예.”
지희가 물었고 내가 대답했다.
미애의 얼굴이 파리해졌다. 지희의 얼굴도 파래졌다.
“미애는 밥 먹고 집에 가. 오늘 촬영 끝났어. 앞으로도 부를 일 없으니까 다른데 알아 봐.”
갑작스런 지희의 말에 나는 당황했다. 미애도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사장님 왜 그러세요. 아직 저기 옷 많이 남았는데. 제가 무얼 잘 못 했나요?”
미애의 물음에 지희가 앙칼지게 쏘아 붙였다.
“여기는 직장이야. 일터란 말이야. 너희 둘이 같은 차타고 놀러 온 거니? 연애질은 느그 집구석에서 하란 말이야. 직장 분위기 흐리지 말고.”
미애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고개가 숙여졌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죄송한 줄 알면 됐어. 먹던 거 먹고 가. 민호 입에 넣지 말고.”
“사장님. 용서해 주세요. 잘 못 했어요.”
미애는 바닥에 무릎을 대고 손바닥을 마주 비볐다. 지희를 향해.
“정아. 미애 페이 계산해서 보내.”
그리고는 밖으로 휑하니 나가 버렸다. 디자이너 정이 봉투를 들고 왔다.
미애는 디자이너 정에게 언니! 언니! 하며 통사정을 했다.
“나까지 날벼락 맞게 하고 싶니? 사장님 성질 알잖아. 다른 사람은 다치지 말자. 제발.”
디자이너 정의 말에 미애는 눈물을 줄줄 쏟으며 봉투를 받아 뛰쳐 나갔다.
미애가 쫓겨 가고 지희가 왔다. 오후 촬영이 시작 되었다.
‘모든 게 제 잘못입니다. 저에게 책임을 물으십시오.’
‘저도 그만 두겠습니다. 좋은 사람 구해서 잘 해 보십시오.’
두 마디를 꼭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 미애와 함께 뛰쳐나와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오후 내내 지희에게 표정관리 안된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나는 시키는 데로 움직이며
시간을 채워야했다. 촬영이 끝나고 공터 끝까지 나왔지만 크락숀은 울지 않았다.
혹시나 했지만 미애의 차는 가버리고 없었다. 전화를 걸었다.
버스 정류장까지 왔지만 미애는 받지 않았다.
재발신 했다. 내가 탈 버스가 올 때까지 미애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나를 몹시 불안하게 만들었다. 기분 나빠서 갔는데
통화가 되지 않으니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지희가 원망되기 시작했다.
남자와 여자가 사귀는 것이 당연하거늘, 사귀면 표시도 나는 것이거늘.
사귄다고 한 사람을 해고 한다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었다.
기분 나빠도 나쁘다고 대들지 못하는 나의 가난이 원망스러웠다.
미애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지희를 가만 두지 않으리라 이를 갈았지만,
복수할 뚜렷한 방법은 없었다.
집에 오니 미애가 내 방에서 잠들어 있었다. 코를 드르렁 골며 큰 대자로 누워 자고 있었다.
자기가 나에게 사 준 그 침대에서 혼자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자는 모습을 보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옆에는 소주 빈병이 두 개 구르고 있었고 안주는 깨끗이 비운 듯 빈 접시만 달랑 있었다.
머리맡에 있는 종이 한 장이 나를 긴장 시켰다. 종이에는 미애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조물주님! 목을 매려니 아프고 뛰어내리려니 무서워요.’
얼마 전 자살한 여자 아나운서가 적었다던 글귀가 생각나는 글이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머리카락이 하늘로 치솟았다. 피가 거꾸로 용솟음쳤다.
얼른 미애의 코에 내 손가락을 갔다댔다. 숨은 쉬고 있었다.
가슴으로도 숨은 쉬고 있었다. 살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정말 죽을 만큼 기분이 나빴을까? 아니야. 자존심이 상했겠지.
정말 죽고 싶었을까? 혼자 울었을까? 소주 마시면서 안주는 먹었을까?
같이 뛰쳐나오지 못한 것이 후회 되었다. 둘이 사귀느냐고 지희가 물었을 때 예라고 대답한 내가 실수였다.
시침 뚝따고 아니라고 우겼으면 될 것을 .
지희가 질투하나? 남자 여자 사귀는 것이 일하는데 무슨 지장이 있다는 말인가.
순전히 지희의 억지였다. 힘없는 우리라서 당하고 사는 것이었다.
복수하고 싶었다. 한을 풀고 싶었다. 미애의 원수, 엄마의 원수를 갚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방법은 없었다. 덤벼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이었다.
온갖 잡생각을 하면서 미애의 옆에 누워 미애의 팔을 당겨 복잡한 내 머리 밑에 고였다.
살짝 잠들었나 보다. 미애가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 보니 어느새 미애가 밥상을 차려놓고 내 목을 팔로 받치고 있었다.
“언제 일어났어? 더 자지?”
“잠은 밤에 자는 거야. 아직 초저녁인데.”
“아까 보니 자고 있던데?”
“속상하고 머리 아파서 잠시 누워 있었는데 잠 들었나봐.”
“이 건 뭐야? 이거 진심이야?”
나는 미애가 적은 글귀를 보여주며 다그쳤다. 미애가 생긋이 웃으며 말한다.
“그거 낙서야. 속이 상해서 남의 글 따라 해봤어. 아무것도 아니야”
미애는 내 손에서 종이를 뺏어 갈기갈기 찢더니 뭉쳐서 휴지통으로 던져 넣었다.
우리는 함께 밥을 먹었다.
미애는 설거지까지 해 주고 내일 먹을 반찬과 찌개를 챙겨주고 언니 집으로 갔다.
집을 나서는 미애에게 나는 소리쳤다.
“여보야. 이력서하고 프로필 사진하고 메일로 보내라.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 내가 부탁해 볼게.”
“속옷 모델하면 이미지가 안 좋아서 다른 데는 안 받아줘. 마음만으로 고마워.”
“나. 힘 있는 남자야. 믿어 봐. 안되면 본전이잖아.”
“알써. 힘 있는 자기 믿어 볼게. 되면 다행이고 안 되면 본전이니까.”
미애가 언니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메일이 왔다.
나는 미애의 프로필 중에 학력을 깨끗이 지웠다. 그리고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 가서 어떻게 부탁할 것인지 밤새 고민해야했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의 사장님들을 찾았다. 면담 요청을 했다. 안 되면 본전이라는
미애의 말이 용기를 주었다. 나는 당당하게 미애를 나의 애인이라 밝혔다.
속옷 모델을 할 정도로 피부나 몸매는 수려하다고 자랑을 했다. 취직을 부탁했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의 사장님들은 모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검토해 보겠다는 대답만 했다.
나는 바지 붙들고 통 사정을 하고 싶었지만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사장님들은 주판알을 퉁길 것이다. 미애의 몸매와 얼굴이 경력을 묻을 수 있을지.
미애를 채용함으로 민호가 더 성실하게 일하게 될까를 계산할 것이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이다. 미애의 가치와 나의 신의가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안 된다는 대답을 듣지 않았으니 기대를 해도 좋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디자이너들과 사진작가들에게 형님, 누님 하며 아양을 떨어 두었다.
디자이너와 사진작가에게 사장님들이 물어 볼지도 모른다. 훈수꾼이 무척 중요하단 사실을 살면서 나는 배웠다.
미애에게는 희망적이니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 주었다.미애의 취직을 위해 뛰어 다니는 나에게
입꼬 버꼬에서 연락이 왔다. 수요일 속옷 촬영이 있단다.
연락을 준 디자이너 정에게 미애는 안 부르냐고 물었더니 이번엔 지희가 직접 여자 모델을 한다고 대답했다.
약간 짜증이 났다. 미애와 함께 하면 좋은데. 지희가 상대역이면 무척 부담이 될 것 같아 몸이 굳었다.
수요일. 촬영 시작 30분 전에 입꼬 버꼬에 도착했다. 마음이 크게 내키지 않았지만 돈 줄을
포기할 자신이 나에겐 없었다.
그 날도 디자이너 정은 업무에 바쁘고 아티스트와 작가와 지희, 그리고 내가 촬영에 임했다.
“오늘은 나를 사장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미애가 나에게 한 말이었다. 편안하게 하란다. 보기만 해도 찬바람이 부는 지희를
나에게 페이를 주는 지희를 편안하게 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종일 지희의 신경질에 시달려야 했다. 종일 지희의 잔소리에 더욱 몸이 굳었다.
몸이 굳었다고 표정이, 자세가 안 나온다고 지희는 촬영을 중단시키고 나를 수차례 거울 앞에 세웠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는 잘한다고 칭찬만 들었는데 정말 내가 못하는 것인지
지희의 트집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미애의 잔소리에 신경질에 내가 몸이 자꾸 굳는 것은 사실이었다.
표정도 자세도 자꾸 위축이 되어갔다. 나 때문에 촬영이 지연되고 있었다.
지희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찍고, 찍고 몇 번씩 재촬영을 해야 했다.
저녁 6시가 되자 택배기사가 상품을 수거해 갔다. 6시 10분이 되자
진열장의 불이 꺼지고 상품 관리하던 아주머니와 아가씨가 퇴근을 했다.
연이어 디자이너 정이 컴퓨터를 끄고 엉거주춤 촬영을 지켜보고 있었다.
퇴근 시간은 지났는데 사장이 일하고 있으니 집에 가겠다는 말을 차마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셈이었다. 아티스트도 주변을 정리하며 지희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정아. 퇴근 해. 아티스트 김도 퇴근해요. 우리 셋이 마무리하면 되니깐.”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가벼운 걸음으로 나란히 쇼핑몰을 빠져 나갔다.
사진작가만이 덩그러니 남아 똥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도 난감했다. 미애가 저녁을 차려놓고 기다릴지도 모르는데.
촬영은 재탕, 재탕하다가 절반도 못했다. 밤을 세워야할 지도 모른다.
미애는 내 얼굴을 보고 집에 갈 작정일 것이다. 늦게까지 가지 않으면
집에도 못 갈지도 모른다. 밤새 기다릴지도 모른다.
“우선 세 사람. 밥이나 먹고 해요. 민호야. 뭐 먹을래?”
지희가 손뼉을 짝짝 치며 촬영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똥씹은 얼굴을 하고 있던 사진작가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문을 열었다.
“저어, 사장님. 저도 오늘 약속이 있는데요. 다음에 날 잡아서 찍으면 안 될까요?”
