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8일 일요일

모녀이야기 - 6부

6. 동거

“엄마 저 할 얘기가 있어요...”

저녁을 먹다 민주가 엄마에게 얘기를 꺼냈다.

“뭔데?...”
“저기...아니다 밥 다 먹고 얘기 할게...”
“싱겁긴...”

밥을 다 먹고 선정은 딸과의 대화를 위해 과일을 들고 거실로 나왔다.

“어디 우리 딸이 엄마한테 무슨 할말이 있을까?...”
“저기...엄마!...진수 알지?...”
“이진수?...갠 왜?...끝났다며?”
“저기...그게 있잖아...실은...계속...만나기로 했어...”
“뭐?...”

선정은 다소 놀란 얼굴로 민주를 처다봤다...

“그게 있잖아...몇번 더 만나보니깐 그렇게 나쁜애 같지 않더라구...
그래서 요즘에는 같이 공부도...”
“그래...좋아...민주가 남자친구를 사귀는대는 엄마도 반대하지 않아...
하지만 엄마가 알고 있는 진수라는 애와 건전한 친구로 지내기는 좀 그렇지 않니?...
“아니야...진수 그런 애 아니야...”
“음...”

선정은 걱정이 앞섯다...

‘지금 민주는 엄마에게 용기를 내어 진수의 일을 얘기하는 걸텐데...
여기서 잘못 말했다가는 민주가 않좋은 쪽으로 빠질 수도 있어...
어떻게 하지...어떻게...
자연스럽게 진수와 멀어지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좋아 그럼...”
“정말?...고마워 엄마...”
“하지만 조건이 있어...”
“조건?...무슨 조건?...”
“내가 알기로 진수가 반에서 중하위권을 하는걸로 아는데,
정말 진수가 괜찮은 애라면,
요번 기말고사때 반에서 10등안에 든다면 엄마도 너희둘 교제를 허락해 줄게...”
“반에서 10등?...그건 좀...”
“그래야 엄마도 진수가 가능성이 있는 애라는 걸 알 수 있을 테니까...어때?...”
“솔직히 자신은 없지만 알았어 해 볼게...
대신 엄마도 진수가 반에서 10등안에 들면 아무말 없기다...알았지?”
“알았어...엄마도 약속할게...
아!...한가지 더 민주도 전교에서 10등 밖으로 밀려나면 않되...알았지?...”
“그건 걱정마...히히히”

그렇게 그날 모녀간에 모종의 약속이 있었다.

민주는 진수에게 모든 사실을 말한 뒤 다음날부터 방과 후 곧장 진수에 집으로 갔다.
진수는 민주와 함께 저녁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좋기는 했지만,
반에서 10등은 좀 부담이 됐다.

한편 약속이 있은뒤 몇일 후 진수에게 전화가 왔다.

“정수구나...”
“저기...아줌마...저 한동안 전화 못할 지도 몰라요...
아니 이제 전화 않할지도 몰라요...”
“그게 무슨 소리니?”

진수는 예전과 달리 반말도 하지않고 조금은 얌전해진 말투였다.

“실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제가 이런거 한다는걸 알면 기분 나빠할 거예요...
그리고 이제부터 할 일이 생겼거든요...”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선정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런 진수가 싫지 않았다.

“그래?...선생님이...아니 아줌마가 좀 서운한데?...
그래도 정수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런다니 어쩔 수 없구나...
그동안 이 아줌마 기분 좋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
“죄송해요...그동안 아줌마에게 함부로 대한거 사과 할께요...
그리고 가끔...아주 가끔 생각나면 전화 드려도 되죠?”
“아니...아줌마는 그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줌마도 정수를 잊고 이제 이런 짓 그만 해야 겠다...”

선정은 마치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진수는 변해 있었다.
전화를 끊고 선정은 의외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건가?...그동안 진수가 있어서 외로움을 달래곤 했는데...’

학교에서도 진수의 행동은 많이 틀려졌다.
예전처럼 자신의 몸을 ?어 보거나 치마속 사진을 찍는 따위의 일은 없었다.
오히려 그동안 뒤쳐졌던 수업을 따라오기 위해 열심히 하는 듯 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점수가 나오던날...
선정은 2반 담임에게 학생들 성적표를 건네 받았다...

‘12등...’

자신이 요구한 등수는 비록 10등 안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런 성적을 올린다는 것이...
선정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수라는 애를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민주는 집에 오자마자 엄마를 찾았다.

“엄마!!!...어딧어?...”
“화장실...잠깐만...”

