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5일 목요일

첫사랑 - 2부

석민은 친구들과 당구 내기에서 져 주인 몰래 도망을 나왔다. 어찌나 소리를 지르며 끝까지
쫒아오던지 석민은 하마터면 그에게 잡혀 흠씬 혼이 날 뻔했던 기억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
들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모처럼 만에 자유를 얻은 그는 성현에게 전화를 걸어 놀자고 할까 하다 이내 그만 두었다.
요즘 들어 밤중에는 전혀 집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는 그가 이상했지만 자유를 반납한 채
그대로 귀가 중이었다.

“석민아~ 집에 손님이 많이 오셨나봐?”

집에서 가깝지 않은 슈퍼마켓 아주머니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집에 손님이 왔다구?’ 속으로 중얼거리며 그는 슈퍼마켓 아주머니에게 되물었다.

“손님이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머뭇거림도 없이 질문에 답을 해왔다.

“아까 석희가 이것저것 엄청나게 사가더라고.. 넌 늦게 와서 잘 모르는 모양이구나?”

석민은 가는 내내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집과 꽤 떨어진 곳에서 물건을 사간 것도 그랬고,
게다가 지나친 슈퍼마켓은 석민의 엄마와 사이가 무척 안 좋은 집이었기에 자주 가지 않는
집이었다.
석민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집으로 향했다.

‘오늘 거기가 쉬는 날이었겠지~’

하지만 집 앞에 다다랐을 때 무심코 바라본 그 슈퍼는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게
다가 주인 아저씨는 ‘석희한테 실망했다고 전해 줘라~’라며 다른집에서 물건을 산 것을 간
접적으로 비꼬고 있었다.

‘이 미친년!’

그제서야 석민은 석희가 술판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전에도 자신의 친구들과 술
판을 벌이고 모두 취해 치우질 않아 본인이 다 치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서둘러 집으로 향했
다.

“그렇지... 후우~”

현관문을 열기도 전에 여자들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벌써부터 정신이 쏙 빠지는 그였
다. 현관문을 열자 알록달록 일곱 빛깔 무지개색의 신발들이 서로 뒤엉켜 뒤죽박죽 섞여 있
었다.

‘으~ 이 지저분한....’

자칭 레인보우라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서클을 만들어 최소한 신발과 가방만큼은 색깔대로
깔맞춤을 하는 것이 제 1법칙인 그 집단에 리더를 맡고 있는 석희였다.
리더로서 본인의 집이 오늘 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무지개들을 긁어모은 것이었다.

석민은 현관문을 힘차게 열어 제꼈다. 시끄럽게 시장통 같던 거실이 순간적으로 조용해졌다
가 석민인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도때기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아무리 날라리들이라고 해도 친구의 부모님이 무섭기는 했나보다.
석민의 생각처럼 일곱 개의 무지개색 가방들이 아주 나란히 집합되어 있었다. 그것도 빨주
노초파남보가 일렬횡대의 열을 갖춰서 말이다.

“아휴! 야! 김석희!! 석란이 누난?”
“아~ 몰라! 독서실 갔겠지! 대학간다고... 유후~~~”

석희는 쌍둥이지만 자신과 달라도 너무 다른 석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더
그녀를 방해하곤 했다.

“쳇! 쇼들을 한다... 니들이 무슨...”

음악소리에 맞춰 다릴 훑어내는 그녀들을 보며 중3 짜리 남자애가 혀를 끌끌 찼다. 너무도
어이가 없긴 없었던 것 같다.
아랑곳 않고 춤사위를 끝낼 동안 석민은 우두커니 서서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야... 진짜 인물없다. 김석희가 예쁠 정도면 후우~ 말 다했다.’

석민은 그녀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하나같이 짧고 못난이 인형같이 생긴 것
에 그는 짜증이 날 정도였다.

‘특히 저 빨강이랑 남색은 진짜 쒯이야! 쒜뜨!!’

우여곡절 끝에 음악이 끝나자 그녀들도 숨이 찼는지 술잔을 들고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
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그저 겉멋에 들이켜는 것이지 술맛을 알 나이는 아니었기에 주황과
노랑은 다른 색들의 눈치를 보며 인상을 있는대로 쓰고 억지로 목넘김을 하는 것이 보였다.

“잘~들 한다! 뭐야! 벌써 빨강은 벌써 만취하셔서 주무시네?”

초록을 맡고 있는 석희 역시 술이 어느 정도 된 모습이었다. 아니 실제론 일곱빛깔 무지개
는 전원 취한 상태였다.

“어? 보라누나~ 안녕~~”

다른 색들이 어찌나 정신을 빼 놓았는지 석민은 그제서야 보라모델을 발견하고 반갑고 귀엽
게 인사를 건넸다. 유일하게 정말 무지개에 어울리는 그녀에게 만큼은 항상 친절하고 상냥
한 그였다.

“어? 우리 귀여운 석민이 왔네? 일루 와~ 누나 옆으루”

보라모델은 석민이 그저 귀엽기만 했다. 석희에게 투정을 부리는 것도 본인의 친구들에게
버릇없이 구는 모습도 막내 동생처럼 귀엽게만 보였던 것이다.

“야! 쟤 잘해주지 마! 버릇 나빠져~”

석희의 말에 석민은 가자미 눈으로 그녀를 째려 봤다. 그러나 자신의 옆자리 소파를 치며
부르는 보라모델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한잔 할래? 먹을 수 있어?”

모델이 묻자 석민은 빈잔을 들어 뜻을 밝혔다. 사실 석민은 술이란 걸 처음 먹어보는 것이
었지만 그녀의 뜻에 함께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석민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키도 자신보다 크고 진한 화장을 한 그녀의 모습에 잔뜩
주눅이 들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건 성현과 확연히 달랐다.

“술 먹어봤어?”

석민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어내고는 그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말이라고 하냐 라는
뜻으로 말이었다. 그러자 모델은 맥주를 석민의 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석민이 맥주를 석잔 정도 비웠을 무렵이었다.
다른 무지개들과 같이 그녀도 꽤 취해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미 쓰러져 버린 빨강, 그리
고 그 뒤를 이어 노랑과 남색도 어느새 거실 한 켠에, 소파에 기대 꾸벅이거나 아예 졸도를
한 것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맥주 세 잔이 들어가자 석민은 조금 후덥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취하거나 하
지는 않았다.

