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5일 일요일

이모 접수 - 5부

지희가 잠에서 깬 듯 부스스 일어났다.

“자기야. 카드 그냥 가져가면 안 돼. 상품 촬영 항거는 두고 가야징.”

갑자기 지희의 목소리가 나긋나긋해졌다. 코맹맹이 소리로 나를 자기라 부른다.

내 머릿속이 텅 비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팔을 꼬집어보아야 했다.

상품 촬영한 사진을 챙기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카드를 뺏기 위한 술책인가?

여우같은 년이 무슨 술책을 쓰는 것 같아 나는 바짝 긴장을 해야 했다.

“카드는 하난데 상품 사진을 어떻게 줘요? 카드를 분질르까?”

“아이! 자기는! 상품 사진만 카메라에 옮겨 놓고 가면 되잖아요.”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꿈은 정녕 아니었다. 입꼬 버꼬의 도도한 사장이 나에게 존대를 하고 있었다.

“좋아. 사진 찍은 거 지우면 새로 또 찍으면 되지 뭐. 그니까 지우지마요.”

“걱정 마요. 상품만 옮길 테니깐.”

나는 메모리 카드를 지갑에서 꺼내 지희에게 넘겨주었다.

지희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카드를 리더기에 꽂고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기 시작했다. 나도 벌거벗은 몸으로 지희의 옆에 붙어 있었다.

나체 사진을 지우면 안 되니까 감시를 해야 했다.

10기가짜리 메모리를 옮기는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희는 다소곳이 앉아서 기다리고

나는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아야 했다. 밋밋한 시간이 잠시 흘렀다.

“어떻게 그렇게 힘이 좋아? 나 보지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지희가 손끝으로 내 성기를 툭 건드렸다. 나는 움찔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시선은 DSLR 폴더에 꽂아 놓고.

지희가 의자를 빙글 돌리더니 내 족으로 몸을 돌려 마주 앉았다.

“변강쇠야. 변강쇠. 지희 오늘 몇 번이나 까물어 칠뻔 했어요. 자기야아!”

지희는 손을 쭈욱 뻗더니 오른 손으로 내 성기를 감아 쥐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엉덩이만 뒤로 빼고 있었다.

“자기야. 업로드 하는 동안 우리 함 더하까?”

나는 지희의 태도에 정신이 없었다. 여우에게 홀렸나?

지희의 행동에 나의 성기는 다시 썽을 내고 있었다.

어느 새 재ㅣ희가 양손으로 나의 성기를 잡고 키스를 날리고 있었다.

나는 지희의 다리와 등을 받쳐 번쩍 안고 침대로 갔다.

침대위에 지희를 사뿐히 내려놓으니 지희가 내 목을 틀어 안고 내 귀를 찾는다.

“자기야. 누워 봐요. 내가 애무해 줄게. 아까는 아파 죽을 뻔 했어요.”

나는 순순히 침대에 누웠다. 지희는 내 위에 엎드려 성기를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혀로 온 몸을 탐색해 나갔다. 이마에서 발끝까지

지희가 내 몸에 침을 바르기 시작했다.

새가 모이를 쪼듯이 입술로 쪽, 쪼옥 빨며 혀를 쉴 새 없이 굴리고 있었다.

한 손은 나의 불알을 주무르고 한 손은 내 젖꼭지를 아우르며 지희는 스스로 흥분하고 있었다.

발딱 선 젖꼭지가 지희의 움직임에 따라 내 허리를, 배를, 어깨를 간질이고 있었다.

지희의 입술이, 지희의 혀가 온 몸을 휘저어도 지희의 양 손은 내 젖꼭지와 불알에 매달려 떨어질 줄 몰랐다.

지희의 입술이 이마를 거쳐서 코를 빨고 콧구멍을 혀로 핥아내고 볼에서 잠시 머물더니 입술로 다가왔다.

나는 좋아서, 순전히 좋아서 입술을 헤 벌렸다. 지희의 혀가 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침이 흘러 들어왔다.