지희의 인상이 파리해졌다. 입술은 유난히 새빨개지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요. 하던 일은 마치고 가야 프로 아니겠어요? 프로가 그렇게 책임감이 없어서야.”
“워낙 중요한 일이라. 제가 늑장 부린 건 아니잖습니까?”
“그럼 누구 책임인가요? 좋은 작품 만들려고 노력하다보면 진행이 더딜 수도 있는 거지. 누구 탓을 해야겠어요?”
화살이 나에게 날아올 것 같아 나는 또 뒤가 캥겼다. 둘의 다툼이 나 때문에 생긴 일 같아 나는 궁지에 몰렸다.
“하여튼 저는 가야 합니다. 다음에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작가. 배가 불렀군요. 면접 볼 때 생각 안나요?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한다 메.”
“오늘은 워낙 중요한 약속이래서.”
작가는 양손을 마주 비비고 있었다. 지희는 들고 있던 브래지어를 구석으로 집어 던졌다.
“좋아요. 가세요. 당신같이 자기주의인 사람은 이 바닥에서 앞으로 사라지게 될 거에요.”
사진작가도 화가 나는 듯 카메라 장비를 챙기면서 지희와 시선을 달리한 채
신경질적으로 말을 뱉었다.
“예. 사장님 수단 잘 압니다. 저를 매장시키겠다고요? 누구 파워가 쎈가 두고 봅시다.”
“긴소리 치우고 내 앞에서 사라지세요. 나도 카메라 셔터 누를 줄 알고. 당신 필요 없어요.”
지희는 작가의 페이를 봉투에서 꺼내더니 작가 앞에 집어 던졌다.
돈이, 작가의 페이가 나비처럼 춤추며 바닥으로 뿔뿔이 흩어져 사뿐사뿐 내려앉았다.
작가가 돈이 사라질세라 허겁지겁 주워 챙기더니 액수를 확인하고 지갑에 넣었다.
카메라와 장비를 어깨에 메고, 손에 들고 잊은 것이 없나 두리번거리며 도망치듯 멀어져 갔다.
갑자기 쇼핑몰이 조용했다.
마흔 평 건물에 나하고 지희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마흔 평 쇼핑몰 중에 15평 스튜디오에만
불이 대낮처럼 밝게 켜져 있었다.
“민호. 뭐 먹을래. 밥이나 먹고 하자. 자기 일처럼 해주는 놈이 없어. 빌어먹을 것들.”
지희는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었다.
“저녁 먹지 말고 빨리 하죠. 저도 바빠서.”
“그럴래? 나중에 배고프다 하지 마. 민호가 제대로 못하면 오늘 밤을 새울지도 몰라.”
“예. 밥값은 돈으로 주세요.”
“야. 너 돈에 환장했니? 내가 제공하는 밥을 거부했는데 밥값을 달라고?”
“죄송합니다. 저 메시지 한 통 보내도 되죠?”
“누구? 미애에게? 동거하냐?”
“아니요. 저를 기다리는 친구가 있어서.”
“누구에게 보내든 상관없어. 계획이 늦어지면 알릴 건 알려야지.”
나는 재빨리 미애에게 ‘오늘 많이 늦을 것 같으니까 기다리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곧이어 내 폰에 메시지가 왔다고 진동을 했지만 열어 볼 수가 없었다.
지희가 촬영을 서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나마나 ‘왜 늦느냐’는 미애의 메시지일 터.
카메라를 손보는 지희 앞에서 나는 다음 촬영할 옷을 갈아입었다.
어둠이 몰려오는 공간에서 단 둘이 벌거벗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묘한 기분을 불러 일으켰다.
지희 움직이는 소리와 옷 갈아입는 소리, 그리고 셔터 움직이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촬영은 셀프로 진행되고 있었다. 지희가 나에게 구도를 설명하고 내가 자세를 잡으면 지희가
카메라를 정조준하고 5초안에 내 옆에 와서 포즈를 완성하면 셔터가 눌려지는 반복이었다.
완숙한 미모의 여인과 속살을 맞대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낮에는 긴장되고 어색했는데 자꾸 흥분이 되고 분위기에 젖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음이 바빠서인지 지희도 군소리 없이 부지런히 촬영을 진행했다.
“그래, 민호. 난다긴다에 에이스라 하더니 빈말 아니네.”
지희 입에서 나를 칭찬하는 소리가 나왔다. 지희에게서 처음 들어보는 칭찬이었다.
지희 입에서 처음 나온 칭찬일지도 모른다.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칭찬을 나에게
처음 했을 것이다. 나는 지희의 신경질적인 모습만 보았지 웃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지금처럼만 하면 입꼬 버꼬에서도 에이스 대접 해줄게.”
지희는 카메라를 들여다보며 나에게 말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나도 은연중에 신바람을 냈다.
벽시계가 밤 10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원탁테이블에 올려놓은 내 휴대폰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메시지가 왔음이었다. 미애일 것이다. 아직도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가늠하건데 이 속도로 나가면 촬영은 한 시간 안에 마칠 수 있었다.
나는 지희의 눈치를 보았다. 원탁테이블에 가서 답을 해야 하느냐 갈등이었다.
미애를 생각하면 빨리 답을 해주어야 하지만, 지희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걱정이었다.
내가 폰을 만지고 있으면 지희는 또 인상이 고양이처럼 변할 것이다.
지희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 나는 굳어질 것이고 촬영은 진행되지 못한다.
나는 메시지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속으로 ‘미애야. 그만 집에 가라. 언니 걱정한다.’를 외쳤다.
아! 그래도 문자가 왔는데 답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꾸 신경이 폰으로 쏠리고 있었다.
아무리 촬영이 급하다지만, 문자도 확인 못하는 것은 큰 불만이었다.
무슨 내용일까? 급한 일은 아닐까? 너무 늦으면 혼자 보내기 불안한데.
다른 쇼핑몰에서였으면 사장이 먼저 ‘문자 확인하라’ 하는데. 아니면 내가 먼저 양해를 구하면
당연히 답까지 하라고 하는데 지희는 아는지 모르는지 촬영만 계속하고 있었다.
종종거리면서 나의 다시 자세를 표정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니
당연히 표정이나 자세가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다. 폰만 집어 들면 해결 될 텐데.
“민호야. 약간 우측으로 기울여. 왼팔은 허리에 오른 팔은 의자를 향해 쭉 뻗어.”
카메라가 정조준 되면 지희가 내 오른 쪽 의자에 앉게 된다.
그럼 앉아 있는 지희의 팬티를 내가 손으로 가리키는 그림이 된다.
지희가 카메라 앞에서 손을 내저으며 지시를 한다.
“사장님. 잠깐만요.”
나는 잠깐을 외치고 원탁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순간 지희는 타임을 맞추어 놓고 의자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셔터는 찰칵했고 지희는 의자 앞에 서 있었다. 어차피 한 판 버렸으니
나는 그냥 문자를 확인했다.
‘조금 늦는 게 아니네. 언제 와?“
역시 미애의 문자였다. 나는 재빨리 답을 보냈다.
“오늘은 기다리지 말고 그냥 가라. 늦었다. 아직...”
전송을 누르지 못했는데 폰이 사라졌다. 내 폰이 지희의 손에 있었다.
화가 난 지희가 어느새 달려와 내 손에서 폰을 탈취해 가버렸다.
그리고는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연이어 지희의 손이 내 뺨을 갈겼다.
“야 이새끼야. 사장이 물로 보이냐?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여?”
눈앞이 까마득해졌다. 얼마나 소중한 폰인데. 나를 키워준 고모가 사준 폰이었다.
나는 외로울 때면 폰을 보며 고모를 떠올리고 얼굴도 모르는 엄마, 아빠를 생각하곤 했었다.
거기다 여자에게 뺨까지 맞았다. 갑자기 온몸의 피가 머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자는 물론, 나는 이제껏 고모부외의 다른 사람에게 맞아본 적이 없었다.
고모부는 나를 때리며 아빠 대신이라 했다. 그런데 여자가 내 뺨을 때렸다.
순간, 나도 반사적으로 양손으로 지희의 양 어깨를 밀어 버렸다.
지희가 속옷만 입은 채 발라당 넘어졌다.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손을 바닥에 짚고
일어나는 지희가 갑자기 내 눈에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였다.
지희는 일어나더니 얼굴이 하예져서 나에게 대들었다.
“너 이새끼. 콩밥 먹고 싶어? 사장을 폭행 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
입으로 욕을 하면서 양 손을 휘저어 내 얼굴이며 가슴을 때리는 지희를 나는
그냥 둘 순 없었다. 이미 콩밥을 먹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나는 몸을 뒤로 빼며 내 양손으로 지희의 양 팔목을 잡았다.
“어, 어. 이새끼가 완력을 써? 어, 어...”
내가 지희의 양 손목을 잡고 밀어 제쳤더니 어어만 연발하며 지희는 뒷걸음질을 했다.
나는 지희가 또 엉덩방아를 찧을까봐 손을 놓지 못하고 계속 밀기만 했다.
한참을 밀리던 지희는 스튜디오 소품용 침대에 발라당 넘어졌고 손을 놓지 못한 나는
그 위에 같이 엎어졌다. 엎어져서 보니 난동 중에 지희의 브라자가 목까지 올라가 있었다.
가슴을 출렁이며 넘어져서 나를 뿌리치고 일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지희를 보니 내 손아귀에
붙잡힌 한 마리 참새 같았다. 나는 나의 다리를 지희의 다리사이에 끼워 지희의 하체를 제압했다.
배로 지희의 배를 누르고 손은 머리위로 밀어 올려 만세 부르는 자세를 만들었다.
일단 지희가 진정이 될 때까지 힘으로 제압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지희의 가슴이 보였다. 선홍색 피부에 밤색꼭지.
아이를 낳은 여자답지 않게 봉그란 가슴은 지희의 호흡이 거친 만큼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내 입이 지희의 젖꼭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판사판 공사판이었다. 어차피 이지경이면 지희 썽질에 나를 가만 둘리 없다.
법으로 갈 것이고 나를 매장시키려고 혈안이 될 것이다.
나는 지희의 젖꼭지를 빨지 않고 자근자근 씹었다.
꽉 깨물어 떼어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지희는 발악적으로 욕설을 뱉었다.
