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영화관의 장 (3)
아아앙...아아앙...가...가버려---
난생 처음 듣는 여자의 커다란 교성. 료는 그 소리에 간신히 의식을 되찾았다. 살며시 눈을 뜬다. 주변이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안보인다. 자신이 코트도 비치 샌들도 다시 걸치고 있는 것도 깨달았다. 의자같은 곳에 앉아 있었다. 의자 양쪽에 팔걸이가 내려져 있어서인지, 좀 좁다.
아앙...안돼...또...갈 거 같애...
여자의 신음소리가 희한하게도 메아리쳐 들린다.
무심코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본다. 그러자 눈앞에 펼쳐지는 커다란 스크린. 그 화면 위로 거대한 남자와 여자 둘이 서로 뒤엉켜 마치 짐승의 교미와도 같은 섹스를 벌이고 있었다.
정신이 좀 들어요?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료는 터져나오려는 비명을 간신히 참으며, 깜짝 놀라 숨을 집어 삼켰다.
나즈막한 남자의 목소리. 료는 무서워서 그쪽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료의 그런 모습을 보고, 옆에 앉은 남자가 천천히 몸을 료 쪽으로 기울여 왔다. 그러더니, 료의 코트 버튼과 버튼 사이로 슬그머니 손을 집어 넣어왔다.
옆구리 맨살을 슬슬 어루만져 온다.
아...
놀랍게도, 절정의 여운이 아직까지도 료의 몸에 남아 있었다.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아까 그 이후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남자의 손이 조금씩 위로 올라와, 이윽고 유방에 와 닿는다.
아흐으...
부드럽고 섬세하기 짝이 없는, 피부에 닿을듯 말듯 감질나는 애무. 찌릿찌릿한 감각이 손가락 끝으로부터 전해져 온다. 유두를 중심으로 다섯 개의 손가락이 제각각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자극을 가해온다.
유두가 꼿꼿이 서 있었다. 유두에 손가락이 직접 닿는 순간, 아마 곧바로 신음소리가 터져나오고 말 것이다. 료는 괴로운듯 몸을 비비꼬며, 어서 유두를 만져달라고 몸으로 호소했다.
남자는 료의 속마음을 못알아차린건지, 그저 감질나게 그 주위만 손가락으로 자극해 온다. 절대 유두는 건드리지 않는다.
그런 고문이 몇십분이나 계속되었다.
성인 영화관의 장 (4)
하아...하아...하아...
초조한 나머지, 어느덧 숨결이 열기를 띄기 시작하고 있었다. 깊고 뜨거운 한숨이 새어나온다. 코트 안의 알몸이 다시 축축히 젖어가고, 진한 여자 냄새가 주위로 퍼져나간다. 남자의 손이 료의 몸을 음미하듯, 코트 안을 분주히 헤매고 있었다.
료는 쾌감에 사로잡힌 얼굴로,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이 남자, 틀림없이 메일을 보낸 그 사람이다. 손의 움직임이나, 상대방을 초조하게 만드는 테크닉이, 이미지와 딱 일치한다.
분명, 약속에 늦지 않게 왔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만나기로 한 여자가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광경을 목격한다. 어찌된 영문인가 궁금해진 그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될 때까지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었을 게 분명하다. 그리고 두 사람이 화장실에 같이 들어가고 난 뒤에도, 어딘가---바로 옆의 남자 화장실 칸이라든지---에서, 여자가 혼자 남겨지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간신히 남자의 손에서 풀려난 나를, 정신을 잃고 있는 동안에,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
료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 보았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져서인지, 조금은 냉정을 되찾은 탓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까보다는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스크린, 스피커같은 물체, 비상구를 가리키는 초록색 램프, 양쪽으로 열리는 커다란 문. 바로 앞 자리 등받이 윗쪽에 037이라고 적혀있는 번호판.
틀림없이 여기는 성인 영화관 안이었다.
고개를 돌려 뒤쪽까지 확인했다. 좌석이 몇백개는 되어 보인다...그렇게 작지는 않은 극장 안.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리에 듬성듬성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벽에 기대어 서있는 사람도 몇 보였다. 아마도, 전원 남자겠지. 그리고 다들 굉장히 흥분한 상태일 것이다. 왜냐하면, 스크린을 여자의 알몸이 가득 채우고 있는데다가 극장 안은 헐떡이는 신음소리로 난리였으니까. 게다가, 얼핏 둘러본 관객들의 평균 연령은 꽤 높아 보였다. 아마 내 두배 정도 되지 않을까...
예정대로 이런 곳에 와 버리고 만 것이, 료는 살짝, 걱정되었다.
솔직히 말해, 아까 그런 일도 있었으니, 오늘은 이만 예정을 취소하고 집에 돌아가고 싶었고, 또 당연히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었다. 메일을 보낸 이 사람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나를 순순히 놓아줄만큼 호인도 아닐테고, 성욕이 약할 리도 없으니까.
어쨌든 여기에 여자를 데리고 오는 것이 그의 소원이었으니까.
그가 코트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려간다.
아...아...
료는 앞으로 닥쳐올 수치를 예감하고, 몸을 잔뜩 웅크렸다.
세 개 뿐인 버튼이 전부 풀리자, 남자는 천천히 료의 코트 앞섶을 벌리기 시작했다. 스르륵, 스르륵, 옷감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코트가 활짝 열리며 료의 아름답고 새하얀 몸이---어둠 속에 선명히 떠올랐다.
성인 영화관의 장 (5)
...아으으...으으...
코트 앞섶이 벌어져, 가슴, 배, 허리, 허벅지가 훤히 드러났다. 남자의 성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영화관. 그 한가운데에, 유부녀인 료가 자리에 앉아 모든 것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아...아으으...
남자가 료의 알몸을 마음껏 주물러댄다.