나도 마중을 했다. 내 혀로 지희의 혀를 휘감았다. 두 개의 혀가 내 좁은 입안에서 뒤엉켜 버렸다.

진한 키스가 끝나고 지희의 혀가 내 턱을 핥는데 이마가 간질 거렸다.

지희의 입술이 나의 배꼽을 삼키려는 듯 빨아 제치는데 양 쪽 다리가 꼬였다.

지희의 혀는 허리를 거쳐 허벅지로 내려가면서 자지에는 침범치 않았다.

허리에서 가운데로 다가 오는 듯 하더니 허벅지로 내려가 버렸다.

다시 오겠지. 다시 오겠지 했지만 지희의 입술은 허벅지를 타고 무릎으로 내려갔다.

지희의 혀는 내 무릎을 핥으면서 내 심장을 날뛰게 했다.

무릎이며 종아리를 핥아내려 가는데 나는 가슴이 뜨거워지고 몸이 꼬였다.

경험 많은 유부녀의 완숙미에 나는 초죽음이 되고 있었다.

순진해 빠진 미애와는 비교가 되지 못했다.

미애와는 ‘일케 해주까?’ ‘이건 어때?’ 하며 상호 소통으로 보완을 해 갔다면

지희와는 말이 필요 없었다. 지희의 광적인 움직임에 나는 느끼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지희의 현란한 움직임에 나는 저절로 반응이 일어났다. 참을 수 없는.

이 여자 지희. 입꼬버꼬 쇼핑몰의 여사장. 알 수 없는 여자였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속을 볼 수 없는 여자.

도도하고 거만하고 냉철하고 지성과 교양만을 앞세우는 여자.

자기 우월감에 남을 무시하는 교만하고 이기적인 여자 지희가 갑자기

행동이며 말투며 태도를 손바닥처럼 뒤집었다.

지희가 내 온 몸을 아우르는 동안 내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이 여자 왜 이러지?’ ‘이 여자 미쳤나?’ ‘어차피 해 뜨면 깜방 보낼 놈이니까 맛이나 실 컷 보자는 거야 뭐야’

지희가 내 뺨을 때리고 내 손에 어깨가 밀려 엉덩방아를 찧던 모습이 떠올랐다.

다시 일어나던 지희는 나에게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나를 잡아먹을 듯이.

자기 손목을 내손아귀에 잡혀 뒷걸음 칠 때는 입에서 온갖 욕설을 토해냈다.

침대에 넘어져서도 몸을 뒤틀고 욕설을 뱉으며 발광을 했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뺨을 세 차례 갈기고부터 조용했었다.

내가 억지로 삽입을 하고 피스턴 운동을 할 때 지희는 흐느끼고 있었다.

그 흐느낌이 신음으로 비명으로 변하면서 지희는 내 몸을 뱀처럼 말아 감고 엉덩이를 들어 나를 도왔다.

그래. 역시 여자와 명태는 두들겨 패야 보드라워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여자 지희는 두들겨 패야 순종하고 복종하는 여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찼다.

내 좆 맛을 보고 반해 버린 건가? 신랑 좆이 영 형편없는가? 지희 보지가 외식을 원하는가?

가만히 누워 있으니 생각이 많았다. 어쨌든 지희의 지금 행동으로 봐서 내가 무사할 것 같았다.

마음을 놓아도 될까? 오늘 일을 없었던 일로 묻게 될까? 이년이 또 생각이 돌변해서

책임을 묻겠다고 설친다면 나는 인생 종 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지울 수는 없었다.

이년을 죽여 버리면 모든 게 숨겨질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지른 일은 죗값을 받아야지. 소중한 목숨까지 뺏을 수는 없었다.

지희와 뜨거운 밤을 보내고 후환이 두려워 죽여 버린다는 것은 내 용기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희는 나의 온 몸에 침을 바르고 내 위에 기마자세로 앉더니 삽입을 시도했다.

