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6일 일요일

스와핑 늪 - 어느 아내의 이야기 - 7부

유진과 장중령은 '비치타운'이라는 이름의 속초 해수욕장 근처 리조텔에 짐을 풀었다.
창 밖으로 겨울바다가 펼쳐져 있다.
'악!'하고 소리를 지른다면 모든 것이 깨어져 버릴 것만 같은 청정한 겨울 날.
오로지 파도 소리만이 들린다.

유진이 발코니에 나가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스웨터 사이로 들어온 한기에, 유진은 팔짱을 꼈다.
길게 웨이브진 머리칼이 날린다.

발그스레한 유진의 뺨에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유진은 눈을 감았다.
긴 속눈썹과 이마, 목, 어깨...
그녀는 차가운 만큼 깨끗한 겨울의 향을 느끼고 있었다.
잠시 자신의 처지를 잊고 있는 듯...

장중령이 뒤에서 유진을 조용히 끌어 앉는다.
추운데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유진의 엉덩이로 장중령의 물건의 감촉이 전해왔다.
잠시만... 좀 내버려둬요.
어차피... 2박 3일 동안 실컷 할거잖아.
유진은 장중령의 팔을 걷어내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유진은
아냐... 내 생각엔 지금 아니면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라는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또 무슨 꿍꿍이지...'라고 유진은 생각했지만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방에 들어가 침대에 앉으며 유진은 자신의 가방에서 콘돔을 꺼내 장중령에게 내민다.
이거... 오늘은 이거 끼고 해요.
장중령의 인상에 노골적인 불만이 스치고 지나간다.

피임약 안 먹었어?
깜박 했어요.
장중령은 자신의 바지를 벗으며 묻는다.
오늘따라 왜 그래? 그런 건 니가 신경을 써야지.
……
아무 말 없는 유진의 앞으로 장중령은 팬티만 입은 채로 다가섰다.

유진은 아무런 표정 없이 팬티를 내리고 장중령의 물건을 잡고 자신의 입에 넣었다.
익숙한 듯 고갤 흔들며 남자의 성기를 핥고 빠는 유진.
장중령은 유진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야... 정말 많이 늘었어.
라고 잔뜩 고무된 듯 칭찬한다.

이내 장중령의 물건은 부풀어올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립글로스로 반짝이는 유진의 연붉은 입술 사이로 장중령의 검붉은 남성이 들락거린다.
우윳빛 피부의 유진의 얼굴과 힘줄이 튕겨져 나올 것 같은 장중령의 물건의 색깔이 묘한 대비를 이뤘다.
장중령은 갸름한 유진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음... 오늘은 이걸로 끝내지.

유진은 혀를 입 밖으로 내 장중령의 물건을 정성스레 핥았다.
장중령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혀를 더욱 길게 빼낸 유진은 혓바닥으로 장중령의 성기를 감쌀 듯 애무한다.
귀두가 그녀의 입 사이에서 움직이며 더욱 붉게 달아올랐다.

장중령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가 싶더니
순간적으로 그의 물건이 부풀어올랐다.
유진은 이내 입 속에서 따뜻한 액체를 느꼈다.
그것을 뱉어내기 위해 그녀는 옆에 있던 티슈 한 장을 뽑으려 했다.

그때 장중령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부여잡는다.
뱉지마.
유진은 입안에 가득 고인 정액으로 입을 떼지 못한 채 장중령을 바라보았다.
삼켜.
유진은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삼켜!
장중령의 컬컬한 목소리가 다소 커진다.

유진의 목줄기로 장중령의 정액이 넘어간다.
비린내.
유진은 구역질이 났다.
아직 남편의 정액도 삼키거나 하진 않았는데...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한지 골아 떨어진 장중령의 옆으로 유진은 앉아있다.
화장실로 걸어간 유진은 오바이트를 쏟아냈다.
손가락을 집어넣어 몇 번이고 구토를 한 뒤 이윽고 고갤 들어 자신의 얼굴을 봤다.
콧물과 침으로 범벅된 입가가 보인다.
빨갛게 충혈된 눈이 반짝거렸다.
'너... 창녀야?'

