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2일 수요일

음란장모(淫亂丈母:근친의 덫) - 7부

다시금 숨이 가빠져온다. 여자는 아직도 약사와 상의 중이다. 
손이 떨려왔다. 약사가 그 여자에게 뭔가를 꺼내 전달한다. 
이빨이 덜덜덜 떨렸다. 여자가 약사에게 돈을 지불한다. 
두 눈동자가 정신없이 흔들린다. 여자가 천천히 자신의 카트를 향해 걸어온다. 
입안이 바짝바짝 마른다. 그 여자가 나를 바라본다.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린다. 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미칠듯한 긴장감과 불안감이 나를 엄습했다. 누가봐도 난 정상이 아닌 상태였고, 그 여자 역시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물건은 주머니 속도 아닌 겉옷 안에 그냥 들려져 있었다. 생각보다 부피가 커서 옷섶이 불쑥 튀어나와있었다. 


“저기...”


그 여자가 나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내 상태는 비명을 질러버리기 일보 직전의 상태로까지 몰려있었다.

그 순간...


“무슨일이시죠?”


익숙한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린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따듯한 손길이 나를 끌어 안는다. 
사위였다.


“아니... 이 분 몸이 안 좋으신거 같아보여서...”
“제가 가족이니까 알아서 할께요. 가보시죠”


그 여자가 사위의 말에 몸을 돌려 사람들 속으로 사라진다. 다행히 아직 물건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듯 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 여자로 인한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돌아서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 아니었다. 갑자기 물건이 하나 사라졌음을 발견하고 되돌아 올수도 있다. 그녀로 인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그보다 더 큰 두려움과 불안감이 나를 엄습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큰거네요...”


내 귓가를 속삭이는 사위의 목소리...
사위의 손이 물건을 품은 옷위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나는 범행 현장을 들킨 현행범처럼 사색이 되어 그대로 굳어버렸다. 다만 불안감을 이기지 못한 이빨만이 서로 부딪히며 딱딱거렸다.


“장모님...”


사위가 다시 귓가에 속삭인다. 말 소리와 함께 뜨거운 숨결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을 음미하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기에, 나는 흔들리는 시선으로 내 등뒤에 서 있는 사위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사위는 웃고 있었다. 
약간의 비릿한 미소... 아까 차 안에서 마트에 가자고 말하던 그때 룸미러를 통해 본 바로 그 미소였다.
나는 사위의 얼굴과 그 미소를 보면서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나는 그저 아무 변명도 할 수 없는 죄인이었고, 사위는 판결의 권한을 가진 판사처럼 강력한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사위가 당장이라도 내 어깨를 툭 치며 ‘유죄’라고 말하면 곧바로 지옥에 떨어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의 판결이 내려지기만을 기다리는 힘없는 자였다. 
사위는 그런 이 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듯 아무 말없이 예의 그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다만 사위의 손만이 옷 위로 내가 훔친 물건을 어루만진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그 눈빛이 몹시도 잔인하게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사위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마치 내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는듯한 그 눈빛에 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꼼짝 할 수 없는 나... 사위의 얼굴이 천천히 내 귓가로 다가온다.
뜨거운 숨결이 깊은 죄책감과 함께 나를 옭아 맸다.


“이 일... 둘만의 비밀로 해드릴께요...”


두 손이 떨려왔다. 비밀로 해주겠다는 말을 들었으면 응당 기뻐야 할텐데, 전혀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약점을 잡힌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사위의 저 비릿한 미소는 그 약점을 교묘히 이용할 것만 같은 그런 미소였다. 불안감은 더 커져만 간다.
사위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살짜기 웃더니 곧 휴대폰을 꺼내 딸에게 전화를 건다.


“응... 나야 장모님이 몸이 많이 안 좋으신가봐 약국 앞 의자에 앉아있을테니까 다 사고 나올때쯤 전화 좀 해줄래? 내가 모시고 계산대쪽으로 갈게”
“응 그래 자기~ 살것만 빨리 사고 나올께”


사위는 짧게 통화를 마치고는 내 옆에 털썩 주저 앉는다. 불안감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하지만 나는 뱀을 맞닥뜨린 쥐처럼 꼼작할 수 없었다.
어색한 침묵...
나도 사위도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앉아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딸과 남편이 올때까지 사위가 가만히 있어 줄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뱀은 나에게 천천히 그 긴 혀를 가져다 댄다.


