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6일 일요일

늪 - 어느 아내의 이야기 - 5부

아버지 곁에서 숨죽여 흐느끼던 유진은 동생이 전해준 아주머니의 쪽지를 폈다.
마치 초등학생의 글씨처럼 가지런하게 쓰여진 편지였다.


유진이 학생.
요즘엔 꿈에 자꾸 죽은 남편을 만나네.
반갑긴 한데 이승에 인연을 자꾸 끊으라는 것 같아 마음이 급해져.
그래서 이렇게 쪽지를 써.
내 예전에 읽었던 책에 이런 글귀가 있었어.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당신은 밖에 나가서 우산을 편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구질구질하게 또 비가 오는군!
이런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비도, 구름도, 바람도 결코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어째서
비 한번 시원스럽게 내리는군!
하고 말하지 못하는가.'
유진이 학생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잘 살고 있지만, 내가 내 딸 같아서 충고 하나 할게.
늘 감사하고, 낙천적으로 살아.
물론 힘이 들겠지만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게 더 많은 세상이니까...
그리고 유진이 학생.
내 아들, 성욱이.
유진이 학생처럼 똑똑하지도 못하고 배운 것도 없어 눈에 안 차겠지만
참 착실하고 성실한 남자라네.
부부라는 것이 즐겁기 위해 맺는 연이 아니라
세상살이 고생을 함께 나누기 위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성욱이도 괜찮은 상대로 믿어도 좋을 듯 싶어.
내가 세상에 단 하나 남기고 가는 흔적이 성욱이인 만큼 부디
유진이 학생 같은 훌륭한 아가씨가 배필이 되었으면 해.
인륜지대사를 나 같은 노망난 늙은이 말로 결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한 번 믿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
하지만... 혹 유진이 학생이 며느리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무 원망하지 않을 테니 부담 갖진 말아.
유진이 학생은 내 딸과 마찬가지니까.
내 저승에서도 늘 딸처럼 생각하고 축복할게.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빌어.
건강하고, 많이 웃으며 살아.
-아줌마가.


유진은 편지를 가슴에 품고 고갤 숙였다.
작은 두 어깨가 들썩였다.

그 후 둘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기 시작했다.
성욱은 일과가 끝나면 언제나 유진의 아버지에게로 와 간병을 하고 동생 동진이도 친동생처럼 대했다.
경제적으로도 유진은 성욱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받고 있었다.
남의 도움 따위 받는 것을 늘 꺼려하는 유진 이었지만 성욱은 이미 남이 아니었다.
동생 동진에게도, 유진에게도 그는 이미 그들의 가족이었다.

그리고 가을이 올 무렵 유진의 아버지는 새벽녘 조용히 숨을 거뒀다.
성욱은 어린 남매가 치르기엔 벅찬 장례를 빈틈없이 치러주었다.
아직 진짜 가족은 아니기에 빈소가 아닌 대기 식당의 구석에서 선잠을 자고 있는 성욱을 유진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 말대로 그는 참 성실하고, 자상한 사람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그에게 이미 많이 기대고 있음을 느꼈다..

다가가 그의 뺨을 조용히 쓰다듬는다.
성욱씨...
성욱이 눈을 떠 유진을 바라본다.
어, 유진씨... 눈 좀 붙이시지. 왜 여기 계세요...?
사랑해요.
성욱은 할 말을 잊은 채 유진을 바라본다.
고마워요. 나 당신한테 많은 빚을 지고 있어...

그렇게 둘은 영혼의 짝이 되어갔다.

유진은 생각했다.
스물 두 살의 여자아이가 스스로를 잃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남편이 있기 때문이라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신이 대학을 졸업할 수 있게 뒷바라지 해주고, 옷이며 화장품이며, 또래 평범한 아가씨로서의 즐거움을 비로소 느끼게 해준 것도 남편이었다.
무엇보다... 그런 가운데서도 성욱은 '결혼'이라는 말로 유진을 옭아매려 하지 않았다.

복학 후 의대생이며 부잣집 아들이며 적지 않은 수의 남자들이 그녀에게 구애를 했지만, 유진은 눈길 한 번 주는 일이 없었다.
유진의 친구들이 그런 행동에 의아해하며 물을 때마다
그녀는 늘 자신은 한 남자에게 신세를 지고 있노라고만 했다.


...그 빚을
이,렇,게 갚는 것일까.

장중령 집 소파위 벽에 걸린 커다란 액자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유진은 자신에게 물었다.
과연 이 짓거리가 보답이긴 하단 말인가.
유진은 그렇게 되물으며 유리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았다.
남편이 아닌 중년의 남자가 씨근덕대며 자신의 육체를 탐닉한다.
유진의 유두가 장중령의 입안에 들어가 있다.

장중령은 유진의 젖꼭지를 잘근잘근 씹었다.
상의가 완전히 벗겨진 유진의 눈부신 나신을 장중령의 거친 손이 몇 번이고 훑고 지나간다.
작은 점 하나 없이 매끈한 우윳빛 등과 아이 엄마라고 믿기 힘든 잘록한 허리.
그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곡선...
그 곳에 장중령의 양손이 놓여있다.
엉덩이에서 유진의 가슴팍으로 이어지는 손길이 몇 차례 반복되다 그녀의 가슴에 장중령이 손을 얹는다.
어떻게 이렇게 슬림한 몸매에 이런 탐스런 가슴이... 혹시 이거 인공 아냐?
장중령은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가슴을 흔든다.
하얀 가슴이 출렁이며 장중령의 검붉은 손안에서 춤춘다.

장중령은 자신의 지퍼를 내려 물건만 꺼내 놓았다.
유진의 손을 끌어 자신의 물건을 만지도록 한다.
어때...? 배중사 것보다 낫지 않아?