욕설이 비명으로 흐느낌으로 바뀌고 있었다. 나는 지희의 팔을 모아 오른 손에 쥐고
왼손으로 빤추를 벗겼다. 지희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안 된다고 소리를 질러댔다.
나는 이제 멈출 수 없었다. 멈추어도 다칠 것이고 저질러도 다칠 것은 분명했다.
젖꼭지 물고 있던 입으로 지희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는 지희의 사타구니에
성기를 집어넣었다. 물이 나오지 않아서인가? 빡빡한 게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너 이새끼. 양아치 새끼. 너 무사할 줄 알지? 니 인생 끝났어 임마.”
지희의 입에서는 계속 협박적인 욕설이 나왔다.
머리를 세차게 도리질을 하며 입이 삐끄러질 때마다 욕이 튀어 나왔다.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왼손으로 지희의 손목을 모아 쥔 채 오른 손으로 지희의 뺨을
사정없이 세차례 갈겼다. 이제 힘으로 제압해야 했다.
나는 이제 무사하지 못할 테니 그만 둘 수 없었다.
할 짓은 하고 벌을 받아야 했다. 벌거벗은 여자. 내 앞에 발랑 누운 여자를 그냥 두고 벌을 받기에는 억울했다.
절반만 들어간 채 피스톤 운동을 했다. 오늘 따먹고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무사하지 못 하더라도 오늘은 끝장을 보아야 했다. 죽여 버리던가 도망가던가는
나중에 생각할 일이었다. 뜻밖에 지희가 조용해졌다.
뺨을 맞고 난 지희의 입에서는 욕설대신 흐느낌이 나오고 있었다.
흐느낌은 신음으로, 비명으로 변해갔다.
지희의 입에서 흐느낌이 나올 때 부터 지희의 사타구니도 느슨해졌다.
다리는 바닥에 있고 등은 침대에 누인 채 지희는 나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세차게 피스톤 운동을 했다. 지희는 신음이 비명으로 바뀌면서 다리를 들어 나의 허리를 휘감았다.
내 손아귀에서 놓인 손으로 나의 가슴과 등을 쓸기 시작했다. 지희도 느끼고 있음이 분명했다.
잘하면 내가 무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희가 팔과 다리로 내 몸을 휘감고 엉덩이를 돌리며 반응할 때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점점 격정적인 남녀가 되어 갔다.
지희의 몸 속 깊이 사정을 하고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희의 엉덩이를 들어 몸을 침대위로 밀어 올렸다.
끝나면 또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지희는 조용했다.
가쁜 숨을 고르면서 잠자듯이 누워 있었다.
그 때 내 머릿속을 퍼뜩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나체 촬영.
침대위의 벌거벗은 여체를 촬영해 둘 필요가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지희의 얼굴과 벌거벗은 몸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 것은 내가 무사할 수도 있을 하나의 방편이었다.
내가 사진을 찍는데도 지희는 거부하지 않았다.
달려들지도 않았다. 앞을 다 촬영하고 엉덩이를 들어
몸을 뒤집으니 지희는 스스로 엎어져 줬다.
뒤도 구석구석 촬영을 했다. 입꼬 버꼬쇼핑몰 사장의 나체를 나는 70여 장 찍었다.
그리고는 메모리 카드를 빼서 지갑에 챙겨 넣고 카메라를 제자리로 가져다 놓았다.
이모 접수 - 3부
나는 미애의 몸에서 미끄러져 내려 왼팔을 미애의 머리밑에 고이고 오른 손으로 젖통을 주물렀다.
젖통이 딴딴한 게 잔뜩 성이 나 있었다. 젖꼭지도 탱글거린다. 미애는 나의 행동은 아랑곳없이
축 늘어진 몸으로 팔을 휘저어 베개를 찾아 엉덩이 밑에 고이고 있었다.
“한 번에 수천마리 정자가 뛰어 들어가지만 난자와 교합하는 넘은 한 마리뿐이야.”
내가 주워들은 짧은 지식으로 아는 척, 베개 고이는 미애에게 퉁을 줬다.
“나도 알아. 그래도 내 몸속에 들어온 니 새끼는 다 소중한거야.”
나는 미애의 코에 손가락으로 맥주를 먹였다. 그리고 일어나 세면장으로 갔다.
욕조에 물을 받았다. 손을 휘휘저어 간을 맞추었다. 물이 욕조에 반 쯤 찬 걸 보고 세면장을 나왔다.
“자기. 씻으러 간 거 아니었어? 벌써 씻은 거야?‘
미애가 누운 채 나에게 묻는다. 새끼들이 흘러 나올까봐 꼼작 못하는 미애가 예쁘다.
나는 대답 없이 침대로 다가가 양팔로 미애를 번쩍 들어 안았다. 그리고 세면장으로 향했다.
“어, 어, 자기야. 왜이래. 자기 먼저 씻어.”
미애는 내 목을 틀어 안고 매달렸다. 깜짝 놀라는 미애를 욕조에 살그머니 담갔다.
나는 미애를 욕조에 눕히려고 했는데 어느새 팔을 풀고 욕조에 앉아 버렸다.
그리고 미애는 욕조 한쪽으로 몸을 웅크리며 나도 들어오라고 팔을 잡아 당겼다.
거부할 수 없는 힘. 이제 내 사람이어서 인가? 나는 미애의 손에 이끌려 욕조에 들어갔다.
욕조가 좁아서 둘의 하체는 포개져야 했다. 내가 자리도 잡기 전에 미애의 발가락이 내 성기를 건드린다.
우연히 닿았겠지만 미애는 재미있는 듯 발가락으로 장난을 친다. 나는 겨우 자리를 잡고 손으로 미애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내 발을 미애의 사타구니 사이로 밀어 넣었다. 미애는 몸을 뒤틀었지만 물속에서 발목이 잡힌 채 아우성만 질러댔다.
그래서 우리는 또다시 엉겨 붙었다. 이번엔 수중 전이었다. 위에 있는 나는 괜찮았지만 미애는 땟국물도 꽤 먹었을 것이다.
침대 위하고는 완전 기분이 달랐다. 작업하랴. 중심 잡으랴. 힘도 배가 들었다.
물속에서 또 한 번 정자와 난자의 만남을 주선한 우리는 서로의 몸에 비누칠을 해 주었다.
그리고 손으로 때를 밀어 주었다. 명분은 때 민다고 했지만 사실상 애무였다.
비누칠 잔뜩한 몸으로 끌어안고 부볐다. 끌어안은 채 키스를 퍼부었다.
서로를 씻겨주고 닦아주고 낄낄거리며 우리는 침대로 왔다.
침대위에 내가 벌렁 누웠다. 그 위를 미애가 기어서 올라온다.
미애가 내 배위에 가슴을 얹어놓고 손으로 성기를 만지작거린다.
“에그. 요렇게 작은 게 나를 점령했단 말야? 아까는 되게 큰 느낌이었는데.”
“아까는 컸었어. 이제는 얌전해진 거지. 썽 나면 또 커져. 그래서 썽기 잖아.”
미애가 한손으로 불알을 감사고 한손으로 성기를 어른다.
“그만해. 또 썽나면 어떻게 할래.”
나는 상체를 미애의 젖통에 눌린 채 양손을 흔들며 그만하라고 사정을 했다.
“빨아 보까? 빨아도 돼?”
“빨아 봤어? 잘 빨어?”
빨아 볼가라는 말에 또 온몸이 드거워진다.
“자기는. 나 남자 첨이건든. 자기가 나에게 첫 남자란 말이야.”
“미안. 빨아준다길레. 어떻게 아나 해서.”
“사실은 친구 집에서 야동 본적이 있어. 보기만 해도 구역질 났어.”
“남자친구? 어디서?”
“자기야. 이럴래? 나는 남자는 자기뿐이라고.”
미애의 손가락이 내 허벅지를 꼬집는다. 아프진 않았지만 나는 죽겠다는 듯 비명을 질러 주었다.
“그래. 미안해. 그냥 해본 소리야. 빨아줘. 누나. 쪼옥 쪽.”
미애가 성기에 혓바닥을 살짝 대면서 말했다.
“야동은 쇼라던데.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다라하지 말라던데.”
“남들은 다 빨아. 좃물이 여자 피부에 엄청 좋다고 다른 여자들은 애인 물 빼먹으려고 난리라던데.”
“치. 거짓말. 여자들 아무도 남자 물 빼서 먹었다고는 안하더라.”
“혼자만 먹으려고 시침 따는 거야. 누나도 어디 가서 자랑은 하지말어.”
어느새 성기가 미애의 입안에 들어가 있었다. 미애의 혀놀림에 내 몸은 감전 된듯 사시나무처럼 전율했다.
“물 나오면 한방울도 흘리지 말고 삼켜. 사랑하는 사람의 정액은 피부미인을 만든데요.”
“알았어. 자기야. 자기꺼는 뭐든지 나는 다 먹을 수 있어.”
다시 미애는 내 성기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입속에 우겨 넣었다.
나는 양손을 머리 밑에 고이고 미애의 혀놀림을 느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온 몸이 찌릿하며 기분은 하늘을 붕붕 떠다녔다.
우리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날 밤을 꼬박세우고 진이 다 빠져 만신창이가 된 채 엉겨 붙어 오전에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오전 11시였다.
“자기야. 오늘 스케줄 없어. 이렇게 잠만 자도 돼?”
“어. 몇 시야? 나는 오늘 자유야. 맨날 공휴일이지. 누나는 약속 잡힌 거 없어?”
“일거리는 없는데 새벽 운동을 못했어. 바쁘면 못할 수도 있지.”
“새벽에 운동해? 대단하다. 누나.”
“자기야. 누나 하지마. 징그러. 소름 돋어.”
“그럼 뭐라고 불러?”
“여보! 해 봐.”
“우리 살림 차릴까? 같이 살래?”
“으이그. 못살아.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지만 이 건 아니다. 정말.”
“왜? 내가 싫어? 싫으면 말해. 떠나 줄게.”
미애의 얼굴이 파리해진다. 내 눈을 쏘아본다.
“너 왜이러니? 내가 언제 싫댔어. 아직은 같이 사는 건 무리야. 난 자유가 필요 해.”
“나 누나 좋아. 자유 엄청 줄게.”
“같이 살면 묶이는 거야. 속박당하는 거라구. 서로가 서로에게.”
“알았어. 누나. 누나가 묶이고 싶을 때까지 기다릴게.”
“자기야. 나 배고프다.”