나는 누운 채 허공에 손을 뻗었다. 삽입이 성공하자 지희는 상체를 숙이고 내 손을 잡아 자기 가슴으로 끌고 갔다.

나는 지희의 젖통을 쥐어뜯듯이 주물렀다. 지희는 내 위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구멍에 성기를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지희는 장단에 맞추어 ‘좋아!’ ‘좋아!’를 계속해서 외쳐댔다.

지희의 현란한 움직임에 내 성기는 지희의 구멍 깊숙이 발사를 했고 지희는 성기를 구멍에 넣은 채 한참을 내 위에 앉아 있었다.

발사해버린 성기가 쪼글아 들며 구멍에서 나오려고 했다. 지희는 앉은 채 손을 뻗어 사각 휴지통을 들고 왔다.

내 몸에서 옆으로 비켜 앉더니 휴지로 내 성기를 정성스럽게 닦아 주었다.

그리고 한 쪽 다리를 무릎 꿇고 한쪽 다리는 무릎 세우고 휴지로 자기의 아랫도리를 닦았다.

그리고는 휴지를 한 움큼 말더니 구멍을 꽉 틀어막고 내 옆에 나란히 누웠다.

“샤워장이 없어서 어떻게 하죠? 이럴 줄 알았으면 만들어 둘 걸.”

나는 대답을 안했다. 할 말이 없었다. 향연이 끝나고 나니 불안이 엄습했다.

지희 이년이 언제 돌변해서 내 멱살을 잡고 경찰서 가자고 할 지 모른다는 걱정이었다.

옆에 있는 지희는 보들보들한 색녀 건만 나는 고양이 같은 악녀 지희만 상상하고 있었다.

빨리 일어나 메모리칩이나 챙겨 숨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년이 비상벨로 경찰서에 신고해 놓고 그 동안을 즐기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들이 총을 들고 공터를 가로질러 달려오는 상상을 하며 나는 화들짝 일어났다.

옆에 누워 있던 지희가 말릴 틈도 주지 않고 나는 메모리카드를 챙기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자기야앙. 왜 갈려 궁? 급한 일 있어?”

어느새 지희가 달려와 내 가슴에 손을 넣고 몸을 기대며 물어 왔다.

“오늘 죄송했어요. 죗값은 받을게요. 내 인생 종치면 사장님도 끝장나요.”

나는 메모리카드를 지희의 눈앞에 내밀었다.

“걱정마앙. 내가 자기를 어케 하겠어? 걱정 말고 쉬어요.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용.”

나는 지희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지희를 밀치고 쇼핑몰을 뛰쳐나왔다.

배도 고프고 머리도 멍하고 다리도 휘청거리는데 나는 공터를 내달렸다.

자정이 넘어 있었다. 택시를 타고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너 잡아갈 거야 하면 도망갈 텐데. 바른 말 하겠어? 요물 같은 년이 날 안심시켜 놓고 복수하려 할 거야.

내 머릿속에 경찰이 우리 집 앞에 잠복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골목에 내가 나타나면 출구와 퇴로를 막아서서 수갑을 내밀지도 모른다.

나는 중간에 택시에서 내려 PC방을 찾았다. 한밤중에도 PC방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나는 컴퓨터에 메모리칩을 꽂고 지희의 나체 사진을 나의 메일로 전송했다.

내 블로그에 비밀글로 지희의 나체 사진을 업로드 했다.

경찰에 잡히면 메모리칩부터 뺏길 것이다.

사진을 여러 곳에 보관해야 나중에 복수의 칼날을 배들 수 있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불시에 잡혀가도 콩밥 먹고 난 후에라도 복수는 해야 했다.

지희의 나체 사진은 나에게 큰 무기였다. 사진을 메일과 블로그에 저장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에 찝찝함이 남아있다.

경찰이 그 정도 짐작 못할까? 서너 차례만 고문당하면 나는 메일과 블로그를 술술 불어 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포털 사이트에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보내는 메일로 지희의 나체를 보내고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평소 사용하던 메일과 블로그는 추궁도 당하고 조회도 할 지 모르지만

새로운 아이디는 아무도 모를 것임에 안전하리라 확신했다. 내가 떠벌리지 않으면 그 누가 알 것인가.