“석민이 여자 친구 있어?”

혀꼬부라지는 소리를 억지로 감추며 모델이 석민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젠 한눈에 봐도 그
녀는 어느 정도 취기가 한껏 올라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 혈기에 처음부터 무작정 마신 후라 그 취기는 점점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녀는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내고 있는 것이었다.

“없어~”
“왜? 이렇게 귀엽고 누나 말 잘 듣는 녀석이?”

석민도 그녀가 취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확신했다.
그가 그녀를 잘 따르기는 했지만 단 한 번도 신체적 접촉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석민의
볼을 가볍게 꼬집으며 말을 했던 것이었다.
석민은 그녀의 손이 볼에 닿자마자 자지가 불쑥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향수를
뿌렸는지 그녀의 손목에서 풍겨오는 진한 향내음이 그의 흥분을 돋궈주고 있었다.

“누나만큼 예쁜 애들이 없드라구~”

석민은 장난 반 진담 반으로 귀엽게 말을 던지며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피식하며 웃는 그
녀였지만 내심 기분은 좋아 보이는 눈치였다. 사실 그녀로선 무수히 들었던 말이었지만 유
독 그날따라 기분이 좋았던 그녀였다.

“내가 예뻐?”

모델은 석민에게 되물었다. 알면서도 확인하고 싶은 것이 여자의 마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반쯤 풀린 눈, 알아들을 순 있었지만 잔뜩 꼬인 발음, 좌우로 흔들리는 그녀의 상체가 그녀
의 상태를 짐작케 해주었다.

“누나? 그냥.. 커트라인 정도?”
“너어~!”

그녀는 석민의 목을 붙잡아 헤드락을 걸 듯 조였다. 강한 힘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조여지는
느낌에 석민은 목이 조금 졸렸다. 하지만 그의 숨을 쉴 수 없게 만든 건 헤드락이 아니라
오른쪽 뺨에 느껴지는 얇은 옷 안의 거대한 가슴이었다.
석민에게 있어 그녀는 그저 예쁜 누나였다. 누나의 친구, 사실 그녀와 사귀고 싶다는 생각
을 해보기는 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석민은 그 순간 생각이 바뀌고 있
었다.

‘아~ 존나 따먹고 싶다!’

석민은 풍만한 모델의 가슴에 심장이 뛰었다. 피부에 느껴지는 그 거대한 양감은 그가 태어
나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신세계였다.
말랑하면서도 포근한, 그렇지만 그녀의 나이답게 탱탱하게 탄력 있는 느낌은 단연 최고였
다.



“야~ 뭐야… 빨리 얘기해”

나의 재촉에도 석민은 가슴부위에 손으로 크기를 가늠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정
말 끝내주더라’ 라는 뜻이었다.
그의 구체적이고 세밀한 설명에 나는 모델누나를 떠올리다 그녀를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이
어진 생각의 변화에 나도 모르게 그녀를 떠올렸다.

‘누나 가슴은 어땠지?’

우산을 씌워주던 그 날 이후 그녀의 과감한 옷차림은 볼 수 없었다. 어쩌면 내가 보지 못한
날 그런 옷차림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와 마주치는 많지 않은 날의 그
녀는 트레이닝 차림 아니면 조신한 복장이었다.
나는 그 날을 재차 떠올렸다. 그 날 만큼 그녀의 가슴 크기를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분부분 떠오르는 그녀의 선명한 기억과는 달리 가슴 부위는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아마도 그 날은 얼굴에 정신 팔려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아……. 기억이 안 나…’

하지만 그리 눈에 띄지 않을 만큼, 기억에 남지 않을 만큼의 기억인 것을 미루어 보아 그녀
의 가슴은 그리 크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야! 성현!! 강성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너 혹시 모델 빨통을 생각하고 있었던 거냐?”

그녀의 생각에 잠겨 한동안 넋을 잃고 있던 나를 부른 석민은 엉뚱한 곳으로 몰고 갔다. 분
명히 가슴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모델을 따라갈 수 없었고, 얼굴, 몸매, 키처럼 외관적인 모습
도 모델이 한수를 넘어서 두 세 수 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델을 처음 보았을 때도
석민처럼 나도 그 가슴에 묻혀 얼굴을 부벼대고 싶을 만큼 탐스런 가슴을 가진 그녀에게 관
심이 있었다. 아니 관심정도가 아닌 거의 최초의 섹스심벌이었다.
하지만 경이로울 정도로 높고 큰, 그리고 너무나 색스러운 신음을 듣기 전까지만이었다. 그
녀의 얼굴을 보고, 그녀의 엉덩이 사이에 끼워진 채 정액을 토해내고 나서는 나 스스로의
섹스심벌은 단연코 그녀 하나 뿐이었다.

“아…아냐…”
“근데 너 왜 말 더듬어?”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했지만 내가 가진 성적 고민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았다. 석민은 항상
동급생, 또는 한 살 정도 어린 이성에게 관심을 표했기에 내가 아랫집 아줌마에게 마음을
뺏겼다고 하면 ‘미친놈’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듣게 될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기 때문이
었다.

“더듬긴…. 빨리 계속 해봐… 따먹긴 따먹은거야?”
“새끼! 급하긴… 끝까지 들어!... 아무튼 그렇게 계속 술을 마셨지….”



모델은 위태위태하면서도 쓰러져 자지 않았다. 석희처럼 시끄럽거나 지랄 맞은 성격은 아니
었지만 그렇다고 무척 조용한 그녀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술이 되자 말수가 확연히 줄
어 있었다.

“누나~ 취한 거 같은데.. 누나도 그만 자~”

그때까지 교복도 벗지 않은 석민은 모델에게 말을 했다. 이미 나머지 무지개 여섯 중 석희
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은 거실이며 안방이며, 석란의 방, 그리고 큰 누나인 석은의 방까
지 차지해서는 곯아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멀쩡해 보이던 석희도 소파에 앉아 꾸벅꾸벅 졸더니 이내 목이 돌아간 귀신처럼 희
한한 자세로 쓰러져 버렸다.