“알았어. 누나. 뭘로 먹을래? 감자탕? 국밥?”
나는 서랍장에 붙은 쿠폰을 보며 물었다. 미애는 감자탕을 외쳤다.
“우째, 좋아하는 음식도 같냐? 우리는 천생연분이다.”
미애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나는 여자들이 인연이나 연분이라는 낱말을 초콜릿만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다.
미애가 빽을 열더니 얼굴에 기초화장을 한다. 나는 인터폰을 들고 모텔 카운타에
감자탕 해장국 두 그릇을 주문했다. 그리고 지갑을 꺼냈다.
“돈은 내가 줄게. 기다려.”
“내가 여자 뜯어먹는 기둥서방인 줄 아니? 걱정 마. 나도 돈 있어.”
“기둥 빼고 그냥 서방이지. 미애의 예쁜 서방^^”
화장이 끝난 미애가 옷을 챙겨 입는다. 내가 스커트를 손으로 잡았다.
“그냥 있어. 어디 나갈 것도 아닌데.”
“배달 오잖어. 보면 어떻게.”
“보면 꼴리겠지? 보여주자. 재밌겠다.”
나는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재밌을 것 같았다.
배달부가 남자라면 오늘 하루 접어야 될 것이다.
여자라면 내가 맛을 봐야겠지? 미애가 가만있을까?
“미쳤니? 자기야? 내 몸은 자기만 봐야 돼.”
“이미 누나 알몸은 인터넷에 둥둥 떠다니고 있어.”
“자기는 일하고 사랑도 구분 못하니? 그리고 누나하지 말랬지? 자기야 하고 불러.”
“누나가 좋은데. 그냥 누나하자.”
“앞으로 누나라고 부르면 안 만나 줄거야. 자기~~ 하고 불러 봐.”
갑자기 미애는 누나라는 말을 싫어했다. 자기를 강조했다. 하긴 자기는 자기지.
“미애야. 함 더 하까?”
미애의 얼굴이 환해진다.
“그래. 미애야. 하고 불러 줘. 약속.”
미애가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우리는 손가락 걸고 도장 찍고 복사까지 했다.
초인종이 울었다. 나는 홀랑 벗고 있고 미애는 셔츠와 팬티만 입었는데 음식이 왔다.
내 손에 있는 스커트를 뺏으려고 미애가 안간힘을 썼다. 나는 남잔데.
한참을 승강이 했지만 스커트를 손에 넣지 못한 미애는 발딱 일어나더니
내 와이셔츠를 허리에 두르고 음식을 받으러 나갔다. 허벅지만 가렸을 뿐
실룩거리는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 볼만 했다.
미애가 음식을 받고 계산을 했다. 배달원이 문닫아주고 갈 때까지 뒤를 보이지 않았다.
배달원이 가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윙크를 날렸다.
“엉덩이가 볼만 하던데. 아저씨 보여 줬으면 좋아했을 텐데.”
나는 미애를 놀렸다. 재미있었다. 약 올라 하는 게 재밌었고 통통튀는 모양이 예뻤다.
“자기. 변태야? 왜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 내가 발가벗고 시내를 돌아다니면 좋겠어?”
“아! 그냥 장난이지. 장난으로 그래 본거야. 그깐 일로 발끈하고 그래?”
“장난? 그래. 한 번 용서해 준다. 앞으로 나 우사시키려고 하지 마.”
“그래. 장난 안칠게. 미안해. 밥 먹자.”
감자탕 두 그릇이지만 식탁에 미애가 직접 차린 아침은 푸짐했다.
“이게 아침이냐? 점심이냐?”
“자고 나서 먹으니 아침 아닐까? 나중에 점심 또 먹고 저녁 먹으면 돼.”
미애가 내 말에 맞장구를 쳤다. 우리는 죽이 맞았다.
우리는 마주앉아 식사를 했다. 음양의 조화.
하늘은 여자와 남자를 만들어 조화롭게 세상을 구성하도록 했나 부다.
나는 여자와 마주 앉아 밥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내 여자와 함께 밥을 먹어본 기억은 전혀 없다.
미애는 자기 입에 밥 넣기보다 내 입에 반찬 넣어주기를 더 좋아했다.
김치도 집어주고 오이도 된장 찍어 내 입에 우겨 넣었다. 그리고 좋아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받아본 참으로 행복한 밥상이었다.
가족도 없이 고모가 차려주는 밥상 고모부 눈치 보며 우겨넣던 과거가 떠올랐다.
고모부 인상이 더러우면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빨리 먹고 자리를 떠야했다.
고모부가 일거리 없어서 돈을 못 벌었다하면 나는 그날 두 끼는 굶는 날이었다.
고모는 그런 고모부를 나에게 은인이라 했다. 애미, 애비도 없는 자식을 여태껏 키워준 공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켰다. 나는 고모의 말에 맞는다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고모는 내가 겪는 설움을, 힘든 세상살이를 지희년 때문이라고 나를 교육시켰다.
“고년 때문에 니가 개고생인 겨. 고년 아니었으면 엄마 아빠 품에서 잘 컸을텐디.”
“걱정 마세요. 고모. 저 잘 크고 있어요. 고모 덕분에.”
“고모 덕분이 아니고 고모부 덕분이다. 민호야. 고년한테 꼭 복수해야 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고모부 덕분이 아니고 고모 덕분이지만 아니라고 우길 필요는 없었다.
시시비비를 따지지 못할 불리한 운명을 안고 살아가는 나였다.
지희에게 복수는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묘책이 없었다.
미애가 뼈다귀를 손에 들고 살점을 뜯어서 내 입에 넣어준다.
나는 사양하지 않고 입을 쩍 벌리고 받아먹었다.
틈을 봐서 얼굴을 쑥 내밀어 미애 손까지 입속에 집어넣었다. 손을 앙 물었다.
놀라서 당황해 하는 미애가 귀엽다. 찬찬히 뜯어보니 내 눈에 미애의 안 예쁜 구석이 없다.
내가 사랑의 돋보기를 쓰고야 말았나보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은 여자. 미애였다.
우리는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식사를 하고 모텔을 나왔다.
미애가 키를 꼽고 돌리더니 시동이 안 걸린다고 안절부절못한다.
몇 번을 반복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긴급 출동을 불러야 했다.
미애가 수첩에서 긴급출동 전화번호를 찾는다. 그 때 내 눈에 기어가 보였다.
기어가 R 에 가 있었다.
“누님. 기어 P에 놓고 시동 걸어보슈?‘
미애가 기어를 보더니 배시시 웃으며 기어를 중립으로 옮긴다.
어제 저녁에 술이 취해서 주차하며 기어를 후진 놓은채 시동을 꺼버린 모양이었다.
시동을 걸어놓고 미애가 인상을 구겼다.
“자기야. 누나하지 말랬지. 자기가 나보고 누나 하면 너무 멀어 보인단 말야.”
“장난이야. 장난. 미애는 장난도 몰라?”
“장난으로도 누나 하지 마. 자기한테 누나 소리 들으면 자꾸 슬퍼져.”
“알았어. 누나 안할게. 화내지 마.”
나는 미애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미애는 입술을 삐죽이 내밀며 차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차가 가지를 않는다. 내려다 보니 기어가 파킹이다.
“누나! 정신을 어디 두고?”
“또? 너 맞을래?”
미애가 소리를 빽 지른다. 나는 찔끔해서 입을 닫았다.
“지금 나 정신이 없어. 머리는 맑은데 허황해. 아랫도리는 간지럽고 아프고. 제정신이 아니야.”
“사람은 그럴 때도 있어. 모든 건 순간이야. 여보.”
보를 하는 순간, 미애가 내 입술을 자기 입으로 훔쳐가 버렸다.
그리고는 깔깔대며 웃어 제쳤다. 그리고는 차가 출발했다. 미애는 여보라는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애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나는 불안 속에 떨어야 했다.
미애는 자기 말대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급정거를 수차례 했다. 빨간 불을 못보고 달렸다.
그래도 사고 나지 않고 우리 집까지 왔다. 이 실력으로 어떻게 운전하나 심히 걱정 되었다.
“여보야. 아직 초보니? 초보면 다른 사람은 태우지 말아. 같이 죽겠다.”
“초보 아니야. 오늘만 그래. 내가 얼이 빠졌어. 자기 때문인가 봐.”
“내가 왜? 내가 어쨌다고?”
“자기가 밤새 나를 괴롭혀서 정신이 달아난 나 봐. 나 운전 잘 하는데.”
미애는 길가에 주차해 놓고 나를 따라 내렸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집으로 따라왔다.
나는 미애를 돌려보내려고 애썼지만 막무가내였다.
신발만 잠시 벗었다가 정신 차리고 가겠다는 미애를 데리고 나는 자취방으로 왔다.
열찻집. 내가 사는 자취방은 열찻집이다.
좁은 대문에 마당은 없고 두 둘로 늘어선 스무 개의 방. 방하나 에 부엌이 하나씩 달려있다.
부엌은 돌아서면 부딪치고 방은 비키니 옷장 두 개만 놓아도 두 사람이 눕기가 좁다.
나의 위대한 모습만 미애에게 보여 주려고 했는데 치부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웠다.
“자기는 좋겠다. 방도 있고. 나는 방 언제 가져 보니?”
미애가 앞장서서 방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세상에 방 없는 사람이 어딨어? 그럼 여보는 길거리에 사니?”
“미애는 언니 집에 얹혀서 조카 방에 끼어 살아. 내 방이 없어서 초딩 조카 방에 몸만 눕혀.”
농담 같은 미애의 말에 기분이 풀렸다. 나는 뒤따라 신발을 벗으며 미애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하지마를 외치며 뒤로 손을 휘젓던 미애가 방바닥에 엎어졌다.
나도 일부러 미애의 등에 엎어졌다. 일어나려 하는 미애를 누르고 내 손과 혀가 부지런히 움직였다.
미애의 몸이 뜨거워지면서 스스로 단추를 풀어 제쳤다. 미애가 옷을 벗는 것을 내가 도왔다.
미애가 내 바지를 벗겼다. 나는 바지만 벗고 성기를 꺼내 뒤에서 미애의 자궁을 찾아 찔러 넣었다.
미애는 아프다고 다음에 하자고 소리를 질러댔다. 입은 그래도 몸은 반항하지 않았다.
생전 처음 여자를 엎어놓고 뒤에서 방아질을 했다.