새로운 아이디의 비번은 미애의 이니셜과 생일 날짜로 했다. 내가 잡혀가면 미애가 면화 왔을 때 복수를 부탁하기 위해서.

지희의 나체 사진을 세 군데 보관해 두고 나는 씩씩하게 집으로 향했다.

컴컴한 골목에서 시커먼 남자들이 뛰어나와 내 팔을 꺾고 수갑을 채우는 불상사는 상상에 그쳤다.

집안에도 매복 형사는 없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쾌재를 불렀다.

그 쫄깃쫄깃한 지희의 구멍. 앙칼진 말만 쏟아내던 그 입술이 그토록 달콤할 줄은 몰랐다.

역시 남편과 수백 번 학습을 해온 지희의 섹스는 나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지희의 구멍을 내가 쑤셨다는 쾌감은 나를 쉬이 잠들지 못하게 했다.

일말의 불안도 가시지는 않았다. 나는 부엌과 방문의 잠금 장치를 확인했다.

유사시에 뛰쳐나갈 들창문도 확인하고 머리를 디밀어 보았다. 머리가 쉽게 들어갔다.

아무리 좁은 구멍이라도 사람의 머리만 들어가면 몸은 충분히 빠질 수 있다는 지식을 어디에선가 본적이 있었다.

새벽이었다. 나는 잠을 청했지만 흥분과 불안이 가로막아 잠은 쉬이 오지 않았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른다.

주변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 보니 내 손엔 수갑이 채워져 있고

경찰 모자를 깊이 눌러쓴 남자가 셋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잠옷을 입은 채 내 침대에 누워 있고 그들은 음흉스런 웃음을 지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 입에는 테이프로 봉해져 있었고 한 놈이 내 이마를 누르고 있어서

내가 발버둥을 쳐봐도 침대를 벗어날 수 없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법정에서 유리한 진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마를 누른 남자가 뱉은 말이었다.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들창문이 보였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머리만 집어넣으면 나갈 수 있었다.

나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누르고 있는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몸을 바르게 들창 쪽으로 굴렸다. 바닥에 덜어졌다가 몸만 일으키면 될 것 같았다.

몸이 침대를 벗어나는데 는 성공했다. 바닥에 쿵하고 떨어졌다. 그런데 아프지 않았다.

몸을 일으켰다. 손목에 수갑이 없었다. 입에 테이프도 없었고 주변에 남자들이 사라졌다.

방안에 나 혼자뿐이었다. 들창으로 따가운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똑 같았지만

벌떡 일어나 들창을 향해 가며 보니 꿈이었다.

꿈속에서 내가 체포가 되었고 탈출한다고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상황이었다.

너무나 생경한 꿈이었다. 너무나 또렷한 꿈이었다.

죄지은 자는 발 뻗고 자지 못한다는 옛 선인들의 말이 하나도 틀림이 없었다.

다행히 이불이 나보다 먼저 침대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있어 다치지는 않았다.

나는 다시 침대로 기어 올라와 결심했다. 날이 밝으면 휴대폰부터 새로 사고

입꼬 버꼬 사장님 앞에 무릎 굻고 빌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용서해 주지 않으면 죗값을 치룰 수밖에 없다는 각오를 했다.

죄지은 자가 도망 다니고 숨어서 사는 고통을 나는 밤새 맛볼 수 있었다.

할 때는 좋았는데 하고나니 겁도 나고 후회도 막심했다.

대리점에 가서 쓰던 번호 그대로 통신사를 바꾸었다.

내 손에 새 휴대폰이 쥐어졌다.

전원을 넣으니 메시지가 연속으로 세통이 들어왔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스타일 쩐다, 난다긴다, 멋내봐에서 차례로 미애의 면접 보자는 통보였다.