그녀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었다.

방안 가득 쇼스타코비치 왈츠가 울린다.
남편이다.
유진은 발코니로 나가 핸드폰을 받았다.
당신이야? 저녁은 먹었어?
남편의 밝은 목소리...
유진은 미안한 마음에 왠지 목소리가 작아진다.
으응... 당신은?
아, 8비 주임 원사님이 삼겹살을 사주시더라. 실컷 먹었지.
당신은 가을이도 없고 심심하겠네?
그렇지, 뭐...
내가 얼른 집에 가야 될텐데. 좀 만 참아봐.

유진의 가슴이 메여왔다.
금방이라도 '미안해, 여보'란 말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확실히 그녀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리조텔 2층 뷔페식당에서 장중령과 유진은 저녁 식사를 했다.
접시에 한 가득 음식을 쌓아두고 먹으며 장중령은 얘길 꺼냈다.
좀 있다가 누굴 좀 만날 거야.
유진은 아무 대답 없이 자신의 접시에 놓인 양상추와 오이를 먹었다.
단장님이야. 원스타.
유진은 '아일랜드 드레싱인가...'라는 생각을 할 뿐 그 말에 귀기울지 않았다.
그가 누굴 만나든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그게 유진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장중령의 말에 유진은 우유를 마시다 얼어붙은 듯 멈췄다.
오늘, 내일 유진이가 좀 모셔야겠어.신경 좀 써줘.
무슨 말이에요?
유진이 물었다.
장중령은 갈비찜을 입에 넣으며 말한다.
말 그대로. 우리 단장님 좀 모셔달라는 거.
장중령의 입술이 기름으로 번들거린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뜻이냐고요? 내가 뭘 어떻게 모시냐고요?!
유진의 언성이 순간적으로 높아졌다.
주위 사람들이 둘을 쳐다본다.

장중령은 사람들의 시선이 거두어지길 잠시 기다렸다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아니면 한 번 튕겨보는건가?
유진은 장중령을 입술을 깨문 채 쏘아보고 있다.

걱정 마. 이번 뿐이야.
장중령은 여전히 고기를 우물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배중사 와이프라고도 말 안 했고, 그래서 이런 일이 또 생기지도 않아. 그런 점에선 걱정 안 해도 돼. 또 뭐 문제 있나?
그럼 내가 왜 당신을 위해 단장을 모셔야 되죠?

장중령은 먹던 것을 멈추고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적어도...
내년 배중사 진급 전까진 넌 내꺼니까.
유진은 머리가 텅 비어버림을 느꼈다.
이대로 있다가는 울음이 또 터져 버릴 것만 같다.

싫다는 말은 애당초 입에 담지 마.
나도 내년엔 전대장으로 진급해야 되거든.
거기다...
배중사 지금 원주 있지?
싫다면 속초로 바로 불러줄 수도 있어.
그러기엔 지난 두달이... 너무 억울하지 않아?
네가 날 경멸하건, 어쨌건 우린 수도 없이 몸을 섞은 사이야.
복잡하게 생각 말자구.

유진은 마지막 반항처럼 대꾸한다.
이런 사실이 다 밝혀지면 당신도 좋을 것 없을 텐데!

장중령은 웃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
가정을 네 손으로 산산조각 한 번 내봐.

결국 유진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장중령은 냅킨으로 그 눈물을 닦으며 나지막이 말한다.
넌 그렇게 못해.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

사실이야 어찌돼었든 이런 일이 밝혀진다면 유진은 여자로서의 인생은 끝일지 모른다.
모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다.
그래, 자신이 그렇게 당하는 건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성욱씨가 당할 고통...
그리고 내 목숨보다 소중한 우리 가을이는...

유진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역시 자신에겐 선택이란 사치임을 느꼈다.


- 8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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