아파죽겠다고 자지러지는 미애의 허리를 잡고 엉덩이를 들어 올려 항문이 아닌 자궁에 정조준해서 피스톤 운동을 했다.
미애의 비명은 나에게 풍악으로 들렸다. 미애의 아우성은 나에게 진군 나팔소리로 들렸다.
미애의 몸속 깊숙이 미애가 좋아하는 내 새끼들을 투입했다. 그리고는 미애를 바로 눕히고 나도 나란히 누웠다.
맨 바닥에 나란히 누워 천장을 보니 너무 낮다. 지은지 오래된 집이라 구식이다.
그나마 고모부 눈치 안보고 내 등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이니 얼마나 소중하냐?
“자기야. 나 너무 아파. 상처 났나봐.”
얼굴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된 미애가 아랫도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눈물이 흥건한 미애를 보고 나는 놀라서 몸을 화들짝 일으켰다.
그리곤 미애의 사타구니를 들여다보았다. 보지가 온통 헐어 있었다. 피로 범벅이었다. 미안했다. 내가 너무 많이 했나?
처음이라서 그런가? 서서히 단련을 시켜야 되는 건가? 근처에 내 손만 가도 미애는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러댔다.
“소독약 발라 줄까?”
“아, 아니. 그냥 둬. 거기는 중요한 곳이야. 소독약 발라서 잘 못되면 어떻게.”
“그럼 찜질해 줄까?”
미애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냄비에 물을 끓이고 수건을 적셔 짜서 헌 곳에 올렸다.
순간, 미애가 으악! 하며 몸을 굴렸다. 이리저리 좌로 우로.... 나는 어떻게도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미애가 진정이 되고 숨을 할딱이며 누워 있었다. 나는 담요를 깔았다.
미애가 스스로 굴러 담요위로 위치 이동을 했다. 나는 미애의 알몸에 이불을 덮어 주었다.
아랫도리 홀랑 벗은 나는 입지도 벗지도 못하고 미애 옆에 나란히 누웠다.
다리는 미애가 덮은 이불위에 걸치고 손은 이불속에 들어가 미애의 젖통을 만졌다.
“한 숨 자. 괜찮아질 거야. 미안해.”
“자기야. 미안할 거 없어. 좋아서 생긴 일인데 뭐.”
“고마워. 앞으론 하루에 딱 한 번만 할게.”
“근데 자꾸 헐면 억하쥐? 우리 이제 못하는 거 아냐?”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여자 헛 똑똑 인가? 순진한 척 하는 건가?
“걱정 말어. 굳은 살 생기면 하고 싶어 근질거릴 걸.”
“그럴까? 하고는 싶어. 근데 아파서.”
미애는 은근히 나를 자꾸 웃게 만들었다. 내 다리가 포개져 있고 내 손이 젖꼭지를 괴롭히는데도
미애는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나를 믿고 내 방이 자기 집처럼 편안하다는 뜻일 게다.
불안하고 불편하고 아프면 잠들지 못하는 거 아닌가. 미애의 베개를 빼내 내가 베고 팔을 넣어 주었다.
왼 팔을 미애의 머리 밑에 고이고 오른 손으로 미애의 가슴을 만지며 나도 잠을 청했다.
“서방님. 진지 드세요. 저녁이에요.”
한 숨 자고나니 미애가 밥상을 차려놓고 나를 깨우고 있었다. 누워서 보니 미애의 치마속이 다 보인다.
“노우 팬티네. 팬티 안 입어?”
나는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팬티가 상처에 스쳐서 움직이질 못하겠어. 벗고 있으니 편하네.”
“그래 이제 벗고 살아라. 팬티 값 아끼자.”
“오늘은 어쩔 수 없지만 상처 나으면 입어야지. 노 팬티면 병 걸려.”
“걸음은 제대로 걸을 수 있어?”
“팔자 걸음^^ 나 며칠 일 못하겠어. 쉬어야겠어.”
“그래. 여기서 쉬어라. 내가 먹여 살릴게.”
“나 집에 안 들어가면 울 언니 걱정해. 세상에 하나뿐인 피붙이거든.”
그래도 미애는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작은 가슴이지만 얼마나 의지가 되었을까. 속 깊은 정을 나누며 외롭지는 않았을 거다.
나는 기댈 등도 나눌 마음도 없이 성장했다. 고모 말을 빌리면 지희년 때문에.
“저녁 먹고 설거지 해놓고 갈게. 오늘은 늦어서 힘들지만, 다음에 시간나면 내가 반찬 좀 만들어 놓을게.”
“고맙다. 누나야.”
눈앞에 번갯불이 번쩍했다. 미애의 손바닥이 내 이마에 철썩 닿아 있었다.
“악!”
“누나 하지 말랬지? 우리사이 자꾸 금 그을래?”
미애가 진짜 누나처럼 때리고 행동하고 말했다.
“아니, 이번엔 감동 먹어서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야. 정말 고마워서.”
나는 풀이 죽어서 기어 들어가는 소리를 했다.
“고마. 밥 먹자. 국 다 식는다.”
“우와! 진수성찬이네. 잘 먹을 께. 누~ 여보야.”
미애가 눈을 흘기며 내 손에 수저를 쥐어 준다.
“내가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차려주는 밥상이야. 맛있게 먹어 줘.”
“맛있어. 진짜 꿀맛이야. 여보야 손맛이 꿀맛이야.”
“고맙다 우리 아기. 자알 먹고 튼튼하게 크거라~~”
“녜.”
나에게 미애는 애인이요, 누나요, 엄마요, 천사였다. 나도 미애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수저를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입만 아~ 벌리고 있으면 됐다.
바지런한 미애가 내 입에 반찬이며 국이며 밥을 줄기차게 퍼 넣었다. 나는 부지런히 씹어 삼켰다.
그 때 진동으로 해 놓은 휴대폰이 몸부림을 쳤다. 풍뎅이처럼 방바닥을 빙빙 돌며 기고 있었다.
“자기야. 전화 왔네. 누굴까?”
미애가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보며 나에게 넘겨주었다.
액정 화면에는 입꼬버꼬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휴대폰을 두 손으로 집고 큰 소리로 외쳤다.
“예. 사장님. 어쩐 일이신가요?”
“예. 시간 됩니다.”
“예. 고맙습니다..”
“예.”
“예.”
“예.”
“예. 그럼요. 사장님.”
김치를 먹기좋게 ?고 있던 미애가 통화가 끝나자 귀를 쫑긋하며 내용을 궁금해 했다.
“모레 정장 촬영 할 수 있느냐고.”
“그래서? 한다고 했지?”
미애는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했다.
“당연히 간다고 했지. 고맙습니다. 못 들었어?”
“우리 자기. 이제 입꼬버꼬에 에이스 되겠네.”
“제기랄. 술 먹지 말고 연애질 하지 말고 잠 푹 자고 오래.”
“당연히 그래야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자기. 예쁜 자기~~”
“내가 졸병인가? 별 간섭을 다해.”
“자기는 돈만 벌면 되는 거야. 남의 주머니에 돈 꺼내기가 쉬운가? 싫은 소리도 들어야지.”
“여보야는 연락 안 와? 왜 나 혼자만 불러?”
“혼자 아닐 거야. 글고 나는 속옷 모델만 해.”
“왜? 왜 속옷 모델만 해?”
“피팅모델이 하고 싶어서 여러 군데 사진을 제출 했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데가 없었어. 그러다가 우연히 비키니 모델 구한다길레 신청했다가 덜컥 붙었어.”
“아니, 좀 더 기다려 보지. 처음이 어렵지 경력 붙으면 부르는 곳 많은데.”
“아냐. 나는 안 돼. 중학교도 못 같거든. 언니하고 입에 풀칠하기 바빠서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했어.”
“피팅모델이 무슨 학력이 필요하냐? 옷 빨, 사진 빨만 받으면 되지.”
“아냐. 속옷 모델 하면서도 무식한 년이란 소리 많이 들었어, 선입감은 중요 한 거야.”
미애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말이 더듬더듬 끊겼다. 나는 미애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등을 토닥여 주었다.
“괜찮아. 내가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 자리 알아봐 줄게. 거기는 내가 에이스야. 내가 피곤하면 쉬라고 하고 쉬는 시간도 돈 안 빼.”
“자기 좋겠다. 신용 얻었구나.”
“내가 잘 이야기해서 우리 여보야 자리 만들어 줄게.”
“그러지마. 나는 이미 속옷 모델로 이미지가 굳어져서 자기만 창피당해.”
“나는 우리 여보야 때문에 창피당하는 것은 아프지 않아. 우리 여보야 웃으면 가장 행복해.”
“나도 나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자기가 있어 무지 행복하다. 걱정만이라도 고마워.”
갑자기 미애가 내 귀를 잡고 키스를 날렸다. 우리는 다시 부둥켜안고 뒹굴었다. 낄낄대고 하하 거리면서.
내 손이 미애의 허벅지를 더듬었다. 치마 밑으로 손이 들어갔다.
“아야. 사타구니! 자기야. 나 아픈 거 알지? 그래도 하고 싶어?”
미애가 나지막한 소리로 종알거렸다. 애절한 속삭임이었다.
나는 미애의 가슴을 누르던 팔꿈치도 치마 밑에 넣었던 손도 떼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미애의 목을 받치고 일으켜 주었다.
“미안해. 나 사타구니 나으면 마음대로 실컷 하게 해주께.”
“아! 내가 깜박했다. 나도 제정신이 아닌가 봐.”
“어쩜 정신없는 날도 똑 같니?”
우리는 다시 밥상머리에 앉았다.
우리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기 바빴다. 아니, 동질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언제 누군가와 공통점을 찾고 공유를 하려고 했던가? 놀라운 변화였다.
세상 모두가 적군이었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괴물로 보였던 세월이었다.
미애는 부지런히 내 입에 반찬 넣어 주느라 숟가락질 할 여가가 없었다.
자기 입에는 아무것도 넣지 못했다. 나는 먹여주는 게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다.
마음은 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남자라는 자존심 때문에.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여자란 좋은 것이다. 이렇게 남자의 빈 옆구리를 채워주고 찔러주니 말이다.
“여보야. 밥 먹어. 나 먹이느라고 몇 술 못 떴잖아.”
“미애는 자기가 먹는 것만 봐도 배 불러.”
“누나 같이 말하네. 크~
순간 눈앞이 번쩍하며 나는 뒤로 나자빠졌다. 미애가 또 내 이마를 때렸다.