“흡”


내 입에서 짧은 외마디 소리가 터져나왔다.
사위의 손이 내 무릎위에 툭 하고 내려앉았기 때문이었다. 의자에 앉아서인지 입고 있던 치마가 무릎 위로 살짝 올라와 있었는데, 사위의 손이 그쪽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아...”


사위의 손이 내 무릎을 천천히 매만진다. 몹시도 따듯하다. 하지만 나는 그 열기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여전히 내 주위론 사람들이 번잡스럽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사위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 했다. 무릎의 맨살을 쓰다듬는 사위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 


“조금 놀라신거 같은데 진정하세요”


말 만 들으면 당황해 하는 나를 달래려는 것 같지만 그 손길은 놀란 장모를 안심시키려는 손길이 아니었다. 여자의 맨다리를 만지려는 사내의 음흉한 손길이었다.
치욕과 분노로 온몸이 떨려왔다. 마음 같아선 곧바로 따귀를 올려 붙이고 싶은 심정이다. 아니 이 손이 조금만 더 허튼 수작을 하면 난 막바로 따귀를 올려 붙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내 무릎을 어루만지던 사위의 손가락중 일부가 치마속으로 살짝 들어온다. 나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사위에게 따귀라도 때릴 심산으로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그런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사위의 한마디...


“근데 왜 그러셨어요?”


살짜기 들렸던 손이 다시금 의자위로 떨어진다. 사위의 손은 무릎이 아니라 무릎 옆의 살 부분을 어루만지기 시작했고, 다른 한 손은 내 어깨를 감쌌다. 마트 한 가운데에서 벌어진 사위의 대담한 행동에 나는 치욕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치욕스러움 만큼이나 나를 당혹스럽게 만든건 바로 사위의 손이 닿자마자 느꼈던 온기와 희미한 쾌감이었다. 


[미친놈!!! 천하의 불한당!!!]


사위를 향해 욕지기라도 퍼부어주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나를 당혹케하는 이 야릇한 감정을 잠재우고 나의 이성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비릿했던 사위의 미소는 어느새 능글맞은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내 약점을 붙잡고 흔드는 그 모습이 영락없는 악당의 모습이다. 내 어깨에 올려져있던 사위의 손이 서서히 내려오더니 내 허리를 감싼다. 허리춤에서도 약간의 미열이 느껴진다. 아직은 미약한 온기에 불과하지만, 허리를 지나 심장을 관통하고 하체까지 이어진다면 금방이라도 대 폭발을 일으키고야 말 그런 온기가 느껴진다.

내 몸은 사위의 품에 안겼던 처음 그 순간부터 나조차도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화약고로 변해버렸기에 나는 두려워졌다. 작은 불꽃일지언정 그것이 제대로 발화되었을 때의 나는 아마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내가 될 것이다. 도벽만으로도 난 이성의 제어라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이미 깨닳은 바 있었기에, 그런 예상은 충분히 실현 가능했고, 가까이에까지 다가와 있었다.

내 무릎을 손으로 더듬으며 다른 한손으로 내 허리춤을 끌어당기는 사위...
누군가 우리의 뒷모습만 본다면 아마 사위와 장모가 아니라 연인이라고 착각할 지도 몰랐다. 그 정도로 사위느 내게로 자신의 몸을 밀착해 왔다.


[떨어지라구!! 떨어져...]


참을 수 없는 분노... 그리고 외침! 
하지만 참아야만 하는 아니 참을 수 밖에 없는 극단적인 상황...
나를 구원해 줄 수 있는건 매장안에서 장을 보고 있는 남편과 딸 뿐이었다. 그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었다. 
이 얼마나 무기력한 상황인가?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을께요”


사위가 마치 뱀처럼 속삭여 온다. 
허리까지 내려온 손은 어느새 내 골반을 쓰다듬는다. 나는 뱀 앞에 선 쥐였다. 꼼짝 도 할 수 없었고, 그저 이 치욕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사위는 마치 잡아논 먹이를 먹지않고 장난을 치는 뱀처럼 나를 보며 웃을 뿐이다.


