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5일 목요일

첫사랑 - 4부

짝사랑이란 것, 하면 할수록 힘들었다.
미치도록 그녀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 아파왔고, 나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고, 그리고
그런 애절한 나의 마음을 받아주기를 원했다.
그렇지만 나는 욕심도 부릴 수 없을 만큼 그녀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나를 힘들게 했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대로 붕 떠 몸을 날렸다.
기분은 좋은데 말로 할 수 없는 찝찝한 기분이 몸을 휩싸안았다.

‘뭐지? 이 기분은?’

분명히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기도, 무겁기도 했다.
자꾸만 그녀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고, 그녀의 흰 손이 기억됐다.
그녀의 맑은 눈망울이 그려질 때는 한없이 웃음이 나왔다.

침대에 누워 그녀를 떠올렸다. 그녀도 나처럼 침대에 누워 나를 생각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는 바람으로 가득 찬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내 자신이 점점 무거워졌다. 떨어지는 성적도, 학교 생활의 어려움도 이겨 낼 수 있었지만
내 평안했던 삶에 들어와 너무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그녀는 감당하기 버거웠다.
안고가기엔 너무 무거웠고, 버리기엔 아까웠다. 그렇지만 나란히 걸어 갈 수 있다면 어디든
지, 얼마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옆으로 돌아누웠다. 잊고 있었던 그녀의 속옷이 나의 허벅지를 배기게 하고 있었다.

‘아~ 이게 있었지!’

몸을 비틀어 그녀의 팬티를 꺼내 펼쳤다. 검은색에 레이스가 달린 고급스러우면서도 귀여운
느낌의 속옷이었다. 엉덩이 부분은 그때당시 막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햄팬티였
다. 부들부들한 느낌이 강한 면이 눈 앞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흐~음... 향기 좋다!’

섬유유연제의 향기로움이 코를 찔러 들어왔다. 우리집에 있는 것과 같은 향이었지만 그 향
기만큼은 더욱 특별하게 향기로운 것 같았다.
이미 팽창된 자지를 어쩔 수 없어 반바지를 단숨에 벗어 던졌다.
두고 온 브라가 내내 마음에 걸렸지만 손에 들고 있는 팬티 한 장만으로도 뿌듯해 할 수 있
었다.
나는 팬티의 엉덩이 부분으로 자지를 감싸 쥐었다. 햄팬티 특유의 촉촉하고 유들유들한 느
낌이 귀두에 내려앉자 뒷통수를 힘껏 얻어맞은 것처럼 몽롱해졌다.
여자 팬티라는 것만으로도 흥분을 지울 수 없는데 그것이 그녀의 것이라는 사실이 더욱 흥
분을 도취시키고 있었다.

‘아~ 누나~~~~~’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탐스럽게 올라붙은 엉덩이가 눈앞에 아른거리듯 떠올랐다.
그녀가 계속해서 나의 기억을 따라 올 때 견디지 못하고 자지를 마구 문질러야만 했다.
흥분의 도가 지나쳐갈 때쯤 나는 이미 그녀의 팬티를 흠뻑 적시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미량의 액체로 젖은 팬티는 촉촉함이 더해져 나를 끝없는 쾌락의 나락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누나~ 나... 누나 보지 안에 흠뻑 싸고 싶어~~ 끄흑’

절정의 순간에 나는 황급히 그녀의 속옷을 벌려 은밀한 부위가 맞닿을 법한 곳에 조준을 했
다. 그렇게 절정의 순간을 맞이했다.

“끅~~ 끄흠....”

애써 참는 신음소리가 튀어나오고 전류가 귀두 끝으로 모였다가 단번에 방출되는 느낌이 들
고 나서야 나의 손은 자지를 놓아 주었다.

그날 밤,
그녀의 검은색 팬티는 수많은 사정으로 인해 축축히 젖어 버렸다.
자지가 아파서 건드리지도 못할 정도로 흔들고 문지르고 비벼댔다. 밤이 세는지도 모르게
나는 그녀를 상상했다. 그날은 격렬한 그녀의 괴성도 들리지 않던 밤이었다.
8번째 사정부터는 물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마른 자지가 꺼덕꺼덕 용트림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견디기 힘든 고통과 함께 다음날 눈을 떴을 때는 두 배나 두꺼워진 자지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팬티는 나의 가장 아끼는 애장품이 되어 버렸다.
여자 속옷, 흔하고 어디서든지 살 수 있는 것이었지만, 그녀의 것이었기에 더 값지고 의미
가 있었다. 매일 밤 나의 정욕을 불사르고, 정액을 받아주는 애장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매일 깨끗이 빨아 그녀가 사용하던 섬유유연제까지 뿌려 애지중지 했지만 무슨 작용
에 의해서인지 그 검은색 속옷은 얼룩덜룩 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팬티 안쪽의 면은 아무리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정액의 얼룩이 심하게 자리 잡고 있
었다.

‘아~씨...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휴지에 싸는 건데...’

후회해도 그녀의 곱던 속옷이 다시 돌아올 리 만무했지만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
다. 그녀의 팬티를 가져온 후부터 나는 급격히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다행인지 키는 동급
생과 비교했을 때 작지 않았지만 유독 마른 체형이 되어가고 있었다.
혈색도 좋지 않고 언제나 잠이 부족했다. 그렇게 부족한 잠은 수업시간에 보충해야 했고 집
에 오면 항상 그녀의 속옷을 몸에 지닌 채 뒹굴다가 새벽엔 그녀의 괴성에 몸부림치는 일상
이 계속 됐다. 하루에 기본적으로 3~4번은 자위행위를 일삼았다.