그녀와 그녀의 남편과의 섹스는 이런 식이 아니었다.
유진이 대학을 졸업할 무렵 그와 그녀는 처음으로 관계를 가졌다.
거의 2년 동안 성욱은 한 차례도 그녀에게 성관계를 요구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유진이 내가 그렇게 성적 매력이 없어?라고 묻기도 했다.

그때마다 성욱은
당신이 너무 차가워 보여서, 어설프게 수작 부리다간 맞을 것 같아 시도도 못한 거야.
라며 웃곤 한다.
유진은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 서로 믿잖아. 당신이 원한다면 난 언제든 괜찮아.

동생이 있는 사글세방이나, 성욱의 관사에선 둘은 사랑을 나눌 수가 없고, 여관은 성욱이 늘 싫다했다.
그런 곳에 어떻게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고 가냐?

결국 둘이 처음으로 사랑을 나눈 곳은 호텔의 전망 좋은 방이었다.
막 중사로 진급한 성욱 월급의 절반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유진은 자신의 처녀성을 얼룩 묻은 벽지가 있는 여관이 아닌 그런 분위기 있는 곳에서 보낼 수 있게 해준 남편의 배려에 아직도 감사해하고 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둘이 처음 관계를 나눌 때 성욱은 실언을 했다.
섹스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유진은 자신의 몸을 너무도 조심스레 애무하는 성욱에게 말했다.
...왜 그렇게 떨어?
성욱은 어색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응... 당신같이 예쁜 여자랑 자는 건 처음이라...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어 버렸다.
금새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안 성욱은 울 듯이 말한다.
미안. ...옷 다시 입을까...?

유진은 양팔을 뻗어 성욱의 목을 감싸며 귀에다 속삭였다.
당신 나이에 사랑한 번 못해본 게 바보지. 괜찮아...

그와의 섹스는 늘 너무나 포근하다.
섹스 도중 잠이 든 적이 있을 정도로.
어쩌면 유진은 남들이 말하는 오르가즘이라는 것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만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남편의 섬세한 터치가 너무 좋고, 그래서 그녀 또한 남편과의 잠자리를 무척 즐기는 편이었다.

장중령의 말을 듣고 유진은 생각했다.
'사람의 섹스는 성기로 하는 게 아냐. 대뇌로 하는 거지.'

유진의 생각이야 어찌 됐건 장중령은 유진의 바지 지퍼를 열었다.
장중령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 쪽으로 간다.
'제니퍼 로페즈를 트럭으로 준다해도 당신 엉덩이하곤 비교가 안 돼.'
라는 남편 말에 늘 웃곤 했던 유진.
그 힙이 지금은 장중령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
유진의 탄력 있는 엉덩이를 만지던 장중령이 손이 그 힙 사이로 들어간다.
가운데 손가락이 그녀 항문 입구에 닿았다.

서서히 문지르는 걸 느끼는 유진.
그때까지 자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있는 장중령에게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더러워요.

장중령은 유진의 오똑한 콧날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괜찮아. 어차피...

방금 전까지 유진의 항문을 쑤셔대던 장중령의 손가락이 유진의 입으로 들어왔다.
굵고 탄탄한 손가락이 유진의 매끄러운 혀를 훑어댔다.
헛구역질을 하는 유진.

장중령의 둔탁한 손등이 유진의 배꼽 아래를 내려가 팬티 속으로 들어갔다.
최유진이라는 여자.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
그리고 가장 연약한 살을 가진 곳.
그곳을 장중령은 손가락으로 헤집어 나갔다.
마치 짓이기겠다는 생각인지 거칠게 쑤셔댄다.

아픔을 참지 못하고 유진이 한 쪽 눈을 찡그리며 신음소리를 토해낸다.

장중령은 유진의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렸다.
그리곤 유진을 소파에 앉힌 뒤 그녀의 발목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들었다.
유진이 뒤로 넘어가며 자신의 음부를 들어냈다.
수치심에 창백해진 유진의 얼굴과는 달리 그녀의 조갯살은 홍조를 띄고 있었다.
야들야들해 보이는 걸...
자신의 성기만 내놓은 채 장중령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유진의 몸 깊숙이 자신의 기둥을 밀어 넣었다.
유진의 양다리를 자신의 가슴과 어깨에 걸친 채 나머지 손으로는 쉴 새 없이 그녀의 몸을 만져 대고 있다.

엄지손가락으로 유진의 젖꼭지를 누르기도 하고, 그녀의 겨드랑이와 허리를 쓰다듬기도 하며 쉴새없이 유진의 육체를 유린해 간다.

고통스런 표정의 유진과는 달리 황홀한 표정으로 신음소리를 내며 열심히 피스톤 질을 하던 장중령은 그녀의 가는 발목에 키스를 하다 소리 질렀다.
아아. 아흑!

잠시 후 장중령이 자신의 줄어들어든 물건을 유진의 몸밖으로 빼내었다.
그녀의 질 입구 바깥으로 정액이 주루륵 흐른다.

유진은 말없이 티슈로 자신의 음부를 닦는다.
포만감에 가득 찬 표정의 장중령은
유진의 발에 손을 뻗어 그녀의 발가락을 만지작거린다.
역시 최고급이란 말이야...

벗겨졌던 옷을 입고 그녀 말없이 현관으로 걸어간다.
장중령이 그녀의 등뒤로 말한다.
벌써 가는 거야? 에이, 이거 섭섭한데?

샌들을 신으며 유진은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돈한다.
그리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잠시 멈췄다.
하지만 이내 아무 말 없이 나갔다.

탕 소리를 내며 현관문이 닫히고,
장중령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6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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