[그래... 마트에서 지가 날 설마 어쩌려고...]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정작 두려운건 마트를 나간 이후부터였다. 벌써부터 노골적으로 내 몸을 더듬든 사위가 이 일을 그대로 묻어둘리는 없었다. 이것을 약점으로 삼고 계속 내게로 접근해 올 것이다. 과연 내가 그런 사위의 손길을 뿌리칠 수 있을까?
그러나 더 두려운 것은 내 약점을 잡고, 나를 뒤흔들려는 사위가 아니었다.
끔찍스럽고 고통스럽게 느끼는 것이 정상인 이 상황에서 사위의 손길을 통해 온기를 느끼고 희열을 느끼는 내 자신이 더 두려웠다. 심장이 자꾸만 두방망이질을 치고, 입이 바짝바짝 말라왔다. 어느새 반쯤 치마속으로 들어온 사위의 손이 이번엔 반대쪽 다리를 더듬는다. 나는 숨이 막혀왔다.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때마침 울려온 전화벨 소리에 나는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딸의 전화인 듯 했다. 사위는 곧바로 내 무릎을 더듬던 손을 빼내고 전화를 받는다.


“응... 지금 갈게 얼른 계산하고 나와 응 7번 계산대 알았어 갈께! 자 장모님 그럼 가시죠?”


저 더러운 입에서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장모님이란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올수 있을까? 나는 극도의 수치심에 아무 말도 하지 못 하고 사위를 노려보았다. 그것은 내 나름대로의 저항이자 사위를 향한 비난이었다. 하지만 사위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 화사하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어서 가시죠 제가 다시 부축해 드릴까요?”
“아.. 아니!!”
“괜찮아요 장모님 가시죠”


내 사양에도 불구하고 사위는 나를 안아 올린다. 사위의 한쪽 손이 다시금 내 어깨를 잡아 당기고 몸의 일부가 사위와 밀착된다. 내 딴엔 그것을 피하기 위해 몸을 틀어보았지만 되려 엉덩이만 뒤로 뺀 요상한 자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장모님!! 7번 계산대는 저쪽입니다. 아 참!! 품 안에 넣고 계신 그 물건은 일단 저한테 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사위가 나를 보며 찡긋 윙크를 한다. 그리고는 내가 훔친 그 물건을 내 품에서 꺼내 제 주머니에 넣는다. 나의 약점이자 당시의 증거를 확보하려는 듯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사위의 행동에 반항도 거절도 할 수 없었다. 
어느새 마트 저 쪽에서 무언가를 잔뜩 실은 카트와 함께 딸과 남편의 모습이 보이고, 딸은 나와 사위를 향해 손을 흔들어 댄다. 누가 보아도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 속에 내 모습은 없었다. 사위의 부도덕한 욕망에 치욕을 느끼면서 또 동시에 미약하나마 희열을 느끼는 이중적인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 겉으론 평온해 보였지만, 그 뒤엔 엄청나게 큰 화약고가 있다. 불꽃을 들고 있는 건 사위였고, 그가 그 불꽃을 가져다대려 할때마다 나는 숨죽인 채 바라보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난 단지 내 가정을 지키고싶은 연약한 여자일뿐이다.


마트 주차장을 나와 차를 타고 가는 내내 나는 몹시도 불편했다. 안그래도 마트에 오기전까진 룸미러를 통해 힐끔힐끔 나를 훔쳐보던 사위가 이젠 아예 대놓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내 다리와 내 몸을 훑어보고, 당당하게 나와 눈을 마주친다. 이제 눈이 마주쳤을 때 피하는건 나 였다. 사위의 눈이 내 몸을 훑을 때마다 마치 알몸으로 발가벗겨진 채 치부를 내 보이기라도 하듯 수치스럽다. 하지만 남편과 딸은 아무것도 모른채 그런 내 표정을 보며 몸이 안 좋아 보인다며 걱정이다. 내가 눈을 피하자 사위의 시선은 또 다시 내 치마속으로 꽂힌다. 나는 그 시선에 또 한번 발가벗겨진 듯한 기분을 느끼며 재빨리 치맛단을 끌어내린다. 왜 내가 이토록 극렬한 신호를 보내건만 딸과 남편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걸까? 그들이 원망스러웠다. 이 상황을 초래했고,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오직 사위만이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지을 뿐이다.
마치 먹이를 붙잡은 채 장난치는 뱀의 모습으로...


[어떻게하지? 어떻게 해야하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린다.


[솔직하게 말해버릴까? 사위가 널 여자로 보고 있다고 말야!]
[바보같이! 누가 믿겠어 그걸!!!]
[아니야 말해버릴래 그까짓 도벽쯤이야 이해해 줄꺼야!]
[딸과 사위를 이혼시킬 셈이야?]
[저런 부도덕한 인간과 사느니 이혼하는게 차라리 나아!!!]
[네 딸이 불행해질꺼야!!]
[지금 이 상황을 유지한다고 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안정을 요구하는 보수적인 나와 상황을 타개하려는 적극적인 내가 두 개의 자아로 나뉘어 내 안에서 치고 받는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결론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생각 하나가 내 심장에 날아와 꽂힌다.