여름방학을 얼마 앞둔 더운 날이었다. 게다가 그날은 토요일이기도 했다.
여느 때처럼 자전거를 몰고 와 대문 앞에서 내려 대문을 열었다.
파아란 초록의 작은 정원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돌징검다리며 몇 그루의 꽃나무들이 꽃받
침에 마른 꽃잎을 매달고 살랑이는 바람을 따라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눈엔 그녀의 빨래들도 화창한 날씨와 함께 살랑이는 바람에 춤을 추었다.

‘헉! 누나 팬티!!!’

대문부터 그녀의 집 현관까지 이어진 빨랫줄을 따라 겉옷과 속옷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빨래집게로 고정된 빨래들은 뜨거운 태양아래 다 말라 있었다. 아마도 오전에 널어놓은 것
같았다.
숨겨진 보물을 찾았을 때 기분이 그러할까?
‘야호’라는 함성을 속으로 삼켜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조금도 억울하지 않았다. 다만 내
가 그것을 손에 넣을 때까지 누구도 나를 보지 못했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아무도 없지?’

나는 매의 눈을 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가뜩이나 먼저 선취한 검은색 팬티가 자꾸만 더
러워져 아쉬움이 커질 때였기 때문에 더욱 반가웠다.

‘내가 빨래를 보고 반가워 할 줄이야....’

내심 한스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녀의 것이었기에 그런 한심하다는 생각 따윈 고민할 것도
없이 버릴 수 있었다. 그동안 걸려 있던 빨래들을 왜 무심코 지나쳤었는지 의문을 품은 채
사방을 확실히 살피며 빨랫줄에서도 가장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갔다.

‘아~ 또 이게 뭐라고...심장이 벌렁거리냐...’

‘도둑이 처음으로 도둑질을 할 때 드는 마음이 이런걸까?‘

벌렁대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고를 것도 없이 하얀 바탕에 빨간 도트무늬가 선명한 브
라와 팬티를 품속에 넣고 얼른 자리를 떴다.
방으로 무사 귀환을 해서도 떨리는 심장을 어쩌지 못한 채 굵은 땀방울을 훔쳐냈다.
우선 품었던 속옷을 이불을 들춰 처박아 놓고 교복도 벗지 않은 채 다시 마당으로 향했다.

‘범인은 반드시 현장을 다시 찾는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어...’

중얼거리며 다시 찾은 정원을 바라보자 다시 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런한 치
열 사이에 이가 하나 빠진 것처럼 티가 확연하게 보였다. 더구나 내가 만들어 놓은 티라서
더 잘 보였을 수도 있었지만 말이다.
나는 우선 중간중간 널려 있는 빨래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떨구었다. 차마 그녀의
옷은 떨구기 싫어 남편의 것으로 보이는 것만 골랐다. 바지 한 벌과 런닝을 떨궈 놓고 다시
빨랫줄을 바라보자 바람에 날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됐어!’

‘이정도면... 뭐... 없어진 건 눈치 채도 날아갔다고 생각하겠지? 난 역시 천재야~’

‘혹시... 어쩌면 개나, 고양이가 물어갔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나름대로의 합리화는 기가 막히도록 이끌어냈다. 내 스스로가 너무 기특해 보이기까지 했
다. 서둘러 방으로 돌아온 나는 소중한 보물을 들춰내듯 천천히 이불을 들춰냈다.

‘아~~~~으~~~~~~’

역시 섬유유연제의 향이 스르르 피어오르며 눈에 확 띄는 빨간 도트무늬의 세트는 마치 중
고등여학생이나 입을 법한 귀여운 문양의 속옷이었다.
나는 앙증맞을 정도로 작은 팬티를 양손에 들고 폐부 깊숙이 그 향을 음미했다. 그녀의 살
내음이 풍길 리 없었지만 마치 그녀가 옆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나는 그녀의 팬티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왠지 그녀의 흔적이 어디엔가 남아 있을 것만 같
았다. 팬티의 허리부위를 붙잡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나중에는 냅다 안과 밖을 뒤집어
항문과 은밀한 부위를 유독 유심히 살폈다. 그러나 내가 찾는 그 무언가는 나오지 않았다.
한 눈에 보기에도 그 팬티는 거의 새것과 다름없었다.

아쉬움이 들었다.
그녀의 야한 흔적을 찾지 못한 것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아쉬웠던 이유는 그
녀의 팬티 한 장을 들고 나의 마음을 숨겨야만 하는 것이 그랬다.

이미 뚫어버릴 듯 부풀려진 자지는 팬티 안에서 살려 달라 애원을 하고 있었다. 서둘러 교
복바지를 벗어버리고 삼각팬티를 옆으로 젖혀 우뚝 솟은 자지를 내려다 봤다. 두꺼운 수술
자욱이 더욱 애처로워 보일만큼 크게 팽창해 있다. 그 위로는 그 무엇도 단숨에 뚫어버릴
듯 성을 내고 있는 귀두도 눈물을 짓고 있었다.

나는 촉감 좋은 그녀의 팬티를 귀두에 마찰시켜 보았다. 하늘하늘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에
전신이 부르르 떨려왔다. 다시 한 번 스치듯 팬티를 부대껴보았다. 역시나 강한 쾌감과 함
께 부들부들한 천쪼가리의 느낌이 고스란히 뇌리에 남았다.

팬티를 벗어버린다. 후줄근하면서도 정액이 얼룩덜룩하게 묻은 팬티가 발목을 통과하여 발
길질에 침대 아래로 처박혀버렸다. 그리고 무언가에 홀린 듯 그녀의 팬티에 다리 한 짝을
끼우고 나머지 다리까지 끼워넣었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결코 변태가 아닌 나라고만 생
각할 뿐 그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은 호기심으로 치부해버렸다.