열 개의 손가락과 혀 하나가 마치 11마리의 벌레처럼, 몸 구석구석을 제멋대로 기어다닌다. 그러나 정작 료가 원하는 장소---유두, 클리토리스, 항문같은 곳은 얼씬도 않는다.
...하으윽...으으윽...
그 덕분에, 그러한 부위에 모인 욕구불만이 그저 추상적인 느낌에 그치지 않고, 그 안타까움이 분명한 형태로 확실하게 인식될 지경이었다.
젖꼭지가 꼿꼿하게 서 있었다. 클리토리스도 마찬가지였다. 잔뜩 충혈되어 한계까지 부풀어 올라 있었다. 보쥐는 혼자서 수축을 반복하고, 하염없이 보짓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항문도 꼼지락꼼지락 오물거리고 있었다.
---후욱---.
귀 안으로 입김을 불어넣는다.
하악...
불쾌함 속에 쾌감이 뒤섞인 미묘한 감각. 간지러워 등골이 오싹오싹했다.
그는 그대로 료의 귀구멍에 혀를 집어넣어왔다.
앗...
혀 끝을 뾰쪽하게 말아, 귀구멍을 헤집어댄다.
아아...
---귀구멍을 핥고 있어...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하는 자극에, 자궁이 쿡쿡 쑤셔왔다.
음아아...하아...
남자는 귓불을 잘근잘근 씹으며, 귓바퀴를 혀로 핥아댔다. 고막 바로 옆에서 그런 짓을 해대는 바람에, 료의 머릿속은 '쩝쩝'대는 기분나쁜 소리로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남자의 숨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들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머릿속으로 직접 입김을 불어넣는 것 같은 느낌.
료는 그렇게 한참동안을 귀를 범해졌다.
마침내 남자가 입을 떼더니 이번엔 가슴 계곡에 얼굴을 묻고 침을 발라대기 시작했다. 침이 금새 줄기를 이뤄 배꼽으로 흘러내렸다.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침이 아랫배를 흥건히 적시며 보짓털에 모인다. 얼마나 침을 흘려대는지 보쥐털도 지나 아플 정도로 발기해 있는 클리토리스까지 적시며 결국은 보짓물하고 뒤섞여 사라진다.
...아으응...
겨우 그것뿐이었지만, 자신이 아닌 뭔가 다른 것에 의해 클리토리스가 자극되자 절로 기쁨에 겨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만다. 료는 그 정도로, 아주 딱딱해져서는 잔뜩 민감해진 그 부분을, 뭐가 돼도 좋으니까 빨리 만져줬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빨리 가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제 됐으니까. 얼마든지 세게 꼬집어도 괜찮으니까 제발 가게 해줘요...
...하아앙...아아앙...
몸이 요염하게 꿈틀거리며 도발을 해본다. 제발 만져달라고 알몸으로 애교를 부리듯. 남자를 유혹한다. 스스로도 자신이 있었다. 남자라면 누구라도 흥분시킬 수 있는 섹시한 육체. 그걸 최대한 음란하게 비비 꼬며, 남자의 본능을 자극한다. 상대가 이렇게 감질나게 나오면, 차라리 내쪽에서 유혹해버리면 된다. 이 육체라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으으윽...아아앙...
료는 달콤한 신음소리를 내며, 땀과 침으로 흥건한 몸을 베베 꼬았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제발, 만져줘요'라는 대사 대신, 온몸으로 외쳤다. 매끈한 살결에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가, 필요없는 지방 따위는 눈씻고 찾아봐도 하나 없는 늘씬한 팔 다리가, 남자를 유혹하는 춤을 췄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 평소라면 절대 보여 줄 리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이 이상 예민한 그곳을 방치당하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
남자가 귓가에 대고 속삭여왔다.
료...예쁘다...
아아---.
경칭 생략으로 이름을 불리우자, 또 흥분해 버리고 만다. 그러고 보면, 메일 내용에 그녀 역할을 시켜보고 싶다고 했었지... 설정상, 자신과 이 남자는 연인 사이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료...귀여워...사랑해...
아앙...
사랑한다며, 그럼 제발 만져줘... 더이상 괴롭히지 말고... 료는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영화관 안에서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대신, 한층 더 음란하게 허리를 흔들면서, 허벅지를 부비고, 여자의 냄새를 흩뿌렸다.
이렇게라도, 어떻게든 남자를 흥분시키려고, 창피해 죽을 것 같았지만 계속해서 몸을 베베 꼬아대는 료를 향해 남자가 말했다.
료...주위를 둘러봐...
---주위? 애써 정신을 차리고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남자 반대편 방향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리고 눈을 커다랗게 부릅뜬 채로, 그대로 얼어붙고 만다.
---에---
자신이 앉아 있는 자리로부터 3미터 남짓 떨어져 있는 통로에, 어둠 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은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게다가 한 명 만이 아니었다. 눈에 들어오는 것만 세 명. 더 있는 걸까, 하며 료가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는---.
바로 뒷 열. 거기에 맨끝자리부터 맨끝자리까지---사람들이 쭈욱 들어차 있었던 것이다. 숫자는 최소 열 명 이상. 게다가 누구 하나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는 인간이 없었다. 전원 벌떡 일어나 몸을 앞으로 쭉 빼고, 위에서 료의 무방비 상태인 알몸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앗!
으시시한 공포를 느끼고,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러고 보면 옆에 앉아 있는 남자 어깨 너머---반대 편 통로에도, 몇 명의 남자가 모여 이쪽을 잡아먹을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오직, 앞 자리 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즉, 료는 스크린을 앞에 두고, 완전히 ㄷ자 모양으로 갤러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던 것이다. 앞만 보고 있었으니, 미처 못 깨달았던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그런 것도 전혀 모르고, 한참을, 알몸을 드러내고, 달콤한 신음소리를 높이 흘리며, 남자를 유혹하듯 몸을 비비 꼬고 있었던 것이다. 전부 다, 계속해서, 보여지고 있었는데. 오직 자신만 모르는 채로.