“아냐~ 나 괜찮아… 술 더 먹자”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좀비처럼 근근이 생명력을 연장시켜 나가는 모델은 또
다시 술잔을 쥐고 입안으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사실 석민도 술을 꽤 마신 상태였다. 그도 피곤하고 좀비 같은 그녀도 거의 기절일보 직전
이었기 때문에 석민은 그녀를 재우기 위해 석은의 방으로 갔다.
석민은 대학생인 석은이 방을 따로 얻어 나가 살게 되면서 그 방을 쓰게 됐는데 침대며 방
안의 모든 물건 역시 석은의 것이었다.
석은이 집에서 머물 땐 석민의 방은 거실 한 켠이었다. 다 큰 누나들을 거실로 내몰 수 없
었고 틈만나면 싸워대는 석란과 석희를 위해 남자인 그가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어후 잇 씨..... 빨강.. 짜증나!”

이제는 자신의 방과 다름없는 침대위에서 침까지 흘리고 자고 있는 빨강을 보자마자 석민
은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분명히 거실바닥에서 헤롱대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석민의 침대에서 뇌사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이었다.

‘아놔~ 다른 색도 아니고 왜 하필.. 빨강이....’

석민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투덜거리면서도 빨강을 침대 아래로 끌어내렸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생각이 나서 옷깃 조차도 스치고 싶지 않은 석민이었지만 보라모델을 위해
완전히 술에 절어 허우적대는 빨강을 거실로 끌어내 놓고 모델 옆으로 다가갔다.

“누나! 방에 들어가서 자~”

석민이 손짓으로 석은의 방을 가리키자 그녀는 눈을 찡긋이며 손가락을 따라 갔다. 그러더
니 다시 고개를 돌려 석민을 빤히 쳐다봤다. 그녀의 눈에 석민이 너무 귀엽게만 보여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있다가~ 나랑 같이 술 마시는 게 싫어?”

완전히 취해 혀가 반쯤이 아니라 완전히 꼬여 있는 그녀였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면 마셔!”

누구의 잔인지도 모르는 잔을 얼떨결에 받아 쥔 석민은 일방적으로 건배를 하고 술잔을 털
어 넣는 그녀를 따라 원샷을 했다.

‘아윽! 썅!! 누가 맥주에 소주를 타 논거야!’

석민은 목으로 넘긴 술이 다시 넘어올 것처럼 느껴졌다. 뒷맛이 소주 맛으로 진동을 했다.
누군가 장난을 쳤는지 맥주에 소주를 타 놓았던 것을 석민이 단번에 마셔버린 것이었다.

“석민아~ 너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알아?”
“무슨 날인데?”

조용했던 그녀가 점점 말수가 많아지고 있었다.
게다가 뜬금없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고 물어대는데 석민은 아무 영문도 모른 채 무심하고
관심 없다는 듯 퉁명스레 되물었다.

“오늘 내 생일이야~”
“진짜? 누나 축하해~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ㅎ...”

웃으며 자신의 생일이라고 밝힌 그녀는 석민이 생일 축하곡을 시작하자마자 급격히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리고는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주륵 흘려내고 있었다.

“누나~ 왜... 왜 그래~”

석민은 당황스러웠다. 자신이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주륵하고 흘려낸 그녀 때문이었
다. 그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자신이 잘못한 게 없는데 우는 여자를 보니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누나~”

석민도 남자였다. 본능적으로 여자가 눈물을 흘리자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싸서는 자신의 어
깨를 내밀었다. 약간이지만 키도 더 큰 여자가 그의 어깨에 머리를 대자 석민은 아직 모습
을 드러내지 않고 잠복하던 성욕이란 놈이 불쑥 고개를 들고 있었다.

“울지 마~ 누나! 누구야!! 누가 우리 이쁜 모델을 울려? 내가 혼내주마~ 하하하하하”

석민은 썰렁하리만치 재미없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고 잠시나마 그녀는 그의 재
롱에 웃음을 보여주었다.

“미안.... 그냥 눈물이 나왔어.”
“괜찮아 누나~ 그럼 끝까지 들어~.... 사랑하는 누나의~~~~ 생일 축하합니다~~~~”

석민은 어깨를 두른 손 때문에 박수를 치기가 힘들자 모델의 손바닥을 펴 놓고 그 위에 살
포시 손바닥을 부딪쳤다. 큰 소리는 아니지만 손바닥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도 손바
닥에 힘을 주어 석민과 손바닥을 힘껏 부딪쳐 주었다.
석민은 왜 울었느냐고 묻지 않았다. 궁금했지만 여자는 자고로 비밀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세 명의 누나들에게 그렇게 세뇌를 받고 자랐다.

“누나 이제 그만 마시고 들어가 자자~”

석민이 그녀의 어깨를 감싼 채 소파에서 일어서자 그녀도 따라 일어섰다. 막상 일어서니 현
기증이 핑 도는 그녀는 세상이 돌고 있는 것처럼 어지러움이 찾아왔다. 하지만 정신만은 멀
쩡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누나 조심해... 누나 발 아래엔 지뢰가 파묻혀 있어서 잘못 밟으면 터질 수도 있어~”

아니나 다를까 석은의 방까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엔 무수히 많은 지뢰들이 널부러져 잠
을 자고 있었다. 그 와중에 파랑은 코까지 골고 있었다.

석은의 방에 들어온 석민은 모델을 침대에 눕혔다. 앉아 있을 땐 자신보다 작아보였고 막상
일어서니 하반신이 긴 그녀의 기에 압도당했던 그는 눕히고 보니 무지하게 길어 보이는 그
녀의 신체에 짜증이 났다.

‘아.... 진짜 길긴 졸라 길다~’

석민의 눈은 그녀의 신체를 훑다 가슴에 고정시켰다. 다른 곳을 보려 해도 시선이 고정되어
움직이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가슴은 누워서도 산소의 봉우리처럼 거대하게 올
라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석민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하고 삼켜냈다.