허벅지쯤 올린 그녀의 팬티가 왠지 찢어져 나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가 아무리 말랐다고
한들 골격자체는 그녀보다 훨씬 컸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손바닥 만했던 팬티가 끝
없이 늘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팬티를 잡아 올리기
시작했다. 여자의 팬티, 신비롭게도 고무줄같이 늘어나며 나의 엉덩이를 감싼다. 그러나 이
미 올라서버린 자지를 그녀의 팬티 안으로 전부 넣어버리기에는 부족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 힘줄이 돋아날 만큼 성난 자지가 빨간 도트 무늬가 박힌 그녀의 하
얀 팬티위로 솟아 있었다. 몸을 꽉 옥죄는 느낌, 가는 팬티밴드 부위가 자지 기둥의 밑둥을
강하게 짓누르고 있었다.

기분이 묘했다. 엉덩이에 닿은 팬티의 촉감은 마치 물기를 머금은 얇은 천이 대어져 있는
것 같았고 치골 아래에 둘러싸인 얇은 밴드부분은 엄청난 탄력으로 내 몸을 감싸고 있었다.

‘쫀쫀하다...’

정말 그랬다. 고무줄과 탄력 있는 팬티의 느낌이 쫀쫀한 느낌이었다. 자지가 전부 담기지도
않는 그녀의 팬티를 입자 느낌이 새로웠다. 작디작은 팬티 안에 내 몸이 들어간 것도 새로
운 느낌을 던져주고 있었다.

그녀와 한 공간에 들어선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그것도 우리 둘만 아는 공간에서 둘만의
비밀스런 대화를 나누듯이 기분이 좋다. 벗기가 싫다. 그녀를 느끼고 싶었다. 내친김에 윗도
리도 벗어 던지고 그녀의 브라를 나의 가슴에 대어보았다.

‘작다...’

먼저 느껴진 느낌은 그녀의 가슴이 절대 큰 사이즈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패드가 두툼하지
는 않았지만 가슴에서 들뜬 공간을 눈짐작으로 봤을 땐 내가 생각하는 정도의 크기엔 많이
모자라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자지는 더욱 터질 듯 피가 몰리고 있었다. 왠지 그녀의 가슴
이 상상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브라를 해보는 것은 포기하고 그저 그녀의 가슴 사이즈를 가늠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만 했다. 나는 팬티 위로 튀어나온 자지를 붙잡았다. 그러자 자지 기둥에 애처롭게 매달려
있던 팬티 고무줄이 음낭쪽으로 탄력있게 밀려 내려갔다. 그리고 브라를 책상위에 펼쳐 놓
은 채 그녀를 떠올렸다. 눈을 감으니 속옷을 달라며 알몸으로 나를 쫒아오는 그녀가 보였고
눈을 뜨니 앙증맞게 펼쳐진 그녀의 브라가 보였다.

등과 이마엔 땀방울에 맺히기 시작했고 곧 한줄기가 되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 눈
을 뜨면 화사하게 웃는 그녀가 내 앞에 있었으면 했다. 눈을 떠보았다. 나의 상상안에서 뛰
놀던 그녀의 모습은 있을 리 만무했지만 서운함이 들었다. 이렇게 젊고 어린 남자의 가슴에
불이 지펴놓은 그녀가 원망스러웠다.

“끄흐......”

한 줄기의 정액이 책상 유리위로 튀어 오른다. 다행히 그녀의 브라 옆쪽으로 비켜간 정액줄
기였고 두 번째 정액줄기 역시 국어책 위로 흩뿌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는
얼마 뻗지 못하고 방바닥에 후두둑 떨어져 버렸다.

나른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후회감도 동시에 찾아왔다. 이런 기분을 느끼려고 자위를 한 건
아닌데, 온몸에 맥이 빠지고 허탈함만이 감돌고 있었다. 혹여 그녀의 예쁜 팬티에 정액이
묻을까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어기적거리며 휴지를 찾았다. 두루마리를 손에 돌돌 말아
쥐고 자지에 묻은 정액을 닦았다. 휴지가 끈끈한 정액에 젖어 귀두에 달라붙더니 아예 떨어
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짜증이 났지만 그녀의 팬티가 더럽혀지는 것 보다는 나았다. 책상
과 방바닥에 흩뿌려진 분신들을 처리하고 난 후 나는 그녀의 팬티를 고이 벗어 예쁘게 개었
다. 그리고 베개 아래로 숨기고 난 후 욕실을 향했다.

차가운 냉수로 몸의 열을 식히자 다시금 지쳐있던 녀석이 활기를 찾는 듯 했다. 샤워기를
자지에 갖다 대자 가늘지만 세찬 수 십 개의 물줄기가 귀두를 마사지 해주듯 자극해왔다.

‘아~ 누나.....’

나는 다시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누나의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 낭랑하면서도 애교있는 목
소리가 손으로 잡으면 잡힐 것만 같았다. 약간은 고음의 그녀 목소리가 생생히 기억됐다.
느릿한 말투이지만 발음이 정확하고 목소리엔 약간의 코맹맹이 소리가 뒤섞인 매력적인 목
소리가 어느덧 자지를 다시금 부풀리게 했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누나와 한 번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요?’

눈을 뜨자 물기에 젖은 나의 모습이 욕실 거울에 비쳐지고 있었다. 코 밑이 거무튀튀하고
제법 어른 냄새가 나는 한 남자가 물을 뒤집어 쓴 채 비쳐지고 있었다. 어깨선과 가슴라인
은 곧 남자가 되고 있다는 듯 몇 개월 전보다 훨씬 넓어지고 견고해진 느낌을 받았다. 비록
한창 성장기 시절이기에 살보다는 뼈가 더 도드라진 몸매였지만 엄마 덕에 수술이 잘 된 자
지 하나만큼은 살집이 풍성하면서도 두껍고 실한 느낌을 주었다.