나는 미애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야. 목요일 오전에 스타일 쩐다, 오후에 난다긴다, 저녁에 멋내봐에서 면접 보자는데 다른 약속 없지?”

미애는 약속이 있지만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같이 못가니까

자신감 있게 면접 보라고 당부했다. 혹시 할력을 물으면 미애가 좋아하는 고등학교

아무데나 나왔다고 거짓말하라고 일러 주었다. 학력은 참고사항일 분 조회해보는 쇼핑몰은 없었다.

그래도 초등학교밖에 못나왔다고 바른 말해서 점수 깎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나는 사실 다른 약속이 없었다. 같이 가서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지희 때문에, 지은 죄 때문에 지금은 어디에고 나서고 싶지 않았다.

“내가 옆에 있으면 여보야가 한결 편할 텐데. 볼일이 있어서 억하쥐?”

“괜찮아. 혼자서도 잘해요. 면접 한 두 번 봤나? 자기소개라는 프리미엄도 있는데.”

“그래. 가거든 민호 소개로 면접 보러온 미애입니다. 하고 소개 해.”

“알았어. 고마워. 당근 합격이겠지만, 내가 한 턱 쏘께.”

“그래. 한 턱 쏘지 말고 내 앞에 함 누워 있으면 돼. 가랑이 쫙 벌리고”

그 와중에 나는 미애에게 농담을 하고 있었다. 미애와 대화하는 동안은 마음이 편안했다.

“알써. 발가벗고 가랑이 벌리고 누워 있으께.”

옆에 있으면 볼이라도 손으로 찝어 주고 싶었다.

“면접 볼 땐 촐랑거리지 말고 얌전한 척 해.”

“내가 언제 촐랑 거렸나? 얌전이 내 트레이드마크다. 뭐.”

“그래, 그래. 잘 해봐. 좋은 소식 기다릴게.”

“걱정 마. 우리 자기 고생한 보람을 내가 챙겨 줄게.”

사고를 쳤다는 말도 폰이 깨져서 연락을 못했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지희에게 가서 빌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만 그럴 뿐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내 자신이 나를 컨트롤 할 수 없었다. 아무 버스나 타고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계획을 잡고 실천에 옮긴 것은 아니었다. 머리는 텅 비어 있고 몸에는 기운이 없었다.

무기력증인가? 짧은 지식에 생각나는 것은 그 말 뿐이었다.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나는 줄을 서서 표를 끊었다. 고모 집에 가는 차표였다.

마음먹고 한 행동은 아니었는데 몸이 그렇게 움직였다. 고모가 보고 싶었나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지희의 썽난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잊으려 할수록 더 생각났다.

고모에게 이실직고하고 의견을 구하고 싶었다. 나체 사진까지 털어놓고 고모의 고견을 들어보고 싶었다.

고모는 한평생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으니 방편도 있을 것이고 합의점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이 다시금 서러웠다.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보고 싶어 눈물이 났다.

“아이구. 우리 모델 왔구나. 장가보내야 할텐 디. 어서 가서 고모부한테 인사 드려라.”

고모는 설거지 하다가 행주를 손에 쥔 채 달려와서 그대로 내 양손을 잡았다.

나는 거실로 들어가 고모부께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래 왔구나. 전화라도 한 번씩 하지. 네 고모가 걱정이 마를 날이 없다.”

“죄송합니다. 마음은 있는데 잘 안되네요.”

‘바르게 살고 있재? 나쁜 짓 안하고.“

“예.”

“너는 나쁜 짓 하면 안된다. 다른 사람과 달라서 부모 없다는 욕을 먹는단 말이다.”

지희와의 일을 고모부가 알면 또 아빠 대신이란 명분으로 몽둥이찜질을 할 것이다.

“착하게 바르게 살겠습니다. 열심히 돈 벌어서 고모한테 효도 할겁니다.”

“아이구 민호야. 고모는 괜찮타. 고모부 한테 효도 하거라.”

“......”