[그래도... 무릎을 더듬을 때... 좋지 않았어?]


얼토당토 않은 생각이 내 의식을 잠식한다.


[부축해주겠다면서 안을 때 좋지 않았냐구!]


문득 내 몸에 밀착된 사위에게서 느꼈던 따듯한 온기가 떠올랐다. 사위가 무릎을 더듬었을 때 느꼈던 당혹감과 수치스러움이 덮어놓은 작은 희열이 감기전의 미열처럼 다시 나를 달궈댔다.


[안기고 싶어...]


사위의 잘생긴 얼굴과 그날 밤 보았던 커다랗고 단단해 보이던 그 물건이 다시금 내 망막을 사로잡는다.


“여보 열도 좀 나는 것 같은데?”


나의 어처구니없는 망상은 다행히 남편의 한 마디로 그것이 처음 떠올랐을때처럼 사라질때도 순식간에 흩어진다. 있을 수 없는 상상이다. 나는 다시 한번 나를 원망해 본다.


“그러게 엄마 얼굴이 지금 빨게... 열나는거 아냐?”


걱정스러운 딸의 말에 나는 재빨리 호흡을 가다듬으며, 나를 진정시켰다. 말도 안되는 망상에 빠져 허우적거릴때가 아니었다. 나는 진실을 털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 상황을 타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사위의 꼭두각시가 될 순 없었다. 딸과 남편이 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진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금의 나를 멈출 수 없을 꺼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야 털어놔!!! 말해버려! 사위가 너를 능욕하려 한다고!]
[그만둬 네 딸이 불행해져... 봐 지금도 널 걱정하고 있잖아]
[저런 파렴치한과 사는게 정말 행복일까? 지금이라도 빨리 둘을 헤어지게 하는게 더 현명한 선택일지도 몰라!]
[글세 하지만 절대 네 남편과 딸은 그 말을 믿지 않을꺼야! 네 사위는 그들에게 만큼은 철저하게 완벽한 사람이니까]
[안돼! 이대로 그만 두면 모든 것이 망가질꺼야! 내 삶! 내 가족, 내 행복 모든게 말이야!!]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더러운 욕망에 내 몸이 더 길들여지기 전에... 모든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내가 도벽에 빠진 형편없는 아내요 엄마가 될 지언정, 사위에게 약점을 잡힌 채로 그의 꼭두각시가 될 순 없었다. 예전처럼 여자가 이혼을 한다고 해서 손가락질 받던 시대는 지났지 않은가? 내 딸이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나는 일단 모든걸 폭로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엄마.. 감기라도 걸린거 아냐? 약 먹어도 계속 그래?”
“아... 그게... 내가... 지금 이 말을... 해야 할지 말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왜 당신 뭐 할말있어? 아까부터 표정이 좀 심각하더니...”
“나 당신하고 민서한테 할 말있어...”


나는 용기를 내야했다. 모든 불행의 씨앗을 애초부터 막아내는 것이 모두를 위해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자... 장모님 뭐 그... 급한 얘기 아니시면 집에 도착하신 후에... 그때 하시죠!! 미... 민서 너도 장모님한테 뭐 할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
“아! 그치?”


다급히 끼어드는 사위의 목소리... 이 차안에서 오직 나만이 그 이유를 안다. 룸미러를 통해 본 사위의 얼굴이 초조하다. 제 아무리 대담한 놈이라도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아마 걱정되겠지...


“엄마! 좋은 애기야 나쁜얘기야?”


딸이 물어온다. 마음같아선 좋은 얘기 나쁜얘기 수준이 아니라 그냥 끔찍스럽고 경멸스러운 얘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좋지 않은 애기야...”
“큰일이네... 난 좋은 소식하나 알려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좋은 소식부터 듣는게 낫겠지?”


딸이 나와 남편을 바라보며 활짝 웃는다. 혼란스러운 나와 달리 남편은 뭔가 떠오른 것이 있는지 만면에 웃음을 띄며 딸에게 묻는다.


“좋은 소식? 뭔데? 얼른 말해봐라 응? 혹시 민서 너 설마!!!”
“맞아 아빠... 나... 히히히”


딸을 이혼시키더라도 모든걸 밝혀야겠다고 생각한 나... 딸의 말에 나도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제발 그 말만은 아니길 바랬다.