다시 자지를 손으로 감싸쥐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지의 가죽을 위 아래로 쓰다듬기 시작
했다가 이내 손을 떼어냈다. 조금 아프기도 했지만 더 이상 몸을 혹사시키면 안 될 것 같은
의식적인 결단이었다. 그럼에도 한동안 죽지 않는 자지를 어쩌지 못하고 샤워를 마쳤다. 그
리고 발가벗은 채로 잽싸게 방으로 돌아와 문고리의 배꼽을 눌러 잠그고 다시 그녀의 팬티
를 입고 브라를 손에 쥐었다.

엉덩이와 사타구니를 빡빡하게 조이는 누나의 팬티는 말 그대로 자극과 쾌감을 동시에 주고
있었다. 자지는 부러질 듯 아파왔지만 그것을 벗어버리거나 손에서 놓고 싶지는 않았다. 손
끝으로는 팬티의 보드라움을 느끼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브라의 들뜬 공간에서 상상속의 유
방을 마구 주물러댔다.

그 후로 나는 총 5세트의 그녀 속옷을 손에 쥐었다. 전부 귀엽거나 섹시한 디자인과 색감의
속옷들이었다. 물론 그 중 가장 내가 아끼는 것은 제일 처음 훔쳐온 검은색과 빨간 도트 무
늬의 속옷이었다.

나만 알고 있는 깊숙한 공간에 그 속옷들을 숨기고 틈만나면 꺼내어 보고, 기회만 생기면
그녀의 팬티를 착용했다. 그러던 버릇은 점점 심해져 이윽고 커다랗고 편안한 내 팬티 대신
누나의 속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렇게라도 그녀와 함께이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여자들은 예민했다. 그렇게 한 두 개씩 속옷이 없어지자 그녀는 두 번 다시 속옷을 빨랫줄
에 널지 않았다. 남편의 속옷은 언제나 한 두장씩 걸려 있었지만 그녀의 아담하고 예쁘장한
속옷은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아쉬웠다. 지금 가지고 있는 5개의 속옷이 부족했다. 생각 같아서는 집안으로 쳐들어가 있
는 속옷 모조리 훔쳐 내오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니가 왠일이냐?”

며칠이 지나서 나는 석민의 집을 찾았다. 갑작스레 찾아온 나를 반갑기는 하지만 놀란 눈으
로 맞는 그였다. 고등학생이 되어 학교는 달랐지만 꾸준히 연락을 하고 지내던 석민이었다.
그러나 만남은 그리 잦지 못했었다. 그 이유는 내가 누나에게 푹 빠져 있던 이유에서였다.
친구들과 만나 노는 것보다 그녀와 마주치고, 그녀의 속옷을 감상하고, 그녀를 생각하는 게
더 재미있고 좋았던 이유였다.

“새끼, 왜? 오면 안 되냐?”

싱겁게 인사를 하고 그의 집안으로 들어섰다. 석민은 보라모델인 민영과 여전히 잘 지내고
있는 듯 했다. 석민은 그 후로 민영과의 잠자리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투덜대었고 그런 그
의 투정이 샘이 날 만큼 부러웠다. 글래머인 그녀와 섹스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좋아하
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고, 함께 대화하고,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 연애라는 생활
그 자체가 부러운 것이었다.

“야! 그거 좀 줘 봐!”
“뭐?”

벌써 1년이 지난 일이었지만 석민이 내게 보여주었던 민영의 속옷을 말하는 중이었다.

“왜~ 민영이 누나 속옷 있잖아~”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려 했지만 순간적으로 고개를 쳐드는 자지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러자 석민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이상한 눈빛으로 되물었다.

“니가 내 깔따구 속옷은 왜? 너 혹시?”

시간상으로는 1년이라지만 엄연히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생각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아무리
친한 친구이지만 어느 날 불쑥 찾아와 자신의 여자친구 속옷을 보여 달라고 한다면 기분 좋
을 인간이 몇이나 되겠는가? 순간적으로 나는 실수를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뭐.. 뭐가~”
“너 민영이한테 흑심 품고 있는 거 아냐?”

놀리듯 말하는 석민이었다. 하지만 나는 순수하게 그녀와 민영의 속옷을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물론 민영이 남자라면 누구나 흑심을 품을 만큼 예쁘고 끝내주는 가슴을 가
진 여자이기는 했지만 이제는 관심거리에 지나지 않는 여자였다. 친구의 여자친구이기도 했
을 뿐더러 내겐 꿈에서 마저 잊지 못 할 그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흑심은 무슨... 그냥 확인해 볼게 있어서...”
“변태냐? 무슨 확인이길래 여자 속옷에서 확인을 하냐?”

석민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어내며 말했다. 나로써도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로지 내
겐 누나의 몸매를 민영과 비교를 해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비교가 되겠냐만은 그저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내 주변에 위치한 최고의 몸매를 자랑하는 민영이 누나라면 꼭 이겨 줬으
면 하는 마음도 한 몫 했다.

이긴다. 나는 민영 누나의 몸매도, 그녀의 몸매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왠지 가슴
크기와 골반과 엉덩이의 넓이만큼은 알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저 석민의 여자가 된
민영 누나보다 엉덩이도 빵빵하고 가슴도 더 크지는 않더라도 비슷하기만이라도 했으면 하
는 마음이 있었다. 옷을 입은 모습만 보더라도 이미 결판이 난 상대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굳이 비교를 해보고 싶었다.