나는 아무 말도 안했다. 고모는 만날 고모부만 챙겼다. 나는 아닌데.

“그래. 고모부든 고모든 효도는 안 바래니까 열심히만 살아라.”

고모부가 열심히 살으라는 말을 뒤로 마실을 나가 버렸다.

사촌들도 학교에 갔는지 고모와 나만 34평 아파트에 덩그러니 남았다.

“민호야. 요새 밥은 잘 챙겨 먹고 댕기나? 굶지는 안 하나?

“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고모.”

“우리민호 배고프 재? 니 좋아하는 부침개 해주까? 수제비 해주까?”

“둘 다 해주세요. 고모.”

나는 오랜만에 고모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사촌 형아들 땜에 근접도 못했던 고모의 찌찌도 만져보고 싶었다.

마음만 그랬지 몸은 소파로 가서 털썩 주저 앉았다.

리모콘을 들고 고모부가 보던 채널을 다른 데로 돌렸다.

고모가 수제비를 앉혀놓고 찌짐을 구웠다. 손놀림이 재바르다.

드라마도 스포츠도 개그도 재미가 없었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고모가 부침개를 주는 바람에 리모컨을 놓았다.

“그래, 모델일은 재밌나? 돈은 많이 버나?”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돈은 차차로 벌면 되지요.”

“그래. 그래. 첫술에 배부른 게 어딨더노? 네 아버지도 구멍가게부터 시작해가 공장을 세웠는기라.”

구멍가게부터 공장 세우기까지. 불우이웃을 숱하게 도운 아버지 얘기는

고모에게 수백 번 들었던 얘기였다. 나는 아빠의 발바닥도 따라가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쇼핑몰에 들어가 보니 요새는 속옷만 입고도 나오데?‘

“예.”

고모가 나를 보려고 인터넷 쇼핑몰을 찾아다니는 모양이다.

“창호가 모델 중에 니가 젤 낮다 카더라. 에미를 닮아서 잘생ƒ…는기라. 우리 민호.”

창호는 사촌 큰 형이다. 나름대로 나도 나를 지켜보는 팬이 제법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메모지를 얻어 내가 출연하는 쇼핑몰의 이름들을 적어서 고모에게 주었다.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함이었다.

부침개를 먹고 수제비를 먹고 일어났다.

끝내 나는 지희 얘기를 고모에게 하지 못했다. 고모의 찌찌도 끝내 만져보지 못했다.

그래도 마음은 한결 편했다. 내가 감방을 가도 안쓰러워 해줄 고모가 있다는 것은 위안이었다.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 올라오는데 폰이 진동을 한다.

꺼내보니 미애의 메시지였다.

“언제 와? 나 지금 집에 왔는데.”

“오늘 못 들어 갈 것 같은데.”

마음이 불안하니 미애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어디야?”

“고모 집에 놀러 왔어. 고모가 수제비 끓여 주네.”

“씨이, 좋겠다. 미애도 수제비 끓일 줄 아는데.”

“담에 얻어 먹지 뭐.”

“그래. 좋은 시간 보내고 와. 나 집에 갈게.”

“그래. 푹 자고 밥 잘 먹고 내일 면접 잘 봐.”

아무도 없는 빈 방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 서글펐지만, 지희와 난장판을 벌리고 매듭도 짓지 못했는데

미애를 만나기가 거북했다. 같이 있을 때 경찰이라도 들이 닥치면 얼마나 놀랄까?

지희에게 무릎 꿇고 비느냐?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하느냐? 갈등을 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걱정마앙. 내가 자기를 어케 하겠어? 걱정 말고 쉬어요.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용.”

지희의 마지막 말이 나를 이렇게 망설이게 하는지도 몰랐다. 그 말은 그 자리에서 용서해 준다는 뜻으로 들렸다.

확인을 해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로 진행되고 있었다.

입꼬 버꼬는 월, 수, 금요일 주로 촬영을 한다. 오늘은 모르겠지만 모레 금요일은 분명히 촬영계획이 잡혀 있었다.