아아아...아아아...
대화면에 남녀간의 섹스가 상영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만 전라로 헤롱헤롱대고 있었다. 그 주위를, 스무 명 이상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시간당하고 있었다. 아무도 입도 뻥끗 않는다. 숨을 죽이고, 기척을 숨기고, 그저 눈만 벌겋게 치켜뜬채 실제 여자---그녀의 치태를 감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료는 무서운 나머지 몸이 떨리는 게 멈추질 않았다. 이렇게 무서운 광경은 본 적이 없었다. 공포영화의 여주인공이라도 되어버린 기분.
그런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남자가 상냥한 목소리로 속삭여왔다.
료...오늘은 료를 중심으로---축제를 벌이는거야...
등골이 오싹해진다.
성인 영화관의 장 (6)
자, 모두에게 더 잘 보이도록, 료...이제...다 벗어볼까...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코트와 샌들을 벗겨내더니, 아니나다를까---앞좌석 쪽으로 휙 던져 버렸다. 옷가지가 수 미터 앞---좌석과 좌석 사이에 떨어져 사라졌다.
아...아...
남자의 믿기지 않는 행동에, 료는 말문이 막혔다. 이제, 완전히 공개되어버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어깨와 등으로, 남자들의 시선이 아플 정도로 쏟아져 내리는 걸 느끼고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료...예쁘다...자...일어나봐...
남자가 팔을 잡아 료를 일으켜 세운다.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도, 그녀는 앞 좌석 등받이에 손을 짚고 간신히 일어설 수 있었다.
그런 료의 어깨를 손으로 잡고 남자가 천천히 몸을 돌려 세운다.
...앗...
뒤로 돌아서자, 눈앞에 그야말로 사람의 벽이 만들어져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다. 숨소리도 생생히 들린다. 남자들의 호흡은 무척 거칠었다. 짐승의 그것과도 같은 악취를 풍기는, 김이라도 서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뜨거운 숨결.
료는 공포, 긴장, 곤혹, 수치---그런 감정에 사로잡혀 딱딱하게 굳어버린 몸으로 그저 발밑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도저히, 이 사람들과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그 음란한 시선을 곧장 응시했다가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대체 어떤 감정이 또 솟구쳐 올라올지---알게 되는 게 너무 두려웠다.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유방도 미묘하게 흔들리고, 뾰쪽해진 유두는 파르르 후들거린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잠자코 자신의 몸을 응시할 뿐이었다.
료는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꼿꼿이 선 부끄러운 젖꼭지를 드러내고 있다니... 땀과 침으로 흠뻑 젖어, 묘한 냄새를 자욱이 풍기는 알몸을 드러내고 있다니... 아마, 지금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음란한 장소는, 바로 지금 자신이 서있는 이 곳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아...하아...
한계까지 달아오른 몸은, 이런 상황에서도 솔직했다. 뚝 뚝 뚝...하고, 보짓물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려, 발목으로. 자신의 체액이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지는, 그런 흔치않은 자극이 몸서리쳐질 정도의 쾌감으로 변해간다.
---구경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선, 분명 즐거울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정도로 잘 빠진데다 제대로 맛까지 가버린 여자를 마음껏 시간할 수 있을테니까. 당하고 있는 입장에선 죽어 버리고 싶을 정돈데...
료는 생각했다. 섹스를 나누는 상대 앞에서 알몸이 되는 건 좋다. 서로 알몸이 되어, 서로에게 흥분하고, 완전히 동등한 입장이니까. 그러니 부끄러울 리가 없다.
하지만 이 경우엔 다르다. 상대는 옷을 완전히 갖춰 입고 있는데, 나 혼자만 완전히 전라. 상대는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나 혼자만 확연히 티가 나게 흥분하고 있다.
정말이지 일방적이기 짝이 없는 수치였다. 그게 괴로웠다. 나만 일방적으로 100퍼센트 불리한 상황. 패배감, 깔보이는 느낌, 웃음꺼리가 된 느낌. 남자들의 위안 거리... 겨우 시선만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히고 있었다.
성인 영화관의 장 (7)
그리고 또 다시, 남자의 지옥과도 같은 애태우기 고문이 시작되었다. 좌석과 좌석 사이, 그 좁은 장소에서---료의 보기좋게 달아오른 몸에 새로운 애무를 가해 왔다.
5분...10분...바로 옆에서 남자들의 이글거리는 시선을 받으며, 영화관 안에서, 전라로, 끊임없이 몸부림쳤다.
아무리 숨소리를 죽여봐도 소용없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침 삼키는 소리마저도 뻔히 들려 버린다. 어느 것 하나도 숨길 수가 없었다. 소름이 돋아난 피부도, 홍조를 띠고 있는 뺨도, ---뿐만 아니라, 몸 안에서 발산되어 나오는 냄새까지도 전부 전해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이 알려져 버린 것 같은 느낌. 료는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았다.
...아으음...아으...으윽...
남자가 귀를 입술로 꽉 깨물고, 혀를 내밀어 귀구멍을 후비면서 말했다.
...료...이제 괜찮아...소리...참지 않아도...
---에---
...아 그런가, 료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이 왜 소리를 내서 애원하거나 헐떡이는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지를---.
그 원인은, '상식의 범위'를 벗어나고 싶지 않아서, 라고 하는 이유였다. 아무리 포르노를 상영하는 영화관 안이라지만, 어디까지나 영화관은 영화관. 집이나 호텔 방이 아니기 때문에, 음란한 애원을 하거나 야한 소리를 내거나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더는 그렇게 참아봐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장소가 어떻다거나, 들켜버릴지도 모른다거나, 더이상 그런 것 따위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어차피 이미, 자신의 모든 것은 이 사람들에게 죄다 드러나 버린 후였다. 자신이 얼마나 음란한 여자인지, 얼마나 가고 싶어하는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범해지고 싶어하는지, 얼마나 요란하게 퍽퍽 따먹히고 싶어하는지를.