‘장난 아니다 진짜... 진짜 크다~’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나는 석민은 그녀가 눈치 챌 까 겨우겨우 시선을 떼어 내고
입을 열었다.

“그럼 누나 잘 자~”

석민이 불을 끄고 방을 나서려 하자 모델이 그를 불러 세웠다.
아주 나긋하고 감미롭게 그를 불렀다.

“석민아~ 그냥 여기서 같이 자~”

석민은 자신이 잘못 들었는지 귀를 의심했다.
이윽고 귀가 막힌 것 같아 손가락으로 귓구멍까지 후벼 파고 되물었다.

“누나 방금 뭐라고 했어?”
“잘 자리도 없는데.. 여기서 나랑 같이 자자고~”

석민은 갑자기 심장이 터질듯 마구 요동쳤다. 자신의 기도를 하늘이 들어준 것처럼 얼떨떨
하면서도 떨렸다.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릿속에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
기만 했다.

‘저 누나가 왜 저러지?’

정신이 혼미해지며 약간의 취기가 완전히 날아가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부풀어졌다 원래대로 돌아오는 그 커다란 가슴만 멍하니 보던
석민은 무언가에 이끌린 듯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이리 와~ 여기 누워...”

꼬물대며 침대 한 켠을 비워준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은 상태였다.
석민은 떨리는 마음을 안은 채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으며 쑥스러움에 그녀와 등을 지고
앉았다.

“누... 누나~ 진짜 나 누나 옆에서 자?”

석민은 바보같이 되물었다.

“왜? 싫어?”
“아.. 아니.... 싫은 게 아니라~”

“그럼? 겁나? 내가 너 따먹을까봐?”
“어?”

석민은 정신은 이미 그로기를 넘어서 다운 상태에 머물었다. 그녀의 레프트 훅, 라이트 훅
이 정통으로 머리를 강타하더니 마지막으로 가드도 하지 못한 그를 스트레이트 한방으로 무
너뜨렸다.

“허읍”

모델은 석민의 상체를 끌어 당겨 자신의 품에 품었다. 힘없이 따라오는 그였지만 발을 아등
바등거리며 허공을 구르는 그가 귀여웠다.
그날은 사실 그녀의 생일이자 그녀가 좋아하던 오빠에게서 버림을 받은 날이었다. 내려앉은
가슴이 찢어지듯 아픈 그녀였다. 누군가에게 그렇게 심하게 버림을 받아 본 기억이 없는 그
녀로선 그 이별이 그녀를 삐뚤어지게 만들었다.
그 이유의 대상이 바로 석민이 된 것이었다.

“석민아~ 누나가 부탁하나 들어 줄테니까 너도 내 부탁하나만 들어줄래?”
“뭐.. 뭔데?”

그녀의 품에서 빠져 나와 베개 하나를 나란히 베고 누운 석민은 자신의 뜨거운 심장을 들킬
까 노심초사였다.

“그런 건 남자가 먼저 말하는 거야...”
“그런 게 어딨어~”

“싫어? 싫으면 관둬~”
“..............”

그녀는 홱 하고 몸을 돌려 석민에게 등을 졌다. 그러자 석민은 마음이 다급해지고 있었다.
무슨 말이라도 빨리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가슴? 키스? 그거 하자고 하면 화내겠지? 아~ 씨발... 신이시여...... 에잇 모르겠다!’

석민은 짧은 생각을 마치고 그녀의 등에 찰싹 달라붙으며 소원을 빌었다. 밑져야 본전이라
는 식으로 말이었다.

“누나! 나.... 누나랑 키스하고 싶어~”

모델은 몸을 바로하며 대답 없이 살포시 눈을 감아 주었다. 두근대기보단 솔직히 입에서 냄
새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아우~~ 어쩜 이렇게 예쁘냐... 진짜 천사다 천사!’

그녀의 감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지만 그는 그녀의 기다림을 일찌감치 해소해 주지
못하고 있었다. 극도의 떨림과 함께 불안해지기까지 했다. 꿈인지 생시인지도 구분할 수 없
었고 무언가 홀린 기분으로 그녀의 얼굴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바보... 귀여워~”

입술이 길게 늘어나며 빙긋 웃던 그녀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는 석민을 그윽하게 바라
봤다. 이어 석민의 팔을 끌어 얼굴을 잡아당겨 입술과 입술을 맞닿게 했다.

‘흐흡!’

석민은 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아까 전부터 커져있던 자지는 이미 커질 대로 커져 터져
버릴것만 같았고 눈꺼풀도 들고 있을 힘이 없는지 스르르 눈이 내려앉았다.
하체 전체가 찌릿찌릿 감전된 것처럼 저려왔고, 상체에는 강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
곧 부드럽고 유연한, 달콤하고도 고운 혀가 그의 입속을 파고 들었다. 그는 입을 벌려 그녀
의 혀가 자유롭고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왔고 동시에 그도 그녀의 혀를 마중나가 깊
지 않은 곳에서 조우했다.

‘우르르 쾅!!!! 번쩍!! 번쩍!’

석민은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충격이었다. 그렇게 첫키스가 황홀하고도 간지러운 건지 석민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쪽! 쪼옵...쪽!.. 쪽...”

처음엔 그저 수동적이었던 석민은 서서히 남성의 본능이 일깨워지고 있었다. 눈알에서는 레
이저가 뿜어질 것 같았고 입에서는 용이 불을 내뿜을 듯 뜨거운 불길이 치솟을 것만 같았
다.

“쪼옵! 누나...”

석민은 너무 좋다는 말을 하고 싶어 살짝 입을 떼었지만 다시 모델의 입이 잡아먹을 듯 덤
벼들어 말문을 틀어 막았다. 석민은 그녀를 힘껏 끌어안은 채 황홀한 첫키스를 그렇게 해나
가고 있었다.
머릿속은 온통 새하얀 바탕 위에 새하얀 구름과 새하얀 나비가 춤을 추며 놀고 있는 것만
같았다. 무슨 느낌인 줄은 알겠으나 뭐라고 표현할 방법을 몰랐기에 그는 알고도 모를 감정
을 흐느끼고 있었다.