오늘 시간과 장소와 품목을 알려 주어야 하는데 아무런 얘기가 없다.

사진작가 때문일까? 나 때문일까? 이제 나는 입꼬 버꼬에서 제외된 것인가?

오늘까지 연락이 없다는 것은 금요일 촬영에 팜여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집에 오니 방이 개끗하다. 그새 미애가 청소를 하고 정리를 한 모양이다. 역시 여자가 있어야 사는 맛이 나는 것 같다.

문을 잠그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한 참후에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누가 자물토을 여는 소리가 났다. 나는 화들짝 일어나 들창문부터 쳐다봤다.

누구인지 몰라도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 문이 빼꼼히 열리고 내미는 얼굴은 미애였다.

놀란 가슴을 슬어 내리며 나는 침대에서 내려 왔다.

“왠일이야? 집에 안가고.”

“아까 나가서 서점에 책사러 갔거덩. 집에 가다가 혹시나 해서 골목으로 차를 ™어 넣었는데
짐에 불이켜져 있잖아. 도둑이라도 들었으면 신고하려고 문을 열고 들어 왔어.“

“에구! 열쇠준 내가 잘못이다.”

“왜? 자기는 내가 안 반가워?”

“반갑지이. 그냥 놀랐다는 얘기지.”

미애가 내 가슴을 치면서 품에 안겼다. 우리는 부둥켜안고 다시 침대로 엎어졌다.

미애에게 밀려서 넘어진 나는 재빨리 미애의 셔츠를 벗겼다.

미애의 손은 이미 나의 성기를 주무르고 있었다.

“상처는 아물었어?”

“딱지 앉았어. 아프진 않아. 근질거려.^^*^^”

“근질거리면 꼴리겠다. 오늘 딱지 다 떨어지겠네. ㅎ”

“살살해 좀. 나으면 잘해 주께.”

“잘? 어떻게 해 줄 건데.”

“몰랑. 그냥 잘 해 줄게.”

“두고 보자. 얼마나 잘해 주는지.”

그 와중에도 나는 농담을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미애와 나의 손은 쉴 새 없이 상대를 더듬었고

살과 살은 떨어질 줄 몰랐다. 엉키고 부비고. 맞닿아 있는 그자체가 행복이었다.

순식간에 둘은 나체가 되었다. 내가 몸을 뒤집어 미애의 위로 올랐다.

젖통을 빨고 턱을 거쳐 귀로 혀를 굴렸다. 미애는 몸을 뒤틀면서 손으로 내 등을 쓸고 있었다.

귀를 핥고 입술을 부딪치는데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다.

미애의 얼굴에 자꾸 지희가 겹쳐졌다. 지희가 생각나서 몰입이 되지 않았다.

미애의 얼굴이 지희로 보이기도 했고 지희가 나의 뒷덜미를 잡고 패악을 지를 것만 같은 장면이 연상되었다.

역시 집중을 못하는 나의 태도를 읽은 듯 미애가 나를 밀치고 위로 올라왔다.

이미 미애의 아랫도리는 흥건히 젖어 있었다.

미애는 질퍽한 구멍에 성기를 삽입하고 조저 앉았다.

구멍에 성기를 깊숙이 찌른 채 몸을 굽혀 내 젖꼭지와 얼굴을 핥아댔다.

방아는 찧지 않았다. 엉덩이만 빙글 빙글 돌리면서 혀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방아질을 요구했다. 아는 듯 모르는 듯 미애는 보지로 성기를 꽉 물고 요지부동이었다.

“여보야! 방아 찧어.”

“딱지 떨어질까 봐. 흐응!‘

“괜찮아. 살살하면 돼.”

“싫어. 그냥 이게 좋아. 아랫도리 가득 찼어.”

“그럼 아래 힘주고 꽉꽉 깨물어. 가만있으면 무슨 재미?”

미애가 사타구니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흐어엉. 흐으응.”