나는 넘어진 체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눈으로 가져갔다.
손바닥에 피는 묻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무지 아팠다. 나도 때려야 하느냐 잠시 갈등에 빠졌다.
내가 또 누나라 했으니 맞을 명분은 있었지만 때릴 명분이 없었다.
미애가 발딱 일어났다. 팬티를 집어서 빽에 넣었다.
“누나하지 말랬지? 농담하지 말랬지?”
넘어져 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미애가 금방이라도 밟을 듯 한 태도로 나를 윽박질렀다.
“농담 아니었는데. 장난 아니었는데.”
“그럼. 내가 제일 싫다는 말을 일부러 했단말야? 자기는 기분 나쁘게 하는 게 취미야?”
“누나 같다 했지. 누가 누나라 했나?”
나는 이미 미애의 기세에 푹 눌려 있었다. 말꼬리가 기어 들어갔다.
“시끄러. 나 그만 갈래.”
미애는 휑하니 가버렸다. 불식간에 당한 일이라 나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여자에게 맞고도 항변도 못했다. 삐쳐서 가는 미애를 붙들지도 달래지도 못했다.
배는 부르고 미애는 가버리고. 나는 천장을 쳐다보며 누워서 생각에 잠겼다.
누나는 맞는데. 누나라고 부르면 싫어하는데. 나는 왜 자꾸 누나라는 말이 나올까?
싫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고 배려 아니겠어.
나는 스스로 반성하고 자책했다. 그 좋은 시간이, 그렇게 행복했던 순간이
이렇게 끝나는 건가? 세상에 여자는 많다는 생각과 미애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젖통이 딴딴한 게 잔뜩 성이 나 있었다. 젖꼭지도 탱글거린다. 미애는 나의 행동은 아랑곳없이
축 늘어진 몸으로 팔을 휘저어 베개를 찾아 엉덩이 밑에 고이고 있었다.
“한 번에 수천마리 정자가 뛰어 들어가지만 난자와 교합하는 넘은 한 마리뿐이야.”
내가 주워들은 짧은 지식으로 아는 척, 베개 고이는 미애에게 퉁을 줬다.
“나도 알아. 그래도 내 몸속에 들어온 니 새끼는 다 소중한거야.”
나는 미애의 코에 손가락으로 맥주를 먹였다. 그리고 일어나 세면장으로 갔다.
욕조에 물을 받았다. 손을 휘휘저어 간을 맞추었다. 물이 욕조에 반 쯤 찬 걸 보고 세면장을 나왔다.
“자기. 씻으러 간 거 아니었어? 벌써 씻은 거야?‘
미애가 누운 채 나에게 묻는다. 새끼들이 흘러 나올까봐 꼼작 못하는 미애가 예쁘다.
나는 대답 없이 침대로 다가가 양팔로 미애를 번쩍 들어 안았다. 그리고 세면장으로 향했다.
“어, 어, 자기야. 왜이래. 자기 먼저 씻어.”
미애는 내 목을 틀어 안고 매달렸다. 깜짝 놀라는 미애를 욕조에 살그머니 담갔다.
나는 미애를 욕조에 눕히려고 했는데 어느새 팔을 풀고 욕조에 앉아 버렸다.
그리고 미애는 욕조 한쪽으로 몸을 웅크리며 나도 들어오라고 팔을 잡아 당겼다.
거부할 수 없는 힘. 이제 내 사람이어서 인가? 나는 미애의 손에 이끌려 욕조에 들어갔다.
욕조가 좁아서 둘의 하체는 포개져야 했다. 내가 자리도 잡기 전에 미애의 발가락이 내 성기를 건드린다.
우연히 닿았겠지만 미애는 재미있는 듯 발가락으로 장난을 친다. 나는 겨우 자리를 잡고 손으로 미애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는 내 발을 미애의 사타구니 사이로 밀어 넣었다. 미애는 몸을 뒤틀었지만 물속에서 발목이 잡힌 채 아우성만 질러댔다.
그래서 우리는 또다시 엉겨 붙었다. 이번엔 수중 전이었다. 위에 있는 나는 괜찮았지만 미애는 땟국물도 꽤 먹었을 것이다.
침대 위하고는 완전 기분이 달랐다. 작업하랴. 중심 잡으랴. 힘도 배가 들었다.
물속에서 또 한 번 정자와 난자의 만남을 주선한 우리는 서로의 몸에 비누칠을 해 주었다.
그리고 손으로 때를 밀어 주었다. 명분은 때 민다고 했지만 사실상 애무였다.
비누칠 잔뜩한 몸으로 끌어안고 부볐다. 끌어안은 채 키스를 퍼부었다.
서로를 씻겨주고 닦아주고 낄낄거리며 우리는 침대로 왔다.
침대위에 내가 벌렁 누웠다. 그 위를 미애가 기어서 올라온다.
미애가 내 배위에 가슴을 얹어놓고 손으로 성기를 만지작거린다.
“에그. 요렇게 작은 게 나를 점령했단 말야? 아까는 되게 큰 느낌이었는데.”
“아까는 컸었어. 이제는 얌전해진 거지. 썽 나면 또 커져. 그래서 썽기 잖아.”
미애가 한손으로 불알을 감사고 한손으로 성기를 어른다.
“그만해. 또 썽나면 어떻게 할래.”
나는 상체를 미애의 젖통에 눌린 채 양손을 흔들며 그만하라고 사정을 했다.
“빨아 보까? 빨아도 돼?”
“빨아 봤어? 잘 빨어?”
빨아 볼가라는 말에 또 온몸이 드거워진다.
“자기는. 나 남자 첨이건든. 자기가 나에게 첫 남자란 말이야.”
“미안. 빨아준다길레. 어떻게 아나 해서.”
“사실은 친구 집에서 야동 본적이 있어. 보기만 해도 구역질 났어.”
“남자친구? 어디서?”
“자기야. 이럴래? 나는 남자는 자기뿐이라고.”
미애의 손가락이 내 허벅지를 꼬집는다. 아프진 않았지만 나는 죽겠다는 듯 비명을 질러 주었다.
“그래. 미안해. 그냥 해본 소리야. 빨아줘. 누나. 쪼옥 쪽.”
미애가 성기에 혓바닥을 살짝 대면서 말했다.
“야동은 쇼라던데.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다라하지 말라던데.”
“남들은 다 빨아. 좃물이 여자 피부에 엄청 좋다고 다른 여자들은 애인 물 빼먹으려고 난리라던데.”
“치. 거짓말. 여자들 아무도 남자 물 빼서 먹었다고는 안하더라.”
“혼자만 먹으려고 시침 따는 거야. 누나도 어디 가서 자랑은 하지말어.”
어느새 성기가 미애의 입안에 들어가 있었다. 미애의 혀놀림에 내 몸은 감전 된듯 사시나무처럼 전율했다.
“물 나오면 한방울도 흘리지 말고 삼켜. 사랑하는 사람의 정액은 피부미인을 만든데요.”
“알았어. 자기야. 자기꺼는 뭐든지 나는 다 먹을 수 있어.”
다시 미애는 내 성기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입속에 우겨 넣었다.
나는 양손을 머리 밑에 고이고 미애의 혀놀림을 느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온 몸이 찌릿하며 기분은 하늘을 붕붕 떠다녔다.
우리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날 밤을 꼬박세우고 진이 다 빠져 만신창이가 된 채 엉겨 붙어 오전에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오전 11시였다.
“자기야. 오늘 스케줄 없어. 이렇게 잠만 자도 돼?”
“어. 몇 시야? 나는 오늘 자유야. 맨날 공휴일이지. 누나는 약속 잡힌 거 없어?”
“일거리는 없는데 새벽 운동을 못했어. 바쁘면 못할 수도 있지.”
“새벽에 운동해? 대단하다. 누나.”
“자기야. 누나 하지마. 징그러. 소름 돋어.”
“그럼 뭐라고 불러?”
“여보! 해 봐.”
“우리 살림 차릴까? 같이 살래?”
“으이그. 못살아.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지만 이 건 아니다. 정말.”
“왜? 내가 싫어? 싫으면 말해. 떠나 줄게.”
미애의 얼굴이 파리해진다. 내 눈을 쏘아본다.
“너 왜이러니? 내가 언제 싫댔어. 아직은 같이 사는 건 무리야. 난 자유가 필요 해.”
“나 누나 좋아. 자유 엄청 줄게.”
“같이 살면 묶이는 거야. 속박당하는 거라구. 서로가 서로에게.”
“알았어. 누나. 누나가 묶이고 싶을 때까지 기다릴게.”
“자기야. 나 배고프다.”
“알았어. 누나. 뭘로 먹을래? 감자탕? 국밥?”
나는 서랍장에 붙은 쿠폰을 보며 물었다. 미애는 감자탕을 외쳤다.
“우째, 좋아하는 음식도 같냐? 우리는 천생연분이다.”
미애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나는 여자들이 인연이나 연분이라는 낱말을 초콜릿만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다.
미애가 빽을 열더니 얼굴에 기초화장을 한다. 나는 인터폰을 들고 모텔 카운타에
감자탕 해장국 두 그릇을 주문했다. 그리고 지갑을 꺼냈다.
“돈은 내가 줄게. 기다려.”
“내가 여자 뜯어먹는 기둥서방인 줄 아니? 걱정 마. 나도 돈 있어.”
“기둥 빼고 그냥 서방이지. 미애의 예쁜 서방^^”
화장이 끝난 미애가 옷을 챙겨 입는다. 내가 스커트를 손으로 잡았다.
“그냥 있어. 어디 나갈 것도 아닌데.”
“배달 오잖어. 보면 어떻게.”
“보면 꼴리겠지? 보여주자. 재밌겠다.”
나는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재밌을 것 같았다.
배달부가 남자라면 오늘 하루 접어야 될 것이다.
여자라면 내가 맛을 봐야겠지? 미애가 가만있을까?
“미쳤니? 자기야? 내 몸은 자기만 봐야 돼.”
“이미 누나 알몸은 인터넷에 둥둥 떠다니고 있어.”
“자기는 일하고 사랑도 구분 못하니? 그리고 누나하지 말랬지? 자기야 하고 불러.”
“누나가 좋은데. 그냥 누나하자.”
“앞으로 누나라고 부르면 안 만나 줄거야. 자기~~ 하고 불러 봐.”