입술이 얼얼해지고 혀가 뻐근해질 정도로 석민은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그리고 서서히 입
술과 입술이 떨어지며 석민과 그녀는 가쁜 숨을 들이 내쉬었다.

“처음이야?”
“으...응”

원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던 그녀는 되레 술이 좀 깼는지 창백하리만치 하얘져 있었지만
석민은 술에 취한 건지 모델에게 취한 건지 붉게 상기된 얼굴로 수줍게 말을 했다.

“처음치곤 잘하는데? 너 거짓말 아냐?”
“지.. 진짜 처음이야~”

그녀는 일부러 짓궂게 물었고 석민은 결백하다는 듯 양손까지 손사레를 쳤다.

“좋았어?”
“응!”

석민은 좋았냐는 물음에 약간의 망설임도 없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 말을 이었
다.

“이번엔 누나 차례야~ 원하는 게 뭐야?”
“됐어~ 그냥 자자...”

그녀의 말에 석민은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이 들었다. 한참 잘 타고 있는 장작에 물
을 뿌려도 유분수지,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아~~~~~~~ 누나~~아~~~~”

석민이 떼쓰는 아이처럼 울먹이듯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누워 잠을 청했
다.

“그럼~ 누나 소원까지 내가 말하고 내가 다 알아서 할거다!”

귀여운 협박이었지만 석민은 정말 그럴 기세였다. 하지만 그 협박도 통하지 않는 듯 그녀는
누워서 그저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치! 누나 그러다 지옥 가~”

여전히 무응답의 그녀였다. 아무런 말도, 몸짓도 없이 그저 누워만 있을 뿐이었다.
석민은 그녀를 흔들며 졸라댔다. 팔을 흔드는 척하며 은근슬쩍 가슴을 건드리기도 하고 부
드러운 그녀의 팔을 쓰다듬기까지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왜 가만히 있지?’

뒤늦게 석민은 무언가를 깨달았다. 왠지 그녀는 처음부터 자신을 허락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는 생각에 어리광을 부린 것이 창피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진짜?’

석민은 떨리는 손을 들어 그녀의 봉긋이 솟은 가슴 위에 머물렀다. 손가락 끝이 파르르 떨
리며 그의 심리적 상태를 가늠하게 했고 어느새 온 몸은 땀으로 뒤범벅되어 있었다.

‘뭐야... 아~ 요...용기를 내자 석민아~’

죽기야 하겠냐는 심정으로 손을 내려 가슴을 만지려는데 도통 용기가 나지 않는 그였다. 불
과 1~2cm를 남겨두고 갈등을 하는 석민은 가슴이 너무도 벅차 올라 가슴이 터져 버릴 것
만 같았다.

‘그래.. 석민아 하나, 둘, 셋 하면 만지는 거야..... 자~ 침착하고...’

“하나, 두~울...”
“너 뭐해?”

석민은 언제 감았는지도 모르는 눈을 뜨며 황급히 손을 뒤로 감췄다. 속으로 숫자를 센다는
것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입 밖으로 세어버린 것이었다.
쪽팔림과 놀람, 당황스러움, 미안함 등 수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기절 일보 직전이었다. 머릿
속은 빈 듯 아무런 생각이 없고 눈의 동공도 풀려 모델의 가슴 위로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
다.

모델은 그가 귀여웠다. 차마 자신이 먼저 섹스를 요구하기가 멋쩍기도 하고 그에게 미안하
기도 했기 때문에 포기를 하려 했다. 게다가 가장 친한 친구 석희의 친동생이었기에 조심스
러웠던 것도 있었다.

“손 이리 내 봐~”

석민은 뒤로 감춘 손을 내놓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얼어버린 몸이 아직도 경직되어 있어 그
녀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모델은 손을 뻗어 뒤로 숨긴 석민의 손을 붙잡아 자신의 가슴에 살포시 올려 주었다. 그제
서야 얼었던 몸이 풀려버렸는지 손을 떨며 모델의 거대한 유방을 조심스레 주무르기 시작했
다.

“왜 떨어~ 더 커야겠구나?”

순수함이 묻어나는 석민을 보며 그녀는 마음이 뿌듯했다. 세상엔 전 남자친구와도 같은 부
류가 있다면 석민처럼 순수한 부류의 남자도 있다는 걸 본 그녀는 석민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잠시 잊었던 전 남자친구의 기억이 떠올라 다시 눈물이 고일 것 같았다.

“석민아~”

그녀의 흔들리는 음성이 석민의 귀에 또렷하게 들려왔다. 석민은 조심스레 만지던 유방에서
손을 떼고 그녀를 살폈다. 다시금 우울한 그림자가 그녀의 얼굴을 덮고 있었고 그 표정이
무척이나 슬퍼 보였다.
혹여 자신이 그녀에게 너무 과한 것을 요구했나 하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워졌다.

“너 걸레가 뭔 줄 아니?”

석민은 그녀의 말에 두 눈이 동그래졌다.
그저 남자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이기는 하지만 여자의 입에서, 그것도 여신급의 여
자에게서 들으니 괜히 그가 더 부끄러워졌다.

“누나...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모델의 맑은 두 눈에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주륵 흘러내렸다.

“석민아~ 내가 걸레같이 보이니?”
“무슨 소리야 뜬금없이...”

모델은 누운 상태에서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물음에 석민은 아무런 말도 해
줄 수 없었다. 그녀가 걸레로 보여서가 아니라 그 물음에 대한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
을 뿐더러 머릿속에서는 ‘결코 그렇게 보이지 않아!’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내지를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녀가 가늘게 떨었다. 자신은 그 오명을 벗고 싶었지만 전 남자친구는 믿어주질 않았다.
대체 어디서 나온 소문인지도 모른채, 그녀는 그렇게 한 남자에게 걸레라는 누명을 쓰고
버림을 받은 것이었다.

‘개새끼! 그렇게 살아줄게~ 너의 전 여자친구가 아주 소문난 걸레라고 입방아에 오르도록
내가 무참하게 그렇게 변해줄께!‘

그녀의 다짐이 만 하루도 되지 않은 시간에 그녀 앞엔 순진한 석민이 뻘쭘한 표정으로 시선
을 피하고 있었다.