아 그런 거였어... 어차피 옛날옛적에 선은 이미 넘었던 거야...
...아아아아앙...
마음 속의 빗장이 벗겨졌다. 료는 남자의 애무를 받으며, 칠칠치 못하게 신음소리를 토해내고 말았다.
아으음... 아아앙...아아아아앗!
눈 앞에 서있는 남자들을 쳐다 보았다. 시선이 마주쳤다. 수많은 눈이 일제히 말하고 있었다. '음란한 년, 더 보여줘 봐, 더 수치스럽게, 더 느끼라구, 더 더럽게, 더 망가져버려---'
...아으음...아흐윽...아아아아앙!
입가로 침이 주르륵 새어나오는 야무지지 못한 얼굴이, 모두에게 보여진다. 아니, 보여주었다. 한사람 한사람, 모두의 얼굴을 돌아다 보았다. 한사람 한사람, 모두와 눈을 맞추고, 눈빛으로 대화를 나눴다.
나 이제 틀렸어요...너무 흥분돼서 미쳐버릴 것 같아요...
보고있어...하지만, 더 느껴봐...너라면 충분히 더 망가질 수 있어...
나 이렇게 음란한 여자에요...영화관 안에서 모두에게 보여지면서 느끼는 변태 년이에요...
아아, 너 변태 맞아...하지만, 아직도 더 보여줄 게 남았잖아...바닥의 바닥까지 죄다 드러내봐...
나, 범해지고 싶어요...여러분들에게 씹창날 때까지 따먹히고 싶어요...
아아...그래 씹창을 내줄께...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범해주지...그니까 더---더---더---
---모두와 눈을 맞추고 나서야, 간신히 깨달을 수 있었다. 모두, 나를 사랑해주고 있었다. 모두, 내 소망을 이해해주고 있었다. 모두, 나를 원하고 있었다. 모두, 앞으로 벌어질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으으,아흐으...
료는 바보같은 얼굴을 하고, 혀를 쭉 빼밀며 개처럼 헐떡댔다.
남자가 말했다.
...좋았어, 착한 아이네... ...그럼, 료...산책이나 할까... ...걸을 수 있겠어?
성인 영화관의 장 (8)
남자가 료의 손목을 세게 거머쥐더니 걷기 시작했다.
료는 질질 끌려가듯 다리를 따라 옮겼다. 다른 한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찡그리면서.
갤러리를 이루고 있던 남자들이 제각각 흩어지고, 자리에 다시 앉거나 복도로 나가거나---몇몇은 거리를 두고 뒤를 따르거나 한다.
남자는 료를 데리고 천천히 극장 안을 누비고 다녔다. 통로란 통로는 전부, 몇번이나 돌아가며, 천천히. 마치 이 영화관에 앉아있는 모든 인간에게, '오늘 이렇게 쌈빡한 여자가 왔답니다'라고 소개라도 하듯이.
료는 샌들도 신지 않은 완전한 전라였다. 맨발로 걷고 있는 탓에, 바닥의 까칠까칠한 느낌이 굉장히 기분 나빴다.
그 뿐만 아니라, 어떤 곳은 발가락에 '찐득'거리는 감촉까지 전해지는 데도 있었다. 남자가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탓에, 료가 당혹스러워하는 것 따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 버리는 탓에, 그게 뭔지 확인할 수도 없었다. 누군가가 흘린 음료수 같은 거면 좋겠지만---,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놀랍게도 영화를 보면서 극장 안에서 담배를 떡하니 피우고 있었다)가 뱉은 가래침인지도 모르고, 포르노 영화를 보면서 자위를 한 아저씨가 싼 좆물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여러가지 의미로 울고 싶어진다.
그렇게 두 사람이 몇 번이나 극장 안을 돌았을까---정확히 중앙 쪽에 접어들었을 때, 통로 가장자리 자리에 앉아 있던 누군가가, 료의 몸을 향해 휴대폰 카메라 플래쉬를 터트렸다.
파밧---.
어두운 실내가 순간 강한 빛으로 물들며 어둠 속에 선명하게 새하얀 여자의 알몸이 떠올랐다.
이런 꼴을 하고 스스로 자기 발로 걸어 다니고 있었으니, 료로서는 뭐라 항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누군가 물꼬를 트고 나면, 그 후로는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법이다.
---파밧, 파밧, 파밧---파밧, 파밧---.
극장 안을 거니는 수십 분 동안, 료는 몇십회, 아니 몇백회의 플래쉬 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료는 그저 입술을 꼭 깨문 채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남자가 료의 손목을 잡아 당기며, 스크린 좌측에 나 있는 커다란 양쪽 여닫이 문 도어를 어깨로 밀어 열었다.
---잠깐, 저기...그건---
미약한 저항은 하지 않는 거나 별반 다를 게 없는 법. 료는 그대로 복도로 끌려 나갔다.
복도는 낡아서 누래진 형광등 불빛 덕에---물론 극장 안하고는 달리---그럭저럭 밝았다.
도어을 열고 나와 바로 오른쪽을 보면, 문이 고장나 열어둔 채로 놔둔 화장실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남자 전용. 안에는 칸 세 개와 소변기 세 개가 보인다. 거짓말로라도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는 그런. 장난아니게 더럽다는 느낌. 분명 수많은 남자들의 온갖 체액이---벽이며 바닥에 온통 스며들어 있을 게 뻔했다. 보고만 있는데도 지독한 냄새가 코 속으로 스며들어오는 것 같았다.