갑자기 미애는 누나라는 말을 싫어했다. 자기를 강조했다. 하긴 자기는 자기지.
“미애야. 함 더 하까?”
미애의 얼굴이 환해진다.
“그래. 미애야. 하고 불러 줘. 약속.”
미애가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우리는 손가락 걸고 도장 찍고 복사까지 했다.
초인종이 울었다. 나는 홀랑 벗고 있고 미애는 셔츠와 팬티만 입었는데 음식이 왔다.
내 손에 있는 스커트를 뺏으려고 미애가 안간힘을 썼다. 나는 남잔데.
한참을 승강이 했지만 스커트를 손에 넣지 못한 미애는 발딱 일어나더니
내 와이셔츠를 허리에 두르고 음식을 받으러 나갔다. 허벅지만 가렸을 뿐
실룩거리는 엉덩이가 훤히 드러나 볼만 했다.
미애가 음식을 받고 계산을 했다. 배달원이 문닫아주고 갈 때까지 뒤를 보이지 않았다.
배달원이 가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윙크를 날렸다.
“엉덩이가 볼만 하던데. 아저씨 보여 줬으면 좋아했을 텐데.”
나는 미애를 놀렸다. 재미있었다. 약 올라 하는 게 재밌었고 통통튀는 모양이 예뻤다.
“자기. 변태야? 왜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 내가 발가벗고 시내를 돌아다니면 좋겠어?”
“아! 그냥 장난이지. 장난으로 그래 본거야. 그깐 일로 발끈하고 그래?”
“장난? 그래. 한 번 용서해 준다. 앞으로 나 우사시키려고 하지 마.”
“그래. 장난 안칠게. 미안해. 밥 먹자.”
감자탕 두 그릇이지만 식탁에 미애가 직접 차린 아침은 푸짐했다.
“이게 아침이냐? 점심이냐?”
“자고 나서 먹으니 아침 아닐까? 나중에 점심 또 먹고 저녁 먹으면 돼.”
미애가 내 말에 맞장구를 쳤다. 우리는 죽이 맞았다.
우리는 마주앉아 식사를 했다. 음양의 조화.
하늘은 여자와 남자를 만들어 조화롭게 세상을 구성하도록 했나 부다.
나는 여자와 마주 앉아 밥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내 여자와 함께 밥을 먹어본 기억은 전혀 없다.
미애는 자기 입에 밥 넣기보다 내 입에 반찬 넣어주기를 더 좋아했다.
김치도 집어주고 오이도 된장 찍어 내 입에 우겨 넣었다. 그리고 좋아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받아본 참으로 행복한 밥상이었다.
가족도 없이 고모가 차려주는 밥상 고모부 눈치 보며 우겨넣던 과거가 떠올랐다.
고모부 인상이 더러우면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빨리 먹고 자리를 떠야했다.
고모부가 일거리 없어서 돈을 못 벌었다하면 나는 그날 두 끼는 굶는 날이었다.
고모는 그런 고모부를 나에게 은인이라 했다. 애미, 애비도 없는 자식을 여태껏 키워준 공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나를 세뇌시켰다. 나는 고모의 말에 맞는다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고모는 내가 겪는 설움을, 힘든 세상살이를 지희년 때문이라고 나를 교육시켰다.
“고년 때문에 니가 개고생인 겨. 고년 아니었으면 엄마 아빠 품에서 잘 컸을텐디.”
“걱정 마세요. 고모. 저 잘 크고 있어요. 고모 덕분에.”
“고모 덕분이 아니고 고모부 덕분이다. 민호야. 고년한테 꼭 복수해야 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고모부 덕분이 아니고 고모 덕분이지만 아니라고 우길 필요는 없었다.
시시비비를 따지지 못할 불리한 운명을 안고 살아가는 나였다.
지희에게 복수는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묘책이 없었다.
미애가 뼈다귀를 손에 들고 살점을 뜯어서 내 입에 넣어준다.
나는 사양하지 않고 입을 쩍 벌리고 받아먹었다.
틈을 봐서 얼굴을 쑥 내밀어 미애 손까지 입속에 집어넣었다. 손을 앙 물었다.
놀라서 당황해 하는 미애가 귀엽다. 찬찬히 뜯어보니 내 눈에 미애의 안 예쁜 구석이 없다.
내가 사랑의 돋보기를 쓰고야 말았나보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은 여자. 미애였다.
우리는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식사를 하고 모텔을 나왔다.
미애가 키를 꼽고 돌리더니 시동이 안 걸린다고 안절부절못한다.
몇 번을 반복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긴급 출동을 불러야 했다.
미애가 수첩에서 긴급출동 전화번호를 찾는다. 그 때 내 눈에 기어가 보였다.
기어가 R 에 가 있었다.
“누님. 기어 P에 놓고 시동 걸어보슈?‘
미애가 기어를 보더니 배시시 웃으며 기어를 중립으로 옮긴다.
어제 저녁에 술이 취해서 주차하며 기어를 후진 놓은채 시동을 꺼버린 모양이었다.
시동을 걸어놓고 미애가 인상을 구겼다.
“자기야. 누나하지 말랬지. 자기가 나보고 누나 하면 너무 멀어 보인단 말야.”
“장난이야. 장난. 미애는 장난도 몰라?”
“장난으로도 누나 하지 마. 자기한테 누나 소리 들으면 자꾸 슬퍼져.”
“알았어. 누나 안할게. 화내지 마.”
나는 미애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미애는 입술을 삐죽이 내밀며 차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차가 가지를 않는다. 내려다 보니 기어가 파킹이다.
“누나! 정신을 어디 두고?”
“또? 너 맞을래?”
미애가 소리를 빽 지른다. 나는 찔끔해서 입을 닫았다.
“지금 나 정신이 없어. 머리는 맑은데 허황해. 아랫도리는 간지럽고 아프고. 제정신이 아니야.”
“사람은 그럴 때도 있어. 모든 건 순간이야. 여보.”
보를 하는 순간, 미애가 내 입술을 자기 입으로 훔쳐가 버렸다.
그리고는 깔깔대며 웃어 제쳤다. 그리고는 차가 출발했다. 미애는 여보라는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미애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나는 불안 속에 떨어야 했다.
미애는 자기 말대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급정거를 수차례 했다. 빨간 불을 못보고 달렸다.
그래도 사고 나지 않고 우리 집까지 왔다. 이 실력으로 어떻게 운전하나 심히 걱정 되었다.
“여보야. 아직 초보니? 초보면 다른 사람은 태우지 말아. 같이 죽겠다.”
“초보 아니야. 오늘만 그래. 내가 얼이 빠졌어. 자기 때문인가 봐.”
“내가 왜? 내가 어쨌다고?”
“자기가 밤새 나를 괴롭혀서 정신이 달아난 나 봐. 나 운전 잘 하는데.”
미애는 길가에 주차해 놓고 나를 따라 내렸다. 그리고 내가 사는 집으로 따라왔다.
나는 미애를 돌려보내려고 애썼지만 막무가내였다.
신발만 잠시 벗었다가 정신 차리고 가겠다는 미애를 데리고 나는 자취방으로 왔다.
열찻집. 내가 사는 자취방은 열찻집이다.
좁은 대문에 마당은 없고 두 둘로 늘어선 스무 개의 방. 방하나 에 부엌이 하나씩 달려있다.
부엌은 돌아서면 부딪치고 방은 비키니 옷장 두 개만 놓아도 두 사람이 눕기가 좁다.
나의 위대한 모습만 미애에게 보여 주려고 했는데 치부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웠다.
“자기는 좋겠다. 방도 있고. 나는 방 언제 가져 보니?”
미애가 앞장서서 방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세상에 방 없는 사람이 어딨어? 그럼 여보는 길거리에 사니?”
“미애는 언니 집에 얹혀서 조카 방에 끼어 살아. 내 방이 없어서 초딩 조카 방에 몸만 눕혀.”
농담 같은 미애의 말에 기분이 풀렸다. 나는 뒤따라 신발을 벗으며 미애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하지마를 외치며 뒤로 손을 휘젓던 미애가 방바닥에 엎어졌다.
나도 일부러 미애의 등에 엎어졌다. 일어나려 하는 미애를 누르고 내 손과 혀가 부지런히 움직였다.
미애의 몸이 뜨거워지면서 스스로 단추를 풀어 제쳤다. 미애가 옷을 벗는 것을 내가 도왔다.
미애가 내 바지를 벗겼다. 나는 바지만 벗고 성기를 꺼내 뒤에서 미애의 자궁을 찾아 찔러 넣었다.
미애는 아프다고 다음에 하자고 소리를 질러댔다. 입은 그래도 몸은 반항하지 않았다.
생전 처음 여자를 엎어놓고 뒤에서 방아질을 했다.
아파죽겠다고 자지러지는 미애의 허리를 잡고 엉덩이를 들어 올려 항문이 아닌 자궁에 정조준해서 피스톤 운동을 했다.
미애의 비명은 나에게 풍악으로 들렸다. 미애의 아우성은 나에게 진군 나팔소리로 들렸다.
미애의 몸속 깊숙이 미애가 좋아하는 내 새끼들을 투입했다. 그리고는 미애를 바로 눕히고 나도 나란히 누웠다.
맨 바닥에 나란히 누워 천장을 보니 너무 낮다. 지은지 오래된 집이라 구식이다.
그나마 고모부 눈치 안보고 내 등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이니 얼마나 소중하냐?
“자기야. 나 너무 아파. 상처 났나봐.”
얼굴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된 미애가 아랫도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눈물이 흥건한 미애를 보고 나는 놀라서 몸을 화들짝 일으켰다.
그리곤 미애의 사타구니를 들여다보았다. 보지가 온통 헐어 있었다. 피로 범벅이었다. 미안했다. 내가 너무 많이 했나?
처음이라서 그런가? 서서히 단련을 시켜야 되는 건가? 근처에 내 손만 가도 미애는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러댔다.
“소독약 발라 줄까?”
“아, 아니. 그냥 둬. 거기는 중요한 곳이야. 소독약 발라서 잘 못되면 어떻게.”
“그럼 찜질해 줄까?”
미애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냄비에 물을 끓이고 수건을 적셔 짜서 헌 곳에 올렸다.
순간, 미애가 으악! 하며 몸을 굴렸다. 이리저리 좌로 우로.... 나는 어떻게도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미애가 진정이 되고 숨을 할딱이며 누워 있었다. 나는 담요를 깔았다.