“나 임신했어요~ 몰랐는데 벌써 3개월 정도 됐다나봐! 놀랐죠?”
“와아아~~~ 잘했다 우리딸! 이야! 드디어 내가 할아버지가 되는구나!! 그래 손녀니 손자니!!”
“아이참! 아직 그건 안나왔어 좀 더 지나야 나온다구~”
“흐흐흐흐 축하한다 민서야 축하하네 최서방!!”
“감사합니다 장인어른”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마치 축제라도 벌어진 듯 화기애애하다. 띵한 충격과 함께 오직 나만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아이가...]
[임신한 딸을 이혼시키기라도 할 생각이야?]
[하... 하지만]
[넌 자유로워지겠지만 네 딸은 불행해지겠지!]
[그... 그래도...]
[너처럼 아빠없는 자식으로 평생 살아가게 만들 참이야!!]


내 표정은 일그러졌다. 무당이던 엄마... 그리고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살았던 내 유년시절이 떠올랐다.


[아빠 없는 자식...]


무녀인 엄마만이 아닌 정상적인 아빠가 있었다면 내 인생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이미 샐수도 없을만큼 많이 해봤다. 이제 그런 고민을 내가 아닌 내 딸의 아이가 하게 될 거란 생각에 내 표정은 형편없이 일그러진다.


“엄마 괜찮아? 별로 안 기쁜가보네?”
“에이! 민서야 엄마가 왜 안 기쁘겠니? 아까부터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렇겠지 안그래 여보? 와아~ 진짜 잘됐다. 하하하 내가 할아버지라니”


남편의 말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올려본다. 하지만 일그러진 표정으로 인해 입꼬리만 올라간 내 얼굴은 더 기괴한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그런 나를 보며 사위가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장모님 예쁜 딸을 제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서랑 저 잘 낳아서 키우겠습니다”


초조해 하던 사위의 표정은 어느새 밝게 웃고 있다. 


[더러운 놈!!! 짐승만도 못한 놈!!! 내 딸이 제 새끼를 베고 있는데!! 어떻게 나한테!!!]


나는 다시금 분노가 밀려왔다.
내 딸을 품고, 아이를 임신시킨 놈이 어떻게 장모인 내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그나저나 엄마 할 얘기는 뭔데? 나쁜 소식말야”
“아... 그... 그게...”
“뭔데 말해봐! 제 아무리 안 좋은 소식이라도 우리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다는 얘기보다 더 슬플려구! 하하하하”


남편과 딸의 환한 표정을 보자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려던 사위에 대한 고백이 다시 깊은 곳으로 쳐박힌다. 딸의 임신을 저렇게나 기뻐하는 사람들에게 난 그 아이가 더 이상 축복받을 수 없는 아이라는 말을 할 순 없었다.


“그... 그게...”
“장모님 요즘 홈쇼핑 매출이 좀 안좋다던데 혹시 그것하고 관련된 이야기이신가요?”


사위가 타이밍 좋게 치고 들어온다. 나는 그런 사위의 능수능란함에 치가 떨렸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런 사위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아... 그래...”
“왜? 엄마 혹시 짤렸어?”
“그런건 아니지만...”
“매출 안 좋아서 다음 편성때는 좀 힘든가보지? 나도 듣자니까 홈쇼핑쪽도 다음 분기쯤에 개편이 있다고 하더라고! 민간방송은 그게 문제야! 그냥 아주 매출에 목을 건다니까! 당신도 알지 내 후배 신PD 그 친구도 돈 많이 준다고 케이블쪽으로 갔는데, 시청률 안나오니까 요즘 찬밥 신세라더라구! 하지만 뭐 어때! 나도 있고 우리 딸도 있고 사위도 있는데! 까짓꺼 기분 나쁘게 굴면 좀 쉬어 당신도! 뭐가 문제야 재충전도 하고 또 기회봐서 다시 시작하면 되지 뭐!”
“아... ”
“그래 엄마 힘내!!!”
“장모님 제가 잘 아는 선배가 홈쇼핑쪽에 계신데 혹시 지금 계신곳이 불편하시면 언제든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대학때 마케팅 관련 동아리에서 잘 알던 선배라 잘 해줄꺼예요!”
“그... 그러지...”