왼쪽 편에는 로비 같은 곳이 있었고, 남자는 료를 데리고 그쪽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이미 도망칠 상황도 아니었고, 결국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오직 메일을 보낸 이 남자 한 명 뿐... 료는 불안해 미칠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순순히 남자를 따랐다.
어슴푸레하고 더럽기 짝이 없는 복도. 좌우 벽면에는 '근일 상영'이라고 써 있는 글자 아래, 포스터가 잔뜩 붙어 있었다. 여자가 줄에 묶여 있는 포스터, 개처럼 뒷치기로 범해지고 있는 포스터, 상복을 입은 채로 가슴만 드러내고 있는 포스터 등등---.
여기는 성인 영화관이다, 라고 하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이런 곳에서, 전라로... 학창 시절엔 늘 남자애들의 아이돌적인 존재였던 자신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가랑이 사이에서 음란한 액체가 떨어져 내린다. 료의 뒤로, 물방울 자국으로 된 길이 나 있었다.
모퉁이를 돌자 카운터가 있었다. 안에는 남자 직원이 한 명 앉아 있었고.
---꺄악---
료의 눈이 그와 마주쳐 버린다. 재빨리 바닥으로 시선을 떨구는 료.
영화관 안에서 이런 꼴로 돌아 다니다니, 어이가 없겠지, 어쩌면 경찰을 부를지도---라는 생각에 초조해진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입을 꾹 다물고 료의 알몸을 천천히 훑어보기만 할 뿐.
메일을 보낸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의 앞을 지나쳐갔다. 료도 자신의 알몸에 달라붙는 시선을 느끼면서도 그 앞을 통과했다.
---이 정도 쯤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건가.
지나갈 때 카운터 앞 유리 케이스를 슬쩍 들여다보니, 거기엔 핑크색 바이브레이터라든가 콘돔 같은 게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다시 한번 새삼 깨닫는다. 여기는 비정상적인 공간이라는 사실을.
보통 여자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으면, 일본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평생 발을 들일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은 지금, 그런 장소에 와 있었다---.
자판기가 줄지어 늘어선 곳을 지났다. 출입구 문은 위쪽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 안이 들여다 보이게끔 되어 있었다. 만약 타이밍이 조금만 안좋았다면, 밖을 지나는 사람에게도 이 꼴이 보여지고 말았을 것이다. 성인 영화관 안을 알몸으로 걸어다니는 여자라니---대체 어떤 여자로 비칠까...
남자는 그대로 코너를 돌아 반대편 통로로 들어섰다. 안쪽에 화장실만 없을 뿐, 나머지는 반대편하고 별로 다르지 않았다. 딱 하나 다른 점은, 사람이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소파가 벽에 놓여져 있다는 것 뿐.
남자는 그 소파까지 료를 데리고 가, 털썩 주저 앉는다. 구석에 놓인 스탠드형 재떨이를 끌고 와 담배불을 붙인다. 료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소파 옆에 남자에게 손목을 붙들린 채로 뻘쭘하게 서 있었다.
료가 지나쳐 온 로비 쪽에서 몇 사람의 남자가 우르르 모습을 드러냈다. 뒤를 ?아오던 무리였다. 료가 무서워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데, 벽 쪽에 난 문이 활짝 열리며 안에서 또 우르르 남자들이 몰려 나왔다. 다들 '그 여자 어디 갔어'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복도로 나오자마자 료를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 멈춰서 둥글게 포위하듯 둘러싼다.
소파를 중심으로 몇 미터 정도 거리를 띄우고 사람의 울타리가 쳐진다. 남자의 숫자는 스무 명이 훌쩍 넘어 보였다.
아까도 둘러싸여 집요하게 시간당했지만, 지금은 그때하고는 또 차원이 다른 공포였다.
우선, 형광등 불빛 아래였다. 모공까지 전부 들여다보일 정도로 밝았다.
게다가, 이 소파...낡아 색이 바래있는, 무엇인지 모를 얼룩으로 더러워져 있는---이 소파는 대체 그 동안,---무슨 용도로 사용되어 온 것일까.
어쩌면---, 아니, 보나마나 뻔할 것이다.
이 영화관에 여자를 데리고 온 남자는, 여기서---이 소파에서, 여자를 데리고 논 것이다. 극장 안은 어두워 잘 안 보이니까---잘 보일 리가 없으니까---더 수치스럽고 더 창피하게 만들려고. ---더 흥분이 되도록. ---더 흥분시켜 주려고.
성인 영화관의 장 (9)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그가 일어났다. 료의 뒤로 돌아가 겨드랑이 사이로 슬그머니 손을 집어넣어 온다. 뒤에서 들어 올리듯, 유방을 꽉 움켜쥐고 주물러댄다.
앗...
료의 몸을 로비 쪽에 있는 남자들 방향으로 돌린다.
저기...잠깐...
그렇게 해서 료는, 그제서야 남자들의 얼굴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 50은 훌쩍 넘어 보였다. 개중엔 차라리 할아버지에 가까운 사람도 몇 있었다. 게다가 다들 왠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뭔가 몹시 불안해 보이는 눈빛들.
료는 순간 겁이 덜컥 나 눈을 내리 깔았다.
딱딱해진 젖꼭지, 남자의 손에 의해 이리저리 모양이 일그러지는 유방, 홀쪽한 배, 옅은 수풀, 새하얀 허벅지, 맨발, 몸 구석구석에 뜨거운 시선이 날아와 꽂힌다.
이렇게 밝은 곳이라면, 바닥에 흘러내린 보짓물이 조명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허벅지 안쪽이며, 종아리, 발목까지...너무 부끄러워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남자는 쉬지않고 유방을 주물러대고 있었다. 절대로 젖꼭지엔 손을 대지 않으면서. 초조하게 만드는 것도 어느 정도란게 있는 것이다. 료의 허리가 빙글빙글 원을 그리듯 움직인다. 가랑이 사이로 끊임없이 애액을 흘려대면서---.