“걸레라도 괜찮다면 내가 한번 줄게~”

모델은 쐐기를 박았다.
석민은 짧은 인생이지만 그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몸을 허락하는 그녀를 차마 범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다만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다는 것 외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속마음 그대로 표현을 하면 그녀가 너무 억울해 할 것 같았다. 사실 억울한 것은
정작 본인이었지만 ‘그래도 여잔데...’라는 생각에 그는 입을 열었다.

“누나! 취했어?”
“조금...”

그녀는 자신이 취했다는 사실을 일부러 숨기지 않았다.

“그래... 누나 취했어~ 그리고! 그런 말이 어딨냐?”

모델이 거의 말라가는 눈으로 석민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의 다음 말을 기대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야! 누나가 싫다고 하면 안할 게... 말해 봐~ 싫어?”
“...........”

“말해 봐~ 싫어?”
“아니, 좋아~”

“그리고 걸레인지 아닌지는 하는 내가 판단해... 왜냐고? 난 걸레하고 하고 싶지 않거든..”
“........”

“누나가 숫처녀가 아니라서 아니면 다른 남자하고 관계가 많아서 걸레라고 한거라면 괜찮아
근데, 누나 마음이, 생각이 걸레 같이 더럽다면 난 하기 싫어! 누난 뭐야?“
“..........”

그녀는 한동안 대답이 없었다. 자신보다 세 살이나 어린 동생이었지만 그의 말이 틀린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어쩌면 어줍짢은 이별을 어른들의 정말 아픈 이별처럼 따라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그녀였다.

“쬐끄만 게 왜 멋있어?”

모델은 석민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부드러운 그녀의 손이 와 닿자 석민은 미치도록 그녀가 갖고 싶었다.

“나 원래 졸라 멋있거든!”
“피~ 내가 걸레인 게 싫어?”

“야잇! 멍충아! 넌 니가 좋아하는 사람이 걸레였으면 좋겠냐?”
“........”

그녀가 아무런 말없이 눈이 동그래져 움직임을 멈추었다. 석민은 그런 그녀가 이상하게만
보일 뿐이었지만 왜 그런지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석민이 너, 나 좋아했어?”
“뭐...뭐뭐? 뭔 또 헛소리야!!”

“방금 그랬잖아.. 좋아하는 사람이 걸레였으면 좋겠냐고...”
“그... 그건”

석민은 그제서야 그녀가 왜 자신을 그렇게 쳐다봤는지 알 수 있었다. 말을 하다 보니 바보
같이 자신을 미워하고 있는 그녀에게 화가 난 나머지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
던 것이다.
급기야 모델은 그를 끌어안으며 마음 뿌듯해했다. 갑자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어리고 여린 생채기는 금세 아물고 또 다시 어리고 여린 사랑을 느끼는 그
녀였다.
언제 걸레가 되겠다고 했냐는 듯 그녀의 마음은 석민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리고 헤어진 전
남자친구에 대한 복수가 자신을 망가뜨리기 보단, 자신이 더 행복해지는 것이 옳은 선택인
것 같았다.

“누나가 좋아? 얼만큼 좋아? 어디가 젤 좋았어?”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한동안 안겨있던 석민은 뭉클하고 보드라운 감촉이 좋았
다. 거대하리만치 발달된 그녀의 유방 사이에서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그녀를 느끼고 있었
지만 금세 숨이 막혀왔다.
석민은 급기야 그녀를 힘껏 밀쳐내고는 거친 숨을 내몰아 쉬었다.

“우~ 후우~~ 후우~~ 야! 말을 할 수 있게 해줘야지!”
“쬐그만 게 어디 누나한테!!”

“나 이제 너한테 누나라고 안할거야.. 니가 좋으니까! 졸라 좋으니까!”
“정말?”

석민은 최대한 거칠고 터프하게 그녀를 끌어안고 입과 입을 맞췄다. 황홀함이 극에 달하는
느낌에 석민은 몸서리를 쳤다. 곱게만 느껴지는 모델의 혀가 석민의 혀를 핥고 지나갈 때
그는 몽둥이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했다.
살포시 풍겨오는 술냄새가 달콤함이 되어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쪽!”

석민의 얼굴을 부여잡고 진하게 뽀뽀를 하고 입을 뗀 그녀는 불룩하게 솟아 있는 그의 아
랫도리를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나 걸레 아니야... 그런 거 안할 게”
“당연하지! 그런 거 하지 마! 이쁜 보라모델님!”

석민은 모델의 젖가슴으로 떨리는 손을 옮겼다. 손 끝에 닿이는 물컹한 물체가 그녀의 것인
지 의심될 정도로 불룩 솟아있었다.

“이게, 다 누나거야?”
“그럼.. 다 내꺼지. 왜?”

“진짜 크다...”
“좋아?”

그녀의 앞가슴에 달린 단추를 풀어내는데만 해도 꽤나 오래 걸리고 있었다. 석민은 여전히
떨리는 손을 감당 못하고 주먹을 굳게 쥐었다가 펴기를 반복하며 손가락을 푸는 동작을 하
자 가볍게 미소를 띤 그녀가 상체를 일으키며 앞섬의 단추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내가 해줄게...”

그녀의 손이 가슴에 파묻혀 사라졌다 나타났다. 마치 마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충분했다.
모델이 자신의 옷을 풀어내는 동안 석민 역시 팬티만 남긴 채 바지를 벗어내고 번개 같은
속도로 다시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뭐가 그렇게 급해~”

서두르는 석민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뜨린 그녀는 우왁스레 달려드는 그에게 몸을 맡겼
다. 거칠게 유방을 주무르는 그의 손길은 부드러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서투른 애무가
전부였다. 그러나 그 서툰 손길에서 그녀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아픔과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동반되며 서서히 그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쳐가고 있었다.

“석민아~ 아파... 살살..”