난 입을 다물었다.
내 용기 있는 고백도 그렇게 다문 입속에서 메아리쳐질뿐 조금도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했다. 깊은 절망감이 몰려왔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고개를 떨군 채 힘없이 앉아있는 나... 기뻐하는 딸과 남편... 그리고 룸미러 속에서 알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사위가 있었다.
나는... 내 가정을 송두리째 불태워버릴 불씨를 안은 채,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깊은 밤... 나는 주체할 수 없는 고민에 휩싸여 잠을 설치고 있었다.
코까지 골며 잠든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기쁨을 나누면 두배가 되고 고민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데... 나에 이 고민은 남편은커녕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절대적인 비밀이었다. 감히 어떻게 사위가 내게 음욕을 느낀다는 사실을 입에 올릴 수 있단 말인가? 죽었다 깨어나도 내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거실 진열장에 남편이 진열해 놓은 술이 떠올랐다. 남편이 조금 마시다가 밀봉해놓은 와인... 그걸 한잔 마시면 잠시나마 이 고민을 잊고 잠을 청할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문 앞에 선 나는 문고리를 붙잡은 채 잠시 머뭇거려야 했다. 
깊은 밤 고요한 거실에서 들려오는 나직한 발소리가 안그래도 잔뜩 예민해져있는 내 발길을 잡아 끌었다.


[누구지? 민서인가?]


나는 평소에도 민서가 새벽에 깨어 물을 마시곤 했던 것이 기억났다.


[아마도 부엌에 가는 거겠지?]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1층 욕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민서가 1층 욕실엔 왜... 서.. 설마?]


나는 문득 사위가 내려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어 거실을 바라보니 욕실 문틈에서 새어나온 선명한 빛줄기가 보인다. 나는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았으면서도 그것이 분명 사위일꺼라고 직감했다.


[도대체 왜... 분명 화장실은 2층에도 있는데... 왤까?]


나의 호기심이 나를 자극한다. 하지만 문을 열고 그것을 확인할 용기따윈 내게 없었다. 그렇다고 좁디 좁은 욕실 문틈 사이로 안쪽을 훔쳐 보는 것 역시 불가능했다. 나는 내가 왜 그것이 궁금한 것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조차 잊은 채 무언가에 홀린 듯 살며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집 뒤편으로 가면 욕실 창문이 있어... 조금 높긴 하지만 발판 같은걸 놓고 올라가면 보일지도 몰라]


왜 그래야하는지도 모른 채 나는 무작정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 깊은 새벽녘인지라 밖은 몹시도 어두웠지만 내 걱정은 혹시나 문이 열리는 소리를 사위가 듣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 뿐이었다. 
발소리를 죽인 채 서둘러 집 뒤편으로 향했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나는 곧 적당한 크기의 양동이를 발견하곤 거꾸로 뒤집어 발판을 마련했다.


[도대체... 최서방은...]


나는 뜨거운 탐구욕을 발휘하며 양동이 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집 뒤편은 지대가 낮아서인지 창문틀에 눈을 가져다대기엔 키가 조금 자랐다. 결국 나는 무슨 호두까기 인형에 나오는 발레리나처럼 까치발을 들고 선 뒤에야 만족할만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헉!!!!!!!!!!!]


내 동공이 몇 배로 확대됐다. 심장도 콩닥콩닥 요동친다.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얼굴이 순식간에 화끈거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시선을 떼지 못한 이유는 그곳에 내가 그토록 열망하던 사위의 그것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이 삼켜졌다. 흡사 하늘이라도 찌를 듯 발기된 사위의 그것이 다시금 내 동공에 아로새겨졌다. 붉게 충혈된 버섯모양의 귀두와 그것을 받쳐든 단단한 기둥이 나를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밑둥부터 불거져 올라간 음경의 힘줄들이 그 탁월한 남성성을 자랑하고, 검붉은 색채가 나를 매혹시켰다. 나는 발 끝에 힘을 더 모으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 아름다운 광경을 눈에 담고자 창틀에 매달렸다.


“하아아... 하아아... 아아...”


변기에 걸터앉은 사위는 그런 내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스로의 행위에 심취해 있었다. 두 눈을 감은채 연신 위아래로 자신의 물건을 쓰다듬는 사위... 사위의 손이 제 물건을 스쳐 지나갈때마다 마치 그것이 내 하복부로 돌진해 오듯 내 안에서 애액이 넘실거렸다. 


[그 날... 내 방에 몰래 들어온 사위... 그때도 아마... 저랬던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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