미애가 아랫도리 힘을 주면서 색도 쓰기 시작한다.

처음 보다 많이 늘었다. 인간은 역시 학습의 동물인가?

처음엔 그냥 당하기만 하던 미애가 올라탈 줄도 알고 쌕도 쓴다.

나도 점점 몰입이 되어갔다. 미애의 신음소리가 지희 목소리로 들리는 착각도 불러 왔지만,

쌕 쓰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귀를 간질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쌕 소리에 나는 취했다.

방아질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미애의 구멍 깊숙이에서 사정을 해버렸다.

미애가 만족한 듯 내 위에서 내려왔다.

“청소 해 줘.”

“으응? 뭘?”

“잠지를 사용했으면 뒤처리도 해줘야지. 그냥 누우면 어떻게 해?”

“아! 알았어. 내가 깨끗하게 닦아 줄게.”

미애는 팔을 뻗어 휴지를 집어 들었다.

“아니, 여보야. 휴지로 말고 입으로 해야지. 혀로 말이야?”

“혀로? 입으로? 어떻게.”

“하아! 우리 여보야. 야동도 좀 챙겨보고 연습도 많이 해야겠다. 남들은 당연 코슨데.”

“씨이! 남들 남들 하지 마. 그럼 남들하고 살던가?”

“아! 미안. 그냥 당연히 하는 거란 얘기지.”

미애는 눈을 흘기며 나의 성기에 입맞춤을 하였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귀두를 혀로 날름거리기 시작했다.

온몸이 짜릿하다. 관계를 하는 것보다 봉사 받는 것이 훨씬 좋았다.

“샤워장이 없어서 어떻게? 진작 만들어 둘 걸.”

지희의 말이 생각나서 나도 코맹맹이 소리로 읊어 보았다.

“괜찮아. 부엌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씻으면 돼.”

“그래. 여보야 빨리 돈 벌어서 샤워실 근사한 집을 사자.”

“오케이. 그날을 위하여.”

미애가 손바닥을 내밀었다.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청소를 한다고 혀를 날름거리던 미애의 입에 어느새 나의 성기가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부지런히 빨고 있었다. 입술을 앙다물고 고개를 까딱이며 혀를 굴리고 있었다.

미애가 나의 성기를 삼킬 듯이 목구멍까지 찔러 넣었다.

거친 숨소리와 뜨거운 콧김이 내 살에 몸에 전해져 왔다.

나는 손을 뻗어 미애의 젖꼭지를 찾다가 참지 못하고 미애의 입안에 발사를 하고 말았다.

미애는 정액을 한 입 물고 나를 보며 미친년처럼 헤벌레 웃더니 두 손으로 입을 봉하고

부엌으로 뛰쳐나갔다.

나는 만족감에, 미애의 행동이 재미있어서 한참을 웃었다.

부엌에서 물소리가 났다. 미애의 씻는 모습을 떠올렸다.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한쪽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치켜들고 내려다보며

물질하는 모습이 상상으로 보였다.

씻고 들어온 미애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여보야. 갈려구?”

“가서 자야지. 내일 면접 봐야지. 꼭 합격해야지.”

“그래. 글쿠나. 늦었지만 일찍 자. 내일은 긴장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 있다는 암시를 걸어.”

“걱정 마. 누구 빽인데. 흐흐 우리 자기 빽인데 설마 합격 못하겠어?”

“나 너무 믿지 마. 별 볼일 없는 놈이야.”

“자기 가치는 자기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남이 하는 거야. 자책하지 마세요.”

미애는 옷을 챙겨 입고 누워있는 내 입술에 뽀뽀를 해주고도 아쉬운 듯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나는 벌거벗고 있어서 배웅도 하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잠들었다.

다행히 악몽은 꾸지 않았다. 상쾌한 하루의 시작이었지만 오라는데도 가야할 곳도 없었다.

머릿속엔 온통 미애와 지희 생각뿐이었다. 미애는 면접을 잘 보고 있을까?

내가 따라다녔으면 힘이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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