---아아앙...
남자가 등의 라인을 따라 혀로 핥아 왔다. 허리 부근에서부터 목덜미 부근까지 일직선으로 쭉.
아으음---
어깨를 이빨로 꽉 깨문다. 약간의 아픔이 잠시 후, 달콤한 쾌감으로 바뀐다.
엉덩이를 꽉 움켜잡더니, 허벅지를 쓰다듬어 내린다. 양팔을 만세부르듯 잡아 들고, 겨드랑이를 할짝할짝 핥아댄다. 물론 그 전부를, 생전 처음 보는 남자들 바로 앞에서.
부끄러움으로 인해 감도가 몇 배나 치솟아 오른다.
...아아...아아앙...
칠칠맞게 입을 헤벌죽 벌리고 신음소리를 토해낸다.
료는 몸도 마음도 이미 완전히, 남자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 무슨 짓을 해 와도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그저 시키는 대로. 마치 그의 소유물이라도 된 것처럼, 무조건 그가 하는 대로 따를 뿐이었다. 이제부터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전부 그에게 맡기기로 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남자가 귓가에 대고 뜨거운 숨을 내뿜으며 말했다.
...료...흥분되지?...
...네...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료가 대답하자, 그는 더 큰 소리로 모두에게 들리게 대답하라고 명령해왔다.
...네...흥분돼요
이번엔 제대로,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크게 대답했다.
남자들이 웅성웅성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왜?...어째서 흥분되는 거야?
유방을 주물러대는 남자의 손놀림이 한층 더 우왁스럽고 거칠어져 갔다. 남자도 흥분하고 있었다. 엉덩이에 대고 비벼대는 그의 아랫도리가 엄청 크고 딱딱해져 있었다. 조금 전부터 허리를 움직여 노골적으로 비벼대고 있었다.
...이,이런 곳에서...모두들 보고 있는데...보여지고 있으니까요...어떤 상태지?...흠뻑 젖었어?...
...네, 흠뻑 젖었어요...
뒤에서 가랑이 사이로 발 하나가 파고 들어온다. 그가 집어넣은 다리로 료의 오른쪽 발을 천천히 밖으로 밀어낸다. 단단히 오므리고 있던 가랑이가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료는 가랑이를 크게 벌리고 흠뻑 젖은 보쥐를 남자들에게 고스란히 보여줘야만 했다.
좀 더, 음란하게 말해 봐...
---아아.
...흥분돼서...너무 흥분돼서...보쥐가 흠뻑 젖어버렸어요...여러분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니까...보짓물이 멈추질 않아요...하으윽
그가 료의 귓볼을 살짝 핥았다. 마치 참 잘했어요 라고 칭찬하듯.
...그럼,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솔직히 말해 봐...
---하아앙...
...젖꼭지하고, 보ㅈ ㅣ를, 만져주세요...마구 만져줘요...아예 짖이겨 주세요... 아아앙...
료는 솔직하게 마음 속을 털어 놓았다. 이제 뭐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까 제발 만져줬으면, 안에 쌓인 걸 전부 터트리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도저히 더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호오...다들 료의 부끄러운 모습을 구경하고 있어...어때? 사람들이 만져줬으면 좋겠어?
...아앙, 네...여러분에게...하아...만져졌으면 좋겠어요...
병아리 눈물만큼 아주 조금 머리 속에 남아있던 냉정한 이성의 편린. 료는 그 부분으로 '나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됐나봐'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말을 입 밖에 꺼내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외의 부분, 머리 속 95% 이상은 이미 쾌락에 푹 잠겨, 몸은 그쪽 명령에 복종하고 있었다.
그래?...모두에게 만져지고 싶구나...씹창이 나고 싶은 게로구나... 자 그럼, 자기소개를 똑바로 해야지?... 할 수 있겠어?
보쥐털을 살짝살짝 쓰다듬으며 그가 이죽거렸다.
...네...아앙, 아...아...료,료라고 하는...유부녀입니다...
그 순간, 내내 조용하던 남자들 중에서 한 사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나이는?
료가 모두에게 잘 들리도록 크게 대답했다.
...스물 다섯입니다...
그러자, 또 다른 누군가가 묻는다.
남자 경험은?
...아앙...하아앙...세...세 명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 사람 저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성감대는 어딘지, 어떤 체위를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하는지. 또, 섹스는 주 몇 회 하는지, 자위는 종종 하는지, 남자의 자지를 빠는 걸 좋아하는지, 몹시 거칠게 범해지는 걸 좋아하는지, 정액은 마실 수 있는지, 이세트라 이세트라...
두 사람은 어떤 관계야? 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 질문에는 메일을 쓴 남자가 제 아내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료는 순간, 진짜 자신의 남편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료는 음란한 여자라, 여러분에게 오줌싸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군요...
남자가 말했다.
엣...
료가 당황해하든 말든 개의치 않고, 남자는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줘 그녀를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혀 버렸다. 부끄러운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닫혀 버리는 무릎. 남자는 무릎을 양손으로 잡고 활짝 벌려 버렸다.
지금 이 상황이 믿겨지지 않는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료는 자신의 보ㅈ ㅣ를 내려다 보았다. 옅게 자란 털 아래로---잔뜩 충혈되어 벌겋게 부어 오른 보쥐에서 뚝뚝, 보짓물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남자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지잉하고 저릴 정도로 후끈 달아오른다.
...자, 다들 보고 있는 앞에서 오줌을 싸 볼까나...
남자가 보쥐털을 위로 쓸어 넘기고, 요도 양쪽의 보짓살을 잡아 양쪽으로 활짝 벌렸다. 클리토리스가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그 아래에 나 있는 구멍으로부터 새로 분비된 애액이 주르륵 쏟아져 나왔다.