역시였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그녀의 팬티보다 민영 누나의 팬티가 더 컸고 브래지어 역
시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컵의 크기가 차이났다. 그저 비슷하기만이라도 했으면 좋았으련
만, 지금 내 손에 들린 민영누나의 브래지어는 무게감부터가 달랐다.

“무슨 생각하냐?”

나는 어리둥절 석민을 바라봤다. 그의 표정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씁쓸했다. 내가 마음에 품고 있는 여자가 몸매 대결에서 완패를 해버린 것이 그랬다. 물론
많은 대중에게 헐벗은 몸을 보이고 점수를 매긴 건 아니지만 내 마음속에, 그리고 머릿속에
나의 그녀는 보기 좋게 석민의 여자에게 완패를 해버렸다. 키도, 가슴 크기도, 엉덩이둘레도
그리고 얼굴도... 내 이기적인 기준안에서 나의 그녀는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섹스심벌인 그녀를 민영 누나가 밀어내고 들어오지는 못했
다. 친구의 여자라서가 아니라 너무도 깊게 박혀버린 그녀였기 때문이다. 그토록 예쁘고 아
름다운 민영 누나도 결국엔 그녀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버릇처럼 그녀의 속옷을 꺼내 만지작거리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답답
하기만 했다. 마음에 그리는 여자는 한 남자의 아내였고, 다가가고 싶어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가질 수 없는 여자에게 마음을 뺏겨버린 내 자신이 그랬다.

그녀의 손을 스치듯 한 번 잡아봤을 뿐이고, 살짝 수그린 상태의 젖무덤을 살짝 훔쳐봤을
뿐이다. 그녀와 함께 한 우산을 쓰며 걷다 예민한 자지로 그녀의 작은 엉덩이를 느꼈을 뿐
이었고, 밤마다 질러대던 그녀의 붉은빛 신음을 옅들은 것이 그녀에 대해 알고 느낀 모든
것이었다.

밤은 깊어가고 잠은 오지 않았다. 다행이랄까? 다음날은 개교기념일로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한 여름같은 날씨임에도 뜨거운 밤을 준비하는 듯 창을 통해 들어오
는 하얀 불빛은 이미 내 마음을 두근대게 하고 있었다.

‘봐야겠어...’

호기심은 그녀에 대한 관심으로 변화됐다. 그리고 그 관심은 그녀를 마음에 품게 했고, 결
국 짝사랑은 그녀를 내 안에 가두려는 집착으로 변화되는 것만 같았다.

나는 장롱 위에 얹어진 박스를 끄집어냈다. 먼지가 뽀얗게 앉다 못해 얼기설기 뭉쳐 덩어리
가 된 먼지가 형광등 불빛에 나부끼고 있었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왜 그 상자를 꺼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아랫집을 훔쳐봐야겠다는 결심이 선 다음 움직인 행동이었다.

상자안에는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받아왔던 상장이며, 앨범, 성적표 그리고 여행이나 극
기훈련 같은 곳을 갔다올 때 사왔던 장난감이나 기념품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특히 불국사
에 다녀왔을 때 산 유리구슬에 물이 담겨있고 그 안에 금빛 반짝이가 들어 있는 장식품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서 봤을 땐 참으로 예뻤던 물건이었지만 막상 다시 보니 촌스럽기 그
지 없는 쓰레기와 같은 물건이었다. 그 때의 추억을 배제하면 딱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좋은
물건을 내려놓고 다음으로 손에 든 건 설악산에 갔을 때 샀던 풍경이 담기 장난감 사진기였
다. 셔터를 누르면 설악산의 배경이 옆으로 지나며 그 작은 구멍으로 절경을 볼 수 있는 그
런 것이었다.

‘아~ 저 풍경들이 누나의 모습들이라면...’

그 작은 구멍사이로 풍경들을 보니 마치 나 혼자만 그것들을 훔쳐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
다. 그녀의 웃는 얼굴과 이름다운 얼굴을 담아놨다면 나는 평생 그 사진기 모형의 앨범을
손에서 놓지 않았을 것이지만 이미 손에서 멀어져버린 물건이었다.

왜 그 상자를 뒤졌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 먼지가득한 상자의 뚜껑을 다시 닫고 장롱위
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나는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조용히 방을 빠져나와 현관문까
지 나섰다. 그녀를 훔쳐봐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한 건 아니지만 내 스스로가 그걸 참고 있
었는지 모른다. 이렇게 그녀를 훔쳐보고 나면 나는 제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없을
거라는 판단이었는데, 더 이상은 그런 이성의 끈을 잡고 있고 싶지 않았다.

깊은 밤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저녁은 아니었다. 밤 11시를 향해가고 있는 시간에 정원 근
처 돌에 앉아 물끄러미 밝은 빛을 내뿜는 아랫집 창을 바라봤다. 멀지는 않았지만 무척 멀
게만 느껴지는 거리였다. 반쯤 커튼이 닫혀진 창에서는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주 뜨겁고도
열기 넘치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고 있었다.

‘지금쯤... 준비를 하고 있겠지? 누나의 표정은 어떨까? 몸매는? 아저씨의 그것은 클까?’