화장실을 나오는 엄마를 보자 민주는 다짜고짜 물었다.

“몇등이야?...”
“그러는 너는...성적표 나왔니?”
“아직 않나왔는데...근데 선생님이 성적 많이 올랐다고 특별히 알려줬어...
나 전교 3등했데...히히히...진수는?...진수는 몇등했는데...”
“12등...”
“뭐?...아닌데...시험 잘봤다고 했는데...”

민주는 진수가 12등 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울상이 되었다.

“좋아!...특별히 엄마가 인심›㎢?..너희 둘 교제 허락할게...”
“정말?...정말이지?...고마워 엄마...”
“대신...이상한 짓 하고 다니면 않되?...알았지?...”
“으...응...”

민주는 이미 갈때까지 간 상황이었지만 엄마에게는 차마 거기까지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요번주 토요일날 한번 보자고 해...엄마랑 셋이서 외식하자...”
“고마워 엄마...”
“너 근데 엄마가 수학선생이라고 진수한테 얘기 했니?”
“아니...아직 얘기 않했어...”
“그때까지 절때로 비밀이다...알았지?...”
“응...엄마...”

민주의 전화를 받은 진수는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토요일...
진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갔다.
음식집 문앞에서 민주가 기다리고 있었다.

“진수야...”
“어...내가 좀 늦었나?...”
“아냐...우리가 좀 일찍온거야...들어가자 엄마 기다리고 계셔...”
“나...나...괜찮아?...”
“응...멋있어...히히히”

음식점으로 들어서서 진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서...서...선생님?...여긴 어...어떻게...”
“우리 엄마야...”
“머...뭐?...”
“어서와...이 장난꾸러기 녀석...앉아...”

진수는 민주의 엄마가 선생님이라는 사실에 하늘이 노래지는 현기증을 느꼈다.
주문을 하고 선정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뭐야!...어떻게 된거야?...”
“미안해...처음에 말 할려구 했었는데...”
“그...그럼 선생님이 내 싸이도 들어가 봤어?”
“아니...아니야...그걸 어떻게 보여주냐?...암튼 이제 다 지웠으니 앞으로는 그러지마...”
“미...미안해...난 그냥 호기심에...”

그렇게 셋의 첫 만남은 시작됐다.
진수는 가족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1년정도 있으면 엄마만 인천으로 다시 올라오실 거예요...”
“그렇구나...그런 일이 있었구나...”
“엄마!...그래서 말인데...진수 그때까지 우리집에서 지내라고 하면 않되?...”
“우리집에서?...”
“응...아줌마가 있긴 하지만 음식도 입에 않맞는다고 그러고...
또 밤이 되면 집에 혼자있잖아...”
“그건 좀 생각해 보자꾸나...”
“그렇게 하자...방하나 남는거 있잖아...응...엄마...”
“그래도 진수네 부모님 한테도 상의를 해 봐야하고...”
“선생님 댁에서 지낸다는데 반대할 부모님이 어딧어...
그리고 우리집에도 이런 남자 하나쯤은 있어야 밤에 않무섭지...
응?...엄마 그렇게 하자...응?...”
“녀석두 참...알았다 내가 내일 진수네 부모님과 통화를 해 보마...”
“정말?...와~...신난다...진수 너두 괜찮지?...”
“으...응...그렇기는 한데...”

진수는 순간 선생님 댁으로 들어가면 지금까지 누려왔던 자유가 박탈 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민주와 같이 생활 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동요가 일었고,
결정적으로 선생님과 함께 생활한다는 생각에서 진수는 마음을 굳혔다.

다음날 선정은 부모님께 전화를 하자 진수 부모님들은 대 찬성을 나타냈다.
주말을 이용해 진수의 짐들을 옴겼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선정은 아이들을 거실로 불렀다.

“이제 진수도 우리 가족이 됐으니까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한가지 당부 해 둘게 있다.
첫 번째로 지금에 성적은 유지를 해 줬으면 하는 구나...
두 번째로 내가 너희들 교제를 허락하긴 했지만 너희들 신분이 지금 학생임을 명심해서,
도를 지나친 행위는 없었으면 한다.
우선 이 두가지는 진수가 이곳을 나갈 때 까지 지켜 줬으면 한다.
더불어 지금까지 여기는 여자들만 생활하던 곳이라 진수가 좀 불편하더라도 이해해주기 바래...
이정도 쯤은 해줄 수 있겠지?...”
“네...”
“네...”

이렇게 해서 세사람에 동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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