...아...아...아...
응? 왜 그래? 안 나와?
...그게, 안 나오는 건 아니고... 내내 화장실 한번 다녀오지 못한 탓에, 방광은 묵직하게 차 있었다. 그치만, 그치만---.
응?--- ...뭐 어때, 료...이건 일종의 의식이야...이 분들에게 오줌싸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비로소 료는 이 분들의 물건이 될 수 있는거야... 오줌싸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는다면, 절대 만져주지 않을걸...
---아아, 그런...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따를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료는 끄응하고 허리에 힘을 주며, 다른 사람 앞에서 배뇨해선 안 된다고 하는 자아의 벽을 부수려고 애썼다.
적어도 최소한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일을 마치려고 했던 료였지만, 심술맞은 '남편'이 그런 걸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 턱이 없었다. 오른손으로 턱을 꽉 움켜쥐고 억지로 정면을 바라보게 한다.
...료...여러분에게 얼굴을 제대로 보이고...싸야지...
수많은 남자들이 울타리를 치고 있었다. 그 한사람 한사람과 전부 눈을 맞췄다. 다들 비정상적이리만큼 흥분한 눈빛으로 료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앗...
---쪼르르...
브레이크가 풀린다.
...아아아아...
---쪼르르, 쪼르르르...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김이 날 것처럼 뜨겁고 노란 오줌이, 힘차게 터져 나왔다. 바닥을 뚫을듯이 거세게 쏟아져 나온 오줌이 주위로 마구 흩날린다. 맨발로 쪼그리고 앉은 료의 양발에 오줌 방울이 잔뜩 튀었다.
갤러리를 이루고 있는 남자들로부터 환성이 터져 나왔다. 몇몇은 휴대폰을 꺼내 들고, 유부녀의 방뇨 씬을 촬영하고 있었다.
료는 그 카메라에 시선을 보내며,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되어 버렸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바닥까지 추락해 버렸다고.
성인 영화관의 장 (10)
....자, 다음은...봉사 시간이야...
남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가만히 바지를 내리기 시작했다. 팬티하고 바지를 한꺼번에 발목까지 끌어내리고 하반신을 드러내며 료의 뒤로 돌아가 선다. 알몸으로 쪼그리고 앉아 있는 료의 어깨에 털이 숭숭 나 있는 불알을 떡하니 얹더니 자지를 쑥 내민다.
료의 뺨에 딱딱한 자지 끄트머리가 닿으면서 보드라운 살을 쿡쿡 찌른다. 남자의 자지가 훑고 지나간 자리로 진한 냄새가 훅 풍겨온다.
자...료...빨아봐...
---아아, 이런 곳에서, 이런 모습으로...
비정상적인 세계 한가운데에 덩그라니 놓여 있다는 사실에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그러면서도 료는 남자의 말에 순순히 복종했다. 몸도 마음도 남자 멋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에 불과한 자신의 처지. 그 외의 선택사항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천천히 입을 벌려 남자의 자지를 입 안으로 맞아 들인다. 꼿꼿하게 발기한 그것은 턱을 한계까지 벌려봐도 전부 다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입가로 침이 주르륵 흘러 넘친다.
자지가 입 안으로 침입해 들어오는 순간, 진득한 냄새가 입 안 가득, 심지어 코 속까지 파고 들어왔다. 료는 눈물을 쏟으면서도 어떻게든 기침을 참았다. 혀로 약간 씁쓸한 맛이 느껴지고, 남자가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여실히 깨닫는다. 끄떡끄떡 맥박치는 자지는 그 자체로, 따로 심장을 가지고 있는 별개의 생물 같았다.
오오오오오오...
신음소리를 토해내는 남자.
그가 천천히 그 커다란 자지를 뿌리 끝까지 집어 넣어 온다.
---아아---하으읍
입 안이 빠듯이 남자의 자지로 가득 찬다. 호흡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눈물이며 침이 절로 넘쳐 흐른다.
남자가 허리를 뒤로 뺐다.
---하으읍---하아하아하아...우욱---
그리고 다시 한번 깊숙히 쑤셔 박는다.
---읍---그으읍---푸하아---
10초, 20초...료가 너무나 괴로운 나머지 몸을 배배 꼬며 제발 빼달라고 호소한다.
그러자 또다시 허리를 뒤로 빼 자지를 뽑아낸다.
남자는 만족했는지 더이상은 자지를 집어넣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수십 센티나 떨어져 있는데도, 새하얀 점액으로 된 실이 여전히 료의 입술과 남자의 자지 사이를 잇고 있었다.
하아하아하아하아...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 남자는 그런 료의 머리카락을 잡아 얼굴을 들어 올렸다.
...자, 료...이분들께도 봉사해드려야지...
료는 대답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눈물을 철철 쏟으며, 코를 훌쩍이고, 목에 잔뜩 고인 침을 간신히 삼킬 뿐이었다.
성인 영화관의 장 (11)
료의 주위를 이름도 모르는 아저씨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다들 바지를 내리고 뻣뻣이 발기한 자지를 손으로 훑어내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알몸의 여자를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표정들. 충혈된 눈으로 여자의 매끄러운 피부를 바라보면서 자위를 한다.
료는 왼손 오른손 할 것 없이 죄다 분주하게 누군가의 자지를 손에 쥐고 흔들어 주며, 정면에 자리잡은 자지 하나를 입으로 빨고 있었다. 천천히 정성들여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며 굵직한 자지를 혀로 휘감는다.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린 탓에, 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잔뜩 흥분한 남자들이 머리며 어깨, 등에다 가리지 않고 마구 자지를 문질러댄다.
아래쪽은 몇 사람이나 되는 남자들의 사타구니 냄새로 자욱하고, 위쪽에서는 김이 서릴 정도로 난폭한 입김이 쏟아져 내려 온다. 숨을 들이키면 코가 저려올 정도로 진한 남자 냄새가 폐를 가득 채운다.