오만가지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아직은 열대야가 찾아오지 않은 탓인지 선선한 바람마저
불고 있었지만 나는 이미 등판이 땀으로 젖어버린 상태였다.
마음도 긴장과 그녀의 남편에 대한 시기로 가득 차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내 것은 아니었지
만 내 것을 뺏긴 것 보다 훨씬 더 화가 날 지경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조심스레 그녀의 안방이 위치한 창으로 발걸음을 옮겨나갔다. 떨
리는 발걸음 따라 유난히 몽돌의 부대낌이 커다랗게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버그락.... 바그락...”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쭈그려 앉고 말았다. 아직까지 일을 벌이지는 않는지 그녀의 높고도
야한 신음이 터져 나오기 전이었다. 빛이 반사되기는 했지만 반쯤 열려진 창과 커튼 안으로
는 거실 겸 주방으로 연결되는 문이 보여졌다. 이미 거실에는 불이 꺼진 상태였고,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분명히 내가 알기로는 닫혀진 커튼 쪽으로 침대가 놓여 있다. 침대를 보기 위해서는 반대쪽
으로 넘어가야만 했지만 몽돌이 정원의 끝까지 펼쳐져 있는 곳이기에 분명히 소리가 날 것
이 분명했다. 또, 그 쪽으로는 길도 없었고 입구도 없었기에 걸리게 되면 빼도 박도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그렇게 창과 커튼을 열어두고도 안심을 하
고 일을 치루는 것일 수도 있었다. 아예 집을 반대로 돌아 다가가기에도 예쁘게 꾸며진 정
원은 내겐 온통 가시밭길과도 같은 구조였다.

‘누나, 미치도록 누나가 보고 싶어... 희열에 가득 찬 누나의 모습...’

이토록 가까이 있는데 그녀를 볼 수 없는 것이 나를 더욱 미치게 했다. 그녀의 웃는 모습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하이얀 이를 내보이며 눈꼬리를 접는 그녀의 얼굴이었다. 선명하게
도드라지는 그 웃음뒤에 감춰진 색기를 훔쳐보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내겐 쉽지 않은 일들이
었다. 쪼그리고 앉아 있으려니 발가락은 마비가 된 것처럼 저려오고 있었다.

‘이대로 돌아가야 하나?’

아무것도 못해보고, 그토록 보고 싶은 침대 위의 그녀 모습을 포기한 채 돌아가려니 아쉬움
과 함께 씁쓸한 입맛이 감돌았다.
한참을 낙담하고 있을 때였다. 그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나는 더욱
건물쪽으로 몸을 붙여 각도를 좁히면서도 그녀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아~ 누나~ 바... 바지를.... 안... 입었어....’

샤워를 마치고 들어오는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빛나는 얼굴을 뽐내며 들어오는 그녀가 보
였다. 그러나 그녀의 다리는 맨다리였다. 두껍지 않은 티셔츠에 감춰지기는 했지만 엉덩이
에 찰싹 붙어 있는 자그마한 하얀색의 팬티가 비쳐지고 있었다. 조금은 길다란 면티에 가려
지긴 했지만 엉덩이 아래까지 드러나는 맨살에 나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정도로 다리가 예뻤나?’

민영 누나보다는 작은 키였지만 다리길이만큼은 비슷해 보일정도로 곧고 길게 드러난 허벅
지와 종아리였다. 특히 움직일 때 마다 유난히 뽀얗고 하얀 다리 사이로는 얼핏 흰색의 천
쪼가리가 보이기도 했다. 역시 나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속옷이었다.

이리저리 방향을 잡지 못하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던 그녀는 곧 내게 등을
뒤로 보이며 문 옆의 화장대에 앉아 화장품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라이어로 젖은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매가 빛을 받아 티셔츠 안의 라인들이 살아나고 있었다. 유난히 작다란 몸통, 특
히 허리라인은 확실히 가느다랗고 유연해 보였다. 팔 다리가 길어 불빛에 비쳐진 그녀의 뒷
태는 우아하기까지 했다. 마치 백조의 호수를 연기하는 발레리나처럼 능숙하면서도 유연한
머리말림을 계속해나가고 있었다. 작은 몸통을 쥐고 있는 흰색계열의 브래지어 역시 도드라
졌다. 항상 올림머리를 하고 있어서 몰랐는데 그녀의 머리는 꽤나 긴 편이었다. 검고 윤기
있는 검은 긴 생머리... 결코 내 머릿속에서 그녀가 아줌마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로망 중 하
나였다.

거울로 비쳐지는 그녀의 눈빛에서는 무언가를 한껏 기대하는 기대감이 묻어나왔다.

‘뜨거운 밤을 기대하는 건가?’

난 그녀의 고양이 같은 눈빛에 매료되어 숨조차 쉴 수 없었다. 호리병처럼 가는 허리도 숨
쉴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지만 그 순진해보이던 눈빛이 한 순간 요부가 된 것처럼 자신의
남편을 유혹했고 창밖의 나마저도 유혹을 하고 있었다.

내 예상대로 그녀의 눈빛에 매료됐는지 나의 그녀에게 다가가는 검은 그림자가 보였다. 그
리고 곧 남색 트렁크만 착용한 덩치 좋은 남자가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가고 있었다. 전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속에서 봤던 그녀의 남편인 남자의 얼굴이 묻어났다. 키는 그
리 크지 않았지만 사진속에서의 모습보다 훨씬 뚱뚱한 체형을 가진 남자였다.

‘맞다... 난 누나의 남편을 실제로 본 적이 없었어...’

벌써 3년째 윗집과 아랫집에 살고 있었지만 난 그녀의 남편을 처음보는 것이었다. 생각외로
누나의 남편은 보잘 것이 없었다. 배도 불룩하고 그녀의 비해 다리도 짧은 듯 보였다. 얼굴
은 그럭저럭 중간정도는 되는 듯 했으나 태양에 그을린 반팔자욱이나 뒷목은 우스꽝스럽기
까지 했다.

“아직 멀었어?”

내가 그들과 가깝기는 가까이 있는 모양이었다. 울림 없이 또렷하게 누나의 남편 음성이 귀
에 와 닿았다.