꼬집듯이 만져대는 통에 어쩔 수 없이 고통을 호소하는 그녀는 대신 그의 자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아~ 누나.. 나 죽을 거 같애”

석민은 그저 빨리 삽입을 하고 싶었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고 자신이 찔러 넣었을 때 그
녀의 반응이 궁금했다. 어렵사리 구해 본 포르노의 여배우처럼 무한 신음을 내지르며 자신
의 이름을 연호하고, 달뜬 콧소리와 함께 오르가즘의 나락으로 떨어질 그녀의 모습에 더 없
이 흥분하고 있는 석민이었다.
키스라기 보다 그저 입술을 빠는 정도의 서툰 애무를 하며 그녀의 교복 상의를 벗겨내자 하
얀색의 끈나시가 나타났고 거추장스런지 그는 단번에 걷어 올려 벗겨내었다.

“서두르지 마~”
“지금 안 서두르게 됐어?”

그녀의 말에도 석민은 서두르는 행동을 감추지 못했다. 브래지어가 드러나고 그 안에 두 개
의 커다란 멜론 같은 두덩이의 유방이 탐스럽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잠시 호흡이 멈추었을
뿐이었다.

“우와~ 지..진짜 크다~아”

석민은 감탄을 금치 못했고 브래지어 사이로 손을 넣어 그것을 움켜쥐고 나서는 눈알이 빠
질 정도로 놀라워했다. 한손으로는 어림도 없는 크기에 그 감촉은 비단결과 같았고 분홍빛
유륜과 유두는 감히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석민은 브래지어의 후크를 찾아 그것을 풀어내기 시작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가슴이
커서 브래지어가 유격없이 빡빡하고 강하게 조여져 있어 풀어내기가 어려웠던 것이었다.

“내가 할까?”

모델이 양팔을 유연하게 등 뒤로 올리며 말을 하자 오기가 생긴 석민은 그녀의 손을 내려놓
고 다시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후후훗... 석민아 양쪽을 잡고 고리가 달린 부분이...”
“알어! 안다구! 근데 잘 안되잖아~”

석민은 뜻대로 되지 않자 은근히 신경질을 부렸다. 그렇지만 그 신경질마저도 그녀에게는
귀여운 앙탈처럼 들렸다.
그녀는 못이기는 척 한쪽 팔을 등 뒤로 해서 후크를 풀어내었다. 자신도 갑갑함 때문에 빨
리 풀어내고 싶어서였던 것이다.
팽팽한 고무줄이 끊어지듯 그녀의 가슴을 옥죄고 있던 브래지어가 튕기며 뒤집어져 그녀의
두 봉우리가 얼굴을 드러냈다.

“헉!”

석민은 쌍코피가 터질 것 같이 콧바람이 뜨겁고 세차게 뿜어져 나왔고 그녀는 부끄러운지
가려도 턱없이 부족한 가녀린 양팔로 유방을 짓이기며 모아 숨기려 들었다.

“그만 쳐다 봐~”
“왜? 이렇게 예쁜 걸 왜 보지 말라고 해?”

“창피하잖아~”
“뭐가 창피해... 우와~ 누나! 이거 진짜 전부 누나꺼야?”

석민은 팔에 걸려있는 브래지어의 끈을 빼내며 재차 물었다.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어진 채
양 가슴을 모은 그녀는 싫지 않은 듯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터져버릴 것만 같은 자지가 불안했다. 이대로 가다간 그냥 똑 하고 부러져 버릴 것만
같았다.

“어멋!”

도저히 못참겠다는 듯 옆으로 몸을 돌려 팬티를 단번에 벗어버린 석민을 본 모델은 용수철
처럼 튀어 오르는 자지를 보고 놀라움의 탄성을 내질렀다.
크지는 않았지만 빨갛게 달아올라 부풀려진 귀두가 무척 귀엽다고 생각한 그녀는 엄지와 집
게 손가락으로 꼬집듯 만져주었다.

“헤헷! 애긴 줄 알았는데... 다 컸네~ 우리 석민이~ 꼬추에 털도 나고?”
“애기 취급하지 마~ 내가 오늘 너를 죽여주겠어!”

의기양양하게 큰소리를 친 석민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모델의 치맛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단번에 팬티를 내렸다. 그러자 그녀도 허리 뒷춤에 위치한 지퍼를 내리고는 빨간 체크무늬
의 교복치마를 끌어내렸다. 골반이 제법 발달한데다 교복까지 타이트하게 줄여 치마를 내릴
때도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우와~”

실크빛 팬티를 손에 든 석민은 탄성을 자아내며 냄새를 맡으려 코로 가져가려하자 모델은
재빠르게 팬티를 낚아채고 침대로 몸을 던졌다.

“우와~~~~~ 다시 한 번 해봐~”
“뭘?”

“다시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보라구”
“이렇게?”

영문도 모른 채 석민이 시키는 대로 재차 몸을 던져 누운 그녀는 석민을 바라봤다.

“우와~ 젖이 막~~ 출렁거려... 한번만 더... 응?”
“싫어!”

석민은 물결치듯 탄력 있게 출렁대는 그녀의 젖가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체 중 가장 풍만하고 포근한 부위인 가슴에 정신이 팔려 정작 아름다운 곡선을 보지 못
하고 있었다.

“빨리... 한번만 더 응?”

모델은 못이긴 척 살짝 상체를 들었다 다시 누웠다. 역시 크디 큰 그녀의 유방이 물결치듯
출렁이는 모습에 석민은 넋이 빠져 있었다.
꼿꼿하게 서버린 그의 자지 끝에서도 못참겠다는 듯 맑은 액체가 방울져 흘렀고 그제서야
장인이 빚어놓은 듯 한 완벽한 항아리 몸매를 보게 된 그였다.

“흐읍!”

짧게 숨을 들이마신 그는 메마른 땅에 오른 생선 마냥 튀어 오르며 침대위로 올라갔다.
애무고 뭐고 생략한 채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파고들어 그 얇고 가는 허벅지를 만지며 심
호흡을 하고 나서는 그녀의 몸으로 상체를 붙였다.
그리고 허리를 움직여 그녀의 은밀한 구멍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거기 아니야~”

“아얏! 거기도 아니야~”

석민은 후덥지근하게 땀이 베어 나오는 것을 느꼈다. 단번에 찾아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
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무안해진 것이었다.