미애가 스스로 굴러 담요위로 위치 이동을 했다. 나는 미애의 알몸에 이불을 덮어 주었다.
아랫도리 홀랑 벗은 나는 입지도 벗지도 못하고 미애 옆에 나란히 누웠다.
다리는 미애가 덮은 이불위에 걸치고 손은 이불속에 들어가 미애의 젖통을 만졌다.
“한 숨 자. 괜찮아질 거야. 미안해.”
“자기야. 미안할 거 없어. 좋아서 생긴 일인데 뭐.”
“고마워. 앞으론 하루에 딱 한 번만 할게.”
“근데 자꾸 헐면 억하쥐? 우리 이제 못하는 거 아냐?”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여자 헛 똑똑 인가? 순진한 척 하는 건가?
“걱정 말어. 굳은 살 생기면 하고 싶어 근질거릴 걸.”
“그럴까? 하고는 싶어. 근데 아파서.”
미애는 은근히 나를 자꾸 웃게 만들었다. 내 다리가 포개져 있고 내 손이 젖꼭지를 괴롭히는데도
미애는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나를 믿고 내 방이 자기 집처럼 편안하다는 뜻일 게다.
불안하고 불편하고 아프면 잠들지 못하는 거 아닌가. 미애의 베개를 빼내 내가 베고 팔을 넣어 주었다.
왼 팔을 미애의 머리 밑에 고이고 오른 손으로 미애의 가슴을 만지며 나도 잠을 청했다.
“서방님. 진지 드세요. 저녁이에요.”
한 숨 자고나니 미애가 밥상을 차려놓고 나를 깨우고 있었다. 누워서 보니 미애의 치마속이 다 보인다.
“노우 팬티네. 팬티 안 입어?”
나는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팬티가 상처에 스쳐서 움직이질 못하겠어. 벗고 있으니 편하네.”
“그래 이제 벗고 살아라. 팬티 값 아끼자.”
“오늘은 어쩔 수 없지만 상처 나으면 입어야지. 노 팬티면 병 걸려.”
“걸음은 제대로 걸을 수 있어?”
“팔자 걸음^^ 나 며칠 일 못하겠어. 쉬어야겠어.”
“그래. 여기서 쉬어라. 내가 먹여 살릴게.”
“나 집에 안 들어가면 울 언니 걱정해. 세상에 하나뿐인 피붙이거든.”
그래도 미애는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작은 가슴이지만 얼마나 의지가 되었을까. 속 깊은 정을 나누며 외롭지는 않았을 거다.
나는 기댈 등도 나눌 마음도 없이 성장했다. 고모 말을 빌리면 지희년 때문에.
“저녁 먹고 설거지 해놓고 갈게. 오늘은 늦어서 힘들지만, 다음에 시간나면 내가 반찬 좀 만들어 놓을게.”
“고맙다. 누나야.”
눈앞에 번갯불이 번쩍했다. 미애의 손바닥이 내 이마에 철썩 닿아 있었다.
“악!”
“누나 하지 말랬지? 우리사이 자꾸 금 그을래?”
미애가 진짜 누나처럼 때리고 행동하고 말했다.
“아니, 이번엔 감동 먹어서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야. 정말 고마워서.”
나는 풀이 죽어서 기어 들어가는 소리를 했다.
“고마. 밥 먹자. 국 다 식는다.”
“우와! 진수성찬이네. 잘 먹을 께. 누~ 여보야.”
미애가 눈을 흘기며 내 손에 수저를 쥐어 준다.
“내가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차려주는 밥상이야. 맛있게 먹어 줘.”
“맛있어. 진짜 꿀맛이야. 여보야 손맛이 꿀맛이야.”
“고맙다 우리 아기. 자알 먹고 튼튼하게 크거라~~”
“녜.”
나에게 미애는 애인이요, 누나요, 엄마요, 천사였다. 나도 미애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수저를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입만 아~ 벌리고 있으면 됐다.
바지런한 미애가 내 입에 반찬이며 국이며 밥을 줄기차게 퍼 넣었다. 나는 부지런히 씹어 삼켰다.
그 때 진동으로 해 놓은 휴대폰이 몸부림을 쳤다. 풍뎅이처럼 방바닥을 빙빙 돌며 기고 있었다.
“자기야. 전화 왔네. 누굴까?”
미애가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보며 나에게 넘겨주었다.
액정 화면에는 입꼬버꼬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휴대폰을 두 손으로 집고 큰 소리로 외쳤다.
“예. 사장님. 어쩐 일이신가요?”
“예. 시간 됩니다.”
“예. 고맙습니다..”
“예.”
“예.”
“예.”
“예. 그럼요. 사장님.”
김치를 먹기좋게 ?고 있던 미애가 통화가 끝나자 귀를 쫑긋하며 내용을 궁금해 했다.
“모레 정장 촬영 할 수 있느냐고.”
“그래서? 한다고 했지?”
미애는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했다.
“당연히 간다고 했지. 고맙습니다. 못 들었어?”
“우리 자기. 이제 입꼬버꼬에 에이스 되겠네.”
“제기랄. 술 먹지 말고 연애질 하지 말고 잠 푹 자고 오래.”
“당연히 그래야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자기. 예쁜 자기~~”
“내가 졸병인가? 별 간섭을 다해.”
“자기는 돈만 벌면 되는 거야. 남의 주머니에 돈 꺼내기가 쉬운가? 싫은 소리도 들어야지.”
“여보야는 연락 안 와? 왜 나 혼자만 불러?”
“혼자 아닐 거야. 글고 나는 속옷 모델만 해.”
“왜? 왜 속옷 모델만 해?”
“피팅모델이 하고 싶어서 여러 군데 사진을 제출 했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데가 없었어. 그러다가 우연히 비키니 모델 구한다길레 신청했다가 덜컥 붙었어.”
“아니, 좀 더 기다려 보지. 처음이 어렵지 경력 붙으면 부르는 곳 많은데.”
“아냐. 나는 안 돼. 중학교도 못 같거든. 언니하고 입에 풀칠하기 바빠서 초등학교도 간신히 졸업했어.”
“피팅모델이 무슨 학력이 필요하냐? 옷 빨, 사진 빨만 받으면 되지.”
“아냐. 속옷 모델 하면서도 무식한 년이란 소리 많이 들었어, 선입감은 중요 한 거야.”
미애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말이 더듬더듬 끊겼다. 나는 미애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등을 토닥여 주었다.
“괜찮아. 내가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 자리 알아봐 줄게. 거기는 내가 에이스야. 내가 피곤하면 쉬라고 하고 쉬는 시간도 돈 안 빼.”
“자기 좋겠다. 신용 얻었구나.”
“내가 잘 이야기해서 우리 여보야 자리 만들어 줄게.”
“그러지마. 나는 이미 속옷 모델로 이미지가 굳어져서 자기만 창피당해.”
“나는 우리 여보야 때문에 창피당하는 것은 아프지 않아. 우리 여보야 웃으면 가장 행복해.”
“나도 나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자기가 있어 무지 행복하다. 걱정만이라도 고마워.”
갑자기 미애가 내 귀를 잡고 키스를 날렸다. 우리는 다시 부둥켜안고 뒹굴었다. 낄낄대고 하하 거리면서.
내 손이 미애의 허벅지를 더듬었다. 치마 밑으로 손이 들어갔다.
“아야. 사타구니! 자기야. 나 아픈 거 알지? 그래도 하고 싶어?”
미애가 나지막한 소리로 종알거렸다. 애절한 속삭임이었다.
나는 미애의 가슴을 누르던 팔꿈치도 치마 밑에 넣었던 손도 떼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미애의 목을 받치고 일으켜 주었다.
“미안해. 나 사타구니 나으면 마음대로 실컷 하게 해주께.”
“아! 내가 깜박했다. 나도 제정신이 아닌가 봐.”
“어쩜 정신없는 날도 똑 같니?”
우리는 다시 밥상머리에 앉았다.
우리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기 바빴다. 아니, 동질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언제 누군가와 공통점을 찾고 공유를 하려고 했던가? 놀라운 변화였다.
세상 모두가 적군이었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괴물로 보였던 세월이었다.
미애는 부지런히 내 입에 반찬 넣어 주느라 숟가락질 할 여가가 없었다.
자기 입에는 아무것도 넣지 못했다. 나는 먹여주는 게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다.
마음은 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남자라는 자존심 때문에.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 여자란 좋은 것이다. 이렇게 남자의 빈 옆구리를 채워주고 찔러주니 말이다.
“여보야. 밥 먹어. 나 먹이느라고 몇 술 못 떴잖아.”
“미애는 자기가 먹는 것만 봐도 배 불러.”
“누나 같이 말하네. 크~
순간 눈앞이 번쩍하며 나는 뒤로 나자빠졌다. 미애가 또 내 이마를 때렸다.
나는 넘어진 체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눈으로 가져갔다.
손바닥에 피는 묻어있지 않았다. 그래도 무지 아팠다. 나도 때려야 하느냐 잠시 갈등에 빠졌다.
내가 또 누나라 했으니 맞을 명분은 있었지만 때릴 명분이 없었다.
미애가 발딱 일어났다. 팬티를 집어서 빽에 넣었다.
“누나하지 말랬지? 농담하지 말랬지?”
넘어져 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미애가 금방이라도 밟을 듯 한 태도로 나를 윽박질렀다.
“농담 아니었는데. 장난 아니었는데.”
“그럼. 내가 제일 싫다는 말을 일부러 했단말야? 자기는 기분 나쁘게 하는 게 취미야?”
“누나 같다 했지. 누가 누나라 했나?”
나는 이미 미애의 기세에 푹 눌려 있었다. 말꼬리가 기어 들어갔다.
“시끄러. 나 그만 갈래.”
미애는 휑하니 가버렸다. 불식간에 당한 일이라 나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여자에게 맞고도 항변도 못했다. 삐쳐서 가는 미애를 붙들지도 달래지도 못했다.
배는 부르고 미애는 가버리고. 나는 천장을 쳐다보며 누워서 생각에 잠겼다.
누나는 맞는데. 누나라고 부르면 싫어하는데. 나는 왜 자꾸 누나라는 말이 나올까?
싫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고 배려 아니겠어.
나는 스스로 반성하고 자책했다. 그 좋은 시간이, 그렇게 행복했던 순간이
이렇게 끝나는 건가? 세상에 여자는 많다는 생각과 미애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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