“다 됐어... 어흐~ 조금만 기다려~”

애교있는 누나의 목소리에 나는 몸이 떨렸다.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고개를 빼꼼이 내밀어
그들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누나의 모습은 남편의 뒷태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행복해
보이는 얼굴표정 만큼은 거울을 통해 가감없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듯 했다. 어깨 너머로 가려진 손엔 알 수
없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었고 누나의 요염한 허리가 비틀리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앗! 뜨거~”

그녀가 장난을 쳤다.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드라이어를 남편의 얼굴로 쏘아버렸고 그는 얼
굴을 피하며 뜨겁다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니까 조금 기다려... 다 됐어~”

누나의 타이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서는 무언가를 기대하는 기대감이 잔뜩 내
포되어 있는 것 같았다.

‘행복해보여...’

그들의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 보였다. 예쁜 아내와 그녀를 먹여 살리기 위한 몸부림의 자욱
이 확연히 드러나는 남편의 모습, 아이는 없었지만 단란하면서도 사이좋은 부부의 표본처럼
보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부부의 모습은 내가 꿈꾸던 결혼이라는 환상의 모티
브가 되고 있었다.

‘아~ 저 남편의 자리가 내 자리였다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모르고 있었다. 마음속은 한없이 무너
져버리는데 얼굴의 미소는 왜 이리도 행복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그녀의 남편이 누나의 목줄기를 핥기 시작했다. 누나의 몸이
뒤틀리며 한껏 웃음지은 표정으로는 기분 좋은 느낌이 여실히 드러났다.

“간지러워~”

드라이어의 전원을 내린 그녀는 그것을 화장대 위로 올려놓고 팔을 들어 남편의 얼굴을 감
싸쥐었다. 분홍빛의 깨끗한 손톱이 빛나는 긴 손가락은 곧 그의 머리채를 휘감듯 쥐어버렸
다.

“하아... 하아... 반칙이야...”
“반칙은 무슨...”

엉거주춤 선 상태로 누나를 끌어안은 그가 부러웠다. 두툼한 살집이 있는 배가 접히며 그녀
의 다리와 가슴을 옷 위로 쓰다듬는 그의 손길에 그녀는 눈을 떨며 감아내고 있었다. 그리
고 점차 그녀의 표정은 웃음은 사라지고 진지해져갔다. 본격적으로 희열에 세계로 빠져 들
준비를 마쳐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의 자지는 이미 터져버릴 것처럼 솟아있었다. 이미 누나의 팬티 밖으로 튀어나와 강한 압
박을 즐기고 있는 나의 그것은 중간이 끊어져버릴 것처럼 고통이 뒤따르고 있었지만 그것
또한 행복한 쾌락이었다.

누나의 목줄기와 키스를 번가르던 누나의 남편은 다시 허리를 곧게 세웠다. 살짝 돌아선 모
습을 보자 그의 배는 더욱 부각되어 도드라져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는 불쑥 솟아버린 남색
트렁크가 보였다.

“왜 그래?”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춘 게 이상하다는 듯 다시 강아지상으로 변한 표정으로 묻는 그녀였다.
상기된 얼굴이 무척이나 예쁜 그녀였다. 마치 술을 한 잔 한 사람처럼 뽀얀 얼굴을 붉게 물
들이고 있었다.

“이렇게 보니까 우리 채영이도 많이 변했네?”

그녀의 남편의 입에서는 그녀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애원한 적은 없었지만 나는 그녀의 이
름을 물을 때 마다 그 환한 웃음과 함께 거절을 당하곤 했었다. 이제야 누나의 이름이 채영
이라는 것을 알고야 만 것이다.

“피~ 이게 다 오빠 때문인 거 몰라?”

누나의 얼굴이 더욱 붉어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쥔 남편의 손이 보였다. 우
락부락하고 투박하기 그지 없는 모양이었다.

“예뻐... 채영이가 내 여자가 되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그렇게 좋아?”

그때 누나의 가늘고 긴 팔이 두툼한 남편의 허리를 휘감아 안았다. 얼굴을 창쪽으로 돌려
남편의 배에 옆얼굴을 묻고 있는 누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무척 사랑스러워보였고, 무척
행복해보였다.

그 때 누나의 남편은 누나의 긴 티셔츠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누나도 깔고 앉았던 옷자락
이 잡아 당겨지자 겉보기보다 풍만한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었고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그녀
의 몸통에서 분리되었다.

‘허읍!’

나는 난생 처음보는 여자의 반라에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가려진 사이로 비쳐진 그녀
의 몸매도 아름다웠지만 속옷만을 착용한 그녀의 몸매에 황홀감이 맴돌고 있다는 걸 느꼈
다. 전혀 말라보이지 않는 몸매였는데 생각보다 마른 편인 그녀였다. 특히 허리와 몸통이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처럼 얇고 가늘었다. 반면에 앉은 모습이긴 했지만 풍만한 엉덩이
와 탄력이 넘치는 허벅지 라인은 섹시함이 더했다. 가슴도 생각했던 것 보다는 알맞게 올라
붙어 있었다. 컵에 가려진 유두와 꽃판이 궁금할 정도로 알맞은 크기의 가슴이었다. 특히
오른쪽 어깨 부위에 자리 잡은 옅은 반점은 내가 그녀를 만나고 난 후 처음 보는 것이어서
흉하다는 생각보다는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처럼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처음보는 속옷이네?”
“응... 샀어... 자꾸 속옷이 없어져서...”