“여기도 아니야?”
“아니야, 이렇게 해 봐~”

몇 번이고 옥문을 찾지 못한 그의 상체를 살짝 밀어낸 모델은 그의 자지를 길다란 손가락으
로 잡아 질입구에 위치 시켰다.

“여기야?”

석민이 묻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의 구멍이 생각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파악한 그는 허리에 강한 힘을 주어
그녀의 은밀한 곳으로 파고 들었다. 하지만 모델은 몸을 비틀며 그의 조준을 허망하게 빗나
가게 해버렸다.

“아파~ 살살~”

석민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이 위치했던 그곳으로 자지를 위치시켰다. 손을
델 필요도 없이 강하고 단단하게 올라붙은 자지는 심하게 맥박을 뛰고 있었다.

“여기 맞지?”
“아니야... 조금 더 위..... 거기! 거기!”

석민이 몸을 움직여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찾았고 그녀가 ‘거기’라고 말했을 때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고 아득한 간지러움이 느껴졌다. 꿀처럼 달콤할 것 같은 애액이 미끌거리며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들어간다~”

그녀의 신호를 기다렸다가 승낙이 떨어지자 전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옥문 사이로 자지를 미
끄러뜨리던 석민은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을 쳤다.
그 부드러움은 세상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듯했고, 탄력 있게 조여 오는 그녀의 보짓살에
머릿속은 이미 창백한 도화지 같이 변해있었다.
차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조금만 움직이면 바로 폭발을 할 것처럼 극치감이 그를 압박하고
있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아~~ 하느님! 하느님!!!!아~~’

신경이 곤두선 채로 애국가를 불러대던 석민은 그렇게 좋은 기분이 죽도록 미워질 뿐이었
다. 그보다 먼저 성경험을 체험한 아이들의 말이 맞았다. 넣자마자 쌀 것 같다는 말이 자신
에게도 해당이 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잇... 쪽팔려~’

잔뜩 인상을 구기고 몸이 경직되어 있는 것을 모델은 그의 상태를 짐작했다. 그녀의 전 남
자친구 역시 그녀와 처음 잠자리를 갖을 때 비슷한 행동을 보였었다. 하지만 석민만큼 금세
는 아니었다. 최소한 조금 더 움직이고 반응을 보였었다.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냐~”

석민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하려 했지만 그의 말투에도 강한 뼈대가 세워져 있었다. 그만
큼 온몸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증거였다.
석민은 어떻게 해서든 그 위기를 모면하고 싶었다. 그쯤되니 포르노에서 한 시간 넘도록 허
리 운동을 하던 그 깜둥이가 머릿속에 그려지며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아~ 아~... 참을 수 있어!’

석민은 수많은 주문과 다짐을 내세워 봤지만 점점 힘에 부치기만 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
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자지 뿌리부터 호스에 물이 차듯 조금씩 무언가 차오르
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자지가 부푸는 느낌이 들며 조금씩 떨리는 것이 느껴진 모델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석민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석민아 안에다 하면 안돼~ 알았지?”
“...........”

이를 악문 석민은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정액이 튀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리를 들어 석민의 허리를 감쌌고 석민은 재빠르게 자
지를 빼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가 야속하게만 느껴지는 그였다.

“뜨거워~ 헤헷!”

석민은 뜨겁고도 많은 양의 정액을 모델의 배위에 토해냈다. 진득하고 허연색을 띠는 그 액
체는 그녀의 배꼽을 가득 채우고 그 주위로 사정없이 뿌려지고 있었다.

“끄~~흠~~~~~”

참기도 오래 참았고 한동안 딸딸이를 치지 않은 탓인지 석민 스스로도 많은 양의 정액을 보
고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녀는 그의 행동이 귀여웠다. 아쉬운 표정과 함께 창피한 듯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석민의 모습이 그랬다. 하지만 석민은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그녀가 마치
자신을 놀려대는 것 같아 창피하기만 했다.

“괜찮아~ 처음엔 다들 그래~~~”

그녀의 위로가 그에겐 위로가 되지 않았다.
모델은 자신의 배를 움켜쥐었다. 배가 아닌 그가 싸질러 놓은 정액이 흐르지 않도록 손으로
받치고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우하하하하! 야! 고작 3초 했다고 말하려고 그렇게 장황하게 서술을 했냐?”
“웃지 마! 야!! 너도 해 봐~ 씨발 졸라 끝내준다니까!!!”

석민은 그 느낌을 기억하는지 그녀의 팬티를 볼에 대고 눈을 지긋히 감았다. 그의 표정에서
뿌듯함과 황홀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이 보였다.

‘아~ 부럽다..’

다른 친구들이 말할 때와는 받아들여지는 것 자체가 틀렸다. 가장 측근인, 성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석민이 총각 딱지를 떼어 낸 무용담을 듣고 있자니 부럽고 샘이 나는 나였다.

“야! 근데 그 팬티는 뭐야~”
“아~ 이거? 화장실 갔다와서 또 덮쳤지~”

“그래서 두 번째는 몇 초했냐?”
“10초... 우와~ 씨발 진짜 장난 아니라니까... 암튼 하고나서 팬티 달라고 졸랐지~”

“그러니까 주디?”
“아니~ 안 줄라고 하는 거 완전 징징거렸지! 근데 결국 노팬티 노브라로 집에 갔지...”

“진짜?”
“뒷치기는 해 봤어??”

“아니, 야! 10초하기도 졸라 힘든데 뒷치기는 무슨... 암튼 졸라 좋았어~”
“그래서 그 누나랑 사귀냐?”

“아니! 그런 말 없던데?”
“병신새끼!”

어쩔 때 보면 천재만큼 똑똑해 보이는 석민이 때론 엄청난 바보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때가 바로 그때였다.

‘병신아~ 사귀었어야 계속할 수 있지~ 으이그’

그래도 그가 마냥 부럽기만 했다. 지금에 와 돌이켜 보면 16살의 첫 경험은 무척이나 빠른
축에 속해 있었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온통 모델누나의 팬티와 석민이 세세하고 현장감 있었던 중계방송이 머
릿 속 한 켠에서 한편의 드라마가 되어 하루 종일 방영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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