료는 이렇게 많은 자지를 손으로 만지는 건 물론이고, 눈으로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길이, 굵기 뿐만이 아니라, 귀두의 크기, 자지가 휘어진 형태, 돋아난 혈관의 모양, 그리고 색깔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다채로운 온갖 종류의 자지에 감탄하고 있었다.
아아아...
자기 물건을 그녀의 입 안에 쳐넣고 있던 남자가 신음소리를 높였다.
료는 눈을 치켜 뜨고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더이상 없을 정도로 황홀경에 빠진 남자의 얼굴이었다.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어, 료는 한층 더 입술을 오무리며 귀두를 자극해 주었다.
우우웁...츄릅...츄르르릅...
혀로 요도구를 핥으며, 일부러 천박한 소리가 나도록 입 안에 고인 침을 삼킨다.
꺼덕꺼덕 자지가 꿈틀거린다. 마치 살아있는 물고기처럼.
남자의 발기한 자지는 보고 있기만 해도 흥분된다. 거기다 그게 입 안에 들어오면, 그 존재감이 한층 더 느껴지고, 여자의 본능이 자극된다. 료 역시도 이렇게 많은 자지에 둘러싸여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대방이 더 기분 좋아졌으면... 그런 생각을 하며, 최대한 격렬하게 입술을 조이고 움직여 남근을 애무해 나간다.
아아, 더는...간다...
그렇게 말하며 남자가 료의 머리를 꽉 붙들고 격렬하게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찔컥찔컥찔컥찔컥---.
---우욱---푸하압---
료는 목에 힘을 빼고, 남자가 하고 싶은대로 몸을 맡겼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남자의 얼굴을 올려다 보면서, 입 안에 든 자지가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오오오옷! 오오오오오옷!
포효하듯 울부짖는 남자의 절규.
남자의 자지가 폭발했다. 요란하게 날뛰는 자지가 료의 입에서 삐져나와, 조그만 얼굴 위로 허연 액체를 마구 내뿜는다. 눈꺼풀이며 뺨, 콧망울, 입가에 이르기까지---남자의 희뿌연 액체로 온통 더럽혀지고 만다.
료는 혀를 내밀어 입가에 묻은 액체를 낼름 핥아 먹었다. 굉장히 진하고 씁슬한 맛이 났다. 료는 그걸 입 안에 고인 것하고 같이 꿀꺽 삼켜 버렸다.
사정을 끝마친 남자가 만족스런 얼굴로 뒤에 줄 선 남자들 틈 사이로 빠져 나갔다.
교대해 들어온 또다른 남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료의 주위는 여전히 몇 개나 되는 자지로 북적이고 있었다.
료는 그 새로운 자지를 반갑게 입 안으로 맞아 들였다.
여자의 뜨거운 입 안 점막이 자지를 감싸자 남자는 아아아아 뜨거운 신음 소리를 토해내며 고개를 천장을 향해 치켜들고 쾌감을 만끽했다.
찔컥찔컥---.
료는 입술을 조여 격렬하게 자지를 빨아 들였다. 굵직한 귀두가 혀와 입천장 사이로 격렬히 드나든다. 입 안이 남자의 냄새로 가득 차 머리 속이 몽롱해진다.
찔컥찔컥---.
우웁...우우웁...
최대한 많이 입 안에 침을 모아, 정성껏 자지를 빨아 올린다. 봉사하고 있었다. 남자의 사타구니 앞에서 알몸으로 무릎을 꿇고.
갑자기 남자가 목구멍 안쪽까지 자지를 쑤셔 박아 버렸다.
우오오오옷!
그리고 목구멍 깊숙히 뜨거운 정액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쏟아져 나온 정액이 직접 식도를 타고 위까지 흘러들어 갔다.
---으그윽---콜록...콜록...하아하아...
연이어 쉴틈없이, 뻣뻣이 발기한 새로운 자지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손은 벌써 몇 사람이나 되는 남자들의 좆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등에도 이미 몇 발이 쏟아 부어져 있었다. 미지근한 액체가 엉덩이까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번 남자는 료의 코 끝에 자지를 갖다대고,
자 냄새 맡아봐...
라고 말했다.
시키는 대로 코를 킁킁대며 요도구며 귀두 아래 부분의 냄새를 맡는다. 남자는 그런 료를 만족스레 내려다 보며, 꼿꼿하게 선 자지를 스스로 손으로 훑어내고 있었다.
이윽고 참을 수가 없었는지, 료의 입---아니, 코에다 자지 끝을 갖다대고 꾹 눌렀다.
자, 간다---
퓨르르...퓨릇 퓨릇.
---우우웁
남자의 사정은 그야말로 인정사정 없었다. 자지 끝에서 터져나온 정액이 콧물처럼 료의 코끝에 늘러 붙었다.
남자는 사정이 다 끝날 때까지 집요하게 자지를 료의 코에 대고 문질러 마지막 한방울의 정액까지 죄다 쳐발라댔다.
자, 냄새 맡아봐...
인중이 허연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료는 시키는 대로 그 진득한 좆물 냄새를 가슴 가득 깊숙히 들이 마셨다.
그런 식으로, 이루 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자지를 빨고 또 빨았다. 남자들은 제각각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취향을 료에게 요구하기 시작했고, 나중엔 아예---자기 차례가 되면 료를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다고 까지 생각하게 됐다. 완전히 자기 여자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낯선 자지에 봉사를 하면서, 료는 메일을 쓴 그 남자가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슬슬 준비도 다 된 것 같으니까, 그럼 차례대로 여러분 좋으실대로 따먹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돼요?
그럼요. 오늘로, 아내의 경험인원수를 10배로 늘려 주세요. 그게 제 아내가 바라는 소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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