그녀의 남편은 여리디 여린 등판에 묶여진 브래지어 끈을 쓰다듬으며 물었고 여전히 남편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는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어쩌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
는 그들이었지만 내 눈에서, 그리고 내 귀에서는 아름다운 한 편의 로맨스 영화보다 훨씬
더 로맨틱함을 느꼈다.

“누가 가져간 지 아직도 몰라?”
“응... 모르겠어... 그냥 동네 꼬마애들 장난이겠지~”

역시 그녀는 속옷이 없어지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실이 아닌 사람에 의해 장난질되고 있
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그걸 모르리라 생각하고 있던 내가 바보였겠지만 그녀는 그것을
두고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녀석들... 예쁜 건 알아가지고...”
“피~”

확실히 그녀는 옷을 입고 있을 때보다 벗었을 때의 미모가 더 빛났다. 물론 내가 여자의 반
라를 처음 보는 것이어서 더욱 그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의 객관성을 따져 봐도 그녀
는 부족하지도, 남지도 않을 만큼 적절하고 적당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동양미
에 서 말하는 절제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였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번쩍 들어 안았다. 남편의 힘이 센 건지, 아님 그녀가 깃털처럼 가벼
운 건지, 앙증맞은 발가락을 가지런히 모은 그녀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도 끊어지고 곧 무언가를 빨고 핥는 소리와 함께 옅은 신음소리가 창을 흘러나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신음은 언제나 듣던 높고 가늘면서도 죽어갈 듯한 야한 고음으
로 변해갔다.

난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다리가 저리다 못해 아예 감각이 없어진 것 같았다. 바
지를 무릎까지 내리자 불쌍할 정도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지가 보였다. 그리고 그 눈물에
젖어버린 누나의 팬티가 음낭 아래까지 내려져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난 누나의 색스러운 신음을 들으며 자지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향연은 계속되고 있는데, 난 이미 정액을 쏟아냈고 정액들은 몽돌과 그 틈바구니로 떨어져
창의 불빛과 만나 빛을 내었다.


그 후로 나는 밤마다 그녀를 만났다. 채영이라는 여자는 내가 훔쳐온 다섯 벌의 속옷을 번
갈아가며 입고 나와서는 나와 섹스를 나눴다. 가는 허리가 내 몸 위에서 유연하게 파도를
탔고, 풍만한 엉덩이 뒤에서 굵은 내 자지를 끼워 넣고 마구 찔러댔다. 몽정도 수차례 했고
새벽에 잠이 깰 때면 나는 주체 못 할 그녀 생각에 마구 자지를 문질러댔다. 어찌나 많은
자위를 했는지 내 자지는 눈에 띄게 검어졌고 눈에 띄게 커졌다. 불과 3년 전 처음 자위를
할 때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고 이제는 어른의 것이 된 것처럼 굵고 길어진 자지가 된 것
이었다.

그녀의 반라를 본 후로 나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애썼다. 화장실
에 난 채광창을 훔쳐보기도 했고 남편이 오는 날이면 그녀를 훔쳐보았던 그 자리에 나가 한
없이 기다리기도 했다. 운이 좋은 날은 그녀의 반라를 볼 수 있었지만 그런날은 흔치 않았
다. 불을 끄고 할 때도 있었고 바로 침대에서 일을 치르는 날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날은
아예 의식을 건너뛰는 날도 있었다.

나의 환상은 더욱 커졌지만 환상이 커질수록 나는 점점 피폐해져갔다. 몸도, 정신도 그리고
마음도... 한 번만이라도 그녀를 품에 안을 수 만 있다면 당장 죽는다고 해도 맞바꿀 수 있
을 것만 같았다. 거의 해골이 된 내 몰골은 곧 엄마의 걱정으로 이어졌고 간간히 만나는 누
나도 나의 건강을 물어오곤 했다.

“성현아~ 얼굴이...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지?”

누나의 걱정스런 눈빛이 나의 마음을 울리고 있었다. ‘다 누나 때문이예요...’라고 말하고 싶
었지만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슬펐다.

여름방학이 되었고 나는 학원도, 과외도 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되면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나였지만 그 모든 것이 채영이라는 여자 하나 때문에 흐트러지고
만 것이다.

“친구라도 좀 만나고... 무리하지 말고 좀 쉬어~”

엄마와 아빠가 짐가방을 들고 나서며 당부하듯 말했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녀석인지 모른
다. 시험 운이 있어서 겨우 턱걸이해서 들어간 고등학교에서도 제법 성적을 내고 있었으니
부모님은 내 몰골이 전부 공부 때문에 그런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이 교육열이 강한
아버지도 고등학생이 된 후로는 내게 공부라는 것으로 크게 다그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
가 원하는 정도의 성적은 아니었다. 조금씩 오르고 있기는 했지만 중학생 때는 생각지도 못
했던 등수와 평균점수가 떨어진 성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친목회 휴가로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가는 부모님을 보내고 덩그러니 집에 앉아 그녀를 떠올
렸다. 나의 일과는 24시간 그녀와 함께 했다. 잘 때도, 무언가를 먹을 때도, 그리고 화장실
에서도... 채영이라는 여자는 언제나 나의 환상에서 뛰놀고 있었다.

그녀를 마음에 담고 나서부터 성격도 현저하게 변화되고 있었다. 붙임성이 좋아 친구가 많
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몇몇의 죽마고우들은 항상 주변에 있던 나였다. 그리고 성격
도 활발하고 곧잘 농담도 하는 성격의 내가 이제는 혼자인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와 어울리
는 것을 극히 피하고 있었다. 나의 환상속에서 놀고 있는 그녀를 떠올리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 방해와 장애물들은 내 스스로가 자르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래도 난 좋았다.
그녀를 생각할 수 있어 좋았고, 그녀를 되내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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